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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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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모습대로 사는 것. 될 수 있는 모습대로 되는 것. 그것만이 인생의 유일한 목적이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구정이라 강원도에 다녀왔다 돌아오던 길에 들른 휴게소에서 저런 문장이 붙어 있는 걸 보았다. 보통 저런 위인들의 금언 같은 건 어딘가 가식적이고 이미 이룰 걸 다 이룬 자 중심이라는 느낌이 들어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저 문장은 가슴에 박힌다. 저 말을 남긴 R L 스티븐슨이,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작가라는 점도 개인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지금의 내가 추구하는 '강함'이, 그 '명예'가 옳은 것은 아니라 해도... 잘못된 채로도 살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아직도 하나의 의문은 남아 있다.



과연, 그걸로 충분한 것일까.
And

heaven's not enough
if when you get there..
just another blue
and heaven's not enough
you think you've found it
and it loses you

you've thought of all there is
but not enough
and it loses you in a cloud

"there" most everything is nothin'
that it seems
"where" you see the things you only wanna see

I'd fly away
to a higher plane
to say words I resist
to float away
to sigh
to breathe.... forget

and heaven's not enough
if when I'm there I don't remember you
and heaven does enough
you think you know it
and it uses you

I saw so many things
but like a dream
always losing me in a cloud

cause I couldn't cry
cause I turned away
couldn't see the score
didn't know the pain
of leaving yesterday really far behind
in another life
in another dream
by a different name
gave it all away
for a memory
and a quiet lie
and I felt the face
of a cold tonight
still don't know the score
but I know the pain
of leaving everything really far behind
and if I could cry
and if I could live what truth I did then take me there
heaven goodbye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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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

for the MOON.
And

http://mirrorzine.kr/index.php?document_srl=37252&mid=w2_oversea

And

약속 잡았다가 깨져서... 도서관 가서 글 좀 쓰다가 돌아오던 중 저녁 먹으면서 혼자 술 한잔 하고 들어왔다.

그런 옛날 이야기가 있다. 숲 속에서, 어떤 은자가 홀로 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 이야기를 하는 것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서툴렀던 은자는 나이가 들수록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외로워졌고, 고독에 겨워 결국 미쳐 버렸다. 미친 은자는 길을 잃고 숲 속을 헤매던 아이를 만났고, 며칠 동안 자신의 오두막에서 아이를 재워주며 함께 생활하다 아이가 집과 가족을 그리워하자, 아이가 자신을 떠나는 걸 막기 위해 아이를 죽여 버렸고 죽은 아이의 시신을 끌어 안고서 이제는 헤어지지 않는다고 중얼거리며 눈물 흘렸다고 한다.

난, 그럴 수 없다.


이제는 이해한다. 나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를 나누는데 너무나도 서툴다는 걸. 한 때는 그런 자신을 끔찍한 괴물 같다고 여겼고,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여겼다. 난 노력했고... 몇 번이고, 매번 방식을 바꿔가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결국 그 모든 것들은 아무 의미도 없게 되어 버렸다. 지금은... 그 때, '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던 그 때의 나 자신이 지금의 내 앞에 있다면 '네가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웃거나, 혹은 아무 말 없이 술 한 잔을 살 수 있을 듯 하다.


.........

지난 주 일요일, 어떤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내가 가져간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격렬히 분노했다.

...그 사람은, 왜 화를 냈던 걸까.


그 사람은... 일단은 그 소설에서 나타나는, 화자의 마초적이고 비속어를 지나치게 남발하는 화법이 불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서 느낀 분노의 감정은, 단순히 소설 상에서 나타난 화법에 대한 불쾌함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나 자신이 봐도, 그 소설이 썩 편안하게 읽힐 만한 작품은 아니다. 그 작품에서는 쩔어주는 마초의 혐오스러운 화법이 있고, 광신자의 끔찍한 대의가 있고, 한 없이 냉혹하고 무감각한 '괴물'의 열망이 있다. 어느 정도는 의도된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 정도로 격렬한 분노를 유발할 만한 요소가 아닌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소설을 쓴 나 자신이 보기에도 그 소설은 그 정도로 강한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은 되지 못한다. 그 사람이 분노한 진짜 원인은 아무래도 역시 다른 데 있을 듯 한데...

