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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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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그 꿈에서는 일어나고 있었다.

....꿈 속에서의 시간대는 다르지만 요즘, 비슷한 꿈을 종종 꾸곤 한다. 한결 같이, 지금껏 살아 온 가운데 가장 후회와 부끄러움이 많을 무렵이다.


현실과 꿈은 다르다. 그것은 내가 지고 가야 할 짐이다. 잠에서 깨고 나면 곧 잊혀져 버리는 미망 따위에 의존하고 싶지는 않다.

...사랑했던 분의 꿈을 꿨을 때, 그 분을 끌어 안고 그 머리칼에 얼굴을 파묻고 있을 때도, 더없이 행복했지만 난 그 때도 그게 현실이 아니라는 걸- 결코 나의 현실이 될 수 없는 순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

그 분은 잘 지내실까. 잘 지내고 계시려니... 한다.


제발, 행복하게 잘 지내시기를.

And



.........

이 순간도 곧 지나 가리니.
And
*오랜만에 어머니와 누나와 나가서 저녁(오리 훈제)을 먹고 들어왔다. 7월 동안은 내내 입원했었으니... 거의 3~4개월 만인 듯. 어제는 탕수육... 탕수육... 내일은 장어... 장어...

*지난 주에 병원에 가서 의사한테 뛰어 다니려면 얼마나 더 있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두 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시밤. 그래도 요즘 운동을 해야겠다는 필요성이 느껴져 수영장에 등록했다. 수영은 관절에 무리가 별로 가지 않는 운동이니 괜찮겠지.

*이번 달은 모 웹진 원고 줘야겠다 싶어서 리뷰용 서적 재독 중인데 진도가 잘 안 나간다. 어차피 다 읽은 책인데 그냥 쓸까... TRPG 서플리먼트 룰북 리뷰는 꽤 모험적인 시도긴 한데... 편집장님이 괜찮다고 하셨으니 괜찮... 을 거다 아마도(...)

*겁스 초상능력 주문. 나온지 1년이 넘은 책인데 사야지 사야지 마음만 먹고 있다가 결국 큰 마음 먹고 질렀다. 질은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것 같지만 24천원 짜리 책은 섣불리 손이 안 간다, 크헉.

*TRPG 안 한지도 꽤 오래 됐다. 사람이 모자란다는 팀이 있긴 한데... 캠페인 분위기가 별로 취향이 아니라서 미묘. 역시 내 취향은 안구에 쓰나미가 밀려 오는 상황 속에서도 나름의 이상과 대의를 위해 싸우는 거지 선악 구분이 흐릿한 회색 세계 속에서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무슨 소년 만화도 아니고, 별로 어른스럽지 못한 취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스타 크래프트2 테란 캠페인 약간 손대 봄. 블쟈가 까일 이유야 많지만 그래도 게임 재미있게 잘 만든다는 건 레알인 듯. 아리엘 핸슨 누님 항가항가
 
*9월 14일까지 고쳐서 보내야 할 소설 2편 있음. 계속 미루다가 밤새 퇴고하며 피 토하지 말고 얼른 끝내 버릴까...

*<타로카드 22제> 리뷰 발견. 오오 하며 읽다가 내 작품은 언급이 안 되어서 안습. 저번에 본 다른 리뷰도 그랬지....OTL 차라리 까이기라도 하면 그 중에 받아들여야 할 부분을 발견할 기회라도 있지, 꽥.

*8월의 마지막 날이다. 원래대로였으면 기숙사로 돌아갔어야 있어야 하지만... 지난 학기에 학과 생활에 대해 학을 뗐던 게 아직 앙금이 남아 있는 데다 입원했던 것 때문에 복학을 미뤘다. 알바도 하기 힘든 상황이니 다른 방향으로라도 뭔가 진보를 이뤄야 할 텐데, 휴우.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예술도 학문도 기다릴 수 있지만 사람은 한번 가면 오지 않는다'는 글을 봤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살면서 무언가를 잃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고, 잃은 건 대개 얻은 것보다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이젠 끝난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새삼 떠올라 며칠 좀 앓았다. 일어나지 않을 일은 생각할 필요가 없을 텐데. ...괜찮다, 이 정도는 예상 범위 내다. 견딜 수 있다. 이 순간도 지나가겠지.

+

*전부터 종종 느껴왔던 거고, MBTI를 비롯한 심리 검사에서도 나온 결과지만... 난 역시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본능적으로 정서적인 판단이나 배려보다는 이성에 의한 분석이 먼저 행해지는 성향이 강한 모양이다. 알량한 이성 따위 치우고 마음껏 웃거나 울거나 화내고 싶어지는 상황도 여러 번 겪어봤지만, 감정이 끓어 오를 때마저도 내 머릿속 한 구석에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말과 행동이 가장 적절한가'에 대한 분석이 돌아가고 있었다.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한 적도 몇 번 있었지만 항상 별로 뒤끝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역시 그건 내 천성에 가까운  것 같다. ...난, 아무래도 역시 서툴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아침에 수영하러 갔다 왔다. 아침 시간인데도 사람 많더라(주로 동네 아줌마들). 오면서 담배 한 갑 사온다는 걸 깜박했다. 우우 더운데 나가서 사와야 되나-_-
And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폭풍간지 포스터. 하지만 그 진실은 충격과 공포가 플라즈마 캐스터 후폭풍 마냥 휘몰아친다

스탭롤이 올라가는 순간 입 속으로 중얼거린 한 마디.

시밤


프레데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크리처 중 하나다. 그 고도로 발달한 과학력과 우수한 지성, 그리고 호전적이고 원시적인 용맹성과 명예욕. 일견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요소들이 공존하는 외계 생물체라는 컨셉은 그 세련된 디자인과 맞물려서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내내 날 하악하악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티저 무비를 보면서도 어딘가 시망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게 좀 불안했는데... 프레데터라는 크리처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난 그토록 악명 높았던 에일리언VS프레데터2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다) 영화적으로 좀 구려도 어지간해서는 수긍하고 볼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나는 상상한 그 이상(나쁜 의미로)을 보아 버렸다.

일단 이 영화 자체는 프레데터1, 프레데터2, AVP 중 일반적으로 가장 걸작으로 일컬어 지는 프레데터1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배경도 1에서 아놀드 주지사님하와 프레데터가 맞붙었던 정글(당시는 과테말라 밀림이라는 설정이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프레데터들이 우주 각지에서 잡아 온 외계 괴물들을 풀어놓은 사냥터로 전용하고 있는 정글 행성이다)이고, 영화 초반에 1에 대한 내용도 잠깐 나온다(유일한 생존자였던 주지사 님하가 자신이 맞서싸운 괴물의 외양과 특성, 능력에 대해 증언을 남겼다고 언급된다). 2편의 도시 한 가운데서의 '우주 최고의 사냥꾼'VS'리쎌 웨폰'이라는 컨셉도 괜찮았지만 2의 프레데터는 좀 포스가 떨어졌으니까... 이건 마음에 들었다. 첫 장면 이후, 주인공들이 하나 둘 모이는 부분에서 약간 위화감을 느꼈지만("출근길에 빛이 번쩍했다가 정신차려 보니 낙하산 매달고 떨어지고 있었다? 프레데터들은 뇌의 절반 중 반에는 과학기술, 나머지 절반 중 반에는 전사의 자존심(해골 트로피 만들기 포함), 나머지 절반에는 사냥만 들어차 있는 애들이고, 지구인들의 가치관이나 장비에 대해서는 도통 개념이 없어 보이던데 그런 것까지 마련해 주디?" "너는 점쟁이냐? 얼굴만 보고 누구는 이스라엘 군, 누구는 스페스나츠, 누구는 멕시코 마약 갱이라는 식으로 바로바로 견적이 나오냐? 게다가 연쇄 살인마는 아예 범주가 다르쟝?")... 애초부터 기대치를 약간 낮춰두고 그저 오오 프간지 오오 하고 찬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갔었기 때문에 대충 넘어 갔었다. 다들 험악하게 살아온 인물들이고, 낯선 상황에 갑작스레 떨어져서 서로 의심하고 죽이려고 드는 거야 충분히 자연스럽긴 한데 그 싸움이 멈추고 서로 협력하게 되는 과정이 부자연스럽다. 차라리 서로 죽이려 들다가 프레데터들 사냥개가 난입해 와 얼떨결에 협력하게 됐다고 하지 그래. 그래도 여기까지는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주인공들 집어 넣고 설명하려니 그런 거라고 넘어갔다. 그리고 내내 클로킹 상태로 감질나게 하던 프레데터들이 적외선 탐지 장비가 실린 비행 로봇으로 인간들을 포착하고는 차례차례 클로킹을 풀며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그야말로 폭풍간지. 그 장면 하나 만은 구라 안까고 정말 멋졌다.

....그리고 나는 그 시점에서 극장을 나왔어야 했다.

프레디 로드리게즈 이생퀴야, 타란티노랑 헤어지고 정줄 놨냐!? 님 왜 이럼, 옛날엔 이런 감독 아니었잖아! 로렌스 피시번 같은 배우를 그런 식으로 소모해야겠음? 무려 모피어ㅅ... ...어흠. 아무튼,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인물들이 생동감이 없다는 점이다. 무려 외계인이 눈 앞에 돌아 다니는데 지나치게 상황에 빨리 적응하는 등 '각본 상의 필요로 인해 기능적으로만 움직이는' 티가 너무 뻔히 나는 것까지는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나름 인간미를 부여한답시고 취하는 방법이란 게 지나치게 뻔하고 진부하다는 게 문제다. 어린 자식들 사진 보여주며 '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야 해'드립이라니, 맙소사 이게 무슨 80년대 전쟁 영화임? 그것만으로도 문제인데 영화가 진행되며 인물들이 우수수 죽어 나가니 더 심각해진다. 안 그래도 그럴싸한 과거사가 풀린 것도 아니고 도통 공감이 안 가는 인물들인데 그저 진행 상의 필요로 인해 그렇게 소모되어 버리니 긴장감도 안 들고 맥이 풀린다. 최근 몇 년 간 본 영화 중에서 이 정도로 인물들이 매력 없는 영화는 처음 본다.

