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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_-........................
그래서, 집 근처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병실에선 노트북도 못 쓴다길래 로비에 동전 컴퓨터로 포스팅 중.
담배 못 피우는 것도 짜증나지만 그럭저럭 참을 만 하고... 화장실 가기가 더럽게 불편한 것도 어떻게든 감수할 수 있고.... 여름철에 한달 내내 병실 침대 위에서 넋나간 부랑자 꼴로 잉여잉여 울어야 하는 것도 그럭저럭 견딜 수는 있는데, 거울을 통해서 출판사에 보내주기로 한 소설 원고 완성하지 못한 것은 못내 마음에 걸린다. 거울 필진 게시판에 다리 다쳤다는 글을 적었다가, 아무래도 비겁한 변명 같아서 금방 다시 지워 버렸다. 거울 분들은 이 블로그 안 오는 모양이니 상관 없겠지. 나 때문에 거울에 누가 가진 않았으려나 싶기도 하고... 편집장님께도 좀 죄송하다, 쯧.
담배 땡긴다, 끙. 화요일날 수술하고 나면 피워도 되... 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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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를 마오.
그곳에 난 없다오. 그곳에서 난 잠든게 아니라오.
나는 끝없이 부는 한 조각 바람이라오.
눈 위에 번쩍이는 다이아몬드 섬광이라오.
영글은 곡식 위에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이라오.
보슬보슬 내리는 촉촉한 가을 비라오.
고요한 아침에 그대가 눈을 뜨면 소리 없이
하늘에 원을 그리며
자유로이 노니는 한가로운 새들의 물결이라오.
밤이면 쏟아지는 보드라운 별빛이라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를 마오.
그곳에 난 없다오. 그곳에서 난 잠든게 아니라오.
외삼촌이 돌아가셨다. 폐가 망가져서 근 수십 년간 고생하시고, 최근 몇 년 동안은 거의 바깥 거동조차 못하셨었다. 몇 달 전에 찾아 뵈었을 때는 그나마 상태가 좀 좋으셨을 때라서... 몸소 차를 몰아 나를 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시기도 하셨었는데. 그래도, 손자는 보고 가셔서 다행이다.
돌아가시던 순간, 외숙모는 울음을 터뜨리셨고 두 사촌형도 눈물 흘렸다. 나는 며칠 째 제대로 자지 못해서 멍해진 머리로 그래도 돌아가신 모습이 편해 보이셔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이틀을 빈소에서 보내고, 입관 전 염습하고 수의를 입히는 과정을 창 너머에서 바라 보았다.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 계셨다 보니 친구들과의 연락도 모두 끊겼고, 얼마 남지 않은 지인과 친척들만이 그를 지켜보며 슬퍼했다.
그리고, 나는 역시 별로 슬프지 않았다.
뭐랄까... 살아 계신 동안 고생을 많이 하셨고,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중환자실에서 홀로 고통스레 시간을 보내셨지만.... 그래도 돌아가신 지금은 아마도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고는 생각한다. 너무 오랫동안 슬퍼하기만 하는 것도 문제긴 하고.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슬퍼해야만 인간다운 것일텐데, 그렇지 않았다. 분명히 슬퍼해야 할 일인데도.
장례식장에는 아버지도 찾아 왔다. 몇 년 만에 보는 아버지였다.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보면 화가 치밀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얼굴을 마주할 만 했다. 서먹하긴 했지만 그것은 '예전부터 별로 살갑지는 않았던, 몇 년 째 얼굴을 비치지 않은 아버지를 보는 장성한 아들'이 가지는 감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난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를 원망하진 않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으면서 맞이하는 건 무리라고. 아버지는 일 때문에 그런 거 알지 않냐고 하셨지만... 쯧. 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있길래 어머니가 혼자 고생하시며 가정을 꾸리는 동안 얼굴 한번 안 비췄느냐, 애초에 아버지 잘못이 문제 아니었냐고 화를 내려고 했다. 하지만... 화가 나지 않았다. 여러 상황들을 따져서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화를 내는 게 옳은 건 아니지만 분명히, 나로서는 그런 잘난 이성 따위 치우고 화를 낼 만한 일들이 많았는데.
다른 친척들 앞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려고 했다. 하지만 난 외삼촌의 유해를 화장한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아버지를 똑바로 바라보지 않았다. 다시 만날 때까지 또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데도. 어쩌면 다시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르는데도.
언젠가는 아버지를 진정으로 용서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내 얼굴과 닮은 아버지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온갖 생각이 든다.
...지금은 도저히 그럴 수 없다.
기쁨은 마지막으로 느낀지 몇 년이나 지났다. 슬픈 감정도 화가 나는 감정도 예전 같지가 않다.
난, 대체 왜 이러할까?
예전에, 그런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타인'의 죽음이라 해도, 애도할 줄 알아야 인간다운 게 아닐까... 라고.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타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슬픔이나 안타까움은 느끼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이 여기에 있다.