난, 그 이유를 모르겠다.


어쨌든 내 소설 때문에 꽤나 불쾌하셨던 듯 하니, 그 점은 사과드려야 할 것 같은데... 나는 그 사람이 분노한 진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그 사람에게 느끼는 미안한 감정은 진실이지만, 그 사람이 그걸 이해해야 할 이유는 없고, 내가 느끼는 그 '미안함'이 과연 그 사람이 원하는 성격의 것인지도 모르겠다.


.......

진심으로써 사람을 대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재능이다. 하지만, 난 아무래도 역시 그런 재능은 없는 것 같다.


......
........
...........
.............
....................


최근 일주일 내내 그 생각을 했다. 그 때마다 그 사람의 환하게 웃는 얼굴이 떠오르고, 동시에 견디기 힘들 만큼 가슴이 아려온다. ...이런 감각은 알고 있다. 이것은, 연애 감정의 초기 증상이다.

...그 사람은 나에 대해 별 감정이 없으리라 여겼지만.... 저번에 그 사람이 화낸 것 때문에, 아마도 나에 대한 감정은 꽤나 나빠졌을 것이다.


이제는 남이 나에 대해 어떻게 여기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직도 내 안 깊숙한 곳에서는.... 여전히,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욕구가 남아 있는 모양이다. 그토록 실패를 거듭하고, 친구라고 여겼던 이를 잃어 버리고, 슬퍼하고, 다시 시도하고, 똑같은 결과를 몇 번이나 반복하면서도.


난, 왜 이러할까.


내가 꿈꾸는 '강함'을 위해서는 그것마저도 넘어서야 할 텐데... 나는 왜 이러할까.


나는, '강자'가 될 수 없는 걸까.

....


내가 그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은.... 단순히,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동경을 넘어선- 일종의 연애 감정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드러내선 안 된다. 나 자신의 감정에 휩쓸린 나머지 결국 스스로를 억누를 수 없게 되고, 상대의 입장과 감정을 배려하지 못하고, 결국 멀어지는 과정을 또 반복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겪어왔던 일들이, 또 다시 반복될 것이다.


나는... 인정한다. 나는 나 자신의 감정에는 민감하지만, 타인의 감정은 잘 읽지 못한다. 그것이 단순한 눈치 없음인지, 반사회적 인격 장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만에 하나, 모든 것이 '잘 되서' 그 사람도 내게 호의가 있고, 연인은 아니더라도 친구는 될 수 있다 해도.... 언젠가는 분명 그 사람은 내 '불가해성'에 염증을 느끼고, 멀어질 것이다. 내게 실망하고, 부담스러워 하고, 거리를 두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해도, 내가 그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좋은 인상' 혹은 그 사람의 미소에서 본 '빛' 역시 어디까지나 나의 착각에 불과하며, 그 사람도 나름의 번민과 슬픔을 갖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도 그럴 것이다. 고통 없는 영혼은 없다. 내가 그 사람에게 갖고 있는 감정이 연애 감정이라면, 그 고통과 어둠 역시도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나는, 내 문제들과 맞서 싸우기만도 힘겹다.


....정작 중요한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기대하고 멋대로 실망하는 것은 한심한 짓이다. 그것만은, 도저히 못하겠다. 패배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에 꺾여서는 안 된다. 그것만이 내게 남은 유일한 '명예'다.


....
.......
...........
..............
................


늦은 시간인데다 술까지 마시고 왔더니 아무래도... 감정적이 됐다. 어차피 그 사람은 이 글을 보지 못할테니... 상관 없겠지.


하지만,

저 위에 쓴 그 모든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는 지금의 내 감정이 더욱 커져서.... '그 사람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감정이 되어 버리면,

그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저번에 가져 갔던 소설 때문에 그 사람은 화가 났을 테고, 나에 대한 감정도 나빠졌을 수도 있는데...... 아니, 그 모든 것을 다 떠나서,


인간인 이상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고통과 어둠을 이해하고 포용할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여전히 나 자신의 감정과 욕구만 중요한... 괴물에 가까운 채로 연애감정 같은 걸 가진다는 건.... 단지 그 자체만으로 크나큰 죄가 아닐까?