각잡고 액션 영화로 만들었으면 전투 씬이라도 화려하던가, 하다못해 일본도 한 자루 든 야쿠자와 프레데터 간의 1대 1 대결은 오리엔탈리즘 스멜이 물씬 풍기면서 오글거리는 재미라도 있는데 나머지는 개판이다. 나의 프레데터는 리스트 블레이드만으로 수많은 에일리언들을 철근처럼 씹어 먹으며 무쌍난무를 펼치는 폭풍간지지 고작 총 몇 방 맞았다고 어버버하다 주저 앉아 버리는 약골이 아냐OTL ...냉정히 생각해 보면, 프레데터1 기준으로는 그 정도 파워 레벨이 적당하긴 하다. 그 이후 나온 게임 등에서 지나치게 파워풀해진 거지. 하지만 초반에만 전술 같은 걸 좀 쓰는 것 같다가(목소리 흉내내는 아이디어는 꽤 그럴싸했다) 중반 이후로는 수류탄을 비롯한 폭발물에 얄짤없이 낚인다. 프레데터가 플라즈마 캐스터나 디스크 같은 원거리 무기에 의존하기보다는 육박전을 통한 정면 승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고려해도, '최소한 인간 수준, 어쩌면 그 이상으로 지적인 놈들'이라는 게 거의 어필이 안 됐다. 상대의 특성에 따라 무기와 편성을 바꾼다고 인물들 입으로만 주절주절 설명해주면 뭐하냐고 정작 중요한 영화 상에서 그런 모습이 도통 안 보이는데 이거 어떻게 설명할거야 로드리게즈 ㅅㅂㄻ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넷건이나 디스크, 콤비 스틱 같은 다양한 무장들은 엿바꿔 먹었냐? 그것들은 1에서 안 나왔으니 무시했다 치더라도, 초반에 잠깐 나온 정찰용 비행 로봇은 왜 안 쓰는 거고 그야말로 필살 무기 포스를 자랑했던 플라즈마 캐스터 위력은 왜 그리 조루인 거고 개나소나 간파하고 쏴 맞추는 클로킹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데 응응응?

꽤 괜찮은 영화였던 1편의 오마쥬로 보이는 장면들이 이래저래 많은데, 그 장면들은 1에서는 영화 내에서 확실히 '그런 장면이 나올 수 있을 만한'  개연성이 있었고 그걸 최대한 살려 주는 연출이 받춰 줬기에 명장면이 되었던 거다. 그런데 그냥 아무 설득력 없이 적당히 '그 장면 간지났으니까 여기서도 집어 넣자'라는 마인드로 대충 우겨 넣은 티가 난다. 머 병시나?

그리고 결정적으로, 후반의 어이 없는 반전(이라고 해주기도 아깝다). 니마 복선 없는 반전은 보통 반전이라고 하지 않고 걍 ㅈㄴ 생뚱맞은 전개 내지 억지라고 하거든요?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나름 그걸로 지금까지의 다른 프레데터 영화에서는 표현하지 못했던 주제의식을 드러내고 싶었던 모양인데, 내적으로 무리수돋는 설정이나 전개가 너무 많아서 설득력 쥐뿔도 없거든요?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마지막으로, 나는 저 커플링 반댈세. 영화 도중에 저 둘은 별다른 플래그도 안 섰거등요? 걍 마지막에 살아남은 게 저렇게 둘이니까 적당히 사귀라는 거임? 게다가 여자 쪽이 너무 아깝잖아, 저래놔선!!!!!!! 그 조루 엔딩은 또 뭐고, 장난함?


총평은 별 다섯개 만점에 두 개. 별 하나 중 절반은 '그래도 어쨌든 프레데터가 나오니까'라는 이유로 줬고, 절반은 알리스 브라가가 연기한 이사벨 누님이 마음에 들었다는 이유로 줬음(....)

만일 프레디 로드리게즈가 후속을 만들면(세계적으로 폭풍까임 당하고 장렬히 흥행 시망할 거 같지만) 아무리 프레데터라고 해도 내가 머리에 총맞지 않는 한은 안 보러 갈 거다 후(...)

And
개신교로 개종하실 모양이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마음의 평화를 발견했다고 하신다.

나는 반대할 권한이 없다. 나도 스스로를 천주교 신자라고는 여기지만 그것은 형식 상일 뿐, 내가 섬기는 신의 본질은 인간이 만든 교리 속에 우겨 넣을 수 없고 훨씬 멀고 심오한 데 있으며 따라서 굳이 '기독교'라는 형태의 종교 안에서만 구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정통 교리 상으로 보자면 그러한 내 사고방식은 확실히 독신 내지 이단이 맞다. 굳이 신학적 차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불합리한 부분이 있고-.

개인적으로 개신교에 대해 부정적이긴 하지만 그것도 교리 자체 때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세속적인 이유에 의한 것이다. 2000년이 넘는 시간 속에서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장해 가는 동안 교황청을 정점으로 하는 일원화된 교단 체계를 유지해 온 천주교는 본질적으로 보수적이고 권위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성직자들의 교육 역시 검증된 절차를 통해 엄격히 이뤄지며, 서품을 받은 이후로는 중앙에서 개인적인 생활에 필요한 장소와 물품 등을 지원해 주고 교회 건물의 유지보수 등도 중앙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성직자들의 개인적인 타락이나 외도가 어렵다-적어도 금전적으로는-.
 
그러나 개신교는 다르다. 개신교는 만민 사제론을 따르며, 천주교처럼 중앙집권적이지 않다. 그 방식에 있어서도 목사 개인의 인품과 설교 능력 등을 통해 신도들을 유치해 교세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형태를 가지며, 천주교처럼 '중앙'이 지원해 주는 게 없다. 이러한 방법은 목사가 보다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형태로 교리를 해석할 수 있으며, 폐쇄적인 천주교에 비해 혁신이 이뤄질 여지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목사로 하여금 '신도들을 신께 이끄는 목자'인 동시에 '교회 건물과 신자들을 관리하고 교세를 펼쳐야 할 세속적인 경영자'라는 상호 모순성 강한 위치에 서게 만든다. 그리고 후자로 무게추가 기울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으며, 개인적으로는 그 경우의 해악이 천주교의 교리적 보수성-낙태 반대와 동성애 금지로 주로 나타나는-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어머니의 결정에 대해 반대할 권리가 없다. 스스로가 진정한 천주교 신자라고 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며, 타 종교에도 구원의 여지가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현실적으로도 개신교라고 해서 전부 저 악명 높은 순복음 교회를 비롯해 '명백히 타락한' 교회들 뿐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마음 속 한 구석에서 위화감이 떠나질 않는다.
   

And
일찍 잠들어 버리는 바람에 본방 사수 실패해서...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이용.

첫 인상은 그렇게까지 도발적이라거나 위험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4대강 사업이 국해부(이 정부에서는 '국토에 해악을 끼치는 부서'라는 의미다)에서 주구장창 주장하고 있는 대로 홍수 예방 및 가뭄 해소 용도로 적합하냐에 대한 반론으로 시작해(국해부 주장과는 달리 물부족 지역은 영산강 유역 뿐이고, 한강 등은 멀쩡하다) 홍보 영상에서 쓰인 장면이 정기적인 수해가 아니라 태풍 상륙 당시 찍힌 것이라는 점, 그리고 4대강 보 준설 규모 및 형태에 있어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대운하 사업을 계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다(물론 인터넷을 비롯한 확장된 저널리즘에 친숙하지 못하고 늘 보던 조중동과 KBS 뉴스만 보는 어르신들은 잘 모른다). 기본적인 부분을 꼼꼼하게 다시 짚어줬다는 점에 있어서는 괜찮았지만, 김재철 사장이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반려한 법원 결정도 무시하고 수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틀어 막으려고 했을 정도의 큰 떡밥은 나오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항간에서 도는 소문대로 정말 김재철 사장이 쪼인트 까이는 바람에 지레 겁먹어서 오히려 반사 효과만 강화시킨 것 같기도 하고. ...거기에 앙심 품고는 고의적으로 자충수를 둬서 역풍을 노린 걸지도 모르겠다. 오오 고도의 까 오오(...)

하지만 방송을 보고 난 지금은, 당장 2MB가 벌이고 있는 막장짓들에 대한 '저항 의식'이 앞선 나머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문- 왜 그 정도 예산을 4대강 홍보에 쓰는 등 무리수를 둬 가며 악착 같이 삽질을 못해 안달이냐라는 문제가 마음에 걸린다.


가능성 1)돈 때문.
착공 예정 지역에 일가 및 친인척들, 그리고 고등학교 동문 출신 인맥과 영포회 인맥들이 미리 알박기 해둔 걸 회수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가장 신빙성 있게 받아 들여지는 설이다. 지금까지의 임기 동안 2MB는 일국의 대통령으로 가져야 할 자각도 그에 걸맞는 품격도 없다는 걸 몇 차례나 증명해 왔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8162215095&code=960801

이런 기사도 있고.  

http://blog.daum.net/sequncetodispersion/12888408

이런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오직 돈 때문이라고 해석하기에는 아무래도 뒷맛이 껄끄럽다. 2MB는 일국의 최고 통수권자에게 요구되는, '국가'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그에 따르는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대단히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그걸 고려해도, 다른 이유 없이 '오직 돈 때문에' 라는 이유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2MB가 경애해 마지 않는 박정희는 민주주의 질서를 유린한 쿠데타 주모자이며 무자비한 독재자였지만, 그는 적어도 이 나라가 미래에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이며 자신이 그 지도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그 실행 방법 역시도 공보다 과가 크다고 보지만, 적어도 그에 대한 나름의 고민과 성찰은 있었던 걸로 보인다). 그리고 요즘은 70년대와 달리 총칼로 국회를 점거하고 대통령 임기를 종신제로 뜯어 고치는 것과 같은 짓은 못한다. 아무리 2MB가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었다 해도, 임기 후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의 암울한 예측대로 차기를 박근혜가  가져 간다고 가정해도, 이토록 노골적이고 천박하게 이익을 쫓다가는 박근혜가 커버를 쳐 주기 힘들다. 박근혜는 이미지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정치인이고, 주변의 측근들이 아주 격렬히 반발하지 않는 이상 반 이명박 정서를 신경쓰는 척은 할 가능성이 높다. 차후의 보신 및 차기 대통령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이토록 대놓고 돈만을 쫓는다 건 설득력이 부족하다.