내 개인적인 일로는 슬퍼한 적도 있는데, 난 대체 왜 이러할까?
나를 비교적 많이 아는 사람들은 별 말을 하지 않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면 그냥 원래부터 수전증이 심했다고 웃어 넘기곤 한다. 알고는 있다, 썩 보기 좋지는 않으리라는 걸.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도, 누군가에게 쉽게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짐작은 하고 있다.
난.... 노력했다. 그러나 실패했고, 그러니 그것은 단지 그 뿐일 이야기다.
앞으로는... 술 자리 같은 건 피할까.
문득, 손 생각이 났다.
神은, 그 음표들 사이의 공백에 거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개인이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무언가-특히 다른 인간-와의 '관계맺음'를 통하여 인간은 人間다워진다. 마치, 현악기의 현들이 저마다 모두 홀로 고독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떨림이 화음을 이루어 음악을 빚어내는 것처럼.
......
나라는 음표 주변에 있는 다른 음표들 중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요즘 자주 받는다. 설령 아니라 해도, 나는 그것을 끝내 알지 못하리라는 느낌이 든다.
신의를 나눌 수 있으리라 여긴 친구는 잃어 버렸다. 절조를 바치고자 한 이는 떠나 버렸다. 내게 남은 것은 나 자신을 위한 명예 뿐이다. 그 '명예'도 하나의 음표일 수 있다면, 내 주변에 있는 음표는 오직 그것 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와 그 '명예' 사이의 공백에는 神이 존재한다. 그것이 내가 神을 떠나거나 버리는 게 불가능한 이유다.
...
....
......
........
오랜만에, 사랑했던 분의 꿈을 꿨다. 내가 다시 만날 수 있는 거냐고 묻자, 그 분은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그 분이 그립다.
좋은 밤입니다. 런던. 우리가 얘기를 좀 나눌 때가 온 것 같아서요. 편안히들 앉아 계신가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밤 왜 당신을 이곳으로 초대했는지 궁금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전 최근 당신의 실적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여러분의 업무 이행 능력이 떨어지고 있고요. 그리고 또... ...그리고 또 안타깝지만 우리는 당신을 그만 보내줘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 압니다. 알아요. 저희 회사에서 오래 계셨다는 것. 어디... 보자... 거의 만 년 동안 있었군요! 이런, 시간이란 정말 빨리 지나가네요. 모든 일이 엊그제 같았는데 말이죠...
당신이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잔뜩 긴장한 순진한 얼굴로 털이 숭숭 난 험한 손엔 뼈다귀를 쥔 채로 나무에서 내려와.. "어디서부터 시작하죠?"라고 애처롭게 물었죠. 내가 그 때 뭐라고 대답했는지 정확히 기억나는군요. "저기 공룡 알 더미가 보이지? 소년아."하고 아버지처럼 미소지으며 말했어요. 봤으면 꺼져.
네, 그때부터 정말 오랜 시간이 흘렀어요. 그렇죠? 그리고, 그래요. 당신이 맞아요. 당신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을 했죠. 아주 잘했습니다. 믿음직한 부하로서. 그리고 부탁인데 제가 당신의 훌륭한 실적이나 회사에 대한 값진 기여에 대해 잊었다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세요... 불, 바퀴, 농업... 인상적인 리스트죠. 굉장히 인상적인 리스트입니다. 날 오해하지 말아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걸 간과할 수는 없어요. 어디서 이런 문제들이 생겨나는지 아십니까? 제 생각을 말씀 드리죠...
기본적으로 당신은 회사에서 승진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책임을 전혀 지지 않으려고 했고,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당신에게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당신에게 계속 진급을 제안했지만 매번 거절했어요. "그 일을 해낼 수 없습니다, 지배자여. 전 제 자리를 잘 압니다."라고 말할 뿐이었죠. 솔직히 말하자면 당신은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어요. 안 그렇습니까? 당신은 너무도 오랫동안 한 자리에 안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게 당신의 실적으로 드러나는 것이고요...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평소 당신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공장에서 계속 불평을 늘어놓았다는 사실을 저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회사 매점에서 몇 번이나 난폭하게 굴었다는 것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흐음. 뭐, 사실 이것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음. 최근 당신의 사생활에 대한 소문을 좀 들었어요. 누구한테 들은 이야기인지는 알 필요 없습니다. 이름이 없으면 벌 받는 일도 없죠... 당신이 배우자와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압니다. 말다툼이 잦다는 얘길 들었어요. 당신이 소리를 지른다면서요? 폭력에 대한 얘기도 있었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항상 상처받게 한다는 이야기를 믿을 만한 출처를 통해 들었습니다...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되는 사람을 말입니다... 그리고 또 아이들은 어떻습니까? 언제나 피해자는 아이들이죠. 당신도 아시겠지만. 불쌍한 꼬마들. 아이들이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당신의 괴롭힘, 당신의 절망, 당신의 두려움, 그리고 당신이 애정을 담아 가꿔 온 편협한 사고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이 정도로는 정말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적이 낮은 것을 경영진 탓으로 돌리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이 대단히 무능하다는 건 분명하지요. 사실, 이제 와서 완곡하게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경영진은 최악입니다. 횡령자, 사기꾼, 거짓말쟁이들이 끊임없이 등장하여 재앙과 같은 판단을 내리는 상황이 이어져 왔죠. 이것은 단순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선택했습니까?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이 이 사람들을 뽑았습니다. 당신이 그들에게 당신을 대신해 판단할 권한을 준 것입니다.