....

그래도,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그 미소가 그대로이기를 바란다.

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해도.


이것이, 이기적인 욕구라 해도.



오랜만에.... 눈물이 나온다. 나잇살이나 먹어 놓고........ 한심한 꼴이다. 이 감정이, 어디까지나 '나 자신'의 감정에 의한 것이며 타인의 고통이나 슬픔에 대한 연민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자기 연민만큼 한심하고 나약한 짓거리도 많지 않다.





난 강자여아만 한다. 다른 방법은 알지 못한다.
 
+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읽어보니 엉망이다. 동어반복 쩌는 것 봐, 앞에서 한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 하는 부분도 많고... ...일기에서까지 그런 거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쯧. 신경써서 볼 사람도 없겠지만 좀 부끄럽다. 어제는 나 자신이 느끼고 있던 것보다 더 많이 취했던 모양이다.

And
 *개인적으로 접했던 컨텐츠와 소재들이 많이 겹쳐서 스스로가 좀 부끄러웠다. 슈퍼로봇은 부끄럽지 않은데 환빠 이야기가(...)
  *2번은 상당히 주관이 뚜렷한 인물로 보였는데 결말 부분에서 그의 생각이 자신의 것인지 소장의 것인지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중반까지의 서사는 이해가 되는데 2번 파일럿의 심리 흐름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소장을 의심하는 듯하다 긍정하는 걸로 보였다. 중간 과정이 부족함.
  *사건의 부재가 지적됨. 독백의 연속일 뿐인데 사람은 변해 있다. 사람이 그냥 변할 수는 없다.
  *오웰의 <1984>와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그와는 달리 2번이 시스템을 납득하게 되는 과정이 불명확함.
  *2번이 생명에 큰 가치를 두는 인물 같지 않은데, 소장의 협박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그를 받아 들인다는 게 잘 납득되지 않음.
  *생략되선 안 될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특히, 치우천황이 우리를 데려 갈 그 미래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2번이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는 않지만 스스로가 도구적 존재로 전락했음을 인식하고는 있는 듯 하다. 소장이 그리는 세계를 조소하는 듯한 느낌도 있고.
  *소장의 의도에 대해 배달국 관련 언급 때문에 추측은 할 수 있지만 너무 흐릿함. 2번이 소장과 상당히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독자는 그걸 캐치하기 힘들다.
  *3인 이상 집회 금지령 등의 정부 시책 등의 묘사가 배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돌발적으로 튀어나온다. 비상식적인 설정들이 많음. 왜 외계인들이 한국을 노리는가? 기반 논리 자체가 70년대 일본 로봇만화의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쪽 바닥’의 코드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일반 독자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1번 파일럿의 설명 방식이 잘 읽히지 않는다. 계속 동어반복이 되는 느낌.
  *한국의 집단주의적 민족주의를 비꼬기 위한 작품이라는 느낌. 세 파일럿들은 그를 위한 상징으로 보인다. 1번 같은 경우는 자신이 하는 일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갑자기 얻은 큰 힘에 도취된 양아치, 3번은 뒤틀린 이상주의자, 2번은 그나마 제정신이며 지적이고 나름의 논리에 따라 행동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인물이지만 역시 광기에 차 있다. 의도는 이해되지만 비꼼만이 연속되어 강세가 없기에 그것이 썩 잘 와닿지 않는다.
  *이건 장르 문학을 보는 관점, 순문학을 보는 관점, 어느 관점도 적절하지 않다. 이것은 동인지다.
  *세 파일럿들이 세 파트를 각각 맡아 저마다 주체로 받은 구성 방식에 있어서는 호오가 갈렸다.
  *<1984>에서 나타난 극한적인 아이러니에 비해 여기서는 그것이 너무 짧고 거칠게 묘사되어 있다.
  *3번의 캐릭터는 상당히 잘 만든 듯. 1번은 되게 재수 없었다. 마초는 둘째치고 비속어도 많고(작가가 의도적으로 위악적인 인물로 구상한 것으로도 보인다), 어색한 부분이 많다. 비속어 쓰는 문단이 따로 있고 ‘설정 설명’하는 문단이 따로 있다는 건 영 걸린다. 다만 3번의 경우는 그 ‘이상’을 광신적으로 신봉하게 된 계기가 잘 드러났다고 보인다.
  *3번 파일럿의 파트에서 정신교육 후기 모음집이라고 나오는데, 이런 글에서 그런 내밀한 이야기까지 하는가?
  *독자의 폭이 너무 좁다는 감이 있다. 배경 지식이 많이 필요함.
  *전체적으로 1번과 3번 파일럿의 인물상은 대단히 뚜렷한데 정작 가장 중요한 인물인 2번 파일럿이 흐릿하다.
  *퍼즐 조각이 딱딱 맞아떨어진다 싶은 부분이 없다. 치밀함이 부족함. 예를 들어 ‘비밀’을 들은 종업원들이 왜 죽어야 했는가?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배려가 부족함.
  *외계인들의 모습이 계속 바뀌는 건 민족주의의 주적이 계속 달라진다는 의미로 읽혔다.
  *기여도 측정 이유가 이해가 안 된다. 원동력 자체가 파일럿의 정신력인데 카메라로 그걸 찍는다굽쇼?

