크리스마스는 스티븐 킹과 함께. 여친 그게 다 뭐냐 존잘님이 짱이야 헉헉헉
....역시 난 평범하게 연애 같은 거 할 팔자는 아니지 암.
TV를 켜니 마침 나홀로 집에2가 나오고 있었다. 거기서 나온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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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날 배신했단다. 다시는 누구를 좋아하지 않을거야. 사람들을 믿지 않아."
"그건 옳지 못해요."
"다시 상처받기 싫거든. 쓸모가 없어지면 사람들은 그를 곧 잊어버린단다."
"잊는게 아니라 바빠서 기억을 못하는 거예요, 살다보면 그렇잖아요. 우리 할아버진 내 머리가 목에 붙어있지 않으면 매일 스쿨버스에 놓고 다닐 거래요."
"누굴 믿었다가 다시 상처받을까 겁나."
"알아요. 롤러 스케이트가 있었는데 난 상자에 모셔두기만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 된줄 아세요?"
"아니."
"망가질까 겁이나서 방 안에서 두번 정도 탄게 다였어요."
"사람의 감정은 스케이트와는 달라."
"같을 수도 있죠.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거잖아요. 감정을 숨겨두면 내 스케이트처럼 되고 말거예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잃는건 없어요."
"그럴듯 하구나."
"그럼요. 아줌마는 마음이 따뜻한 분이예요. 이런 일을 하는걸 보면 알아요."
"고맙구나. 몇년 만에 처음으로 얘길 해봤어."
"재미있었어요. 발음도 좋았구요. 더 자주 얘기를 하세요. 옷도 깨끗이 빨아입구요."
"사람들이 접근 못하게 하느라 그런건데 좀 심했지?"
"난 혼자 있으면 무지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그래요, 싸우더라도 혼자 있는 것보단 같이 있는게 낫겠어요."
(중략)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누군가가 필요하면 절 믿으세요, 아줌마를 잊지 않을께요."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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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저 마지막 말에 담긴 감정을, 아주 절실하게 이해한다. 누군가와 비슷한 대화를 했을 때, 그 사람도 최소한 그 당시엔 진심과 선의로 가득했겠지.
난 그 쉽고 값싼 진심과 선의를 증오한다.
증오하는 내가, 평범하게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게 가능할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