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하수도로 이어지는, 낡고 더러운 지하실 비슷한 곳에서 '난 이곳을 알고 있다' '전에 여기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었다' 같은 생각을 하며 하수도와 지하실 여기 저기를 뒤지고 다니다가 간신히 벗어나 뚜껑문을 잠그고 땅 위로 올라오는 꿈이었다. 땅 위에서 잠시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밝아오고 사람들이 오가는 걸 보면서 바람을 쐬다 손을 씻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깼다.
난 예지몽이나 현몽 같은 건 별로 믿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무의식이 꿈을 통해서 드러난다고는 생각한다. '낡고 더러운 하수도와 지하실을 헤매다 위로 올라온다' '전에도 여기에 왔다가 끔찍하고 무서운 것을 봤었다' '올라오면서 지하실로 이어지는 뚜껑문의 걸쇠를 잠궜다'는 등의 사항으로 봐서 내 심리 기저에 있는 무언가가 반영된 꿈일 수도 있다.
손을 채 씻지 못했다거나, 예의 뚜껑문 외에도 문이 몇 개 더 있었는데 완전히 닫지 않았다거나 하는 게 좀 그렇긴 한데.... 일단 탈출해서 땅 위로 올라왔으니 좋은 의미라고 생각해도 되... ...려나....
....인상 깊은 꿈이긴 해서 일어나자마자 여기다가 쓰다가 문득 탈력감이 들었다. 그래봤자 꿈일 뿐이잖아-_- 내 기대나 희망이 그런 꿈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은 있지만, 정말 그렇게 되리라는 법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