+

가기 전까지는 이렇게 저렇게 고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합평을 마치고 나니 이건 그냥 묻어 버리고 다른 걸 쓰는 게 낫겠다 싶다. 워낙 오독의 여지가 많은, 그야말로 떡밥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보니 위험한 면이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슈퍼로봇물의 코드, 관련 패러디들을 모르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읽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름 신경 썼는데도 애초에 바탕에 깔린 정서나 전제에 있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언젠가 내키면 다시 쓰거나 하고...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나 써봐야 겠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소설을 쓸 수 있을까.

+

인원이 적었던 데다 다들 바쁜 모양이라 뒷풀이는 하지 않고 돌아왔다.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And
1)
http://www.fnnews.com/view?ra=Sent0701m_View&corp=fnnews&arcid=0922206714&cDateYear=2011&cDateMonth=01&cDateDay=20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110155410

위 기사는 정부가 영리 의료법인 허용을 강행 중이라는 내용, 아래 기사는 부족한 공공 의료법인과 건강 보험료 인상이라는 일견 별 상관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이슈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의료 민영화가 어째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인지는 굳이 이 블로그에서 부연할 필요가 없을 테고. 이미 예고되었던 일이긴 하다. 이명박은 취임 초부터 이미 의보 민영화로 가는 첫 포석인 당연지정제 폐지를 말했고, <SICKO>가 개봉했고-그렇다, '경고'는 이미 주어져 있었다-, 그 때 난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그 불안감은 가시화되고 있다. 민주당의 자칭 '실질적 무상의료'라는 구상을 보고서는 고작 이 정도로 마치 현실적 한계인양 말하기 시작하면 다들 그 정도 선이 진짜 한계점이라고 여겨 버리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민주당도 좀 까볼까... 했는데 저 기사 보니 그런 생각이 확 달아난다, 젠장. 민주당이 커피라면 이명박은 T.O.P다(김정일은 그냥 X물이니 논외다).

예전에 스크랩해뒀던, <식코> 내용 요약 자료.

http://blog.naver.com/garleng/100049691180

2)
홍익 대학교 청소 및 경비 노동자들이 재계약을 앞두고 올해 인상된 최저 임금만큼 용역비를 올려 줄 것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에서는 그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리고 노조 측은 통보 이후 파업 농성에 들어갔다(이 포스팅을 하고 있는 2011년 1월 22일 새벽 3시 13분 현재, 그들은 천막을 치고 옥외에서 농성하고 있다). 나도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라 직접 갈 수는 없지만 얼마 안 되는 금액이나마 지원 계좌로 송금했다.