포인트:물질적 욕구(특히 부)

가능성 2)거함거포 주의 하악하악.
그는 토목 회사 사장 출신이며, 한국이 미국의 지원을 배경으로 한 급속한 산업화에 힙입어 경제 부흥이 한참 진행되던 70~80년대 젊은 시절을 보냈다. 준공 당시 아시아 최대급 건물이었던 63 빌딩, 올림픽 경기장 등의 건축물이 들어서는 걸 지켜보며 '크고 아름다운 것'='경제력의 상징'이라는 사고방식이 내면화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그 시절처럼 급격한 경제 성장이 불가능해진 21세기에 들어서도 대규모 토목 공사를 벌임으로써 경제를 회복시키고 후세에 길이 남을 기념비로 삼아 역사에 이름을 새기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2MB의 과시적이고 자기 치장적인 성향을 고려해 보면 이것도 설득력이 있다.

포인트:명예욕

가능성 3)테모자레의 안식워ㄴ....
....아니 2MB의 국토 종단 대운하. 건설 주요 포인트를 선으로 연결해 보면 거대한 마법진이 완성되고 그것은 수도 서울을 넘어서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신앙의 증표로써, 지상에서의 부와 안락에 이어 사후 세계에서의 영화마저도 보장되는 천국행 보증 티켓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는 설이다.

가장 판타지돋고 말도 안 되는 가능성이다. 사실 2MB는 정말로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기보다는, 대형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과 인맥을 통해 스스로의 입지를 다지려고 하는 것일 뿐이라는 게 그의 '신앙'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일 것이다(어떤 관점에서 보면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광신도보다도 악질적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이 가능성은 반쯤 개그치는 걸로 생각하고 있.... .....지만..... 아니어쩌면2MB라면정말로진지하게그런생각을하고있을지도몰라ㅎㄷㄷ


...일단 왜 그렇게 삽질에 집착하느냐...에 대한 이유는 크게 봐서 1, 2번 두 가지라고 볼 수 있겠는데, 그래도 뭔가가 영 석연치 않다.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든다.
   

   
   
And
1)<엑스페리먼트> 헐리웃 버젼과 오리지널 버젼을 비교한 리뷰 작성

2)<이끼>원작 웹툰 읽어 볼 것

3)<인셉션> 리뷰 작성

4)겁스 사이버펑크 재독해 서평 작성, 원고로 보낼 것

5)<루시퍼 이펙트>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것

6)<안개 끼는 언덕>, <영웅의 꿈> 고쳐 써서 출판사에 보낼 것.


일단 급한 건 6번과 4번 정도인가... 우우

And
얼마 전에 만난 어떤 사람 생각이 났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재작년 무렵에는 그 사람과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별로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 사람이 내게 뭔가 잘못했다거나 한 건 아니다. 좋은 쪽으로건 나쁜 쪽으로건 거의 접점이 없던 사람이고, 마주친 횟수도 몇 번 안 된다.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도 소소하게나마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괜찮은 사람 같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다만, 나 자신이 변해 버렸을 뿐이다.

.......

엊그제 약간 무리해서 돌아 다녔던 모양이다. 다시 다리가 아파 온다.
And

모 웹진 필진 합평회가 있는 날이었다. 의사도 이제 목발 없이 다녀도 된다고 했겠다... 그래서 오랜만에 얼굴 비쳤다. 날씨 쩔더라(....) 약간 다리를 절었지만 그럭저럭 걸을 만 했다.
 
합평작이 하나 뿐이라서, 시작 전에 한참 잡담하며 놀다가 합평 끝나고 자리를 옮겨 저녁을 먹고는 맥주 한잔씩 하면서 또 다시 한참 놀았다. 즐거웠다.

....즐겁긴 하다, 그러니까 괜찮다. '기쁨'을 알지 못한 채로 살아가는 것도.


이야기를 나누던 중 농담 비슷하게 '이렇게 새빨간 분위기는 오랜만'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 분은 자신은 보수라고 거듭 강변하셨지만 모두에게서 스루당했다(...) 흠, 어쩌면 그 분은 좀 거북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And
*병원에 갔다 왔다. 의사가 이제는 목발 없이 다녀도 된다고 했다, 만세. 술은 언제부터 마실 수 있냐고 물어 보려고 했었는데 잊어 버렸다. ...괜찮겠지?

*모 웹진 분들이 이 썰렁한 블로그에도 가끔씩 오시는 모양이다. 오는 사람들 없을 줄 알았는데, 농담 삼아 험담이라도 썼었다가는 큰일 날 뻔 했다(......) ...이미 들킨 거야 어쩔 수 없고, 앞으로 주의해야지 씁.

*저번 모 주제별 앤솔로지에 작품 보내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걸렸었는데... 기회가 다시 생긴 모양이다. 이번에는 주제도 다르고 출판사도 다르지만, 마침 예전에 적당한 작품을 써 둔 게 있다. 약간 고치기만 해서 보내면 될 듯 하다. 선정이 되느냐는 별개 문제긴 한데.... ....그건 그렇고 약력 란에는 뭐라고 써야 하는 거지 데꿀멍

*새로운 소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쪽' 계통 사람이 보면 본격_합의제_플레이_홍보소설.txt 로 읽힐 소지가 크고, 사실 그렇다(....) ...그러면 뭐하누, 아이디어만 많을 뿐 정작 써지질 않고 있구만.

*입원해 있는 동안 내내 보고 싶었던 <인셉션>과 <이끼>, 추가로 <엑스페리먼트>까지 요 일주일 내에 몰아서 봤다. 글 쓰는 감이라도 회복할 겸 저 영화들 리뷰나 써볼까.

*RPG가 하고 싶다 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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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제목과는 반대로 원래 RPG용 설정으로 만든 세계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려다가 문제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일지를 구체화 해보려다가... 가닥이 잘 안 잡히길래 한번 반대 방향에서 접근해 볼까 싶어서 그런 마스터의 입장에서 처할 만한 심리 상태의 흐름을 따라서 몇 자 적어 봅니다(특수한 경우라 해도 최소한 스스로 주의할  수는 있겠죠). 개별적인 문제점들을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한 가지 문제로 시작해서 다른 문제점들이 거기에 딸려오는 형태더군요.


1)사전에 오프닝에서 엔딩에 이루는 플롯을 짜둔다

물론 소설을 쓰는 입장일 때는 저건 별로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좋은 버릇입니다. 물론 작가에 따라서는 소설을 써 내려가는 동안 인물들도 생동감을 얻고 그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사건들도 구체화되며 배경 세계도 디테일이 채워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작가들은 일단 써내려 간 다음에 계속해서 고치기를 반복하는 식으로 소설을 완성하기도 합니다만(심한 작가들은 그냥 머리만 굴려서는 도저히 구상을 완료하지 못하고 일단 쓰기 시작해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_-) 소설 작법의 기본은 어디까지나 배경과 인물, 사건들을 구체화시킨 뒤 시간 순서에 따라서 전체적인 구성을 잡아두는 것입니다-물론 해당 작품의 성격에 따라 역순행적 구성을 취하거나 중간에 시점을 바꾸기도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경험 쌓인 작가가 보다 효과적으로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구사하는 테크닉이지 기본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작품들도 쓰여지기 전의 구성 단계에서는 일관된 시점으로 시간 순서에 따라 사건들이 배열됩니다-. 그러나 RPG는 모든 요소들이 작가의 통제 하에 있는 소설과는 다르며, 서사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들인 PC들은 인간이 조종합니다. 이들은 필연적으로 마스터가 하나부터 열까지 짜둔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는 쪽으로 움직이게 되며, 이것은 마스터의 질서정연한 구성을 흐뜨러 뜨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것이 다른 모든 말썽들의 시작입니다.


2)PC들을 장애로 인식하게 된다

PC들도 PC들 나름대로 그렇게 움직이는 이유는 있습니다(단순히 마스터의 애드립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다는 것과 같은 이유는 제하고). 어떤 경우에는 캐릭터의 백스토리와 기타 설정(D&D라면 가치관, 겁스라면 정신적 단점, WOD라면 네이쳐와 디미너)에 충실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대개는 마스터도 그 정도는 미리 숙지해 둔채 해당 캐릭터가 고를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를 마련해 두지만, 그에 대한 해석이 플레이어와 달랐을 수도 있고 플레이 과정에서 캐릭터가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을 수도 있습니다(당장 가치관이 바뀌거나 할 정도의 급격한 변화는 아니라도). 그런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몇 시간 동안 계속 플레이했더니 플레이어가 지쳤다거나 하는 이유로 자신의 캐릭터가 처한 게임 내 입장과 상황은 별로 고려하지 않은 채 메타 게임적으로 가장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건 간에 작게는 '쓸 데 없는 RP' 때문에 시간을 잡아먹어 '진도'를 빼지 못하게 되고 크게는 마스터의 안배를 빠져나가 통제 범위 바깥으로 나가게 되기도 합니다. 이 시점에서 마스터는 PC들을 자신이 짠 시나리오를 '망가뜨리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기 쉽습니다.


3)자성(?)의 시간을 갖는다

스스로가 경험 많고 능력 있다고 자부하는 마스터는, 이 시점에서 즉시 철권을 휘두르지 않습니다. 그도 RPG는 참가자들 간의 화합이 중요한 유희라는 전제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다만 그는 그 '화합'을 이뤄 내는 게 참가자들끼리 감정을 상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시나리오를 따라오게 만드는 기술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가자들간의 화합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걸 이뤄내는 건 마스터가 할 일이다.' 어떤 마스터는 그 자체를 자신의 마스터링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일종의 도전으로 받아 들입니다. 그는 자신이 범한 실수들을 돌아보고 반성합니다- 그러나 그 '반성'은 플레이어의 성향과 캐릭터의 조작 패턴에 있어서 분석이 부족했으며 그들로 하여금 '몇 가지 가능성이 있는 분기 가운데 가장 극적이고 로망 있는 전개'를 선택하게끔 만들기 위한 자신의 통제가 불완전했다는 인식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이 저마다의 관점과 욕구를 통해 게임 환경에 접근하며 그로 인해 자신이 짠 시나리오를 재미 없게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역시도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이며 배제해야 할 요소가 아니라는 점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4)무엇을 할 것인가?

