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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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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에 묻힌 떡밥이지만, 메갈과 페미니즘 이야기 약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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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2016.04.06
    혹시 내가 또 엄청나게 쓸데 없는 짓을 한 거 아닌가 싶은 참인데

축하하는 의미에서 시바스 리갈... ....은 됐고, 소주나 한 병 할까.


뭘 축하하냐고요? 물론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축하입니다 판사님!




And


GURUNDE CHOOLCHERLE MORGETDA, ZOM DONGER GATGINHANDE

And

얼렁뚱땅 생일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쯧.


누가 선물로 더 좋은 새 직장 좀 안 주나.... 하는 망상을 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혹시 어제 연락한 업체인가 싶어 후다닥 받아보니 보험 광고. 썩을.



저녁 때 한 잔 할까.


And

생각나는 이야기는 좀 있는데, 글로 잘 정리가 안 된다. 


젊으셨을 때는 가톨릭 수도사셨구나. 부디 그 분의 영혼을 신께서 잘 거두시길.

And

딱히 크게 나쁜 일이 없고 가끔 가다 한 번씩 소소하게 즐길 만한 일 정도만 있으면, 어떻게든 혼자서 견디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And

오늘은 SF도서관 가서 글 쓰며 기분 전환이나 좀 할까. 감정적으로 서운해하거나 불쾌할 일이 아니란 거 아는데... 그래도 영 마음이 안 좋네.


+


출근할 생각을 하니 갑갑하다.

And

http://www.djuna.kr/xe/board/13072492


전부 동의하지는 않지만,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잘 쓰인 글. ....그런데 줄가름이 거의 안 되서 눈 아프다....... 


듀게는 진짜 오랜만에 들여다 봤는데 그래도 아직 볼 만한 글이 종종 올라오는구나.

And

1)

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과에 여자 후배 애가 하나 있었는데 애가 인상이 뭐랄까... 좀 동남아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베트남'이라고 별명을 붙여서 그렇게 불렀다. 그 애는 그럴 때마다 눈을 흘기며 "그렇게 부르지 마요 선배님" 했지만 솔직히 별로 신경 안 썼다. 졸업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문득 그 때 일이 기억나서 '내가 외모드립에다가 지역드립까지 끼얹어서 혐오발언 했었구나' ‘내가 남자인데다가 한참 선배라서 크게 싫은 티 못 냈던 거겠지싶어서 엄청나게 미안해졌다. 하지만 그걸 깨달았을 때쯤에는 걔도 이미 졸업하고도 남았을 무렵이고 연락처도 몰라서 끝내 사과하지는 못했다(만에 하나 이 글 보게 될 지도 모르니까... 여기서라도 사과한다. 변명 따위 안 하마. 정말 미안하다, 그 때는 내가 잘못했어. 그리고 혹시나 이 글을 보게 될 지도 모르는 베트남 분들께도 사과드립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난 얼추 고등학교 무렵부터 내내 정치적으로 좌파였고, 인권이나 노동 문제 등의 이슈에 대해서도 나름 일찍부터 의식이 생긴 편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나는 그저 장난삼아 가볍게 그랬고, 그게 잘못이라는 걸 자각하는 데에는 몇 년이나 걸렸다. 삼일한이니 보... 어쩌고 하는 노골적으로 쓰레기 같은 드립만 여성혐오가 아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 온 남자 입장에서는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자연스러움 자체가 일종의 여성혐오이며 나 역시도 거기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사실은 바로 오늘도 짧은 옷 입은 예쁜 여자보고 무심코 흘끔거렸다가 다음 순간 자괴감이 들었다. 으윽.

