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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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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다. 밤을 거의 새웠다. 술을 마셨다. 옛 기억들이 떠올랐다. 음악을 들었다.

지난 블로그 글들을 다시 읽어 본 결과, 지금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뚜렷한 경향성을 발견했다. 한 가지 경향은 '정치성'이다. 물론 나는 전문 지식도 두드러진 통찰력도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도 없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로 나의 정치적 자의식이 반영된 글들이 급증했다.

다른 한 가지 경향은 철저한 '개인성'이다. 이 블로그는 방문자가 대단히 적은 편이고, 비교적 마음 편하게 내 속내를 토로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를 통해 다른 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가끔은.... 힘겹게 생각한다. 내가 '정치적인 사안'에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항상 보다 더 많이 알고자 하는 것- 일종의 '대의와 이상에 대한 추구'는 나의 개인적인 고통이나 슬픔들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욕구의 발현이 아닐까.

사랑하는 이에게 바쳤던 절조는 잃었다. 친구라고 여긴 이와 나누고자 한 신의도 잃었다. 내게 남은 것은 오직 명예 뿐이라는 자각이 나를 움직이고 있지만, 나의 '명예'는 고작 그 정도에 불과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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