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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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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12
    고민하던 문제 하나는
  2. 2015.09.06
    다음 주에 옛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1
  3. 2015.08.30
    이상하다
  4. 2015.08.27
    Eight of swords
  5. 2015.08.18
    결국 2
  6. 2015.08.10
    .....
  7. 2015.08.07
    옛 친구가 생각나는데...
  8. 2015.08.01
    한동안 뜸하다 싶었는데
  9. 2015.07.22
    이번에 자살했다고 하는 국정원 직원 임모 씨에 관해 몇 줄
  10. 2015.07.18
    지난 주에 전주에 갔다 왔다
  11. 2015.06.15
    서울시에서 만든 메르스 이슈 상황판
  12. 2015.06.12
    [謹弔]크리스토퍼 리 경의 명복을 빕니다.
  13. 2015.06.06
    다들 마스크 끼고 다니는 거 보니
  14. 2015.05.23
    자다가 꿈을 꿨다
  15. 2015.05.11
    슬슬...
  16. 2015.04.30
    아침부터
  17. 2015.04.17
    세월호 참사 1주년 특집 다큐2:인양, 국가는 속였다
  18. 2015.04.17
    세월호 참사 1주기 특집 다큐1:참혹한 세월, 국가의 거짓말
  19. 2015.04.16
    ........
  20. 2015.04.16
    [펌질]눈 먼 자들의 출항
  21. 2015.04.13
    이젠
  22. 2015.04.11
    ....
  23. 2015.04.11
    [펌질]다시... 별 헤는 봄
  24. 2015.04.05
    불현듯
  25. 2015.04.03
    [펌질]당신은 소 2마리를 갖고 있다. 선택은?

대충 잘 해결된 것 같다. 이제 다른 문제 하나가 남았다.

And

무슨 이야기를 어디까지 해야할지 모르겠다. 막연히 내가 했던 바보 같은 짓들에 대해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어째서 내가 그런 짓을 했는지 뭐 그런 것들에 대해선.... 어쩌면, 그 친구는 별로 관심이 없을 지도 모른다. 별로 즐거운 화제거리도 아니고. 


정말로 어쩌면, 그 친구는 나를 딱히 친구로 여기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차라리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하지 않고서, 적당히 놀다가 헤어지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른다. 나는 진심을 다해 그 친구를 대하고자 하지만 그 친구 입장에선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들 지도 모른다. 


진심과 선의가 때로는 가장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것을, 나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내가 그 친구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픈 건, 내가 아직 人間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무렵 만나 친해진 상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난 人間이 되고 싶다는, 한 때는 더할 나위 없이 간절했던 희망을 이제 포기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그 희망의 잔해 안에서- 아직 내가 완전히 떨치지 못한 미련 속에 남아 있다.



차라리 관계가 완전히 틀어져서, 다시는 얼굴 보지 않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른다.



And

왜 자꾸 유입목록에 에버랜드 블로그가 잡히는 거지, 몇 년 전에 에버랜드 호러메이즈 갔다가 기대보다 좀 못해서 약간 불평한 적 있는데 설마 나 그거 가지고 고발당하는 건가? 이 블로그 뒤져 본 경찰들한테 "너 삼성 싫어하는군! 그런 놈이 에버랜드엔 왜 간 거냐?" 라고 취조당하는 건가?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나?

And



지금의 내 자화상이기도 하다.


난, 눈가리개를 좀 더 꽉 맬 필요가 있다.



눈가리개를 풀고 살 수도 있을 거라고 여겼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지금, 옛 친구와의 일에 연연하는 것도... 단지 그 때 만나서 친해졌기 때문일 뿐이다. 그냥 그 이유 뿐이다. 난, 다시는 거짓 희망에 매달리지 않을 거다.

