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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08
새미래민주당 지지자라면서 '이재명 구속이 먼저다, 윤석열 탄핵은 그 다음이다'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갑자기 인터넷 상에서 늘어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우르르 그런 글 쓰는 놈들 최소한 절반은 국혐 쪽 댓글부대라고 본다.
난 이재명을 지지한 적 없고, 앞으로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이 강성 이미지가 강해서 급진적인 것처럼 보일 뿐 그 역시 근본은 수도권 중산층과 호남 지역을 핵심 지지기반으로 삼는 보수-리버럴 정당 민주당 정치인이다(국혐은 민정당 후신으로서, '보수정당'이 아니라 인두껍 뒤집어 쓴 사람 모양 쓰레기 집단으로 분류해야 한다. 게다가 이제는 룬썩10을 비호 중인 내란 동조 집단이기도 하다). 그가 흙수저 출신 소년공 출신이라고 해서, 노동의제에 더 적극적이라는 법도 없고.
하지만 그는 2년이 넘는 동안 그렇게 집요하게 압수 수색을 당해 왔으면서도, 중대한 범죄 여부를 증명하는 명백한 증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룬썩10 정권의 검사 집단에 대한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검사들도 '작은 꼬투리 하나라도 있으면 억까하겠다'고 마음 먹고 달려 들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아직도 결정적인 게 나오지 않았다면 그가 받는 혐의 대부분은 근거가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재명이 극도로 교활하고 철저하고 사악해서 증거를 전부 없앴고 주요 증인이 될 만한 사람은 전부 자살시켰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재명이 그렇게 할 능력이 있었다면 애초에 지난 대선에서 지지 않았을 거다.
여하간... 11월까지를 기준으로 봤을 때, 국혐이 제시한 예산안을 민주당이 거부하고 국혐이 임명한 관료를 민주당이 막는 걸 반복하는 한편, 민주당은 이재명을 보호하고 국혐은 이재명이 범죄자라고 공세를 펼치고 여타 군소 야당은 그에 대해 별로 말을 얹지 않는 형국이었다. 예외적으로 새미래민주당은 그 수장인 이낙연부터가 이재명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지지층 역시 서로 수박이니 찢빠니 하며 격하게 대립해왔다. 나야 뭐 좌파로서 둘 다 지지하지 않고(이낙연을 더 싫어하긴 했다) 떨어져서 보고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적대감이 얼마나 큰지는 알 만할 정도였다.
하지만 쿠데타 시도 이후 특히 트위터 쪽에서 이낙연 프사 달고 '이재명 구속 윤석열 탄핵' 운운하는 계정들이 확 늘어났다. 내가 그런 놈들 절반은 국혐 쪽 댓글부대라고 보는 이유는... 12월 7일 시점에서 국혐은 탄핵 거부를 당론으로 확고히 했다탄핵 찬성에 투표한 건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셋 뿐이었다). 이 시점에서 국혐은 완전한 내란 동조집단이 되었고 어떤 식으로건 끝까지 갈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조금이라도 우선권을 뺏어 오려면 가장 큰 적인 민주당의 수장인 이재명에게 최대한 똥을 뿌릴 수밖에 없다. 12월 8일 시점에서 윤석열은 2선으로 물러나고 한동훈과 한덕수가 공동으로 국정 운영을 한다느니 하고 있지만(물론 이것도 되먹잖은 소리다. 국민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뽑은 거고, 대통령은 국민이 뽑지 않은 총리나 당대표 등에게 임의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위임할 수 없다)... 만약 윤석열이 스스로 퇴진을 하건 탄핵당해 물러나건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의 이미지를 최대한 조져야만 한다.
원내 0석 따리인 새미래 입장에서 지금도 여전히 이재명을 조지고 싶다면 공통의 필요를 가진 국혐과 손잡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0석 따리인 새미래 입장에서는 국혐에게 제시할 만한 조건이라곤 국혐 2중대로 기어들어가서 탄핵 거부를 돕는 것 뿐이다. 자신들 딴에는 국혐을 이용하는 것 뿐이며 이재명을 조지고 나면 탄핵 대오에 합류할 거라고 주장하겠지만 0석 따리 새미래와 일단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프리미엄이 있는 국혐의 파워 차이는 압도적이고, 어느 쪽이 이용당할지는 뻔하다. 이재명 구속과 윤석열 탄핵은 양립이 불가능하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건 결과적으로 반민주 반국가 반란세력 국혐 편에 서겠다는 뜻이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자기 이름 내건 지지자라는 작자들이 저 지랄을 하고 있는 데도 '자제해달라' 한 마디 안 하는 이낙연 수준도 알 만하다ㅋ
ps=아마 그럴 일 없을 것 같지만, 진심으로 선의와 정의감에 근거해서 '이재명 구속이 윤석열 탄핵보다 우선하거나 둘이 등가'라고 믿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재명이 정말로 나라를 망칠 대악인일 가능성? 전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 중 하나입니다. 그에 비해 윤석열은 구체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실제로 반대 세력에 대한 '처단'을 말하며, 반헌법적으로 군대를 동원해 의원들을 겁박하고 체포하려 했고, 국민의 힘은 절대다수가 그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그건 이미 일어났고, 진행 중입니다. 어느 쪽 위험을 더 크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망치는 걸 막아야겠다면 이낙연이 되었건 누가 되었건 간에 그보다 더 나은 후보를 제시하고 그가 어느 면에서 더 훌륭한지 다른 국민들을 설득해, 다음 대선에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윤석열과 국민의 힘을 방치한다면 다음 대선을 치를 일 자체가 없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