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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부부를 보았다. 서로 팔을 두르고 있다가 빈 자리가 나자 할머님 쪽이 가서 앉으라고 하시자, 할아버님은 같이 있겠다고 고개를 내저으셨다. 할머님은 주책이라면서 웃으시더라.
나는 결코 갖지 못할 행복의 모습이다. 별로 원하지도 않는다.
이런 삶도 있는 거다.
자신은 나라를 팔아도 한나라당 지지할 거라는 사람들을 보고 '가축 같다'고 생각하다가도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속으로 스스로를 책망했었다. 그로부터 16년 쯤 지난 지금 나는, 윤카 어쩌구 하는 치들을 보고 '개돼지는 그렇게 살다 뒈지라지' 라는 생각부터 한다.
스스로가 잘못되었다는 걸 안다. 그런 자신을 정당화할 생각은 없다. 어떤 측면에서 나는 그 때보다 훨씬 강인해졌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특히 타인에 대한 연민이나 이해심 같은 부분에서) 나는 그 때보다 훨씬 뒤틀렸다. 분명히, 변명의 여지 없이.
아마도,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의 파편에 불과하기에 그런 거려니 한다. 새삼스럽지는 않다. 어차피 생물학적으로도 16년이면 전신의 세포가 16번은 바뀔 때도 됐어ㅋ
이젠 그럭저럭 파편 더미에 불과한 스스로를 견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빨리 죽어서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가시지 않는다.
지난 1월 중순의 철야 집회 이후 한 동안 쉬었는데, 경찰이 남태령의 전농 분들을 피의자로 소환했다는 소식 듣고 빡쳐서 근 한 달만에 다시 나갔다. 샹 그 분들은 경기도까지만 해도 경찰들 호위까지 받으면서 안전하게 왔었는데 왜 서울 들어서자마자 그 취급이냐? 오세훈 새끼의 서울은 적용되는 법이 다르냐?
트위터 쪽에서 몇 번 본 남태령 깃발 직관. 웅장하다.
트위터에서 유명해진 아카이아 노조 깃발. 기수 분에게 괜히 아는 척하고 왔다.
서부지법 테러한 폭도 중에 짝퉁 캡아가 있었다던데, 이 쪽엔 뱃신 있다.
솔직히 민총이 무쌩겼다고 생각하지만 자주 보다 보니 좀 귀여운 거 같기도 하고...
최근 트위터에서 본 키탈저 사냥꾼 깃발도 직관했다.
이 쪽에 계시던 분들 전부 이영도 덕후였던 듯. 저 뒤쪽에 하오문 깃발이 묘하게 시선 강탈.
오랜만에 집회분 채우니 좋긴 하다. 비록 나 자신은 더 이상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고, 홀로 살다 홀로 죽기만을 원하게 됐지만 광장에서 같은 대의를 위해 함께 노래하고 행진하고 투쟁하는 건 싫지 않다. 후원금도 좀 냈다. 이걸로 이제 사흘은 하루 1끼(직장 구내식당)로 떼워야 수지타산이 맞겠지만... 뭐 할 만한 지출이었다고 생각한다.
난 전에 자살하려고 했을 때 이미 죽었고, 지금 여기 있는 건 옛 나의 파편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옛 친구들이 그리우면서도 연락은 하고 싶지 않다. 그 친구들과 같이 웃고 마시고 이야기하던 나는 이미 죽었을 지도 모르기에.
이젠 그런 스스로를 그럭저럭 받아들이게 됐다. 여전히 빨리 죽어서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는 게 제일 좋다는 생각을 자주 하긴 하지만.
이렇게 된 내가 평범하게 사랑하고 사랑받는 건 불가능하다. 앞으로도 누구와도 깊은 감정적 교류(특히 연애 같은 거) 없이, 공연히 엮이지 않고 홀로 살다 홀로 죽기를 바란다. 그렇게 죽은 뒤에는, 환생 같은 거 하지 않고 無가 되길 바란다. 기왕이면 빠를 수록 좋다.
소설 쪽도 영 재미를 못 보고 통장 잔고가 막장을 향해 가고 있어서 공공근로 신청해뒀던 게 통과되서, 첫 출근을 했다. 출근이라는 거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싶어서 좀 헤맸다(...)
우연히 예전에 일한 곳에서 만난 공무원과 다시 만났다. 다른 곳으로 옮겼다더니 여기로 왔구나. 날 보고 '어디선가 본 얼굴 같은데' 하는 표정이었지만 굳이 아는 척하지는 않았다. 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퇴근해서 긴장을 풀 겸(...좀 핑계 같은데) 한 잔 하는 중.
전에 일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되 굳이 그 이상으로 친해지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그 사람들은 공무원이고, 나는 5개월 일하고 돈 받아가면 끝나는 입장일 뿐이다. 그렇게 이번 일을 무난하게 마치고 당장의 호구지책을 마련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되는 거다, 기왕이면 좀 더 일해서 컴퓨터 좀 새로 샀으면 싶고.
역시 가장 좋은 건 따로 있지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