And

옛 친구한테, 오랜만에 한 번 보자고 메일을 보내놨다. 아무래도 역시, 직접 만나서 사과해야할 거 같다. 시간도 제법 지났고, 그 친구를 볼 낯이 없기도 하고, 나도 이젠 그 때 같지 않으니 그냥 묻어 버릴까 싶기도 했는데... 그랬다가는 아주 오랫동안 후회하게 될 것 같다. 어쩌면 그 친구는 날 딱히 친구라고 여기지 않을 지도 모른다. 굳이 내가 그 친구한테 한 바보 같고 한심한 짓거리 때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예 터무니 없는 경우는 제끼고... 현실성 있는 여러 경우 가운데 있을 수 있는 가장 나쁜 가능성은 역시... 그 친구는 내가 한 일에 대해 딱히 마음에 두고 있지 않되, 용서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를 친구라고 여기지 않고 있어서- 그냥 취미도 같고 취향도 비슷해서 예전에 잠깐 친하게 지내긴 했지만 굳이 관계를 지속할 가치는 없는 사람 A로 여길 뿐인 상황이다. 많이 슬프겠지만... ....뭐 감당 못할 정도는 아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있고. 


더욱 나쁜 가능성도 있긴 한데.... 그 가능성은 별로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다시 그 날을 반복하게 된다면, 그 때는 견딜 자신이 없다. 


...그 가능성만 피한다면, 역시 그 친구와는 나쁘게 끝나도 나한테 있어선 차라리 잘된 걸지도 모른다. 그 친구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시린 이유는 아마도 내가 아직 人間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무렵 만나 친해진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차라리 나쁘게 끝난다면, 그 미련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


다른 가능성 하나가 더 떠올랐다. 그냥 그 메일을 무시하는 것. 그렇게 되면... 나한테 정 떨어졌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되겠지, ....그래도, 예상 가능한 범위 내다. 진짜 최악의 경우는 아니다. 


'갑옷'을 두껍게 입으면 커다란 검에 맞아도 약간 아프고 만다. 어떨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그 갑옷이 벗겨져 있는 상황에서라면 손바닥만한 단도에 한 번 찔려도 치명타가 된다. 



갑옷을 입지 않고, 그냥 남들이 입고 있는 수준의 평상복 정도만 걸친 채 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And

꿈을 꿨다. 하수도로 이어지는, 낡고 더러운 지하실 비슷한 곳에서 '난 이곳을 알고 있다' '전에 여기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었다' 같은 생각을 하며 하수도와 지하실 여기 저기를 뒤지고 다니다가 간신히 벗어나 뚜껑문을 잠그고 땅 위로 올라오는 꿈이었다. 땅 위에서 잠시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밝아오고 사람들이 오가는 걸 보면서 바람을 쐬다 손을 씻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깼다.


난 예지몽이나 현몽 같은 건 별로 믿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무의식이 꿈을 통해서 드러난다고는 생각한다. '낡고 더러운 하수도와 지하실을 헤매다 위로 올라온다' '전에도 여기에 왔다가 끔찍하고 무서운 것을 봤었다' '올라오면서 지하실로 이어지는 뚜껑문의 걸쇠를 잠궜다'는 등의 사항으로 봐서 내 심리 기저에 있는 무언가가 반영된 꿈일 수도 있다. 


손을 채 씻지 못했다거나, 예의 뚜껑문 외에도 문이 몇 개 더 있었는데 완전히 닫지 않았다거나 하는 게 좀 그렇긴 한데.... 일단 탈출해서 땅 위로 올라왔으니 좋은 의미라고 생각해도 되... ...려나....


....인상 깊은 꿈이긴 해서 일어나자마자 여기다가 쓰다가 문득 탈력감이 들었다. 그래봤자 꿈일 뿐이잖아-_- 내 기대나 희망이 그런 꿈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은 있지만, 정말 그렇게 되리라는 법은 전혀 없다.    

And

그 친구한테는 바보 같은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서....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어쩌면 이제 그 친구는 날 딱히 친구로 여기지도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내 그 친구가 마음에 걸린다. 


