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3'에 해당되는 글 1건
- 2024.12.03
난 좌파로서, 지금도 여전히 직접 일해서 버는 것이 돈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 가치 있다고 믿는다.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의 격차가 커질수록 이미 쌓아두고 세습해온 자본이 많은 부유층만이 더욱 큰 이익을 보고 빈부격차는 끝없이 커질 것이다. 똑같이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를 해도 가난한 사람이 1을 버는 동안 부유층은 100을 벌 테고, 거기에 세금조차 물리지 않는다면 그 격차는 더욱 더 커질 것이다. 세금 내기 싫어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테고.
자본주의의 극복을 꿈꾸는 좌파로서 나의 그러한 꿈이나 바람 같은 것과는 무관히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체제를 이미 바꿀 수 없고 바꾸고 싶지도 않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그 안에서의 부와 성공을 원한다. 내 쪽이 세상이라는 기계에 맞지 않는 나사인 거다. 그런 건 이미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다.
둔감해질 때도 됐는데. 그런 거 가지고 새삼 고민하지 않을 때도 됐는데. 나도 젊은 나이가 아닌데. 가끔 그 사실을 자각할 때마다 숨이 막혀 온다.
최근 약간의 현실도피를 겸해서 게임 하나를 잡았다. 그 게임 속 주인공들은 세상을 無로 되돌리려는 암흑 마도사를 물리치고, 지수화풍을 관장하는 4개의 크리스탈을 복구해 세상을 구했다.
창 밖으로 해가 밝는다. 엔딩을 본 모니터 앞의 나 자신은, 또 그저 견뎌야 할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