물론 누구든지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치명적인 실수들을 수백 년 동안 되풀이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의도적인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 사악한 무능력자들을 장려했으며, 이들은 당신의 일과 인생을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지각없는 주문들을 의심 없이 받아 들였고, 그들이 당신의 일터를 위험하고 증명되지 않은 기계들로 가득 채우는 걸 허락했습니다. 당신은 그들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저 "안 돼"라는 말만 하면 됐습니다. 당신에게 기개란 없습니다. 당신은 자존심도 없습니다. 당신은 더 이상 회사에 아무런 득이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나는 관용을 베풀 것입니다. 난 앞으로 당신이 어떤 식으로든 발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당신에게 2년이란 시간을 줄 것입니다. 만약 2년 후, 당신이 여전히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해고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이제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 주십시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정규 방송을 보내 드릴 것입니다.
2)영화
런던 시민 여러분 안녕하시오. 우선 사과부터 드리죠. 전 여러분을 좋아하며 여러분들의 일상 생활이 가족의 안전과 평온, 명망 속에 있는 것도 압니다. 저도 여러분 대부분과 마찬가지지만 과거 중요한 사건의 정신을 기억합니다. 피의 투쟁을 벌이다 죽어간 한 사람과 관련이 있는 사건이죠. 즐거운 휴일을 치하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엔 오늘 11월 5일을 슬프게도 더 이상 제대로 기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시간을 잠깐 내 자리에 앉아 대화하지 않죠.
물론 어떤 이들은 우리가 이에 대해 말하길 원치 않습니다. 저들은 지금도 전화로 소리치며 총을 들고 이리로 오고 있는 중이겠죠. 왜일까요? 왜냐하면 대화가 생기면 안되기 때문이죠. 대화는 항상 저들의 권력을 약화시켰습니다. 대화는 항상 방법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이죠. 들으려 하는 이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방법을요. 그리고 진실은 이 나라가 심각하게 잘못되어 있다는 겁니다. 잔혹함, 불의 그리고 편협함과 억압... 게다가 저항할 자유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저들은 감시 시스템을 통해 우리가 복종하게끔 만들고 있으며 만약 다른 이들보다 누군가가 더 책임이 있다면 여러분 마음은 편해지실 겁니다.
하지만 진실을 말씀드리죠. 누가 죄인인지 알고프면 거울을 보십시오. 왜 그러셨는지 전 압니다. 두려워 한다는 것도요, 누가 안 그렇겠습니까? 전쟁, 테러, 그리고 질병... 세상엔 여러분의 이성을 붕괴시키고 상식을 마비시킬 수많은 음모가 있습니다. 그 중에 공포가 제일이죠.
그리고 공황 상태에서 대법관인 아담 서틀러에게 의지했죠. 그가 질서를 약속했고 평화를 약속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요구한 것은 침묵을 지키고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밤 난 그 침묵을 끝내려 했습니다. 어젯밤 난 낡은 성벽을 폭파시킴으로써 여러분들에게 잊혀진 과거를 기억시키려 하였습니다. 400여년 전 11월 5일에 위대한 시민이 한 일을 우리의 기억속에서 잊혀지지 않게끔 했죠. 그가 희망한 건 공정과 정의, 그리고 자유의 심오한 의미를 세상에 일깨우려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세상을 올바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아무것도 보시지 못한다면 현 정부의 범죄가 여러분에게 보이지 않는다면 11월 5일을 그냥 보내 버리시라고 제안 드립니다.
하지만 제가 보는 걸 여러분도 보신다면 제가 느끼는대로 느끼신다면 그리고 제가 추구하는 걸 추구하시면 제 옆에 함께 서시길 부탁 드립니다.오늘로부터 1년 뒤 의회 정문 밖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함께라면 우리는 11월 5일을 절대로 다시는 잊혀지는 일이 없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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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래로 표피만을 바꾸어 가면서 단 한 번도 이 나라의 권력을 놓아본 적이 없는, 저 앙시엥 레짐의 견고함이 아니다.
진보를, 변혁을 꿈꾸는 이들의 가장 큰 절망은 '적의 강대함'에서 비롯하지 않는다. 그것은 결코 사악하지도 않고 그다지 야비하지도 않은, 바로 나 자신과 별로 다를 바도 없는-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나보다 나은 미덕을 갖고 있기도 한- 주변의 친구들, 연인들, 지인들의 '무관심함'에서 시작된다.