요즘 거의 매일 새벽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정확히는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어머니가 하시는 걸 내가 도와 드리는 거다. 그리고, 그 아르바이트가 바로 건물 청소다.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고, 그 때는... ...인정한다.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다 같은 아르바이트가 아닌데 이런 지저분하고 힘든 일을 굳이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있었고, 필요하다고 여겼기에 하기는 했지만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내심 부끄러웠다.

그리고, 이젠 그 일이 부끄럽지 않다. 그런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가난해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을 스스로의 치부로 여기는 한, 연대는 있을 수 없다. 다만 우월한 입장에서 베푸는 동정이 있을 뿐이다. 그들의 투쟁은, 나의 투쟁이기도 하다.

3)
나는 소설을 쓴다. 예술이라는 게 '등 따습고 배부른 사람들'의 고상한 유희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그리고 노동이라는 건 결코 '못 배우고 천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자문해 본다. 예술가는 노동자인가? 아무리 곰씹어 생각해 봐도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만이 아닌 모양이다.

http://www.nodongmana.net/bbs/zboard.php?id=interview&no=7

...좀 더 뒤져보니 프랑스는 파리 코뮌 시절까지 유래가 거슬러 올라가는 예술가 노조가 있다고 한다. 그럼 그렇지.

4)
저번에 썼던 단편 <슈퍼로봇의 혼>을 이번에 모 웹진 합평회에 가져 가려고 수정하다가... 도저히 기한에 못 맞출 듯 해서 초고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던 부분만을 약간 가필했다. 다른 소설이 쓰고 싶어졌는데, 이거 고치는 건 그냥 다음에 할까...?

5)
......

모 웹진 합평회 자리에, 어떤 사람이 온다고 했다. 그걸 보는 순간 '아, 오는구나' 싶었다. ...그냥 그것 뿐이었다. 딱히 기쁘거나 어색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 생각만 들었다. 오지 않았다 해도 나는 별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


역시, 연애 감정은 아닐 것이다. 그 사람을 자주 만나거나 한 것도 아니고, 딱히 깊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그럴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그리고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반하거나 해서는 안 될 합리적인 이유들이 여러 가지 있다.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이유로 그 사람은 내게 별 감정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로 내가 그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좋은 인식은 지극히 추상적이고 파편화된 것에 불과하며 진실과는 동떨어진 나만의 판타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 세 번째로 나는 아직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할 일들이 많다. 지난 경험으로 돌이켜 봤을 때 나는 좀처럼 누군가에게 반하지 않지만 한번 마음이 기울면 좀 심하게 앓는 유형일 가능성이 높고, 지금 상황에서 그렇게 되면 그 일들에 악영향이 갈 것이다. 네 번째로 나는 그것이 옳다고 하기 힘든 방식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강해지는 것'을 선택했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실패를 거듭하고, 다시 도전하고, 그리고 결국 그게 전부 아무래도 상관 없게 된 이후에야 힘들게 내린 결정이고, 그 결정의 무게는 과연 연애감정인지조차 불명확한 그런 애매모호한 무언가 때문에 뒤집어도 될 정도로 가볍지 않다. '강함'이 내가 선택한 방식이고, 나는 그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것을 추구하기만도 벅차다. 다섯 번째로... ....예전에 사랑했던 분의 그림자가 아직도 내 안에서 짙게 남아 있다. 몇 년이나 지났는데도.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다. 난 아직도 여전히 내 감정을 완전히 내 의지에 따라 다루지 못한다. 어차피 곧 복학하고 나면 볼 일도 없어지고 바쁘게 지내느라 자연스레 멀어지겠지만 신중을 기해서 나쁠 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일부러 내 쪽에서 먼저 남자 친구 없냐는 식으로 치근대면 겉으로야 어쨌건 속으로는 -_-하면서 거리를 둘테니 멀어질 수 있긴 하겠지만, 난 입 찢어져도 그렇게는 못 하겠다. 부작용이 너무 크기도 하고. 역시 무난한 방법은 그냥 오래 안 보는 건데... 이번에 가서 마주쳐도 그냥 필요한 최소한의 이야기 정도나 하고, 뒷풀이 같은 거 가지 말고 얼른 돌아올까... 으음....... 그렇다면 그냥 최대한 자연스럽게 적당히 농담도 건네고 할 거 다 하다가 새벽 알바 핑계대고 일어나는 쪽이 나을까. 어쨌든,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그 사람이나 그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 감정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남들 다 알게 질질 흘리고 다니는 건 한심한 짓이다.