 

나는 평소에 진보입네 하면서도 정작 일상에서는 그 가치를 썩 잘 실천하지 못했다. 나는 그에 대해 여자들에게 항상 부채감을 느끼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내가 페미니즘을 지지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

 

 

2)

메갈리아가 주로 인터넷 상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역시 미러링이다. 그런 걸 접하면 당연히 나도 일단 불쾌하긴 하다. 이미 자살 시도를 해 본 적 있는 내 입장에서 재기 운운은 특히 극혐이다. 하지만,

 

메갈리아는 그러한 감정적인 불쾌감을 주는 것 외에는 진짜 범죄적 행위내지는 악행을 변변히 한 적이 없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한다. 메갈은 같은 소수자 입장인 게이들에 대해서도 다 똑같은 한남충이라면서 혐오한다고. 그러니 메갈은 악이라고. 하지만 게이 커뮤니티에서도 여자를 잠재적인 성적 라이벌로 취급하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게이 입장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은어도 있는 것 같고.

 

지극히 당연하게도, ‘억압당하는 소수라고 해서 그들이 선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압하는 다수에 대항해 억압당하는 소수의 편에 서는 것은 그 자체가 정의로운 일이다. 그 중에서 누군가는 선하니까편을 들고, ‘악하니까배제한다는 것은.... 으음. 한국사회에서는 남자인 쪽이 여러모로 더 유리하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단순한 사실이다. 그러한 한국사회에서 태어나, 미미하게나마 꾸준히 남자로서 수혜를 입어 온 입장에서... 상대의 을 가려가면서 편을 들거나 배제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오만한 태도다.

 

누군가는 또 그렇게 말한다. 미러링의 의도는 알겠는데 그래도 악을 악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제3자가 무책임하게 내 뱉을 수 있는, 판에 박힌- 아무 의미도 없이 좋기만 하고 알맹이 없는 말이기도 하다. 난 남자로서, 도저히 메갈리아 여자들에게 저 따위 흰 소리 못하겠다.

 

인간의 도덕성은 어지간해서는 다 거기서 거기다. 그리고 나 역시도 딱히 대단치 않은 도덕성을 가진 평범한 인간이고(이건 겸손이 아니다. , 내가 결코 선한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아주 절실하게 느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20여 년 동안 나는 내가 선인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간이고,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그 사회를 좀 더 낫게 하고 싶다면 절대적으로 불쌍하고 절대적으로 착하고 절대적으로 약한 사람들이 아니면 연대하지 않겠다고 하는 건 투정에 불과하다. 지금 메갈은 기껏해야 인터넷 상에서만 좀 목소리를 내고 뉴스에서 몇 번 다뤄졌을 뿐, 사회적으로 딱히 대단한 영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터넷에서도 메갈을 까기 위해 일베와 오유가 연합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판이고.

 

감정적으로 껄끄럽고 불편한 상대여도 그가 진짜 범죄자 레벨이 아닌 이상, 그리고 억압당하는 소수인 이상 함께 하는 것이 정의다. 정의는 원래 그렇게 어려운 거다.

 

누군가는 또 그렇게도 말한다. 일베나 메갈이나 다 같은 혐오 집단일 뿐이고 둘 다 상종 못할 쓰레기들이라고. 그러나 내가 보기엔 다르다. 단편적인 발언 수위만 보자면 전라도 출신과 좌좀들은 다 죽여야 한다는 일베나 한남 전부 재기해라하는 메갈이나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부분을 놓친 착시현상이다. 일베의 핵심적인 멘탈리티는 이승만에서 박정희를 거쳐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강하고 지배적인 가부장적 남성상에 의해 주도되는, 엄격한 통제에 기반한 반공&경제 부흥의 신화. 일종의 정신적 마조히즘 비슷한 건데.... 진짜 문제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의 집권 기간을 다 합치면 거의 40년이고 한국 역사는 정부 수립 선포를 기준으로 이제 겨우 70년 좀 안 된다는 것, 그리고 그 역사의 과반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확립한 그 신화가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공고하고 일베는 그에 편승해 있다는 점이다(국정원에서는 일베 놈들 대상으로 초청씩이나 했다). 그 신화를 추종한다는 것은, 곧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과 여성 운동, 환경 운동이- 그를 위해서 싸우고 죽어간 이들의 목숨이 알량한 국가와 성장의 광휘보다 하찮다는 선언이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일베는 메갈보다 훨씬 더 강하다. 한 쪽은 말로만 한남 재기해라고 한다. 한 쪽은 말로 전라도 출신과 좌좀을 다 죽여야 한다고 할 뿐 아니라, 그 강고한 구체제의 신화에 기대어 있다. 어느 쪽이 더 큰 위협인지, 어느 쪽과 싸워야 하는지는 명백하다.