평소에 인간 관계 관리를 잘해뒀다거나, 스스로의 인망이 두터운 편이라서 사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주변 사람들을 설득해 관심을 갖게 하고, 투표장으로 향하게끔 하는데는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또 다른 함정이 있다. '반 이명박, 반 한나라당'이라는 기치 자체는 옳을 수 있되, 그것이 '정책'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에도 도저히 메워지기 힘든 거대한 간극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분열을 낳는 '다름'이야말로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의 대전제라는 것.
'맞서 싸워야 할 적'은 명확하되, 그 반대항은 너무나도 희미하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떻게든 첫번째 절망을 넘어선 이들을 기다리는, 가장 커다란 절망이다.
..........
재작년 여름 무렵만 해도 나와 뜻을 같이 하던 주변 사람들 중에서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 이제는 더 이상 신경쓰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 희망 없이 싸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는 나도 알고 있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끝까지 저항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래도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패배할 것이다. ...아마도.
난 그것이 두렵지 않다. 하지만, 과연 그것으로 충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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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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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꿈을 꾸었다.
이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들에 관한 꿈을 꿨다.
그래도 괜찮다, 견딜 수 있다. 그것은 남에게 쓸 데 없는 기대를 가지지 않은 채 혼자서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것이다.
할 수 있는 게 고작 그것 뿐이라 해도.
지난 블로그 글들을 다시 읽어 본 결과, 지금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뚜렷한 경향성을 발견했다. 한 가지 경향은 '정치성'이다. 물론 나는 전문 지식도 두드러진 통찰력도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도 없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로 나의 정치적 자의식이 반영된 글들이 급증했다.
다른 한 가지 경향은 철저한 '개인성'이다. 이 블로그는 방문자가 대단히 적은 편이고, 비교적 마음 편하게 내 속내를 토로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를 통해 다른 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가끔은.... 힘겹게 생각한다. 내가 '정치적인 사안'에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항상 보다 더 많이 알고자 하는 것- 일종의 '대의와 이상에 대한 추구'는 나의 개인적인 고통이나 슬픔들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욕구의 발현이 아닐까.
사랑하는 이에게 바쳤던 절조는 잃었다. 친구라고 여긴 이와 나누고자 한 신의도 잃었다. 내게 남은 것은 오직 명예 뿐이라는 자각이 나를 움직이고 있지만, 나의 '명예'는 고작 그 정도에 불과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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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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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부르지 못하게 한다면 내가 부르겠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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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옛날, 시간이 시작된 태초부터 승리의 탑 계단에는 인간의 그림자에 민감한 아 바오 아 쿠가 살고 있다. 이 동물은 혼수상태에 빠진 채 첫번째 계단에 잠들어 있다. 그러나 누군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면, 그는 비로소 잠에서 깨어나 생명을 향유하게 된다. 그에게 다가온 사람의 숨결이 그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내부의 빛이 빛나기 시작한다. 동시에 그의 투명한 몸과 가죽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누군가 계단을 오르게 되면 아 바오 아 쿠는 승리의 탑을 찾은 사람의 발뒤꿈치에 달라붙는다. 그리고 수세기에 걸친 순례자들의 발길에 닳아 빠진 꾸불꾸불한 계단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올라간다.
한 계단을 오를 때마다 그 동물은 점점 색깔이 진해지고, 형태가 갖추어지며, 점차 강한 빛을 발산하게 된다. 같이 올라가는 사람이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사람인 경우에만, 마지막 계단에 이르렀을 때 아 바오 아 쿠가 완전한 형태를 갖추게 된다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민감한 동물인가를 알 수 있다.
만일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사람이 아닌 경우, 아 바오 아 쿠는 마지막 계단에 이르러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형태에 선명하지 못한 색깔을 가진 채 희미한 빛만 낸다. 아 바오 아 쿠는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하면 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리고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비단 스치는 듯한 가는 신음소리를 흘린다. 그러나 그를 다시 부활하게 해준 남자나 여자가 순수함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면 아 바오 아 쿠는 마지막 계단에 올라선 순간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생기 있는 푸르스름한 광채를 발산하게 된다. 그가 깨어 있는 시간은 매우 짧다. 순례자가 탑을 내려가는 순간, 아 바오 아 쿠는 다시 첫번째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변의 흐릿한 금속판과 비슷한 형태로 몸을 움츠리고 다음 방문자를 기다리게 된다. 그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순간은 계단을 반쯤 올라갔을 때 뿐이다. 바로 그때 그가 점점 커지는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다. 그의 몸뚱이는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손의 역할을 한다. 그는 온몸으로 바라볼 수 있고,그를 만져보면 복숭아 껍질을 연상하게 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토록 오랜 시간이 흘렀건만 아 바오 아 쿠가 완전한 모습을 갖춘 것은 단 한번밖에는 없다고 한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저, <환상동물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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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시간과 피로 속에서 한번 찾은 답은 마모되고, 두려워질 때도 있다. 그래도, 힘겹게 돌이켜 보면 그 하나의 답은 여전히 내 안에서 빛나고 있다. 나 자신보다도 훨씬 밝게.