난 변변한 친구가 없다. 적당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몇 있고, 그 사람들도 괜찮은 사람들이라곤 생각하지만.... 그냥 거기까지다. 하지만 유독 그 친구가 마음에 걸리는 건, 내가 자발적으로 거리를 두는 게 아니라 그럴 의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내 잘못으로 인해 멀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무렵 만나서 친해졌다는 이유도 있고. 지금 나는 그 때의 나 자신이 한심하고 어리석다고 여기고 있을 망정. 


요즘 들어 계속 마음에 걸리고, 그 친구가 자꾸 떠오른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 만나자고 해서 당시 심정을 털어놓고 사과할까... ....뭐, 싫다면 어쩔 수 없고.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우리는 화해했고, 다시 친구가 되었다'고 여겼었다. 그리고 1년 뒤 그 날이 왔고.... 그 날 느꼈던 그 끔찍한 절망감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


그 친구는 나 말고도 친구 많을 테고... 본 지도 몇 년이나 지났겠다 이젠 딱히 날 친구로 여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일 내 사과를 받아준다고 해도 전처럼 친하게 지낼 수 있으리라는 법도 없고, 기껏해야 '나쁘게 절교한 것'이 '좋게 절교한 것'으로 바뀌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내가 걔하고 사귀거나 한 것도 아니었는데 뭐야 이거. 걔가 남자였어도 똑같이 이렇게 고민했을 거 같긴 한데.

 



And

또 악몽 꿨다. 아 망할....


꿈의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즐거운 꿈에 가깝다. 하지만 그 꿈의 내용이 절대로 실현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이상 그건 악몽에 불과하다.


난 내가 한 때 더할 나위 없이 간절히 원했던 것, 그리고 지금도 속으로는 완전히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결코 갖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 미련을 떨쳐낼 수 있기를. 혼자 견디고 살 수 있기를.





And

일단.... 임모 씨가 1)정말로 자살했고 2)보도 자료에서 나온 대로 20년 동안 근속해 온 보안팀 직원이고 3)유서도 조작되지 않았다 라는 세 가지 전제가 전부 참이라고 일단 가정하자면(영 의심스러운 껀덕지가 많지만 어디까지나 '일단' 그렇다고 치고)....


유족들은 안 됐지만, 난 임모 씨를 동정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국정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게 20년 전이다. 1995년이라면 김영삼 전 대통령 재임 시기고, 이 무렵은 군사 독재를 끝내고서 문민정부가 들어섰다는 상징성과 더불어 금융 실명제, 하나회 척결, 5.18 진상 규명 등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던 시기다. 그와 더불어서, 중정이 안기부로 바뀜과 더불어서 중정 시절의 온갖 막장짓이 슬슬 언론에 풀리던 시기고. 안기부장의 의전 위상이 격하된 것도 이 시기다(중정 시절 중정부장은 대통령과 독대가 가능했다). 하지만 94년의 미림 팀 재건 등 여전히 어둠이 채 걷히지 않았던 무렵이고... 바로 이런 시기에 당시 안기부 보안팀에 취직했다는 것은 "난 내 직장이 불과 10여 년 전까지 민주화 운동 탄압하고 정권 보위를 위해 온갖 악랄한 정치 공작을 펼쳤으며 지금도 여전히 뒤가 구린 곳이어도 상관 없다"고 선언한 거나 다름 없다. 그 사람에게 안기부 안 들어가면 가족들이 위험에 처할 거라거나 하는 식으로 협박한 사람도 없었고, 이로부터 2년 뒤 IMF가 터질 때와는 달리 이 당시 한국은 경제 상황도 썩 괜찮은 편이었다. 외압도 없었고, 다른 직장을 구할 수도 있었고, 지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슨 짓거리를 해왔는지 정보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데도 불구하고 임모 씨가 안기부에 취직을 했다는 건, 자신의 직장에서 그간 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그런 짓거리가 옳다고 여겼거나, 그냥 자신은 시키는 일만 할 뿐 자신과는 상관 없는 문제라고 여겼다는 의미다.