 

같은 이야기 계속 반복하는 느낌인데... 메갈은 말할 것도 없이 정의의 집단이 아니다. 세력이 약해서 두드러지지 않을 뿐, 미러링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쳐도 분명히 어두운 면- 특히, 남자들 중에서도 도태되고 약한 상대를 골라 물어뜯는 경향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은 메갈의 악함이 아니라, ‘인간의 악함이다. 


그래도 도저히 메갈과 연대하지는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남자라면 그에게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그렇다면 메갈을 미워하는 데에서 그칠 게 아니라 스스로 선을 행해보지 않겠냐고. 메갈이 게이 혐오를 한다? 그럼 너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해라. 메갈이 다 같은 한남이라면서 독립 운동가를 깐다? 그럼 너는 존경하는 독립 운동가의 생애와 사상을 공부해서는 니가 배운 걸 UCC로 만들어 업로드해라. 메갈이 커피 심부름 시키는 남자 상사 커피에 부동액 넣는다는 글을 돌려본다? 네 커피는 직접 타 마셔라. 메갈은 여성 우월이고 진짜 페미니즘은 다르다? 그럼 네가 그 진짜 페미니즘을 실천해라. 


수많은 사람들이 '특정 악행을 하는 집단이 사라진다면 악 역시도 사라질 테니까, 그 집단만 없애면 된다'고 너무나도 자주 착각한다. 악을 없앨 수 있는 건 선이다. 자꾸 도덕론 들먹이자니 나 스스로도 좀 짜증나긴 하는데, 선과 악이라는 프레이밍이 대중적이니까 거기 맞춰서 제안하는 거다. 정말로 '메갈은 악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네가 증오하는 게 그 악이라면 네가 직접 선을 행해라.  

 

3)

...이렇게 길게 썼지만, 메갈의 대두 이후로, 그리고 김자연 성우 사건이나 초여명 김성일 사장님의 간접적인 메갈 인정 트윗, 이런 저런 사람들의 메갈 긍정 내지 옹호 발언(왠지 모르게 아는 이름들-특히 작가들-이 많더라) 이후 최근 남자들이 왜 예스컷이다 뭐다 해가며 화를 내고 있는 지도 이해는 된다.

 

상술했다시피 나는 한국 사회에서 남자로 사는 게 여자로 사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그건 굳이 비교하자면 그렇다는 거고... 취업률은 계속 떨어지고 세금은 오르고 간신히 취업해도 비정규직 신세로 박봉 받아가며 매일 야근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인 이 헬조선에서는 남자라고 해서 딱히 엄청난 특권 계급인 것까지는 아니다. 대개의 남자들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빡세 뒈지겠는데+딱히 적극적으로 여혐을 한 것도 아닌데(물론 자각이 없다고 해서 여혐이 여혐 아닌 게 되는 건 아니다. 나만 해도 베트남 운운했을 당시에는 자각 없었다) ‘한남 재기해라같은 소리를 들으니 빡치는 거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남자들은 메갈에 대해 화를 내고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분노를, 메갈에 대한 분노라고 착각하고 있는 거다. 분노할 대상은 지금의 헬조선을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씨발 개좆같은 저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이 이끈 한국의 구체제와 그 권화인 새누리당인데 일개인 입장에서 집권 여당에게 각잡고 저항하기엔 겁이 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으니 괜히 웹툰 작가가 독자들을 개돼지 취급했네 뭐했네 하며 ㅂㄷㅂㄷ거리는 거지.