그것은, 영원무상할 '진리'는 아닐 것이다. 흔들리는 진리는 진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내게는 그 답으로도 충분할 성 싶다.
........
알고 있다. 그래도 결국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잃어버린 것들은 여전히 너무나도 많다는 것.먼지는, 너무 많다... 너무나도.
하지만, 그래도 하지 않으면 '나'가 아니게 된다.
다시, 열이 난다. 감기가 덜 나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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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몇 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내 앞에 있다면, 난 어떻게 행동할까. 네가 지금 가장 간절히 원하는 건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웃을까, 아니면 별 말 없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할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모른 척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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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MB, 전두환 위기 관리능력 배워야"
대사건이 났을 때 당시 전두환(全斗煥) 정부는 정보 부족 상태에서도 즉각적으로 소련과 북한정권의 도발이라고 단정, 국민들의 분노를 슬기롭게 관리하였다."며 "그런 신속한 대응이 불투명한 조건속에서 이뤄졌으나 결과적으로 정확한 판단이었음이 확인되었다."고 강조했다.
뭐 병시나, 그래서 결과적으로 틀린 판단이었으면 어쩌라고?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413927.html
퍼런당 공성진, 천안함 수색 작업 중 순직한 준위 입관식에서 기념 촬영.
애국자 인증 좀 짱인 듯.
http://media.daum.net/politics/administration/view.html?cateid=1017&newsid=20100403173109519&p=yonhap&RIGHT_COMM=R9
정운찬 국무총리, 대운하를 두고 '큰 어항에서 물고기도 잘 자라' 운운. 아, 그래서 니가 붕어대가리구나...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n127&folder=3&list_id=11476137
이명박 아들, 재산 공개 거부. ...입은 있되 할 말은 없소이다.
http://chanblog.kr/entry/%EA%B2%BD%EC%B0%B0%EC%97%90-%EC%A7%93%EB%B0%9F%ED%9E%8C-%ED%9D%AC%EB%A7%9D%EC%9D%98-%EB%B0%A5-%EB%82%98%EB%AC%B4
식목일을 맞이해 무상급식 연대에서 실시한 '희망의 밥' 나무 행사, 경찰이 화분 깨. 괜찮아, 식목일은 공휴일도 아닌데 뭐.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20&articleid=2010040610133794870&newssetid=1
퍼런당 허태열 최고의원, 일본에 대해 대마도 한국 반환 요구 결의안 국회 제출. 이 다음 수순은 중국에 대해 간도 반환 요구 결의안 제출이냐? 정말로 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테고, 개념을 안드로메다 건너 오리온까지 관광 보냈냐?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0012&newsid=20100406101915561&p=Edaily
2메가, "교육감 선거로 뽑으니 부작용 생겨" 개드립. 그럼 어쩌라고, 위에서 임명하라고? 어떤 분의 댓글:"내가 선거로 뽑혀 봐서 아는데... ...부작용 생겨"
개드립이라는 표현 입에 착착 감기긴 하는데 개한테 쫌 미안한 듯, 2메가 한정으로 쥐드립으로 바꿀까...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208
조갑제, "대북 군사응징 검토해야 한다, 보복 반대하는 국민은 노예" 운운. 아놔...;; 이 사람이 허튼 소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 사람은 치매 걸렸다 치고 아예 이 카테고리에서 언급하지 말까 생각도 해봤는데 이건 도저히 못 빼겠다. 한국 최대 언론사의 전 대표의 현실 인식이 이 정도 수준이라, 허.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100408101827832&p=dailian
퍼런당 나경원, 고 한주호 준위 빈소에서 사진 찍은 것을 논란으로 몰고 간 세력이 있다고 주장. "(논란을 만든)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고, 이에 참 안타깝다"면서도 "내가 상당히 경쟁력 있는 서울시장 후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를 방해하기 위해 일부 세력이 조직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이라는 주장이다.
