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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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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좀 만나기로 한 날이다.


그 사람이 개새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알아왔고, 괜찮은 사람이다. 가능하면 앞으로도 좋게 잘 지내고 싶고. 하지만 괜찮은 사람도 말 실수 정도는 할 수 있는 거고, 난 그 '말 실수'가 엄청나게 기분이 더럽다. 만일 실수가 아니었다면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왜 이러한지에 대해 일일이 타인의 이해를 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될 만한 이유가 있었고, 그건 중2병 운운하는 비웃음을 살 만한 게 아니다. 



오랫동안 봐 왔겠다,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겠다 뭐 예상해둔 제일 나쁜 경우... 까진 가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혹시 모르니 대비는 해둬야 할 것 같다.  


+


제일 나쁜 경우는 면했다. 다행스런 노릇이다. 아직 좀 석연찮은 구석은 있지만... 의심하다 보면 끝이 없는 법이다. 


어지간해서는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난 가장 나쁜 경우의 수를 상정하고서 대비해 두고, 구체적인 대비를 할 수 없을 경우에는 하다 못해 마음의 준비라도 해 두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다.


난 두 번 다시 그 날의 절망을 반복하지 않을 거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