 

4)

말 나온 김에 개인적인 취미 관련해서 약간 첨언. 초여명 출판사의 김성일 사장님은 트위터에서 메갈리아의 모든 활동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페미니즘의 한 갈래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트윗을 했다. 하지만 관련한 일련의 사건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던 사람들이 당시 펀딩이 완료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초여명의 콜 오브 크툴루 룰북에 대해 환불신청을 넣었다(누구 하나는 초여명에 실망했답시고 겁스 분서 인증도 했지 아마).

 

김사장님은 두 말 없이 환불 요청을 받아 들였는데... 평소 종종 가던 DC TRPG 갤에서 초여명은 프로의식이 없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다. 뭔 소린가 싶어서 글들을 좀 읽어보니 대충 민감한 사안에 대해 사장의 개인적인 신념을 공공연히 표방하여 고객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환불 사태를 초래하고, 게다가 예정에 없던 추가 펀딩까지 받았으니 프로의식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누군가는 자기파괴라는 소리도 했고. 그거 보자마자 진짜 육성으로 이랬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사장의 개인적 신념을 표방한 것에 대해:그게 어때서. 김사장님이 공무원이냐? 미국은 헐리웃 배우들도 공공연히 정치적 스탠스를 밝히고 선거 기간에는 지지 연설도 하는데. 공무원도 배우도 아닌 출판사 사장일 뿐인 김사장님은 책 잘 만들어서 제 값 받고 팔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초여명은 지금까지 책의 질에 있어서 실망시킨 적이 없다. 프로가 할 일은 자기 원래 일을 잘 해내는 거지, 일과는 관련 없는 사안에 있어서까지 남들 기분 살피는 게 아니다.

 

환불 사태에 관해:김사장님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면서 소소한 불평도 없이 환불 절차와 기한을 상세히 공지하고 수수료도 일괄 부담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작업이 늦춰질 수도 있는데도 김사장님은 텀블벅을 통해 무리해서라도 애초에 예정된 기한에 맞출 것임을 밝혔다. 대체 뭐가 문젠데?

 

추가 펀딩에 관해:제일 웃기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 추가 펀딩 좀 하면 어때. 그런다고 당초에 받기로 했던 물건이 없어지거나 질이 폭락하는 것도 아니고 배송이 지연되는 것도 아니고. 이 기간이 아니면 펀딩 못한다는 생각에 밥값 아껴가면서 질렀다는 사람도 있긴 있더라. 그 사람에게는 안 됐지만, 이렇게 될 줄은 진짜 아무도 몰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고, 실질적인 피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추가 펀딩 받는다고 해서 욕먹을 이유는 없다. 누구는 환불 좀 당해도 추가 펀딩으로 메꿀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저러는 거다라던데 턀갤질 하면서 본 온갖 개소리 중 제일 웃겼다. 그런 계산 있었으면 애초에 RPG 출판사 안 하는 게 합리적이다. 지금껏 봐온 바로는, 김사장님과 사모님은 RPG로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

 

5)

1)에서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2)에서는 메갈리아의 에도 불구하고 을 우선시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스스로가 페미니스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내가 사회주의를 긍정하면서도 스스로가 사회주의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그러한 가치들은, 결국 인간에 대한 애정을 대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사람이 싫다. 그래서 반한 분한테도 마음을 드러내지 못했고(...눈치채셨을 거 같기도 하지만. 부디 나로 인해 그 분이 불편하지는 않으셨길,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바란다), 그래서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실패한 지금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 때 죽어야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늘 있다.

 

난 사람이 싫지만, 정작 그런 사람이 모여서 이루는 유대는 좋다. 모순인 것은 알고 있다. 그 모순이, 내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는 이유다.

And

오랜만에, 예전에 사랑했던... 하지만, 결국 잘 안 된 선배가 나왔다.


그 때 내가 고백했을 때, 그 선배는 두려워했었다. 자신은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남들처럼 연애를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이러다가 혼자 늙어갈지도 모른다고.