유서에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메시지 보니까 구구절절하던데(이것도 일단 조작되지 않은 거라고 치고).... ....임모 씨가 일하던 직장에서 납치하고 고문해서 반병신 만들고 미치게 하고 죽인 수많은 사람들도, 바로 그런 가족들이 있었다. 난 그 둔감함을, 무관심을, 자기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는 너무나도 간단한 외면을 증오한다.   


난 임모 씨를 동정하지 않는다. 더 큰 죄를 지은 놈들이 이걸 방패로 도망칠 게 확실하다는 것, 그리고 아마 2년 뒤에도 경제드립에 빨갱이드립으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리고 이민갈 돈도 연줄도 없는 나는 계속 이 나라에서 살아가야 할 거라는 사실이, 지금의 어린 아이들 역시 이런 나라에서 자라나며 그 둔감함과 무관심, 외면을 내면화해 갈거라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속쓰릴 뿐이다.   

And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이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걸 보고서 '내가 전라도에 와 있구나'라는 걸 실감했다. 날은 무더웠지만 그래도 몇 년 동안 꾸준히 만나면서 친해진 사람들과의 여행이라 즐거웠는데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XX님 글에선 중2함이 느껴져요' 같은 소리를 해서 살짝 기분이 상했다. 화를 낼까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 자리에 있어서 참았다. 나중에라도 따로 이야기할까 싶었는데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나도 스스로가 한심하고 구질구질하게 느껴지니. 하지만 나는 자살 시도까지 할 정도로 속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잔뜩 쌓여 있었고, 그로 인해 남에게 중2병이니 뭐니 하는 조롱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 몇 년 동안 알아왔고 어느 정도 친분도 있긴 하지만 무슨 절친이거나 한 것도 아니겠다... 역시 우울한 소리 따위는 남 앞에서 섣불리 할 게 못 되긴 하지, 쯧. 혼자 감당하고 있자니 자꾸 넘치는 느낌이긴 한데. 그릇을 키울 수 밖에. 


...쓰다 보니 새로운 가능성이 떠올랐다. 그 지인과 나를 잇는 매개는 어디까지나 '소설'이다. 그 지인도 소설을 쓰는 사람이고, 소설 속의 설정이나 인물들을 통해 작가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파악하는 건 무리라는 걸 모를 리가 없다. 내가 전에 그 지인 있는 자리에서 좀 땅을 파거나 한 적이 몇 번 있긴 한데... 굳이 '글에서 그런 게 느껴진다'고 한 건.... ....어 혹시 그 지인 이 블로그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설마, 그 지인과 내가 엄청나게 절친하거나 한 것도 아니겠다 그 지인도 바쁘게 사는 사람이겠다... 굳이 티스토리 블로그까지 찾아올 거 같지는 않다.   





And

http://issue.visualdive.co.kr/mers/


노무현 그림자 밟는답시고 사스 대응 매뉴얼까지 파기했던 새누리당 패거리들+청와대보다 훨씬 일 제대로 하네. 박 시장이 가끔 가다 괴상한 말을 한 두 마디 하긴 하지만 메르스 대응만으로도 까방권 줄 만하다. 

And




어떨 때는 뱀파이어, 어떨 때는 시스 군주, 어떨 때는 중간계 제일의 현자였던 마법사. 


훌륭했던 연기, 잊지 않겠습니다. 편히 잠드시길, 대마법사.

And

메르스가 난리긴 난리구나...


전에 많이 좋아했던 과 선배 생각났다. 몸도 약하신 분인데 괜찮으실까. 감기 걸리셔서 앓아 누우시는 바람에 귤 사다 드린 적이 있었지. ....뭐 지금 쯤이면 그 선배도 결혼을 했거나 최소한 남자 친구 정도는 있을테니, 뭐 잘 챙겨주겠지. 없어도... 음.... ....남편이건 남자 친구건, 옆에서 신경쓰고 챙겨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난 이제 그 선배와 더 이상 연이 없는 모양이니. 


