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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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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이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걸 보고서 '내가 전라도에 와 있구나'라는 걸 실감했다. 날은 무더웠지만 그래도 몇 년 동안 꾸준히 만나면서 친해진 사람들과의 여행이라 즐거웠는데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XX님 글에선 중2함이 느껴져요' 같은 소리를 해서 살짝 기분이 상했다. 화를 낼까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 자리에 있어서 참았다. 나중에라도 따로 이야기할까 싶었는데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나도 스스로가 한심하고 구질구질하게 느껴지니. 하지만 나는 자살 시도까지 할 정도로 속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잔뜩 쌓여 있었고, 그로 인해 남에게 중2병이니 뭐니 하는 조롱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 몇 년 동안 알아왔고 어느 정도 친분도 있긴 하지만 무슨 절친이거나 한 것도 아니겠다... 역시 우울한 소리 따위는 남 앞에서 섣불리 할 게 못 되긴 하지, 쯧. 혼자 감당하고 있자니 자꾸 넘치는 느낌이긴 한데. 그릇을 키울 수 밖에. 


...쓰다 보니 새로운 가능성이 떠올랐다. 그 지인과 나를 잇는 매개는 어디까지나 '소설'이다. 그 지인도 소설을 쓰는 사람이고, 소설 속의 설정이나 인물들을 통해 작가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파악하는 건 무리라는 걸 모를 리가 없다. 내가 전에 그 지인 있는 자리에서 좀 땅을 파거나 한 적이 몇 번 있긴 한데... 굳이 '글에서 그런 게 느껴진다'고 한 건.... ....어 혹시 그 지인 이 블로그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설마, 그 지인과 내가 엄청나게 절친하거나 한 것도 아니겠다 그 지인도 바쁘게 사는 사람이겠다... 굳이 티스토리 블로그까지 찾아올 거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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