.......아 썅 새벽 4시가 넘도록 이게 대체 뭐하는 거야........... 담배나 한 대 피우고 와서 자야지, 쯧.


그 사람은 이 블로그 안 올테니 다행이다.

 
And
나는 에고이스트가 맞을 것이다.

현대 한국 정치 상황에서의 이념적 지향으로 봤을 때 내 정치적 성향은 확실히 '좌파적', 내지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유럽 기준에서 보자면 중도 내지 온건보수에 가까울지 몰라도-.

그러나 내가 가장 간절히 추구하고,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 것은 이명박과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저 견고한 앙시엥 레짐에 끝까지 굴복하지 않는 '나 자신의 강함'이다. 비루한 들개처럼 사는 한이 있더라도 자존심까지 싸구려로 팔아 치우지는 않겠다는 결의, 그것 뿐이다. '진보가 온전한 목소리를 내는 나라' '사람 사는 나라'는 내가 진정으로 간절히 바라는 게 아니다. 다만 나 자신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를 추구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남들이 다 포기하고, 변하는 건 없다고, 다 똑같다고 해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미래에의 '희망' 때문이 아니라 결코 굴복하지 않는 나 자신의 강함이라는- 철저히 자족적이고 어떻게 보자면 상당히 이기적인 '명예' 때문이다.
 
그것은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내가 아무리 진보적 가치들을 추구한다 해도 그것이 본질적으로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인 이상, 나 같은 사람이 많아진다면 한국의 '진보'에 심각한 독이 될 것이다.


잘못된 채로도 살 수 있다. 다르게 사는 법은 알지 못한다.


    
And
【 생명상 】
  • 출품명 : 지금이라도
  • 출품자 : 온수철
  • 출품작 소개 : 샌드아트를 통해 4대강 사업의 폐해와 지금이라도 되돌리기에 늦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 환경상 】
  • 출품명 : 당신의 양심을 두드리는 맹꽁이
  • 출품자 : 평상필름
  • 출품작 소개 : 낙동강에는 멸종위기종을 비롯해서 수많은 생명들의 삶의 터전이다. 특히 많은 모래톱과 습지가 발달해서 종의 다양성이 월등히 높다. 낙동강 사업은 다양성 서식환경을 일률적으로 만들어서 종의 다양성을 파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사업이다. 습지가 파괴되고 있는 곳곳을 힘없는 생명들의 담담한 시선으로 말하고자 했다.

【 생태상 】

  • 출품명 : 안토니오 난 반댈쎄
  • 출품자 : 이용일
  • 출품작 소개 : “반댈쎄”라는 문구가 재미있게 들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만한 이름 안토니오 반델라쓰의 이름을 섞어 불러
  • 보았습니다 “안토니오 반델라쓰”를 “안토니오 난 반델쎄”라고 한 것이죠 이 동영상
  • 에서 주인공은 친구 안토니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왜 사대강에 반대하는지 몇몇 이미
  • 지와 더불어 설명합니다 그때 “안토니오 난 반댈쎄!” 란 후렴구가 중간중간 터지고 삽입되
  • 는데 이것은 이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난 반댈쎄” 라는 문구가 오래 인상적으
  • 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인상적인 외모의 배우를 동시에 연상하도록 의도한 것입니다
  • 많은 사람들에게 난 반댈쎄 라는 말이 퍼져가길 바랍니다 ps.공모전이 있단 것을 너무
  • 늦게 알게 되었지만 꼭 참여하고 싶단 생각에 급하게 서둘러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재미
  • 있게 볼 수 있는 동영상이 이 기회에 많이 만들어지고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환경운동연합상 】
  • 출품명 : 4대강 사업 반대
  • 출품자 : 문종호
  • 출품작 소개 : 4대강 사업의 실상을 스케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 녹색연합상 】
  • 출품명 : 팔당은 死대강 포기 배추
  • 출품자 : 두머리픽쳐스
  • 출품작 소개 : 팔당 두물머리에는 유기농으로 30여년을 살아온 배추들이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대통령과 유기농이 발암물질을 유발한다는 경기도지사의 생각과 함께, 죽음의 ?i질이 시작된다. 그러나 배추들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 “좋은 삶은 시멘트가 아니라 건강한 배추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And
꿈을 꿨다.