'RPG는 다함께 즐기는 것이다'->'그리고 그러한 즐거움은 마스터가 짠 재미있는 시나리오에서 나온다'->'나는 마스터로서 모두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하지만 거기에 플레이어가 참가하는 건 월권행위다.' 마스터의 사고가 여기까지 진행됐으면 이미 막장의 조짐이 드러났다고 보면 됩니다. 이 시점에서 마스터는 스스로 십자가를 짊어집니다. 다수의 플레이어들의 즐거움을 위해 그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NPC들에게 매력을 부여하고 지금까지 시나리오에 심어온 복선들을 점검하고 그걸 모아 PC들을 놀라게 할 반전을 마련합니다, 마치 그가 소설을 쓸 때 뒷설정들을 깔아 놓는 것처럼. 이 시점에 이르러 그의 사고 구조 안에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소설을 읽는 독자와 별 차이 없습니다. PC들의 존재는 플레이어들의 존재와 일체화됩니다. 그것은 즐거운 작업이지만 또한 고된 작업이고, 그 고됨은 마스터로 하여금 스스로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가 됩니다. "내가 이토록 열심히 시나리오를 짰는데!" 그가 짊어진 십자가가 무겁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무게의 상당부분은 플레이어들을 타자화시키고 수동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외면했다는 사실과, 그가 굳이 RPG를 하는 것은 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자신의 시나리오에 '종속'되어 있는 플레이어들이 그에 몰입하는 걸 지켜봄으로써 자신이 짠 시나리오가 '재미있음'을 확신하고 싶다는 이기적이고 도취적인 욕구 때문이기도 합니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소설이 있으며, 자신이 소설에 담아 전달하려고 했던 걸 독자들이 제대로 받아 들이지 못한다는 것은 소설이라는 매체가 등장한 이래 무수한 작가들을 괴롭혀 왔습니다(그러한 욕구가 정당한가는 논외로 하고. 참고로, 작가의 자아가 강할수록 소설이 재미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학 이론에서의 정설입니다). 그리고 RPG라는 양식은 소설보다 독자는 적지만 훨씬 더 직접적이고 강렬한 방식으로 대상에게 자신이 전달하고자 했던 바를 어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쓰면서 설정 짜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시나리오를 짜게 되는 거지요. 그 과정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통해 자기합리화를 하고. 제가 전에 쓴 '자아도취형 마스터링의 폐해'라는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그것은 세련된 형태의 자기기만이 됩니다. 이것은 수동적인 위치에 있는 다수의 플레이어들과 능동적인 위치에 있는 한 명의 마스터라는 전통적인 플레이 방식과 결합하며 문제가 더욱 커지게 되고, 마스터가 소설을 쓰는 사람일 경우- 그리고 그의 소설이 정말로 '재미있을 경우' 이 문제는 특별히 심각해집니다.


5)My precious----!!!!!!! 그 반ㅈ.... 아니 그 캠페인은 내 꺼야!!!!!!!!!!

슬슬 마무리입니다. 그런 마스터도 RPG 시나리오 짜는 것과 소설 쓰는 것은 다르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 인식수준이 고작해야 '모든 인물들이 자신의 통제 하에 있는 소설과는 달리 RPG는 플레이어들의 개입에 따라 진행이 어그러질 수 있으므로 최대한 플레이어=캐릭터들의 행동을 자신의 예상 범위 아래 둬야 한다'는 정도에서 멈추기 때문입니다. 그의 사고 과정 안에서 캐릭터와 플레이어들은 동일시되며, RPG의 고전적인 전제 중 하나인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캐릭터에게 일인칭적으로 이입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과 결합해 은근히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그들의 관점을 캐릭터 내부에 매몰시킬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물론 그런 싱크로 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적당한 시점에서 알아챌 수 있도록 배치해 둔 복선(미리 살짝 인식해 두면 나중에 반전이 되어 돌아올 때 그 충격이 더 강렬해지는)을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플레이어들의 입장을 배려하는 관대한 마스터다'라는 부분도 어필할 겸 스스로에 대한 심리적 알리바이도 마련할 겸(사실 어지간히 뻔뻔한 마스터가 아니라면 이쯤 되면 살짝 찔리기도 합니다) '좀 더 시야를 넓혀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봐라'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약간이나마 힌트도 찔러 줍니다. 그래도 어쨌든 그 모든 행동들이, 독자와의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는 작가의 입장에서 벗어나 보다 좁은 거리에서 직접적으로 자신이 공들여 짠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스터는 적어도 의식적으로는 그것이 문제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자신은 소설을 썼고, 익명의 독자들에 의해 그 소설이 '재미있다'는 판정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경험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고, 그 마스터는 썩 괜찮은 작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사실 때문에 마스터는 자신의 시나리오가 '제대로만 진행되면 재미있다'고 믿게 되고, 나아가 시나리오와 설정을 넘어서 그 캠페인 전체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게 됩니다. 그리고 통제를 벗어나는 플레이어들의 돌발 행위는 '자신의 소유물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도록 방해하는 이레귤러 팩터'로 규정짓게 됩니다. 그는 확실히 재주 있는 작가일 수 있지만, RPG에 있어서는 바로 그 사실이 그의 덫이 됩니다.


6)그리고....

물론 그 모든 노력과 안배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플레이어들이 시나리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로 대표되는, 문학사에 숱하게 많은 위대한 거장들의 찬란한 작품들도 까는 사람들은 까는 게 현실입니다. 마스터가 쓸만한 작가로서의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전에 재미있게 읽어준 독자들이 자기 책을 사준 적이 있다 해도 모든 참가자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마스터의 노력이 성공을 거두어, 중간중간 시나리오가 망가질 뻔한 위기의 순간도 몇 번 있었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의도대로 무사히 엔딩을 맞이하고 캠페인을 종료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플레이어들의 말, "내가 직접 참가할 수 있다는 거랑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예의 때문에 끝까지 오긴 했지만 솔직히 스토리는 별로 재미 없었어요." 마스터는 충격을 받습니다. 이럴 수가, '내' 캠페인이! 그토록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짠 스토리가 재미없었다고!? 그리고 그는 한 동안 실의에 빠집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이전의 실수를 거울 삼아 새 캠페인을 준비합니다. 마이너한 취미다 보니 다른 팀 구하기도 여의치 않고, 한번 마스터링한 사람에게 계속 맡기는 관성 때문에 기존 팀원들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새로 캐릭터를 만듭니다(시스템이 바뀌었다면 룰 공부도 합니다. 룰북을 정독해 기본 시스템을 숙지하고, 인터넷을 뒤지며 최적화 트리를 연구하고, 거기에 캐릭터의 백스토리를 끼워넣는 등 늘 하던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마스터는 다짐합니다.


이번에는 기필코, 모든 플레이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짜겠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자신이 짠 스토리가 재미 없었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다음엔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자면 전향적인 사고방식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그는 결코, 자신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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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페리먼트>와 <이끼>를 하루 동안 몰아보면 정신 건강에 해롭습니다. 상영관 안을 밝게 하시고 스크린에서 3미터 이상 떨어져 보세요(....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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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817223337

http://media.daum.net/primary/total/view.html?cateid=100044&newsid=20100817211614063&p=nocut

오늘 PD수첩 방영 예정이었던, 4대강 사업(이라고 쓰고 대운하 사업이라고 읽는다)에 대해 다룬 프로그램이 결방되었다. PD수첩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시민들이 MBC 사옥 앞에서 항의집회 중이라고 하는데, 인터넷 뉴스에서만 간간이 언급될 뿐 TV에서는 아무 말도 없다. 편성표에도 그대로 PD수첩이라고 나와 있는데 생뚱맞은 대체 프로만 하고 있다, 우라질!

http://twitter.com/luckypd

오행운 PD의 트위터. 캡쳐는 현재 PD수첩 홈페이지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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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다음 아고라에서 방송청구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주소는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html?id=97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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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감상은 차후 관련 카테고리에.

....나도, 무의식의 밑바닥, 림보에 영원히 갖히는 한이 있어도 보내고 싶지 않았던 상대가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기억은, 그 분에 대한 기억들은, 죽을 때까지 내 안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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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저지 관련 카페에서 전체 메일이 날아왔다. ..........젠장, 얼른 다리 나아야지.

*덥다... 더워서 정신을 못 차리겠다. 선풍기를 거의 24시간 돌리는 중이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소설 합평 모임 이번 달도 불참. 시밤 대체 몇 달 째 불참이냐 이거_- 오랜만에 사람들 얼굴 보고 싶어 우우 술 마시고 싶어 소설 이야기 하고 싶어.....

*입원했을 때 지인이 사다 준 <바케모노가타리>를 읽고 있다. 재미있긴 한데... 문장이나 서사전개의 개연성에 있어서 아무래도 영 걸리는 부분이 많다. 문장이야 뭐 애초에 번역서니까 따지기 힘들지만, 으음. 니시오 이신은 라노베에 별 관심 없는 나도 이름 정도는 들어 봤을 정도로 잘 나가고 그만큼 실력 있다고 정평이 난 작가인데.... 단순히 라노베라고 해서 죄다 수준이 낮다고 까내리고 싶지는 않다. 애초에 그럴 만큼 많이 읽어본 것도 아니고. 하지만 원래 그런 식으로 쓰는 건지 아니면 나의 독법에 문제가 있는 건지는 미묘하다.

*태풍이 오고 있다고 한다. 아놔흐리거나비오는날이면무릎이쑤시는구만이놈의날씨는멀쩡한20대청년을영감으로만들어놓냐

*데탑은 역시 메인보드가 죽은 게 맞는 듯. 내일쯤 AS센터에 연락을 해봐야겠다. 이것도 안 해주면 내가 삼X을 까는 이유에 한 가지가 추가될 거 같다(....)

*그래도 다리는 그럭저럭 잘 낫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나마 다행이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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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니 확실히 편하긴 편하다, 같은 병실 쓰는 사람들 눈치볼 일도 없고. 밥맛도 더 좋은 느낌.

*다리 상태는 그럭저럭 괜찮다. 계단 오르내리는 건 여전히 더럽게 빡센데... 그래도 집 안에서는 돌아다닐 만 하다. 혼자서 샤워도 할 수 있고. 하지만 덥고 끈적거리는 건 짜증스럽다. 병원에서는 에어컨이라도 잘 나왔지 후... ...아, 그렇다고 다시 입원하기는 싫고. 특히 밥이 최악이었어...

*내일 통원 치료 일정이 잡혀 있다. 아 빌어먹을 계단.... 어머니가 차로 데려다 주신다니 버스 타는데 고생할 걱정은 안 해도 되지만, 어머니에게 운전은 가능한 많이 시키고 싶지 않다. 일주일 쯤 지나서 얼추 걸을 수 있게 되면 그냥 버스 타고 다녀야겠다.