그 후로... 꽤나 시간이 지났다. 지금쯤 그 선배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는 모른다. 꿈 속에서는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지만, 뭐 꿈은 꿈일 뿐이니. 생각해 보면 내가 그 선배에게 반했던 것도, 친해진 것도, 고백한 것도, 하지만 끝내 이뤄지지 못했던 것도, 마지막으로 주고 싶었던 게 있었지만 결국 전해주지 못했던 것도, 전부 운명 같기도 하다.



그래도, 행복하셨으면 한다. 곁에 좋은 누군가가 있건 아니건 간에.

 


그리고 나는 오직 혼자 견디고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누군가에게 반할 일 같은 것 없었으면 한다. 


And

300명 넘는 사람들이 강철방에 갖힌채 물속에 생수장당하는 걸 라이브 방송으로 본 멘탈 약한 사람들은, 조금만 더 상상을 진행시켜도 상당한 멘탈 데미지를 입게 된다. 지금도 관련 내용을 접할 때마다 메쓰꺼움과 두통이 따라온다.

참사는 그 내용으로 사람들의 정신을 고문하고 실제로 다른 종류의 광범위한 데미지를 만들어낸다.세상에는 멘탈 약한 사람들이 많다. 끔찍한 참사는 되도록 빨리 보상할 거 보상하고 잡을 놈 잡고 애도할 거 애도하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어한다.

참사의 공식적인 '엔딩' 을 만들어줘야만 약한 사람들은 그나마 안심하고 그 데미지들에서 멀어질 수 있을 것이기에, 빠른 엔딩을 바라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타인의 큰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작은 데미지를 감내하는 바람직한 인간상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지표들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런 인간상을 추구하도록 가르치는 훌륭한 종교들이 있고, 그런 인간상을 추구하도록 가르치는 역사와 윤리 교과서가 있고, 그런 인간상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와 드라마, 만화, 스토리들이 있지 않았던가.

  1. 세상의 야비함에 적응해 살아가는 것을 어른의 가치라 강요하는 아재들이 저 경전과 교과서와 스토리들을 비웃는다. 데미지를 입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공감의 상상력을 뿌리채 뽑아버리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아재들이 세상을 지배한다.

  2. 메스꺼움과 두통에 시달리는 멘탈 약자들은 저 강한 아재들의 티타늄 멘탈을 부러워하고, 참사의 엔딩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우물쭈물거리다가 채널을 돌리는 수 밖에 없다.

  3. 우리가 이 야비한 세상의 강함 대신, 저 이야기 책들 속의 고결해 보이는 강함을 부러워할 수 있을까? 세상의 합리와 공정성에 대한 잣대를 내 자신의 황금률로 대체할 수 있을까


And

사실판단과 가치판단 구분 못하고 말 뱉는 놈들이 왜 이렇게 많냐.

And

반했던 사람과 만나게 될 지도 모르는 자리가 생겼는데, 안 가기로 결정했다.


내 감정이 정말로 사랑이 맞다 해도 별 의미 없다. 그 분은 남자 친구가 있고, 만일 그 동안 헤어지거나 했다 해도 그 분에게 있어 나는 생판 남이나 다름 없다. 아마도 나에 대해선 아무 생각 없으실 테고, 만일 가벼운 호감 정도는 있다 해도... 그래서 연애감정으로 키울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난, 내가 평범하게 사랑하고 사랑받기엔 너무 정서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이제는 내 감정도 거의 다 사라진 것 같긴 한데, 그 분을 다시 보게 되면 옛 감정이 되살아날 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뭔가 바보 같은 짓을 해 버려서... 그 분이 내 감정을 눈치챌 지도 모른다. 



조금이라도 그 분이 거북해하실지도 모르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내 감정이 정말로 사랑이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미인에게 혹한 것 뿐인지 한참 고민했었고, 그냥 사랑이라고 치기로 했다. 만일 정말로 그렇다면, 난 내 사랑을 하찮고 무가치하게 만들지 않을 거다.



부디, 행복하게 잘 사시길.