상당히 경쟁력 있는 서울시장 후보가 아닌가 생각되냐...... 난 상당히 근자감 쩌는 서울시장 후보로 생각된다...
http://news.khan.co.kr/kh_news/cp_art_view.html?artid=20100414163845A&code=910100
유인촌, "회피 연아 동영상 유포 네티즌 고소는 교육적 차원에서 한 것"
교육을 사법 기관 통해서 시키는 거구나 시발 교육돋네, 장관이 사법 기관을 통해 국민을 가르치려 든다면 국민은 선거로 장관을 가르쳐야 되는데ㅠㅠㅠㅠㅠㅠㅠ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7131.html
"타는 목마름으로, 대북 전면전을"
한겨레 기사 제목 예술로 뽑은 듯. 미친 놈들아, 전시 작전권 갖고 계신 쌀국 폐하께서 보고 계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69881
성낙인 검찰 향응 진상규명 위원장, "검찰 접대는 온정주의 탓, 너무 매도 말고 격려해달라"
이름부터가 졸라 비범한 서울대 법대 교수 개드립의 현장. 진상은 진짜 진상이구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70319&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6
4대강(이라고 쓰고 대운하라고 읽는다) 착공지 중 하나인 남한강 유역 물고기 떼죽음 사태에 환경부는 언론이 오바한 거고 4대강 오도하면 안 된다 운운.
http://media.daum.net/politics/president/view.html?cateid=100012&newsid=20100423182516240&p=khan&RIGHT_COMM=R4
29랑 김빵삼, 천안함 사건은 북한 어뢰 때문이라고 주장.
병신들이 쌍으로 지랄을 해요 아주.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773
성낙인 진상규명 위원장, 연구비 이중수령 파문.
이 작자가 언급한 온정주의로는 이것도 설명 가능한 듯. 오오 그거슨 모든 것을 설명 가능한 대통합 이론 오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71186&CMPT_CD=P0000
김홍도 먹사, "최근 지옥간 대통령 2명 있다" 고인드립.
한 줄 요약:"...님드라 헌금 점 팍팍.."
http://news.msn.co.kr/article/read.html?cate_code=1100&article_id=201004261645181018&from=NewsSlide1
선관위, "4대강 반대, 무상급식 홍보는 불법"
모 님의 한 마디:선거에 정책이 이슈가 안되면 뭘로 투표하란 얘긴가요? 투표 용지에 "지금은 판단 근거가 없어 곤란하다.조금만 기달려달라" 라고 쓰면 되나요?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20&fid=470&articleid=2010042616525843802
문화부, 과일촌이 사용한 아이팟은 연구목적 용도라고 주장.
볍진드라 너네는 언론 브리핑에 쓰는 게 연구목적이냐?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33&articleid=2010042610590016924&newssetid=1270
2메가, "스폰서 사건, 과거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이쯤 되면 막 나가자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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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04078405d&sid=0106&nid=006<ype=1
술, 담배에 죄악세 도입 재추진... ...이라고 한다. 확실히 몸에도 나쁘고, 담배는 연기랑 냄새 때문에 주변에서도 안 좋게 보니 재정도 충당할 겸 세금을 붙이는 거야 가능한 판단이긴 한데... 죄악세라. 게다가 부자 감세안 통과 시켜놓고 재정난 운운하는 건... 뭐랄까, 대운하를 파지 말지 그래-_- 공기업 민영화도 나오는구나 역시. 씁, 내가 흡연자다 보니까 무조건 막장이라고 몰기가 뭣해서 걍 PS로 뺐다. 스티븐 킹의 <금연 주식회사>나 한번 더 읽을까, 흑.
PS2=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다. 인터내셔널 가를 소리내어 불러볼 날, 진정으로 자랑스레 부를 날, 의미 없는 치기나 허세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스스로가 '좌파'임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날이 내게는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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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 내걸린 조문 구절이 허사(虛辭) 처럼 느껴진다. 결코 잊지 않겠다는 약속의 말이라기보다 이번만은 꼭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말처럼 들린다.
마음속으로 ‘대한민국은 당신들의 원수를 반드시 갚아드리겠습니다’라고 고쳐 읽어본다. 답답했던 속이 좀 풀린다. 그러나 한순간일 뿐이다. 추모 행렬 속에 줄을 서 있다가 국화 한 송이를 장병들의 영전에 정성껏 바쳐도, 이 꽃 한 송이가 그들의 영혼을 위로할 수 없다. 희생 장병에게 1계급 특진과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지만 죽음을 대가로 한 것이기에 삶보다 더 큰 영광이 될 수는 없다.
묵념을 한 뒤 침묵의 영정을 바라본다. 입대 4개월 만에 희생된, 시신조차 찾지 못한 천안함의 막내 정태준 일병 영정은 차마 바라볼 수 없다. 전직 대통령 한 분께서는 “군에 가서 썩는다”고 했지만 이들은 군에 가서 아예 죽어서 돌아왔다. 아니, 시신으로도 귀환하지 못한 산화자가 6명이나 된다. 옷가지나 머리카락, 손발톱만으로 장례를 치르는 이 국가적 비극 앞에 누구의 무슨 말이 진정 위로가 될까. 신조차 어떤 이의 운명 앞에서는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있다는데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시 신 없는 영결식에 절망하기보다 분노해야 한다. 눈물을 흘리기보다 분연히 결의해야 한다. 주검으로 돌아온 천안함 장병은 국민과 대통령의 눈물을 원하는 게 아니라 단호한 응징을 원한다. “쿵!” 하는 소리가 들리고 순식간에 천장이 바닥이 되는 순간, 바닷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고 했을 장병들의 죽음의 순간을 상상하면 그렇다. 그들은 군인이었으므로 그 죽음의 순간에 “아, 북에게 당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20여 일이나 주검으로 놓여 있었다.