*오랜만에 데스크탑 켜고 게임이나 할까 했는데 갑자기 모니터가 꺼졌다. 모니터 전원도 들어와 있고 본체도 켜져 있는데 이거 뭥미... 싶어서 사촌형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메인 보드 아니면 그래픽 카드가 죽은 모양이라고 한다..... ...뷁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긴 데스크탑 산지 5년째니 슬슬 맛탱이가 갈 때가 되긴 했는데. 넷북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로ㅠㅠㅠㅠㅠㅠㅠ

*어머니 회사 때문에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휴우. 어머니는 너나 빨리 나을 생각 하라고 하시지만... 씁. 내가 보기엔 어머니는 무리해서 계속 회사를 다니냐 아니면 회사를 관두시고 당분간 치료에만 집중하시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셔야 할 것 같다. 나도 다리꼴이 이 모양이니 알바 구하기도 힘들고... 이런 밤이면 우울해진다.

*이래저래 안 좋은 상황이다. 하지만 '정말로 못 견딜 정도로 상황이 막장이냐'라고 자문해 보면... 내 마음 속의 답은 '딱히 그렇지는 않다, 더욱 나쁜 상황도 여러 번 있었고, 아직까지는 괜찮다'에 가깝다.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할 수 있는 게 고작 수동적으로 견디는 것 뿐이라는 느낌은 떨치기 힘들지만, 그래도 일단 견디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다. ...오지 않으면 곤란하다. 여러모로 상황이 나쁘지만, 그래도 지금 상황은 우울하되 두렵지는 않다. 그러나, '단지 견디는 것'에 익숙해진 나머지 기회가 왔을 때 그걸 잡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그것은 두렵다.

*다리 때문에 걷기가 힘들어서... 휴학을 한 학기 연장해야겠다 싶어서 학교에 연락했다. 그런데 교수가 직접 오기 힘들면 다른 사람 통해서나 우편으로라도 휴학 신청서를 학사 서비스 팀에 내야 한다고 하길래 곤란해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교수에게 연락을 하니 그냥 교수가 해주겠다고 해서 한큐에 해결되 버렸다. 젠장 똑같은 이야기인데 왜 내가 하면 안되고 어머니가 하니 되는 거냐고-_- ...설마 나 교수한테 신뢰받지 못하는 학생인건가?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난 역시, 같이 있어서 즐겁거나 재미있을 만한 타입의 인간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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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D 포스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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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내려온 지역 유지이며 유서 깊은 가문인 돈법사 가(家)의 넷째딸. 주인공과는 어린 시절 소꿉친구였으며, 같이 손 잡고 유치원을 다니며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그러나 주인공의 집이 이사하며 갑자기 헤어졌다가 최근 주인공이 고등학교로 진학하며 다시 옛날 마을로 돌아오며 재회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잘 나가는 아이돌 스타가 되어 있었고, 다시 옛날처럼 사이좋게 지내기에는 이미 둘 사이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쌓여 있었고 둘은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 최고의 얼짱으로, 청순한 긴 생머리와 깨끗한 이목구비, 그에 대비되는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특징. 발랄하고 누구에게나 상냥한,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인해 아직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대쉬를 받아 왔다. 그러나 누구의 대쉬에도 정중하게 거절을 거듭, 내내 솔로로 남아 있다가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신인 미소녀 아이돌 그룹 'RPGs'의 멤버로 발탁되었다. 항상 스케줄에 쫓겨서 학교에는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환상 속의 그대이며, 그녀와의 추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주인공에게 있어서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그녀도 여전히 주인공을 기억하고 있으며, 가끔씩 연락하라고 매니저 몰래 개인 핸드폰 번호도 알려줬지만 알 수 없는 거리감과 묘한 자격지심 때문에 연락이 꺼려 지는 게 주인공의 현재 심리.  

2)겁스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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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 회장으로, 부잣집 딸내미(D&D 포스땅이 전통 있는 유지 가문인 반면 겁스땅은 외부에서 온 신흥 재벌가 출신). 사실은 주인공보다 2살이 어리며, 원래는 중학생이어야 하지만 월반해서 고등학생이다. 대단히 뛰어난 머리의 소유자로, 책 읽는 걸 좋아하여 수업이 끝난 뒤에는 항상 학생회실에서 책에 파묻혀 있다. 트윈 테일에 안경,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 토끼 같은 인상의 귀여운 소녀지만 자존심이 무척 강해서 자신이 어리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걸 꺼려하고 있으며 또한 학생 회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여리고 섬세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대인 관계에 있어서는 상당히 방어적이고 까칠한 태도로 일관한다. 학업에 있어서는 전교 5등에서 벗어나는 적이 없는 모범생이지만 그 성격 때문에 선생님들에게는 귀여움 받는 한편으로도 은근히 골칫덩이.

몇 안 되는 친구들이나 주인공에게는 은근히 마음을 써주는 편이지만 워낙 서툰 데다가 인간 관계에 있어 '책으로 익힌 지식'과 '실제 생활' 간의 차이 때문에 실수가 잦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서툴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며, 주인공이 지적하면 때린다. 책을 좋아하는 덕에 단순히 학교 공부만 잘 하는 게 아니라 다방면의 지식에 있어서도 풍부하지만 자기 생각에 너무 깊이 빠지면 살짝 4차원으로 가기도 한다.


3)NWOD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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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사는 마을에서 오컬트 컨셉의 카페를 경영하고 있는 쿨한 누님 캐릭터. OWOD라는 쌍둥이 언니가 있으며, 이 쌍둥이 언니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 첫번째 짝사랑 상대이기도 했다. 외지에서 혼자 사는 언니가 가끔 카페로 찾아 오는데, 따로 보면 거의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닮았으나 나란히 두고 보면 살짝 다르다(언니인 OWOD 쪽이 좀 더 나이가 들어 보이고, 좀 더 색기가 돈다). 언니가 오는 날은 일찍 카페 문을 닫고는 둘이서 앉아 언니는 브랜디, 동생은 와인을 홀짝거리며 나른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사이. 성격도 미묘하게 다르다. 언니가 그야 말로 '어른의 세계'에 속해 있다면 동생 쪽은 주인공을 비롯한 학생들 등 상대적으로 어린 축에게 더 우호적인 느낌. 

과거가 베일에 싸인 미스테리어스한 인물로, 긴 흑발+자안+정장이 인상적.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묘하게 사람을 끄는 카리스마가 강한 데다가 어딘지 우아하면서도 어두운 품위가 있어 카페에는 늘 손님이 많다. 주인공을 비롯한 학생들에게도 호의적이라 개인적인 상담이나 고민 등도 잘 들어 주는 멋진 누님이지만 친숙하게 다가가기는 힘든 분위기의 소유자. 평소의 나른하고 교태어린 분위기와 달리 무술의 달인으로, 추근대던 동네 건달 세 명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보름 간 병원 신세를 지게 한 전력이 있다. 왠만한 농담 같은 건 쿨하게 웃어 넘기는 성격이지만, 유독 나이 이야기에는 대단히 민감하다.


4)소드월드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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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동급생(반은 다르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재한 일본인 2세로, 집이 상당한 부자지만 별로 티를 내지 않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 한 시대를 풍미한 대스타였으며 현재의 아이돌 업계 시스템 구축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친 어머니가 있으며, 어머니를 무척 닮았다. 주인공 또래의 학생들은 잘 모르지만, 부모님 세대는 바로 알아보곤 한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길고 검은 머리를 포니 테일로 묶고서 언제나 웃는 낯으로 사방으로 뛰어 다니는 건강미 넘치는 소녀. 학교 성적은 그냥저냥 평범한 수준이지만 특유의 밝고 붙임성 있는 성격과(좀 가볍긴 하지만) 글래머러스한 몸매 때문에 남녀 가리지 않고 인기가 많다. D&D포스땅이 학교의 퀸이라면 이쪽은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다정한 친구라는 이미지. 만화나 게임 등 오덕스런 문화에도 상당한 식견이 있다. 건슈팅이나 대전 액션 게임 솜씨도 좋아서 동네 오락실의 상위 랭커.

그러나 내면은 상당히 복잡하고 섬세한 편으로, 대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어머니의 후광과 너도 잘 나가는 아이돌이 되야 한다는 주변의 은근한 기대 때문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늘 밝은 모습도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 끼치지 않기 위해+화려한 명성을 자랑한 어머니에게 눌리고 싶지 않아서 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 연출된 것. 천성이 둥글둥글한 편이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질을 부리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주말 내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어디론가 잠수를 탔다가 돌아온다거나, 혹은 숨겨진 부녀자로서의 자질(...)을 발휘해서 보던 만화나 플레이하던 게임 캐릭터들로 약간 위험한 2차 창작을 해서 풀곤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2차 창작물들을 익명으로 통신 판매를 해서 상당한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시원시원하고 밝은 겉모습+약하고 섬세한 내면이라는 갭모에의 소유자.


