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uffingtonpost.kr/2017/01/22/story_n_14311378.html
링크는 출마 선언문.
경제 관련 정책에 있어 딱히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지 않고, 전직 대통령들의 그것을 계승하겠다고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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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에비에비그거똥이야똥된장아냐하지마해지마넣어둬훠이에비지지
덤으로, 남경필과 공동 공약을 내세웠다는 게 굉장히 마음에 걸린다. 현재 바른정당에 있는 남경필이 구 새누리당 패거리들 중에서는 그나마 나은 사람일지는 몰라도, 그래봤자 새누리당일 뿐이다.
안희정의 입장도 이해는 할 수 있다. 안희정은 원칙주의자고, 원론적으로 여야는 어디까지나 견제와 협력을 주고 받으며 같이 국정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파트너다. 그런 만큼 구 새누리당 소속이어도 새누리당 내 진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개혁적이고+도정에 있어서도 연정에 적극적이고+아들내미 문제를 제외하면 별로 부패하지도 않았고+정책 방향도 비슷한 남경필 정도는 서로 제휴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보수 정치가이자 행정가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판단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고려해 보면 그럴 수도 있다. 새누리당이 아무리 쓰레기여도, 그 지지자들 역시 어디까지나 한국의 국민들인 이상 그들까지 적으로 돌릴 수는 없는 문제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졸라 싫다. 치가 떨릴 정도로. 남경필에 대해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다. 하지만 그의 소속이 문제다. 소속집단의 성향을 개인의 성향과 등치하면 안 된다? 대개의 경우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예외다. 새누리당은 보수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집단이며, 지금 그가 속해 있는 바른정당 역시 한국 사상 최악의 정치 파동으로 인해 갈라져 나온 것 뿐 알맹이는 그대로다.
내가 새누리당을 혐오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들이 부패하고 무능한 집단이라서가 아니다. 개개인 레벨로 따지면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가는 더민주당에도 있고, 국민의당에도 있고, 모르긴 몰라도 정의당이나 노동당에조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만은 특별 취급해야 한다.
새누리당은-그 전신인 한나라당은, 그 전신인 민자당은, 그 전신인 민정당은, 그 전신인 공화당은, 그 전신인 자유당은- 너무 갑작스런 해방과 전쟁의 피폐함 이후로 무엇이 정의이며 어떤 게 민주주의인지 배울 기회조차 충분히 갖지 못했던 국민들에게 반공과 경제 성장이 지고의 가치라고 가르쳤다. 지금의 새누리당은 그 잘나신 반공과 경제 성장의, 가장 추악한 면모의 권화다. 새누리당은 자칭 '보수' 언론을 통해 그러한 스스로를 정당화했으며 낙오되기 싫으면 자신처럼 되야 한다고 속삭여왔다. 그런 식으로, 딱히 선인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명백히 악인도 아닌 대다수의 평범한 국민들로 하여금 욕망과 공포에 눈이 멀어 서로 미워하게끔 만들어왔다. 적극적으로 그에 협력하지 않았다 해도, 개인적으로는 깨끗한 편이라고 해도 그걸 방조하고 계속 남아 있었던 이상은 어차피 부역자에 불과하다. 정말로 선을 긋고 싶었더라면 최소한 이명박이 당선되었을 때 당을 나왔어야 했다.
이 글을 안희정이 볼 가능성 따위 없을 테고, 만에 하나 보게 되어도 스스로는 '미래'를 위해서 한 선택이라고 여기고 있을 테니 일개 인터넷 상의 글 하나에 자신의 판단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남경필 하나 정도랑 제휴한다고 해서 당장 큰 문제가 터지지는 않을 테고. 하지만 실무 단계에서 다른 새누리당 출신을 둘 정도 끌어오고, 그가 또 다른 새누리당 출신을 셋 정도씩 끌어온다면? 그렇게 새끼를 친다면? 게다가 안희정 본인도 어디까지나 복지를 시혜적 관점에서 보는 보수 정치가다(그러니까 국민은 공짜 밥 원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한 거지).
안희정에게 말하고 싶다. 그 '미래'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절대반지의 유혹이라고. 지금의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미래'가 아닌 '청산'이며, 완전한 청산 없이 섣불리 화해나 화합 같은 걸 시도하려 들었다가는 청산은 영원히 불가능해지리라고. 마치 이실두르가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걸 거부하는 바람에 사우론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견뎌냈듯이.
훗날 언젠가 프로도와 샘이 절대반지를 파괴해 주리라는 보장 따위는 없다. 지금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휘청대고 있지만 70년 세월 동안 이 나라를 지배해 온 그 악의어린 저력을 결코 얕봐서는 안 된다. 이번의 위기만 어떻게든 넘긴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사라질 때까지 그들은 권력을 지킬 것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허울만이 남고, 정치 엘리트 그룹들끼리 적당한 주기로 정권을 주고 받는 과두정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청산은 지금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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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tsbrofetime.tistory.com/m/72
이런 글도 있긴 하다. 지역구도 타파, 전국 정당 기반 정치라는 안희정의 명분을 신뢰할 경우, 충분히 일리 있는 의견이다(그걸 신뢰하느냐 마느냐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는 문제지만, 나 역시 일단은 안희정이 단순한 정치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로선 절대 못 받아들이겠다. 절대반지의 유혹이라니까 그거 ㅉㅉ.... 톨킨이 <반지의 제왕>에서 가장 중시한 가치인 '야심 없는, 소박한 연민과 신의와 선량함'의 화신이나 다름없는 샘조차도 후반에는 자신이 절대반지를 차지하면 사우론을 멸망시키고 바랏두르가 있던 터에 꽃밭을 만들어서 가꿀 수 있을 거라고 여기기 시작했고, 막판에는 아예 불의 검을 든 자신이 바랏두르로 진격하는 환상까지 봤다.
늘 현실론 앞세워서 저 패거리들과 타협하고 양보해 온 결과가 지금의 이 헬조선이다. 멀게는 친일파 청산 포기가 그랬고, 가깝게는 3당 합당과 전두환 노태우 사면이 그랬다(써놓고 보니 생각난 거. 안희정은 저 둘을 용서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야 한다고도 말했지 아마).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엮인 부역자들을 모두 끝장내지 못하면-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성장'이라는 저 치 떨리게 막강한 구체제의 신화에 기댄 정권과 재벌, 언론과 종교의 유착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두고 두고 후환이 될 게 분명하다. 정권이 바뀐다 해도 헬조선은 그저 온도만 살짝 미지근해진 나이트메어조선인 채로 남아서 이전보단 좀 더 느린 속도로, 하지만 꾸준히 계속해서 노동자와 서민과 여성들을 죽여갈 것이다.
자신의 지지도가 아무리 높아도 상대 진영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해서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ㅀ가 특검 출석을 거부하고 있으며 결국 불구속 처리될 가능성조차 여전히 남아 있는 지금 상황에서 화합 같은 이야기를 꺼내서는 안 된다.
이번이 그 씨발 개 좆같은, 금칠한 거짓 신화를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