나는 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게 과연 자랑스러운 일인가 생각해본다.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 모른다. 적이 기습해 함정이 두 동강 나고 46명의 장병이 수장되었는데도 한 달이 다 되도록 적이 누구인지 말 못하는 나라. 그것도 누구의 소행인지 뻔히 알면서도 말할 수 없는 나라. 그 나라가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돌다리를 두들기고 또 두들긴다 한들 ‘그 돌다리가 바로 그 돌다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답답하다. 언제까지 북한의 눈치를 보며 오늘을 살아야 하는가. 북한을 향한 분노의 경고 한마디가 그렇게 두려운가. 이는 마치 북한이 칼자루를 쥐고 남한이 칼날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칼자루를 쥔 자가 칼을 휘두를 때마다 칼날을 쥔 자는 계속 피를 흘릴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국가안보 비상사태의 원인을 예단해야 할 고유한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사건 발발 초두에 섣부른 예단과 막연한 예측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때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북한이 기습 공격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의 소행일지도 모른다고 짐작만 하기에는 오늘 조국을 위해 전사한 천안함 장병의 슬픔은 너무 크다.
부처님은 어디선가 독 묻은 화살이 날아와 허벅지에 박혔을 때 먼저 그 화살부터 빼라고 하셨다. 허벅지에 독 묻은 화살이 꽂혀 있는데도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왜 쏘았는지, 활을 만든 나무가 뽕나무인지 물푸레나무인지 먼저 알고 싶어 한다면 그것을 알기도 전에 온몸에 독이 퍼져 죽고 말 것이라고 하셨다.
지금 꼭 우리가 그런 상황이다. 한마디 격노의 일성도 없이 물증을 찾는 데 시간을 보내고, 북한 소행이다 아니다 서로 갑론을박하는 동안 독은 점점 대한민국이라는 온몸에 퍼져 결국 우리를 죽게 만들 것이다.
적에게 기습 공격을 당해도 물증을 찾아야만 항의할 수 있는 시대에 사는 나는 우울하다. 햇볕정책의 결과가 바로 이것인가. 그동안 남한이 북한에 보낸 ‘화해의 햇빛’은 지금 ‘기습공격의 그늘’이 되어 우리 아들들을 수장시키고 말았다.
어떤 이는 그럴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남북관계를 화해무드로 애써 조성해 놓았는데 이명박 정부가 그 무드를 해치는 바람에 결국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고. 그래서 원인 제공은 이 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에 있다고. 설령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고 북한은 우리 장병을 저렇게 떼죽음 당하게 해야 하는가. 그들은 왜 북한의 잘못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우리의 잘못부터 먼저 생각하는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천안함 사건만이라도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잊기 잘하는 국민이다. 지금 천안함 장병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하지만 어쩌면 곧 잊어버릴지 모른다. 살아서 영웅이 되지 못하고 죽어서 영웅이 된 천안함 장병들이여! 부디 눈 감지 마소서. 두 눈 부릅뜨고 행여 우리가 당신을 잊지는 않는지 면면히 살피소서. 그리하여 당신을 잊으면 벼락처럼 야단치소서. 당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적을 응징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잊고 말 때에 천둥처럼 소리치소서. 그러나 오늘 이 영결의 순간만은 편히 쉬소서.
정호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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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는 http://news.donga.com/3/all/20100428/27952039/1
'서정시인'이, 확실하지도 않은 북한의 짓이라고 단정짓고서는 응징을 가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나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거부하고, 수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전쟁이 일어나면 두 말 없이 끌려가야 할 예비역이고, 어딘가의 대법관 출신 정치인 아들내미와는 달리 힘 없는 서민이고, 정호승 시인의 시 몇 개를 좋아한 적이 있고, 소설을 쓰는 사람이고, 오늘은 예비군 훈련이 있는 날이다.
며칠 간 내내 내리던 비가 그치고, 창 밖으로 보이는 봄 날의 하늘은 잔인하게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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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이제는 시간도 제법 지났다. 그것은 끝난 이야기고, 나는 그를 받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그리움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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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사전> 中, 앰브로즈 비어스 작
나쁘지 않은 정의긴 한데, 저 '자비'라는 단어는 '염치'나 '품위'로 바꿔도 될 것 같다.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묏등마다
그 날 쓰러져 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련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이영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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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승만 정권 당시 고(故) 김주열 열사의 죽음을 해명하라고 외치며 수많은 이들이 이기붕 부통령의 자택으로 향하다가 강경 진압으로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부상입은-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 있던 날이다.