그 꿈 속의 나는 더 이상 과거를 두려워 하지 않은 채, 거기에 맞서고 있었다. 내가 꿈꾸는 강함에의 이상을, 그 꿈 속의 나는 이뤄내고 있었다.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걸 갖고 있는 건 멋진 일이다. 나는 내내 내가 '강함'을 이룰 수 있을 지를 의심해 왔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 의심은 끝나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견디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 때까지.


난, 다르게 사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And
그 자리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저렇게 살 수 없을까. 사람이 사는 법은 저마다 다른 법이지만, 그 사람은 확실히... 행복해 보인다. 보기 좋다. 나는 그렇게 될 수 없더라도.

예전에 그 사람과 처음 만났을 무렵에... 나는 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사람과도 친해지고 싶다고 이 블로그에 적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아무래도 역시 변할 수 없을 모양이다. 이제 와서는 오히려 누군가가 먼저 내게 진심과 선의로서 접근해 온다고 해도, 그를 믿고 솔직하게 기뻐하기가 어려워져 버렸다. '기쁨'을 느낀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자살 충동이 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난 아직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할 일, 지켜야만 할 것, 추구해야만 할 것이 있다. 그 이상이 나를 명예롭게 만든다. 그에 접근해 간다고 느껴질 때, 나는 스스로가 '강하다'고 느낄 수 있다. '강함'을 구할 때, 나는 외롭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에고이스트일지도 모른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그 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다고 여기는 건 어쩌면 연애감정이 아닐까. 그렇다면 곤란해진다. 그렇게 되면 나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게 되고, 혼란에 빠지고,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을 혐오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아닐 테지만-그 사람도 내게 별 감정이 없을 테고- 혹시 모르는 일이다. 곧 복학하고 학교로 돌아가고 나면 그 사람을 볼 일도 없을테고, 마음도 멀어질 것이다.
 
...그래도, 그 사람이 잘 지냈으면 싶다. 그 사람은 내가 결코 이루지 못할, 내가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강함'을 가지고 있다.


이대로라도 나쁘진 않다. 난 '강자'이며, 잘못된 채로라도 살 수 있다.


....하지만, 만일 내가 강하지 않았더라면, 훨씬 사소한 일로도 슬퍼하고 훨씬 사소한 일로도 희망에 들뜰 줄 아는 인간이었더라면.... 난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And

http://mirror.pe.kr/webzine1/6071

이번에 보낸 리뷰 원고. 다시 읽어보니 너무 미흡한 부분이 많다. 기본적으로 나는 리뷰를 쓸 때, 읽는 사람이 해당 장르에 대해 별 이해가 없거나 특유의 코드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하는 편이다. 따라서 이런저런 부연이 많고, 단편집의 경우에는 작품 하나 하나에 일일이 해설을 달곤 한다. 포맷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번에는 서두만 지나치게 길고, 각 작품에 대한 분량 배분에 있어서도 조절을 실패했다. 특히 <목소리를 드릴게요>가 그런 경향이 특히 심하다. 무척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이고, 나였더라면 정치적 의식이 앞서서 서사 자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데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기에- 즉, 내가 썼더라면 이 정도로 잘 뽑아내기 힘들었을 만한 종류의 작품이기에 높이 평가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감상이지 불특정 다수에게 읽히는 리뷰에서 그를 일일이 강조한 건 적절하지 못했다. 리뷰를 마무리하는 말미 부분이 너무 짧고, 다소 논리가 비약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문제다.

편집장님이 리뷰 포맷을 바꿔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던 것도 있고... 언제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 그러고 보니 필진들이 모여 좌담회를 가진다고 했던 거 같은데 거기서 이야기를 해볼까...