5)콜오브크툴루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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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집과 약간 떨어진 고급 주택가, 몇 년 전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는 흉흉한 소문이 도는 집이 있다. 몇 년 째 빈 집이었다가 최근 한 외국인 부부가 이사왔다고 하는데, 어느 날 하교 길에 그 고급 주택가에 있는 사립 도서관 '미스캐토닉'에 책을 빌리러 갔던 주인공은 창가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는 이국적인 미소녀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

길게 늘어 뜨린 화사한 실버블론드에 커다란 물기를 머금은 검은 눈동자가 인상적인, 작고 여린 체구의 소녀.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인상. 10대 초반으로도 보이고 가끔은 20대 언저리로도 보인다. 늘 검거나 붉은색, 혹은 보라색 계통의 쉬폰 드레스나 원피스 차림으로 2층의 창가에 앉아 있다. 처음 말을 걸면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커튼을 쳐 버린다. 계속해서 말을 걸면 마당에서 엄청나게 험상궃은 개들이(개집 위에는 '틴달로스'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짖어대고, 그래도 무시하고 계속 말을 걸면 경찰이 온다. 수수께끼에 싸인 과묵하고 신비로운 소녀로, 가끔은 눈이 없는 곰인형을 안고 있거나 보들레르나 포우 등 퇴폐미 쩔어주는 시인들의 시집을 읽고 있다(옆에는 김이 피어 오르는 머그잔이 놓여 있다). 언제나 무표정하고 말수가 적지만, 주인공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인다. 처음에는 거의 말도 하지 않지만, 주인공이 자주 얼굴을 비추면서 인사도 건네고 반응이 있건 없건 개그도 치고 동전이나 카드 마술 같은 것도 좀 보여주고 하다 보면 문득 "그거, 다시 한번 보여줘." "그 이야기, 그 다음엔 어떻게 됐어?" 등으로 말문을 뗀다. 나이도 알기 힘들고, 이름도 나오지 않고, 아직 어려 보이는데 왜 집안에만 있는지, 부모님은 뭘 하시는지 등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공략이 진행되며 서서히 자신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들려주기도 하지만, 지금까지의 분기 선택 과정에 따라+랜덤으로 그 내용이 바뀐다). 그녀의 이야기 중 공통되는 부분을 조합해 보자면, 그녀는 미국 롱 아일랜드 프로비던스 출신으로 증조부가 한국인이며, 가정 교사와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를 배웠다고 한다. 부모님의 사업 관계 상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곧 정식으로 귀화할 예정이고, 몸이 약해서 학교에는 다니지 못하지만 집에서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외조부가 한국인이라 해도 지나치게 튀는 외모(실버블론드라거나실버블론드라거나실버블론드라거나)라거나 기타 이상한 부분이 많은 미스테리어스한 미소녀. 그러나 NWOD누님과 어느 정도 호감도가 쌓인 상태에서 그녀에 대한 화제를 꺼내면 묘한 반응이 돌아오는데............ 사실 그녀는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으며, 주인공은 조금씩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에 접근해 가며......

......

비밀은 무슨, 별 거 없습니다(웃음). 겉보기엔 저렇지만 사실은 정말 평범하고 바깥 세상을 동경하는, 전형적인 스타일의 병약 미소녀에요 진짜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은 주인공으로서 그녀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고 넓은 세상을 보여줄 의무가 있는 겁니다(웃음). 왜, 이런 종류의 캐릭터 많잖아요? 미연시 한 두번 해본 거 아니죠? 그냥 늘 하던 대로 하시면 되요. 아무 것도 신경쓸 필요 없습니다. 친해지면 그녀가 선물을 주기도 하고('요그 소토스'라는 문자가 적힌 알록달록한 유리 구슬 더미라거나) 자신의 가정 교사를 소개시켜 주는 등의 이벤트도 있고요(이름이 '니알라토텝'이라고 합디다). 위에서 쓴 글들은 그냥 허세에요, 제 말 믿죠? 자자, 그럼 어서 그녀를 만나러 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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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나는 덕후가 아니다.

PS2=원래 저기 갖다 붙은 설정들은 각 룰들의 특성을 어느 정도 반영한 거지만 귀찮아서 여기엔 안 적는다(...)
And

귀찮아서 하지 말까 하다가... 기분 전환 겸 슥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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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생각나는 애정캐 (모든 애니,소설,만화 통틀어서) 열 명을 써주시고

11번에는 자신이 알고있는 댄스가요를 하나 적어주세요.


남성 캐릭터-

1. 랜서(페이트/스테이 나이트, 게임)
2. 흑태자(창세기전, 게임)
3. 그롬 헬스크림(워크래프트3, 게임)
4. 유제니(테르미도르, 만화)
5. 자크나페인 도어덴(다크엘프 트릴로지, 소설)
6. 베시엘 드 가바르(프리스트, 만화)
7. 록온 스트라토스(건담 더블오, 애니)
8. 티나한(눈물을 마시는 새, 소설)
9. 캐렐런(유년기의 끝, 소설)
10. 가츠라 코타로(은혼, 만화)
11. 아브라카다브라(브라운 아이드 걸스)

1) 문답을 시작하겠습니다. 1번과 10번이 결혼한다고 합니다. 당신의 심정은?
1. 랜서
10. 가츠라 코타로

시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랜서횽 지못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랜서횽 처음에는 "남자 새끼하고 결혼이라니! 내가 아무리 여복이 없기로서니 아직 그 정도로 타락하진 않았어!"라고 절규하다가 가츠라 얼굴보고는 잠깐 혹했다가 그 병신력 앞에 GG 때릴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봐도 가츠라의 압승. 랜서횽 미아내 여기서까지 불운하구나, 하지만 나 횽 좋아하는 거 알지?(....)

2) 어느 날 2번이  담임 선생님으로 부임했습니다. 2번의 담당 과목과 당신의 심정은?
2. 흑태자

...폐, 폐하;ㅁ;!!!!!!!!!!!!!!! 평생 몸바쳐 따르겠습니다!!!!!!!!!! 과목요? 뭐라도 좋습니다, 폐하께 배울 수 있다면 뭐든지!

3) 5번과 9번이 술을 마시면서 세상을 깝니다. 대화의 내용은?
5. 자크나페인 도어덴
9. 캐랠런

자크나페인:롤쓰냔 복수할꺼야
캐랠런:오버마인드 생퀴 두고보자

...드로우는 둘째치고, 오버로드가 술을 마시긴 할까...?(...)

4) 3번이 길을 가던 8번의 뒷통수를 세게 때리고 튀었습니다.
3. 그롬 헬스크림
8. 티나한

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롬횽 하지마 해지마 그르지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기 차이가 많이 나서 손으로 때릴 수 없는 건 알겠는데 고어하울은 좀 넣어뒄ㅋㅋㅋㅋㅋㅋㅋ 티나한은 레콘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감히 자신에게 그런 짓을 했다는 것 자체가 쇼크라 한참 정신줄 놓고 있다가 빡쳐서 죽이려고 날뛸 듯.

 5) 당신이 어느 슈퍼마켓에 갔는데, 그 슈퍼마켓의 사장은 5번이고 6번은 알바생입니다.
5. 자크나페인 도어덴
6. 베시엘 드 가바르

 드로우 사장이 악마 알바를 쓰는 슈퍼마켓이라니 그거 좀 짱일 듯.... 그래도 둘 다 '반역자'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묘한 데서 죽이 맞아 잘 지낼 지도.

 6) 3번과 9번이 8번을 두고 사랑싸움을 합니다.....
3. 그롬 헬스크림
9. 캐랠런
8. 티나한

 이게 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크와 오버로드가 레콘을 두고 사랑 싸움을 한다니 좋은 싸움이다 그거(...) 하지만 티나한이 빡쳐서 9미터 짜리 철창으로 둘 다 썰어 넘기려 들 듯. 결론은 3파전인데... ...도저히 승부가 나지 않을 것 같다(...)

 7) 7번과 2번이 길을 가다 좀비를 만난다면?
7. 록온 스트라토스
2. 흑태자

록온 : 헤드샷 한 방에 좀비 둘의 머리를 관통하는 화려한 사격 솜씨를 과시한다.
흑태자 : 아수라파천무로 쓸어 버리고 암흑 마법사(특히 디아블로)들을 공격한다.

8) 1번과 4번의 공통점을 찾으면?
1. 랜서
4. 유제니

....차이점은 단번에 십여 개가 떠오르는데 공통점은 도저히........... 두, 둘 다 장발이다...;ㅁ;?

 9) 어느 날 7번이 10번 때문에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 당신의 반응은?
7. 록온 스트라토스
10. 가츠라 코타로

이유는 분명히 가츠라의 병신력 폭주 때문. 록온도 워낙 대인배라 왠만한 건 웃어 넘길텐데 자살할 정도라면 이번엔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 즈라.

10) 1번과 5번이 하루 동안 서로의 입장에서 산다면?
1. 랜서
5. 자크나페인 도어덴

둘 다 안구에 습기가 차오른다.... 아......;ㅂ;

11) 4번이 어느 날, 6번에게 '오빠!' 라 부르며 손짓합니다.
4. 유제니
6. 베시엘

.....상상해 보고는 웃겨 죽을 뻔. 살려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라고 부르지 말고 차라리 아빠라고 부르라고....... 그러면 친아버지를 증오하며 살았던 유제니와 파파돋는 베시엘 조합이 나름 훈훈하기라도... ...할 리가 없나.....

12) 4번과 7번이 당신에게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4. 유제니
7. 록온 스트라토스

.......둘 다 정말로 좋은 남자들이고, 친구라면 대환영이지만... 그래도 도저히 남자하고 결혼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록온은 훌륭한 마망이 될 듯 하다(...)

 13) 당신의 가족들도 다 있는 집안에서 다짜고짜 9번이 찾아와 부모님께 무릎을 꿇고 '저를 받아주세요'라고 했습니다. 당신의 심정은?
9. 캐랠런

외계인 꺼져.

14) 10번과 6번은 쌍둥이 자매라고 합니다.
10. 가츠라 코타로
6. 베시엘 드 가바르

....종이 다르고, 게다가 둘 다 남자잖아. 한쪽은 초절미남 주제에 하늘을 뚫는 병신력 보유자고 한쪽은 음침한 박스&사슬덕후 악마새퀴... ....아 그래. 그냥 수긍하고 편해질래.

15) 2번이 6번에게 자신의 능력을 전수해 주겠다고 합니다.
2. 흑태자
6. 베시엘 드 가바르

....처음으로 그럴 듯한 조합. 베시엘이 암흑혈 전수받고 아수라 들면 테모자레 따위는 순살감이긴 한데... ...폐하 대체 무슨 생각이신가염...

16) 5번이 초미니드레스를 입으면?
5. 자크나페인 도어덴

아버님 창피합니다.

17) 3번이 1번을 정말 존경해서 본받고 싶다고 합니다.
3. 그롬 헬스크림
1. 랜서

둘이서 절친먹을 간지. 그롬->랜서건 랜서->그롬이건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존경하는 상황은 도저히 있을 수 없어 보임ㅇㅇ

18) 4번과 8번이 왈츠를 추는 것을 목격한 당신의 심정은?
4. 유제니
8. 티나한

머릿속에 있는 건 알뤼느와 혁명 뿐이던(아, 세자르와 어머니도 추가) 유제니가 무슨 생각으로 왈츠 같은 걸 출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그런데 너네들 사이즈가 안 맞잖아.

19) 7번이 1번의 머리스타일을 하고, 6번의 옷을 입은 뒤,

3번의 머리색으로 염색을 하고, 11번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고 합니다.

7.록온 스트라토스
1.랜서
6. 베시엘 드 가바르
3. 그롬 헬스크림

1. 랜서 : 등까지 오는 긴 머리를 말총으로 묶음. 좋아, 여기까진 괜찮아.