난 그 시대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알고 있는', 현대 한국의 부정성이 그 기틀을 잡아 가고있던 무렵, 많은 이들이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피를 흘린 날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 날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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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g van Beethoven,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Pathétique"
Echo from distance |2010. 4. 14. 01:34근처 마트에서 산, 싸구려 와인-와인 애호가들이라면 저주를 퍼부을-을 마시면서 음악을 듣고 있다. 요즘도 여전히, 와인 코너를 지나칠 때면 지난 기억이 떠오른다. 별로 오래되지도 않았건만, 이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먼 기억들.
....난 어딘가의 누구처럼 고상한 취향의 소유자가 되질 못해서 말이지, 낄.
유달리 춥구나, 오늘은.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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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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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o una promesa, eres tu', eres tu'.
Como una man~ana de verano.
Como una sonrisa, eres tu', eres tu'.
Asi', asi', eres tu'.
Toda mi esperanza, eres tu', eres tu'.
Como lluvia fresca en mis manos
como fuerte brisa, eres tu', eres tu'.
Asi', asi', eres tu'.
* * *
Eres tu' como el agua de mi fuente
(algo asi' eres tu')
Eres tu' el fuego de mi hogar
Eres tu' como el fuego de mi hoguera
Eres tu' el trigo de mi pan.
Como mi poema, eres tu', eres tu'.
Como una guitarra en la noche,
todo mi horizonte eres tu', eres tu'.
Asi', asi', eres tu'.
* * *
그대는 하나의 약속과도 같으며
여름날의 신선한 아침이며
그대는 잔잔한 미소와도 같답니다
당신은 그런 존재랍니다
그대는 나의 모든 희망이요
내 손등에 떨어지는 영롱한 빗방울이며
시원한 바람과도 같답니다.
당신은 그런 존재랍니다
* * *
그대는 솟아나는 샘물과도 같고
(당신은 그와 같은 어떤 것이어요)
그대는 마치 타오르는 불꽃
내 마음에 피어나는 불꽃이랍니다.
그대는 내가 매일처럼 먹는 빵의 밀알과도 같답니다.
그대는 나에게 하나의 詩요
밤하늘에 울리는 기타소리와도 같으며
내 마음의 지평선 같답니다.
그대는 내게 그와같은 존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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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형식 상 '냉담자'에 속한다-미사 참례를 비롯한 성당 전례에 참가하지 않는 신자를 의미한다-. 나도 나름 그에 대한 이유는 있으며, 나만의 방식을 통해서긴 하되 경건히 신을 섬긴다고는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은 오랜만에 부활절 미사에 다녀왔다. 거의 1년 만에 간 미사의 분위기는 기억하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나는,
천주의 검은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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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이제 피고인으로서 치러야 할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가 왜 피고인으로서 이 법정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하는 말에 보내는 그들의 날선 적대감과 증오를, 그저 놀라운 눈으로 지켜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건을, 보편적이고 법리적인 방식으로 이끌어 오신 재판장님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친절하면 돈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고, 식사를 하면 청탁과 이권이 오고가는 관계로 발전한다는 해괴한 논리의 세계를 저는 사실 잘 알지 못합니다.
총리를 지냈으면 훨씬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받아야 당연하지만, 뚜렷한 증거도 없이 추정과 가정을 바탕으로 기소 당해야 한다는 현실은 참으로 참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피고인석에 앉아 검사들을 바라보며 저는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묻고 또 물어봤습니다. 왜 저를 그렇게 무리하게 잡아넣으려 했는지, 왜 저에 대해 그토록 망신을 주고 흠집을 내려 했는지, 대체 어떤 절박한 상황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를 말입니다.
저는 법률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법관이 판결문으로 말하듯이 검사는 오로지 사실관계에 기초해 증거와 공소장으로 말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실을 다투는 과정은 오로지 재판정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찰이 공명심에 사로잡혀 표적수사를 벌임으로써 생겨난 참담한 비극의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폐해가 얼마나 큰 지를 아프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역사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제게 주어진 시련을 견뎌내는 동안 몸도 마음도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특히 영문도 모르고 모진 일을 겪게 된 주위 분들과 가족들의 고통을 바라보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었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조용히 공부하며 지내는 아이가 마치 깨끗하지 않은 돈으로 유학 생활을 하는 듯 얘기되어지고, 홈페이지까지 뒤져 집요한 모욕주기에 상처받았을 마음을 생각하면 엄마로서 한없이 미안하고, 제가 받은 모욕감보다 더 큰 고통을 느낍니다.
그러나 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정에서 최선을 다했고 저의 결백을 입증할 소명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16차례에 걸쳐 공판중심주의의 이념을 법정에서 구현하여 충실하게 심리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저를 믿고 변함없이 격려해 주신 수많은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변호인단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아무쪼록 저의 결백을 밝혀주셔서 정의와 진실이 반드시 이긴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0. 4. 2.
한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