그리고 난 앞으로 살면서 누군가에게 반할 일 없었으면 한다. 




And

내용 자체는 딱히 나쁘지 않았고, 그 끔 속에서도 딱히 두렵거나 불쾌하지는 않았는데, 어린 시절 나쁜 기억이 얽혀 있는 곳이 나왔다. 아... 망할.


그 때의 기억은 평생을 가려니 한다. 과연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뭔가 집중할 일거리가 필요하다.

And

또 다시 아무 계기도 없이 나쁜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빨리 자야지.


남은 평생 동안 이렇지 싶다. 과연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And


오늘은 현충일이다. 그 김에 쌀국 역덕이 본 이순신 장군에 관한 영상 하나 투척.

And

뭐... 별 거 없이, 적당히 차라도 마시면서 잡담하며 놀다 헤어지겠지.


난 사람이 싫다. 그래도 그 사람을 만나는 건 싫지 않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은 굳이 같잖은 동정심이나 선의, 진심 같은 걸 내세워서 내 바운더리를 억지로 헤집으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



내가 몇 년 전과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 때의 나였다면 분명 하찮은, 절대 이뤄질 리 없는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


이제는, 내가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되고, 사랑을 나누는 연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걸 안다. 절대로. 아마도 영원히.



 

And

하지만 막상 연락하자니... 좀 그렇다. 꿈에서조차 그리울 정도지만, 나 자신이 그 때와는 너무 많이 달라졌다. 이것도 일종의 자격지심인가 싶다.


우울하고 쓸쓸하다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견뎌야 한다. 


나는 그래야 할 이유가 있다.



And

더 단단한 갑옷을 두를 필요가 있다.


난 평범하게 연애 같은 거 하기엔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문제가 많다. 나 자신도 믿지 못하고, 상대방도 믿지 못한다. 분명히 상처만 잔뜩 주고 받게 될 것이다. 그런 주제에 사랑은 무슨 놈의 사랑이야.



가끔은... 내가 '애정'에, 한 발 더 나아가 '관계맺음'에 꽤나 굶주려 있다는 걸 자각한다. 하지만 의미 없는 일이다. 난, 사람이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람과의 그러한 관계를 원한다는 건 모순이다.


그래도, 한 때 마음에 뒀던 그 사람은 행복했으면 한다.


난 그 사람의 행복과 나 자신은 아무 관계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모처럼 비도 그치고 날씨도 좋은데... 옛 기억이 떠올랐다. 쯧. 하찮게.


And

http://h2.khan.co.kr/201604251035001


1회:선거운동이 남긴 성소수자 혐오



http://h2.khan.co.kr/201604281019001


2회:성소수자 혐오를 부추기는 불안한 세계



http://h2.khan.co.kr/201605021342011


3회:정계 재계 보수 개신교계 혐오선동 네트워크



좋은 정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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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60426194444005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라고도 하기도 싫지만)에게 이 정부 높으신 분들이 뒤로 지원금을 찔러주고 시위 계획을 설계해주기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지는 이미 오래됐다. 새대갈당 놈들+청와대가 그러고도 남을 패거리라는 건 너무도 뻔한 사실이라 새삼 놀랍지도 않다. 


내가 관심을 갖는 건 더민주당이 어떻게 나올지다. 자아 의석 모자라서 이 정부의 패악질을 막고 싶어도 못 한다고 징징대던 거 확실히 봐뒀다. 이제 원내 1당 먹었는데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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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society/all/newsview?newsid=20160419194004269


몇 년 전에 한 4.3 관련 강의 재미있게 잘 들었었는데 그런 일반인 대상 공개 강의 한 번 더 안 해주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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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시절 알던 후배 여자애와 사귀는 꿈.... 


실제로는 그 애랑 별로 친하지 않았다. 애가 귀엽고 성격도 좋은 편이라서 어느 정도 호감은 있었지만 연애 대상으로서는 취향이 아니었고... 이거 저거 챙기고 신경 써주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디까지나 동아리 선배로서의 의무감이었던 데다가, 그랬다가 괜한 오해를 사지 않을까 싶어서 어느 정도는 의식적으로 좀 거리를 두기도 했었다.