...그리고, 지금 반한 분도. 이제 슬슬 내 감정도 거의 다 끝나간다 싶긴 한데, 그래도 걱정되긴 한다.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길.


+


어젯 밤 꿈에, 오랜만에 반한 분이 나왔다. 그 분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뭔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난 멀찌감치서 그 분이 날 알아보질 못하길 바라면서 그걸 바라보는 꿈이었다. 여전히 아름답더라. 


난, 내 감정이 멀지 않아 모두 사라질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분은, 내가 자신한테 반했다는 걸 모르셨으면 한다. ....혹시 그 분이 우연히 이 블로그 보시게 되면 창피해서 어쩌지... ...싶기도 한데, 그래도 그 분이 '이거 나구나'라는 걸 깨달을 만한 증거는 전부 없앴다. 그러니 괜... ...찮을... ....거다 아마도.



And

그 꿈 속에서, 난 어떤 공동체의 일원이었다. 좋은 사람들이었고, 그 중에는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사건 때문에 나는 외따로 떨어졌고, 혼자서 몇 년을 헤매며 온갖 고생을 하다가 다른 공동체에 흘러들어갔다. 난 원래 소속을 밝혔고, 그 사람들은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다고 나를 뜯어 말렸지만 난 듣지 않고 다시 원래 있던 공동체를 찾아 떠나서는 결국 찾아냈다. 사람들이 환영하는 가운데, 옛 사람과 재회해서는 그녀를 껴안고 이제 행복하다고 여기던 순간에 잠을 깼다.


그리고 난 그 행복이 단지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한 때 내가 더 없이 간절하게 원했고 지금까지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미련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는 그것을... 현실에서는 결코 가질 수 없을 것임을 알고 있다.   



견디고 살 수 있기를 바란다.

And

그 분에 대한 내 사랑도, 이제 거의... 정말로 거의 다 끝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저 밖에서 내리는 비 속의 눈물처럼, 그 분에게는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 채 내 안에서 이렇게 흐려지리라는 걸. 결국은 역시 이렇게 될 거라는 걸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 분이 행복하게 잘 지내시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는 누군가에게 반할 일이 없길 바란다. 난 평범하게 연애 같은 거 하기에는 정서적으로 너무 문제가 많다. 차라리 그런 감정 자체를 느끼지 않는 쪽이 낫다. 


.........


차라리 바람이나, 빗방울이나, 모래알 같은 걸로 태어났더라면.


+


주말에 어벤저스2를 보고 왔다. 브루스 배너 박사에게 엄청나게 감정이입이 되더라.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점까지. 

 

And

나쁜 옛 기억이 별 이유도 없이 떠올라서,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난 내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막연하게나마 자각하고 있었고, 군대를 제대할 무렵에야 그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그게 10년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난 후회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더없이 간절히. 시행착오가 있을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고, 그렇게 실패와 약간의 위안, 희망을 반복해가면서도 조금씩 나아져 가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난 알고 있다. 때로는, 진심과 선의가 가장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걸. 그 독은 평생 동안 내 혈관을 타고 돌며 날 괴롭힐 테고, 결코 회복할 수 없다는 걸. 그걸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서 한 번 죽으려고 했고, 그마저도 실패했다. 그 때, 난 내가 한 때 지키고자 했던 게 내 안에서 무너지는 걸 느꼈다.


이젠 그저... 아마도 난 죽을 때까지 人間이 될 수 없다는 게 내 운명이려니 한다. 하지만 가끔은, 예를 들어 오늘 같은 날은 그 날의 기억이, 그 날 느낀 절망이 너무나 끔찍하고 생생하다. 나새끼가 이러니까 모처럼 반한 사람이 생겨도 입도 뻥끗 못하고 오히려 내 쪽에서 멀리하는 거지. 스스로 생각해봐도 진짜 개노답이네 썅ㅋㅋㅋㅋㅋㅋㅋ


....뭐, 일베충 수준이 아닌 이상(사실 당연히 그보단 나아야 하고) 왠만하면 어떤 남자도 뭐 나보다는 정신 상태가 건전할테고, 그 분도 뭐 아무 놈하고나 덥석 사귀지야 않겠지. 그 분이 행복하게 잘 지내신다면 적어도 최악은 아니다.


