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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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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니 신자유연대 양아치들이 바로 앞에서 스피커 틀어놓고 깽판 친다길래 재수 없으면 누구 때려서 깽값 물어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마음 먹고 나갔는데, 밤 10시가 좀 안 되어 현장에 도착하니 개저씨 몇몇이 1호선 광인처럼 짖어대고 경찰들이 그걸 막고 있는 것 빼면 대체로 조용했다. 12시에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한 마디씩 하고는 해산하고, 나는 어떤 어르신과 함께 조문하러 온 사람들 꽃 나눠주다가 아침 8시가 좀 넘어서 자리를 떴다. 바로 옆에 클럽이 있었는데, 외국인들이 춤추며 놀다가 나와 분향소에 헌화하고선 담배 한 대 피고 다시 춤추러 들어가는 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2023년 새해가 절망차게 밝았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난 한 때 명예, 신의, 절조를 지키길 원했다. 이제는 내 신의도 절조도 무가치해졌고, 명예도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만약 내가 지킬 수 있는 명예가 남아 있다면, 어떤 희망도 없이 죽는 그 날까지 싸우는 것만이 바로 그 명예의 증거일 것이다.

 

가능하면 빨리 죽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지만, 그 날까지는.

 

 

하지만, 주여. 그 날 그곳에서 죽은 이들의 영혼은 당신 안에서 안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영혼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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