 6. 베시엘 : 중세 수도사 복장.

 3. 그롬 헬스크림 : 검은색

11. 브아걸-아브라카다브라

화사하게 웃으면서 골반 댄스를 추는 록온이라... 마니악한 취향의 소유자들에게서 컬트적인 인기가 있을 거 같긴 한데 무서워서 도저히 상상하지 못하겠다.

 20) 이 문답의 바통을 넘겨줄 사람은?

 아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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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캐릭터-

1)티파 록하트(파이널 판타지7, 게임)
2)갈리(총몽, 만화)
3)티에라 엠로드(용기전승, 게임)
4)캐스커(베르세르크, 만화)
5)유리카 오베르뉴(세월의 돌, 소설)
6)네펠타리 비비(원피스, 만화)
7)시프 지스카드(불멸의 기사, 소설)
8)이즈코(스카이 하이, 만화)
9)왕지네(그림자 자국, 소설)
10)마키나미 마리 일러스트리어스(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


1) 문답을 시작하겠습니다. 1번과 10번이 결혼한다고 합니다. 당신의 심정은?
1. 티파
10. 마리

오오... 발랄해 보이지만 사실은 소녀심돋고 풋풋한 티파와 짐승녀 마리 조합이라니, 잘 어울릴 듯. 게다가 둘 다 첫인상은 성격과 정반대. 오오 그거슨 갭모에 오오

2) 어느 날 2번이  담임 선생님으로 부임했습니다. 2번의 담당 과목과 당신의 심정은?
2. 갈리

...역시 체육 선생이겠지..... 요즘 시대엔 교련이 없으니. 1부 중반에서 뉴 캔사스 바의 헌터들에게 가르치는 걸  보면 엄격하되 의외로 성실하게 잘 가르칠 듯.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하지만 광전사 바디는 좀 넣어두심이....

3) 5번과 9번이 술을 마시면서 세상을 깝니다. 대화의 내용은?
5. 유리카
9. 왕지네

....둘 다 특정한 개인을 미워할 수는 있어도 세상을 원망할 성격은 아니긴 한데...... 왕지네가 왕비를 까면 유리카는 시아버지를 까려나(...)

4) 3번이 길을 가던 8번의 뒷통수를 세게 때리고 튀었습니다.
3. 티에라
8. 이즈코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지돋는 여기사 누님인 티에라따응은 남의 뒷통수 까고 도망치는 짓 같은 거 안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쿨슄한 저승사자 이즈코 누님도 그 정도 장난은 그냥 그러려니 스루할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당신이 어느 슈퍼마켓에 갔는데, 그 슈퍼마켓의 사장은 5번이고 6번은 알바생입니다.
5. 유리카
6. 비비

죽음의 무녀 사장이 공주 알바를 쓰는 슈퍼마켓이라니 그거 좀 쩔듯... 게다가 둘 다 미소녀 허억허억. 그 슈퍼 어디임?

 6) 3번과 9번이 8번을 두고 사랑싸움을 합니다.....
3. 티에라
9. 왕지네
8. 이즈코

저승사자를 사이에 둔 기사와 도둑의 삼각관계.... 딱 보는 순간에는 우와 막장도 쩔어 싶었는데, 좀 생각해 보니 재미있을 거 같기도 하다...?

 7) 7번과 2번이 길을 가다 좀비를 만난다면?
7. 시프
2. 갈리

시프 : 기사라면 역시 로망의 랜스 차지 한 방이죠, 암. 하여간 루벤후트 놈들은 그걸 몰라요.
갈리 : 기갑술로 좀비들을 쓸어 버리고는 분명 노바  박사의 짓이라고 단정하고 무바디를 공격한다.

8) 1번과 4번의 공통점을 찾으면?
1. 티파
4. 캐스커

둘 다 투희 속성을 가진, 심지 곧고 꿋꿋한 사람들. 남자 여자를 떠나 인간적으로 강인하고 존경할 만한 인물. ...한 명은 과거형으로 말해야겠지만, 그리피스 ㅅㅂㄻ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 어느 날 7번이 10번 때문에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 당신의 반응은?
7. 시프
10. 마리

....시프는 도저히 자살을 할 성격이 아닌데.............. 일단 말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내가 먼저 죽을 거 같습니다.........

10) 1번과 5번이 하루 동안 서로의 입장에서 산다면?
1. 티파
5. 유리카

티파:보석 속에서 갇혀 지낸다는 건 답답하구나... 뇨롱... 클라우드도 자신 안에 갇혀 있을 때 이와 비슷한 느낌이었을까?
유리카:...행복해!!! 하지만 계속 이렇게 지내면 좀 미안하니 곧 다시 바꿔줘야지. 하지만 일단은 남친부터 좀 만나러 가자. 바람 피우고 있었다간 죽일 거야.

음... 둘 다 착한 아가씨들이긴 한데 저런 건 좀 무리수 돋나.....

11) 4번이 어느 날, 6번에게 '오빠!' 라 부르며 손짓합니다.
4. 캐스커
6. 비비

...지금 캐스커가 그런다면 내용은 치우고 "오오, 말을 했다!!!!!!! 말을 했어!!!!!!!!!!" 하고 눈물 한 바가지 쏟을 듯. 남자가 되 버린 비비 공주님 지못미... 게다가 나이도 비비가 더 어린데......

12) 4번과 7번이 당신에게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4. 캐스커
7. 시프

캐스커:일단 프러포즈 같은 걸 할 만큼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는 것에 눈물 흘리며 기뻐한다. 하지만 가츠가 드래곤 슬레이어 들고 밤 중에 나와 심도 깊은 대화를 하려 할 거 같다.
시프:...목숨만 살려주신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13) 당신의 가족들도 다 있는 집안에서 다짜고짜 9번이 찾아와 부모님께 무릎을 꿇고 '저를 받아주세요'라고 했습니다. 당신의 심정은?
9. 왕지네

........이런 저라도 좋으시다면!!!!!!!!!!(덥석)

14) 10번과 6번은 쌍둥이 자매라고 합니다.
10. 마리
6. 비비

오오... 짐승녀 언니와 공주님 동생인가, 닮은 부분은 별로 없지만 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면서 사이좋게 잘 지낼 듯. 비비도 꽤나 당찬 구석이 있으니 마리도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다.

15) 2번이 6번에게 자신의 능력을 전수해 주겠다고 합니다.
2. 갈리
6. 비비

비비라면 운동신경도 좋고 센스도 뛰어나니 기갑술도 잘 배울 것 같은데... 이제 알라바스타는 안전해졌으니 굳이 배울 필요가 없쟝.........

16) 5번이 초미니드레스를 입으면?
5. 유리카

ㅎㅇㅎㅇㅎㅇㅎㅇ...... ....진정하자, 상대는 미성년자야. 이럴 땐 일단 침착하게 원피스의 브룩 흉내를 낸 뒤 타임머신을 찾는 게 순리... ...일 리는 없겠군, 쳇.

17) 3번이 1번을 정말 존경해서 본받고 싶다고 합니다.
3. 티에라
1. 티파

진지돋는 기사 누님이 청순한 격투가 아가씨에게 존경심을 품는다라, 비쥬얼도 좋고 상황도 좋고, 둘 다 성격도 좋고 음음. 나는 이 조합 찬성일세... 그런데 너무 좋은 조합이라서 별로 웃기진 않는구나. 내 여캐 선정 기준에 문제가 있나.....

18) 4번과 8번이 왈츠를 추는 것을 목격한 당신의 심정은?
4. 캐스커
8. 이즈코

...안 어울려!!!!!! 차라리 탱고를 추라고!!!!!!!!!! ...하지만 이즈코 누님의 드레스 차림은 좀 보고 싶군?

19) 7번이 1번의 머리스타일을 하고, 6번의 옷을 입은 뒤,

3번의 머리색으로 염색을 하고, 11번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고 합니다.

7. 시프
1.티파
6. 비비
3. 티에라

1. 티파 : 엉덩이를 넘어가는 길고 풍성한 머리칼 끝 부분을 묶은 스타일. 엄청나게 머리를 길러야겠지만 스타일 자체는 평범.

 6. 비비 : 공주님답게 드레스. 검소한 성격이라서 별로 화려하지는 않겠지만.

 3. 티에라 : 금발

11. 브아걸-아브라카다브라

딴 건 다 좋은데.... 골반 댄스를 추는 게 다른 캐릭터도 아니고 시프 지스카드라는 점이 대박. 시프 지못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프는 이렇게 흑역사 적립하고, 얀한테는 죽어도 말 못하겠군. 괜찮아 그래도 시에나 공주는 비밀로 해 줄 거야...

And
제목이 곧 내용.

원래 내일이나 모레 쯤 퇴원할 생각이었는데, 어머니가 무리해서 오늘 퇴원해 버리셔서... 아무래도 말릴 수가 없을 듯해 그냥 나도 바로 퇴원했다. 거의 한 달 만에 내 방 의자에 앉아 있다 우우...;ㅁ;

당연히 다 나은 건 아니다. 앞으로 보름은 더 보조기를 차고 있어야 하고, 한달은 목발 짚고서 통원 치료 받으러 다녀야 한다. 결정적으로 계단 오르내리기가 더럽게 빡세다.... ...그래도, 나는 시간이 지나면 어쨌든 잘 나을 것 같은데 어머니가 문제다. 교통사고 당하시는 바람에 그렇게 된 거고... 아직 다 나으시지도 않았는데, 직장 특성 상 차가 없으면 출퇴근을 하지 못하는 터라 계속 운전을 하셔야 한다는 게 제일 거지 같다. 빌어먹을-_-

그래도 집에 와 계시니 좀 기운이 나시는 모양이다. 나로서도 병원보다는 집이 더 편하고. 오늘 밤은 오랜만에 좀 편히 잘 듯 하다.

PS=연락 주셔서 걱정해 주신 분들, 찾아와 주신 분들, 그 외에 얼른 나으라고 빌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And


........

오늘 하루도 거의 다 지났구나.

괜찮다,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는 거다.


물론 지금도 괜찮다. 내년 이 무렵에는 지금보다도 더 잘 견딜 수 있겠지.

And
*다리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목발 없이도 약간은 걸을 수 있다. 계단 오르내리기가 가능하냐가 관건인데... 연습을 해봐야겠다.

