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옛 기억이 별 이유도 없이 떠올라서,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난 내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막연하게나마 자각하고 있었고, 군대를 제대할 무렵에야 그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그게 10년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난 후회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더없이 간절히. 시행착오가 있을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고, 그렇게 실패와 약간의 위안, 희망을 반복해가면서도 조금씩 나아져 가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난 알고 있다. 때로는, 진심과 선의가 가장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걸. 그 독은 평생 동안 내 혈관을 타고 돌며 날 괴롭힐 테고, 결코 회복할 수 없다는 걸. 그걸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서 한 번 죽으려고 했고, 그마저도 실패했다. 그 때, 난 내가 한 때 지키고자 했던 게 내 안에서 무너지는 걸 느꼈다.
이젠 그저... 아마도 난 죽을 때까지 人間이 될 수 없다는 게 내 운명이려니 한다. 하지만 가끔은, 예를 들어 오늘 같은 날은 그 날의 기억이, 그 날 느낀 절망이 너무나 끔찍하고 생생하다. 나새끼가 이러니까 모처럼 반한 사람이 생겨도 입도 뻥끗 못하고 오히려 내 쪽에서 멀리하는 거지. 스스로 생각해봐도 진짜 개노답이네 썅ㅋㅋㅋㅋㅋㅋㅋ
....뭐, 일베충 수준이 아닌 이상(사실 당연히 그보단 나아야 하고) 왠만하면 어떤 남자도 뭐 나보다는 정신 상태가 건전할테고, 그 분도 뭐 아무 놈하고나 덥석 사귀지야 않겠지. 그 분이 행복하게 잘 지내신다면 적어도 최악은 아니다.
날씨도 좋고 다 좋은데 왜 쓸 데 없이 떠올라 가지고.... 아 기분 더럽네 진짜.
집중할 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