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CALENDAR

«   2025/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CLOUD

  • Total :
  • Today :  | Yesterday :



  1. 2025.03.27
    2025. 03. 26. 윤석열 탄핵집회
  2. 2025.03.23
    2025. 03. 22 탄핵집회 인파
  3. 2025.03.15
    2025. 03. 15. 윤석열 탄핵집회
  4. 2025.03.08
    2025. 03. 08 윤석열 탄핵집회
  5. 2025.03.08
    크라잉넛, "독립군가"
  6. 2025.03.08
    2025. 03. 07 윤석열 탄핵집회
  7. 2025.03.02
    의무교육제도에 대한 잡상
  8. 2025.03.01
    2025. 03. 01. 윤석열 탄핵집회
  9. 2025.03.01
    옛 친구가 머지않아 결혼한다고 한다

어제 퇴근하고 바로 갔다 왔더니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고꾸라져 자느라 오늘 올림.

 

평일 저녁 집회인데도 꽤 많았다. 트랙터 행진->남태령에서 경찰들에게 막힘->시민들이 달려감->서울 진입 성공이라는 상황이 한 번 더 반복된 게 주목도가 높았던 듯. 마침 이재명 2심 무죄 받은 것도 겹쳐서인지 몇 만 명은 온 듯했다. 나도 어제 남태령 못 간 게 못내 마음에 걸리던 터라, 평소보다 5분 일찍 사무실에서 탈주해서 왔다.   

바닥에 분필로 이거저거 쓰고 그리는 민중미술이 성행 중. 마침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앞에 누가 적어놨다. "빨갱이라고? 감사합니다^^"

전에도 몇 번 본 전태일 열사 깃발. 펄럭이는 건 멋있었는데 폰카가 화질 구져...

비건 감튀 푸드트럭의 손피켓

이건 누가 그린 건지는 몰라도 분명 트위터 하시는 분이다(...)

요즘 민주당 하는 짓거리가 영 좀 재수 없긴 한데 뭐 그거야 늘 그랬던 거고 곰 탈은 죄가 없으니까.  

다시 발견한 노란 풍선 리본. 저것도 이제 슬슬 익숙하다. 

파멸 파멸 윤석열 파멸 

 

트랙터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결국 못 찍고 돌아와서 아쉬웠다...

And
And

다음 주 중으로 탄핵 판결이 나올 거라던데, 결과 여부에 따라선 비교적 평화로운 집회는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싶어서 단단히 준비하고 경복궁 갔다. 다들 같은 생각이었던 모양인지 오늘은 특히 인원이 많더라. 체감 상으로는 지난 3.1절 집회 때 이상이었다.  

남태령 이후 오랜만에 본 전농 분들. 

주여, 전 한낯 인간에 불과하고 우리의 투쟁이 당신께서 보시기에 어떠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의 슬픔과 두려움과 용기와 유대가 당신을 기쁘게 한다면,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당신의 가호가 있기를. 

트위터 쪽 지인을 뵙고 받은 카드. 

17년 전 촛불집회에서 부모님을 따라온 아이들을 보며, 이 아이들이 자라고 살아갈 나라는 좀 더 덜 나쁜 나라이기를 바랐다. 17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기원을 반복한다.  

다시 발견한 세월호 리본 풍선

말로만 듣던 하오문 깃발 발견 

 

오늘 공연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 아침이슬 따라부르면서 현장에서 이거 듣는 거 진짜 오랜만이라고 생각하며 감상에 젖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다시 만난 세계와 이어졌다. 나 이제 가노라, 다시 만난 세계로. 

이젠 일방적으로 친숙해진 불꽃남자 정대만 깃발.

이번엔 가까이서 찍은 세월호 국민연대

새삼 진짜 많았다 싶었는데, 도중에 듣기론 전국에서 100만명이라더라. 전국 단위로 100만이면 영 아쉬운데...

 

행진 도중 마주친 풍물놀이패. 저 스님 저번에도 뵈었었지.

걸으면서 찍다 보니 흔들렸는데, "제 스스로를 불꽃의 등불로 악을 대항하게 하소서"라고 적혀 있다. 퇴마록 완전히 내려가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싶다.

 

행진 도중 내란집회 측이 지나가며 야유하길래 "한줌단이라서 안 들려!"라고 외쳐줬다. 

도중에 만난 반도체 특별법 저지 집회. 힘내시라고 외치다가 무책임한 소리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살짝 울적해졌다.

반대편 차도까지 점령함. 아카이아 노조 깃발의 그 분이 옆 차도에서 엄청 빠르게 지나가시더라. 

