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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1.01
탄핵집회지만, 동시에 전장연 집회기도 했다. 원래는 서울대 병원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경찰에 막혀서 혜화 마로니에 공원으로 바뀌었다길래 급히 턴했다.
재작년 새해는, 녹사평에서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지키면서 맞이했었다. 이렇게...
https://garleng.tistory.com/1847
작년 새해는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니 마감치느라 정신줄을 놓은 상태였으려니 싶고, 올해 새해는 전장연과 함께 맞이했다.
그간 국혐 종자들이 이재명만은 안 된다고 무슨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마냥 줄창 떠들어대는 바람에 나도 평소의 신념을 젖혀두고 다음 대선만은 민주당 후보 찍을까 생각했었는데, 장애인 의제를 두고 이재명이 '그런 식으로 하면 반감만 커진다'고 말하는 것과 주변의 이재명 지지자들이 그만 하라고 하는 영상 보고 확신이 생겼다. 역시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좌파라면 투표는 소신껏 하고 봐야 해. 이재명 본인도 장애가 있겠다, 뭐 본인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노동자와, 장애인과, 여성과, 퀴어와, 트랜스젠더가 굳이 그 입장을 따라줘야 할 이유도 없다.
1시 좀 넘어서 끝나고 현장 정리를 좀 도운 뒤(어린 여자아이가 추워보이길래 꿀물 갖고 있던 걸 건네줬었는데 고맙다고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가더라, 귀여웠다) 혼자 남아 가져간 책 읽다가 첫 차 타고 귀가했다. 동네에 걸려 있던 국혐 시의원 현수막 문구가 며칠 전만 해도 혼란을 막겠다는 개드립이었는데 다른 걸로 바뀌어 있더라.
지금 베란다 창 밖으로 날이 밝아오고 있지만, 흐린 날씨라서 해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미하일 바쿠닌은 이렇게 말했었다. "소멸해가는 세계가 뿜어내는 독한 연기가 아직은 하늘을 뒤덮고 있지만 조만간 작열하는 자유의 태양이 그 연기를 거둬낼 것입니다."
이 나라를 살아가는 이들이, 그 태양의 빛을 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비록 나는, 빨리 죽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기를 바라는 이런 인간이 되었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