당시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걔도 나한테 어느 정도 호감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린 라이트였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딱히 잘생긴 것도 아니고, 성격도 이러니까. 최소한... 그 때는 지금만큼 성격이 꼬이지는 않았긴 하지만.


학교 건물과 기숙사가 좀 거리가 있었는데, 걔와 나 둘 다 기숙사에서 살았기 때문에... 동아리 일이 끝나고 나면 같이 기숙사로 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되게 착하고 순진한 애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고(그 순진함이 조금 갑갑하기도 했지만), 그런 시간이 즐겁긴 했지만 한 편으론 약간 걱정되기도 했다. 


'난 얘랑 딱히 사귀고 싶은 마음 없고, 모르긴 몰라도 아마도 얘도 날 남자로서 좋아해서 이러는 건 아닐텐데' 

'전에도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 보려고 의식적으로 오버하다가 여자애들한테 작업 건다고 오해 받은 적 있었는데 또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술자리에서 후배 여자애들한테 술 따르라고 하고 무릎에 앉히고 그 지랄하며 치근대는 고학번 선배새끼들 극혐했는데, 혹시 다른 애들한테는 나도 그렇게 보이는 거 아닐까'


...그래서... 걔가 평소와 마찬가지로 기숙사까지 같이 가 달라고 부탁했을 때 같이 가며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 부탁을 자주 하면 주변에서 괜한 오해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는 너도 곤란하지 않겠냐... 그 애는 한참 아무 말 없이 듣다가 알겠다고 했다. 다음 날부터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지냈고, 나는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을 했고 그 동안 그 애는 졸업했다. 그 후의 소식은 모른다. 아마 지금 쯤이면 결혼했겠지. 아니어도 남자 친구 정도는 있을 테고. 귀여운 애였으니까.



한참 시간이 지난 어젯 밤 정말 뜬금 없이 걔와 사귀는 꿈을 꾼 이유는 아마도... 내가 의식적으로 여자를 멀리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욕구 불만이 쌓여서 그런 것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전에 친했거나 딱히 친하진 않았더라도 괜찮게 지낸 상대 중 하나의 정보가 랜덤으로 출력된 것일 수도 있고. 


그 꿈 속에서는 나름 행복했지만, '근데 나 얘랑 사귄 적 없잖아 실제로는' 이라는 위화감이 드는 순간 깼다. 


지금도 내 안에는 '누군가와 人間으로서의 연을 맺고 싶다'는 미련이 남아 있다. 연애는, 사람이 사람과 갖는 인연의 매우 깊은 형태고... 그런 꿈을 꾼 건, 그러한 미련이 연애 욕구의 형태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    



치워 버려야 할 미련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걔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론 누군가에게 반할 일 같은 거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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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대의 흐름은 헬조센이다. 난 그걸 보고 있다. 아마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의 주역은, 말로는 좆같다 좆같다 하면서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서 헬조센을 지향하고 있다. 오후 1시가 넘은 지금 투표율이 고작 37% 선이라는 게 그 증거다.


그리고 나는, 역사의 주역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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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시니스트의 시사인 만화. 남은 2년 동안 과연 100개를 채울 것인가ㄷㄷ


내일은 선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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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렇다면 이미 해 버린 일을 어쩔 수는 없지 뭐, 쯧. 



내가 왜 그랬을까.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이유가 있기는 있다. 그냥... 한 때, 내가 되고 싶었던 모습에 대해 아직 미련을 완전히 못 떨쳐서 그런 거다. 말 그대로 미련일 뿐이고, 언젠가 더 없이 간절히 원했던 것을 절대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아 망할 나도 누구처럼 딱딱 선 긋고 대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그런 꼴을 겪었으면 이젠 좀 익숙해질 법도 한데.


...오늘은 좀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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