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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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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광장, 그리고 광화문으로 간다. 


난 사람이 싫다. 한 때 가졌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사는 人間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포기한지 오래 됐다.


하지만 아직, 같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루는 연대는 그 정도로 싫지는 않다. 객관적으로 그런 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도 알고 있고. 자기 모순이긴 하지만.



신의도 절조도 갖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명예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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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여, 드높이 날리던 깃발이여

내 너를 다시 높이 들어 우러르게 하리니

사랑이여, 피할 수 없는 내 운명이여

식어가는 이 내 심장을 다시 불타게 하라

혁명이여


+


...라고 엄청나게 비장하게 써놓고 현장으로 갔는데 놀랄 정도로 아무 트러블 없이 돌아왔다. ...트러블 없었으면 좋은 거지 뭐. 옆에서 같이 행진하던 아저씨가 귀엽게 생긴 6살 짜리 딸을 데리고 나오셨더라. 그 아이는 10년 후, 20년 후, 이 날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 아이가 지금 나만큼 나이를 먹고 난 후의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는 조금 나아졌을까.



7년 전 촛불집회 때는 밤 10시부터가 진짜 집회의 시작이었다. 가로등 끄고 소화기 뿌리고 살수하고... ....개쩔었지. 내가 있는 동안에는 별 문제 없었지만 오늘 밤 경찰들이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부디, 아직까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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