날씨도 좋고 다 좋은데 왜 쓸 데 없이 떠올라 가지고.... 아 기분 더럽네 진짜.


집중할 일이 필요하다.   

And
And
And



And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100&artid=201504132151545


벌써 1년이 지났구나. 살고 싶지 않은 나는 살아 있고, 살고 싶었을 사람들은 죽어 있고.

And

그 분에 대한 내 감정도 많이 흐려졌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완전히 지워지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불현듯 또 생각났다. 그 웃음, 그 머리칼, 그 눈동자. ...그리웠다, 좀 많이. 


그와 동시에,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 분과 난 생판 남남인데'라는 자문과 함께 한참 머리 속 구석으로 치워놓고 있던 자살 충동이 다시 몰려 들었다. 전에 한 번 죽으려고 했던 이후, 그 충동은 일종의 보험이 되었다. 무엇을 하고 있어도 머리 속 한 구석에선 '죽을까' 하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고, 때때로 그것은 '이거 저거 좀 더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마지막으로 나를 써'라고 속삭이곤 했다. 


이거 저거 할 것은 아직 약간 남아 있다. 그래도, 그래도. 결국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비가 내린다. 사랑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이 내 안에서 겹치는 게 느껴진다.

And

반한 분을 떠올릴 일이 좀... 있었다. 돌아오는 길 위의 인파 가운데, 그 분의 얼굴만이 가득했다.


내 감정이 한 없이 얄팍한 것이라는 걸, 내 안의 그 분은 진짜 그 분이 아니라 온갖 미화와 환상으로 덧칠된 자아도취적인 이미지에 불과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아마도 그런 내 감정은, 도저히 사랑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만에 하나. 정말로, 정말로 만에 하나. 내 감정이 사랑이 맞다면,


난 내 그 사랑이 집착과 질투로 타락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주말이다. 날씨는 맑고, 벚꽃은 피었다. 데이트라도 하셨으려니 한다. 행복하게 잘 보내셨기를.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내 감정이 완전히 흐려지고 나면 그 후로는 누군가에게 반할 일 같은 건 없었으면 한다.

And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4082235595&code=210100


세월호 침몰 1주년을 맞이해, 박민규 작가가 특별 기고한 글.

And

또 반한 분이 떠올랐다. ....이젠 내 감정도 많이 흐려졌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그 분은, 내 감정을 받아 줄 수 없는 입장이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 감정을 아신다면 불편하실 수도 있고. '나 인기 많구나' 하고 기뻐하실 수도 있지만 모험은 하고 싶지 않다. 놀라실지도 모르고. 무엇보다도, 그 분이 남자친구가 없으셨어도 나는 내 문제 때문에 다가가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에 다른 사람한테 반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그 때는 결국 내 감정을 가누지 못하고 고백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 사람은 불편해 했었다. 고백 방식과 타이밍이 안 좋기도 했지만. 그 사람이 깔끔하게 거절해줘서 차라리 고마웠었다. 



이번엔, 그 때와는 다를 거다.  


And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40808


한국 대기업:

당신에게 소 500마리가 있습니다. 당신 목장에서 일하는 일꾼들에게 우유를 당신 맘대로 나눠주며, 일꾼 하나가 와서 왜 이것 밖에 안 주냐고 항의하면 당신 옆에 있는 다른 일꾼은 당신보다 많이 우유를 받아갔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일꾼들이 서로 싸우는 동안 당신은 항의를 하지 않을 만한 일꾼을 새로 뽑을 준비를 합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