*원래 오늘 퇴원 예정이었다가 아직 무릎에 힘이 덜 들어가기도 하고... 이후 재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미묘해서 며칠 미뤘다. 수요일 쯤 퇴원할 듯.

*의사가 그 특유의 30초 만에 훅가버리는 버릇이 있어서... 회진 오면 물어볼 걸 정리해뒀다.
왼발이 좀 부은 것 같은데 괜찮은 거냐:원래 그럼. 놔두면 좋아짐ㅇㅇ
무릎에 염증 좀 남았다고 한 건 어떻게 됐냐:놔두면 좋아짐ㅇㅇ2222222222
왼발을 어느 정도 딛어야 되는 거냐:체중의 반 정도.
보조기 떼고 있어도 되냐:잘 땐 떼도 됨.
퇴원 수속 절차랑 통원 치료 과정에 관련해 물어볼 게 있어서 나중에 면담 약속을 잡았다.

*며칠 전 나가서 담배를 사와서는 눈치껏 피우고 있다. 거의 한 달 만에 피우니 약간 어지럽지 않을까 싶었는데 괜찮았다. ....담배라도 없으면 짜증나서 견디기 힘들다, 씁. 어머니, 회사 일 걱정 되시는 건 이해되지만 일단 좀 걸어다닐 수 있게 되신 다음에 걱정하시면 안 될까요......

*......그 날로부터, 1년 하고 하루가 지났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날의, 도저히 형용하기 힘들던 고통을. 오늘, 8월 2일은 오직 내게만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더 이상 나아지지도 변화하지도 않으리라는 우울한 전망만 남긴 채 끝나 버린 이야기고, 그 '의미'는 다만 고통스러운 여운에 불과하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이미 납득했지만.... 그 기억은 내 안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을 恨으로 남으리라는 느낌이 든다.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惡'을 주제로 한 일련의 책들(<인간은 왜 악에 굴복하는가>를 시작으로 해서 <신화에서 나타난 악과 악마>, <루시퍼 이펙트> 등. 최근 <거짓의 사람들> 추가)을 쭉 정독해 보고 정리를 겸해 리뷰를 써서 모 웹진 쪽에 올려볼까 생각 중이다. 억만년 만의 원고 제출이 될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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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한테 언제 퇴원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월요일날 하란다. 아직 목발 있어야 돌아다닐 수 있는데? 집도 3층인데 어떻게 병원 다니면서 치료 받으라는 거지? 게다가 저번에 염증 남아 있다고 한 건 어쩌고? 어버버하는 새에 질문을 할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간호사한테 말해서 퇴원을 좀 더 미뤘다. 일주일 내지 열흘 정도. 그 때쯤이면 절룩대면서라도 어떻게든 목발 없이 걸을 수 있겠지 후우...... 목발 짚고 다니는 건 여전히 힘들지만 그래도 오른발 만으로 다녀야 했던 전과는 달리 어느 정도 왼발에도 체중을 싣고 다닐 수 있으니 훨씬 낫다.

*혈압 재고 약 주러 오는 그 귀여운 간호사가 왼손 약지에 반지 끼고 있는 걸 발견. 반지 예쁘다, 남자 친구가 해 준거냐고 묻자 웃기만 했다. 귀엽다고 생각만 했을 뿐 딱히 반한 것도 아니었는데 왠지 좀 아쉽다 쳇(...........)

*1층 석고실로 내려가 반창고를 떼고 붕대를 새로 갈았다. 이전 겉의 상처가 다 아물어 소독도 할 필요 없다고 한다. 잘 낫고 있는 거 같긴 한데............ 으음.........................

*낮에 어머니가 갑자기 아파지셔서 당황했다. 병실로 가보니 배가 아프다고 하셨다. 와 있던 사촌 동생이 화장실 가시는 걸 도와 드렸다. 내가 왔을 때는 그나마 좀 가라앉은 뒤였지만 아까는 고생이 심했던 모양이다. 똑바로 걷기도 어려우신 것 같은데.... 언제쯤에야 나으실까. 걱정이다.

*지인 둘이 문병을 왔다. 한 명은 집도 꽤 먼데 와줘서 고마웠다. 한 명에게는 니시오 이신의 <괴물 이야기>를 선물로 받았다. 1층에서 뭘 좀 먹으면서 게임 하는 것도 보고, 소설 이야기도 하고, 드래곤볼을 비롯한 추억 돋는 화제도 나누며 시시덕댔다. 즐거웠다. ...그러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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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꿈에서 사랑했던 분을 보았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참 무언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고, 손을 잡고, 꼭 껴안기도 했다. ...키스는 못했다. 그래도... 미소지으며 내 이름을 부르시던 건 기억이 난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다른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도 결코 그 분을 잊지는 못할 것 같다.

물리 치료 경과는 그럭저럭.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번 주에는 목표 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술 부위 봉합해 둔 걸 뜯어냈다. 오른 팔에 이어 왼쪽 다리에도 평생 갈 흉터가 생겼다. 오토메일은 아니지만 이건 뭐 에드워드 엘릭도 아니고.

혈압과 맥박을 재러 종종 오는 간호사가 귀엽다. 인상 자체는 약간 차가운 편인데  늘 웃는 낯이라 별로 티가 안 난다.

시발끗 목발 짚고 다니기 조낸 빡세다!

의사가 이틀에 한번 꼴로 회진을 도는데 가타부타 말해주는 게 통 없다. 머물렀다 가는 시간이 30초도 안 된다. "아프진 않아요?" "목발 짚는 연습 잘 하고 있죠?" 같은 질문 하나씩 던졌다가 그냥 가버리니 원, 쯧. 실력은 좋은 것 같은데 돈 잔뜩 퍼부어 특진 신청한 보람이 없다. 오늘은 무릎을 만져 보더니 피 차 있던 게 많이 흡수됐다고 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그 한 마디만 하고 가 버렸다. 아놔 니마 자세히 좀.... 다음에 의사한테 언제 퇴원할 수 있는 거냐, 언제 쯤이면 걸을 수 있겠냐고  좀 찔러봐야겠다.

어머니가 배가 아프다고 하셔서 걱정이다.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신다. 어떻게든 죽이나 누룽지 끓인 걸 넘기고는 계신데... 휴우.

같은 병실을 쓰는 어르신들은 괜찮은 분들이다. 그러나 별로 사려 깊다거나 손아래 사람에게 지켜야 할 예의에 신경 쓰는 편은 아닌 듯 하다. 퇴원하고 나면 어차피 다시 볼 일은 없겠지만 종종 불쾌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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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거북함 때문에 잠을 자기 힘들다. 엊그제는 새벽녘에야 간신히 잠들었다가 의사가 상처 부위에 소독하고 붕대 새로 감으러 와서 깼다. 이미 몇 번이나 본 거지만 무릎 위쪽을 반원형으로 도려낸 걸 와이어로 봉합해 놓은 상처 자리는 볼 때마다 기묘한 기분이 든다. 오른 팔에 이어서 이제는 왼 다리에도 평생 갈 흉터가 생겼다. 오토 메일은 아니지만 이건 뭐 에드워드 엘릭도 아니고. 무릎 안쪽에 피가 고여 있다고 해서 관을 꽂아 빼냈다.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고 했지만 잇새로 신음이 새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원래 연골 조직이 완전히 재생되기 전에는 계속 피가 고이게 되니 앞으로 한 두 번은 더 빼야 할 거라고 했다. 안에 아직 염증이 좀 있다고도 했고....

물리 치료도 잘 되가고 있고, 이제는 진통제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꾸 조급한 기분이 든다. 초조하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어제 입원하셨다. 계속 초조하고 불안한 기분이 든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아 샹 미치겠네....... 환자는 한 집에 하나로 충분한데...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정신적 충격이 크셔서 일주일은 입원하셔야 할 것 같다. 예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러신 와중에도 회사 일 걱정과 내 걱정을 하시는 걸 보니 시큰했다. 하지만 사고 낸 당사자까지 걱정해 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나는 이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중요한 건 어머니다.

진료비 중간 청구서가 나왔다. 액수 자체는 토나올 지경이었지만 보험 적용하고 이거저거 빼보니 환자 부담금은 40% 정도로 줄어 들었다(그래도 적은 돈은 아니긴 한데). 한국 의료 보험 제도 만세. 공보험 사수하라!

어머니와 내가 나란히 입원해 있는 상태라서.... 아버지가 자주 얼굴을 비친다. 이성적으로는 그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래라 저래라 할 때마다 속에서 짜증이 치솟는 건 어쩔 수 없다. 짜증이 가라앉고 나면 온갖 생각이 밀려든다, 후우....

지금 상황에서 역시 제일 애를 많이 쓰는 사람은 누나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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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마감 못 맞춘 김에 쓰던 소설을 전부 뜯어내서 처음부터 새로 구상 중이다. 초기 구상에 비하면 꽤나 달라졌고, 주제 의식도 다소 흐릿해진 감이 있지만 이쪽이 더 보편적이기도 하고... 좀 더 '불온'해질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의외로 담배는 참을 만 하다. 막 입대해서 훈련소 생활을 할 때도 느낀 거지만 역시 '피우려면 피울 수도 있는 환경'에서 참는 게 어려운 거지, '아예 격리된 환경'에서는 견디기가 쉬운 편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엄청 골초 같다?

수술한 무릎의 고통도 물리 치료 직후나 오늘처럼 비오는 날에만 좀 심한 편이고, 다른 때는 그럭저럭 참을 만 하다. 진통제를 맞는 주기를 늘려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진짜 문제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고통은 싫지만, 두렵지는 않다. 하지만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병원에 묶여서 지루하고 무력하게 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두렵다. 다치기 전 집에 있을 때도 매일을 충실하게 보내지는 못했긴 한데.... 으음.

<다크엘프 트릴로지>를 다시 읽고 있다. 3권 초반, 농부 일가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방랑길에 나선 드리즈트가 구웬훼버만을 벗삼아 겨울을 보내는 부분의 심리 묘사가 묘하게 눈에 밟힌다. 물론 이 이후 몬톨리오를 만나게 된다는 건 알지만.... 쯧.

지난 학기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거쳐... 작년 이 맘때 겪었던 일들을 반추 중이다. 지금의 내가 몇 년 전의 나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 때의 나를 비웃을까, 무시할까, 혹은 동정할까?


성격이 변해가는 게 느껴진다. 그쪽이 더 '잘 견딜 수 있게' 되긴 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긍정적인 변화'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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