오늘의 마지막 사진은 (잘 안 찍힌) 스타워즈 저항군 연합

 

비상행동이 재정 상태도 나쁘고 다들 무리하고 있다고 한다. 비상행동만이 아니라 민주노총도, 현장에 나와 있는 민변 분들도, 의료진 분들도 다들... 다음 주 중에는 어떻게든 끝이 나야 할텐데. 

And

경복궁역 오자마자 보이는 황금거룡 깃발. 기수 분과 가볍게 인사했다. 비건 감튀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맛있더라.

저 촛불모자 깃발 바로 옆에 <-얘도 가능이라고 적힌 가능충 깃발이 있는 게 신경쓰였다. 모자에 그런 욕망이 드는 거야...?

아무래도 신경쓰여 더 크게 찍어봄.

518 소년이 온다(featured by 민주묘총)

반가워서 가까이서 찍은 키탈저 사냥꾼 깃발. 그렇지 세상의 모든 평화가 오려면 왕이 없어야지. 

 

위-엄. 지난 주에 본 예술이 혁명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깃발도 다시 발견해서 찍었는데 사람들 얼굴이 너무 많이 찍혀 그 사진은 뺐다. 

천마신교!

SYSTEM:garleng은(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 소책자'을(를) 얻었다

저 잠비나이라는 밴드 음악 스타일이 내 취향이더라. 

윤석열을 파면하고 차별과 혐오를 넘어 모두가 평등한 세상으로. 

룬썩10새끼가 결국 석방되어 지 우리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다들 탄식했다. 다시 끌어내선 이번엔 구치소가 아니라 교도소에 처넣어주마. 아마 지금 이 시간 쯤 좋댄다고 술처마시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대로 뒈져도 나쁘지 않고.  

오늘은 여성의 날이기도 했다.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스스로가 페미니스트는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페미니즘을 지지한다. 

 

룬썩10새끼는 결국 다시 처기어나왔다. 이렇게 끝날 거라곤 기대하지도 않았다. 트위터 쪽에선 이러다가 탄핵까지 기각되고 2차 계엄 본격적으로 하면 다 죽는 것 아니냐는 공포심을 드러내는 글들도 있는데... 뭐, 그럼 죽을 뿐이다. 어차피 늘 혼자 살다 혼자 죽기를 바라왔다. 같은 대의를 위해 싸우는 이들과 함께 죽는 것도 나쁘지 않아.  

And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 용사야 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

삼천 리 삼천 만의 우리 동포들 건질 이 너와 나로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

 

원수들이 강하다고 겁을 낼 건가 우리들이 약하다고 낙심할 건가

정의의 날쌘 칼이 비끼는 곳에 이길 이 너와 나로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

 

너 살거든 독립군의 용사가 되고 나 죽으면 독립군의 혼령이 됨이

동지야 너와 나의 소원 아니냐 빛낼 이 너와 나로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

 

압록강과 두만강을 뛰어 건너라 악독한 원수 무리 쓸어 몰아라

잃었던 조국강산 회복하는 날 만세를 불러보세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

싸우러 나아가세 싸우러 나아가세 싸우러 나아가세 헤이!

And

진짜 이번 주는 밀린 게임이나 하면서 쉴 생각이었는데 룬썩10새끼 구속 취소 소식('대통령으로서 복귀'하는 건 적어도 아직은 아니긴 하다) 보고는 딥빡쳐서 퇴근하자마자 경복궁으로 튀어갔다.  

4번 출구 엘리베이터 바로 옆 횡단보도에 세워져 있던 차. 옆에 아재들이 "사형수를 내보내면 어쩌자는 거냐"고 역정내고 있더라.

진보당당(펄럭). 진보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멋있어서 찍었는데 폰카가 화질구지다. 

민중의 분노가 나부낀다. 인사하고 스티커도 받아왔다. 

그 옆에 있던 공주 깃발. 

우리도 정대만처럼. 불꽃처럼!

 

오늘의 수확물 아카이아 노조 스티커와 황금거룡 수호협회 스티커.

 

난 언제나 빨리 죽어서 無가 되기를 원해왔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다시 자살 시도를 할 정도까지는 아니고, 지금 죽으면 저 광장을 채울 머릿수가, 룬썩10새끼 파멸을 외치는 목소리가, '나는 불의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대단치 않은 자기만족꺼리가 하나 줄어든다. 무엇보다도, 난 이제 더 이상 하찮은 인간관계 따위는 원하지 않게 됐지만 그래도 아직 같은 대의를 위해 싸우는 이들과의 연대는 가치 있다고 여긴다. 원래 사람은 여러 측면이 있는 거고, '죽어서 사라지길 원하는 나'라는 측면과 '연대를 원하는 나'라는 측면이 별개의 존재인 것처럼 분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죽는 건 언제든 가능하다. 하지만 이 대오에서 함께 싸우는 건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지금의 '나'가 죽을 때는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아직은. 

 

그러고 보니 좋아하는 작가 분이 이런 글을 쓰셨다.

https://x.com/DCDaxter_text/status/1897943286234726706

   

And

최초로 '국가가 세금을 써서 기초 교육을 국민에게 제공하고, 국민은 그를 이수해야 할 것'을 강제로 규정한 것은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국왕이었다. 이후 200여 년에 걸쳐 그 대상과 지역이 확대되어 왔고, 이를 통해 '중세의 백성'은 '근대의 시민'이 되었다. 평범한 시골 농부조차도 읽고 쓰기와 사칙연산 정도는 할 줄 알게 된 것은, 미시적으로 봤을 때 나름 발전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과정을 거쳐 그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증오와 악의를 주고 받으며 죽고 죽이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조국을 위해 살인하는 것을 정당화하면서, 그로 인해 안전하게 구체적인 이득을 보는 집단이 그 알량한 조국ㅋ 내에서도 따로 있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이것은 그저 '변화'일 뿐 딱히 '발전'이나 '진보'라고는 할 수 없고 결국 거시적으로는 인간사 자체가 원래 그렇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 싶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내가 좌파로서 노동이나 환경, 젠더 의제 같은데 신경쓰는 건 불합리한 것도 괜찮다는 고집 때문이겠지. 일부러 좀 거창하게 멋부려서 쓰자면, 이것은 내가 영겁회귀로 귀결되는 세상과 삶의 허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고독과 고통을 견디다 못해 죽으려고 했었고, 그것조차 실패해서 부서진 상태로나마 그런 걸 그럭저럭 나의 삶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기왕이면 빨리 죽어서,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 싶다. 빗방울이나 바람, 모래알 같은.  

And

 

노란 풍선으로 만든 세월호 리본 발견. 

OH OH    ANARCH    OH OH 

밑에 방구석 호러 영화 오타쿠 깃발과 더불어 오늘 본 깃발 중 가장 마음에 든 예술이 혁명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깃발. 밑에 깃발이 호러 취향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면 이건 내 작가로서의 무언가를 불끈하게 만들었다. 

발덕후가 여기에도...!

우리는 무시무시한 늑대다. 멍멍. 

애국주의를 배격하는 좌파로서, 애국가 역시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 올드 랭 사인 곡조가 붙은 버젼의 애국가는 예외적으로 마음에 들어.  

역사와 전통의 전대협

적기가 가사가 너무 순해졌어(...) 

지난 주에 발견한 키탈저 사냥꾼 깃발을 멀리서 다시 발견. 혼자 속으로 살짝 반가워했다. 그 외에도 민주묘총, 전국 설명충 연합회, 우리가 나라를 굴린다를 비롯해 눈에 익은 깃발들이 여럿 눈에 띄더라. 초반에는 명색이 삼일절 집회인데 숫자가 너무 적다 싶어서 살짝 시무룩했는데 5시가 넘으니까 사람 숫자가 확 늘어나서 경복궁 앞 광장을 가득 채웠다. 다음에는 광화문 광장을 되찾을 차례다. 

언제봐도 위엄 넘치는 국민이 주인이다 깃발. 

 

이제는 많이 입에 붙은 다만세. 작년 이맘 때만 해도 내가 아이돌 노래 흥얼거리게 될 줄은 몰랐지...

마왕 보고 있지?ㅠㅠㅠㅠㅠㅠㅠ

행진 도중 발견한 풍물놀이패와 신나게 춤을 추시는 스님

낙원상가 터널을 지나 행진 대열 최선두에서 찍은 사진. 저 벽 앞에서 독립군가를 들었다.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려퍼지는 소리는, 저 벽을 넘을 것이다.

And

그게 우정이 됐건 연애감정이 됐건, 난 이제 깊은 인간관계 같은 걸 원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가까워진 사람이니까... '친구'라고 부르기도 좀 애매하지만 그냥 옛 친구라고 치자고.

 

괜찮은 사람이고, 우울증으로 인해 오랫동안 고생했었고, 10년 넘게 알고 지내며 연민과 동질감도 느꼈었다. 아주 조금씩 천천히 괜찮아지는 걸 곁에서 봐왔고, 이제는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미래를 꿈꿀 수도 있게 된 그 분이 너무 오랫동안 미뤄뒀던 행복을 이룰 수 있기를 마음 깊이 기원한다.

 

 

비록 나 자신은 이렇게 됐지만, 나 같은 사람은 적을수록 좋다. 행복하길, 나의 옛 친구.

 

나는 결코 가질 수 없을 그 행복이 그 사람에게 있기를.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