+

그 좌담회가 오늘이었던 모양이다orz 언제로 정해졌다고 공지라도 돌려주실 것이지... 답장 보낸다는 걸 잊어버린 내 잘못이니 할 말이 엄쿠나. 담배 한대 피우고 자고 싶은데 어머니가 깨실 듯 하니 참고 그냥 자야겠다...

And
1)
구정을 맞이해 강원도 본가에 갔다 왔다. 할머니는 많이 늙으셨다. 원래 어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눈 때문에 하루 더 묵었다. 나이가 들수록 눈이 반갑지 않다.

2)
강원도 갔다 오느라 모 웹진 리뷰 원고 마감을 못 맞출 뻔 했다가 간신히 넘겼다. 업데이트 된 걸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지나치게 날린 티가 나서 뒤통수가 따끔거렸다(...) ...원래대로라면 그 책에 내 소설도 실려 있었어야 하는데.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는 느낌이 든다.

3)
날이 추워지니 다쳤던 무릎이 쑤신다. 알바 자리를 구해야 할텐데... 무릎이 두고두고 말썽을 부릴 모양이다... 으으 쓰다가 말아 버린 소설 하나가 있는데 그거나 마저 쓸까...

4)
문지 문화원 사이에서 하는 소설 강좌 중 관심이 가는 게 있다. 강사 분은 제법 실력 있는 SF 작가긴 한데, 가르치는 능력은 미지수라서 등록을 할까 말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내일이 등록일인데?

5)
올 해에는 복학한다. 졸업까지 2학기 남았다. 학점이 모자라 졸업을 못하는 일은 없을테지만... 올 해 학교 생활은 즐거운 것과는 거리가 멀 모양이다. 내가 다니고 싶었던 '문예 창작학과'는 더 이상 없고, '국문 창작학과'라는 듣보잡 과가 거기 있다. 몇 되지도 않던 친한 동기나 후배들도 대부분 졸업했을테고. 그나마 날 좋게 봐주시던 교수님들은 자리를 지키고 계신 모양이긴 한데. ...차라리 잘 된 걸지도 모르겠다.

6)
힘든 결심을 한 가지 했다. 가장 간절히 원하는 건 늘 바로 직전에서 놓쳐 버린다는 느낌이 들어서 약간 우울하긴 한데... 견딜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사람 사는 게 그렇지 뭐.

...그래도, 잘 지내시기를. 부디.




  
And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作

+

오늘의 구글 로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And



MERRY CHRIST MAS.

.....
http://homa.egloos.com/3540250

And

사용자 삽입 이미지



때마침 진눈깨비 흩날린다

코트 주머니 속에는 딱딱한 손이 들어 있다

저 눈발은 내가 모르는 거리를 저벅거리며

여태껏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내들과 건물들 사이를 헤맬 것이다

눈길 위로 사각의 서류 봉투가 떨어진다, 허리를 나는 굽히다 말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참 많은 각오를 했었다

내린다 진눈깨비, 놀랄 것 없다, 변덕이 심한 다리여

이런 귀가길은 어떤 소설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구두 밑창으로 여러 번 불러낸 추억들이 밟히고

어두운 골목길엔 불켜진 빈 터럭이 정거해 있다

취한 사내들이 쓰러진다, 생각난다 진눈깨비 뿌리던 날

하루종일 버스를 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진눈깨비 쏟아진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나는 불행하다

이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일생 몫의 경험을 다했다, 진눈깨비

-기형도 作

And
곧 결혼할 모양이다.

그 때 그 애는 내게 호의가 있었던 모양이지만... 당시 호의를 호의로 받아 들이지 못하는 상태였던 나는 일부러 거리를 뒀었다.  그 애가 나를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내가 느끼기엔 연애 감정은 아닌 듯 했고, 만일 그랬다 해도 나는 받아 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한 번 만나보고 싶기도 한데... 보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공연히 귀찮은 오해가 생기거나 꺼림칙한 소문이 돌 수도 있고, 더 나쁜 가능성도 있다. 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

약간은 그립다. 그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난 다시는 그런 치욕을 겪지 않겠다고 명예를 걸고 맹세했다. 내게 있어서 명예는, 썩 강렬하지도 않고 별로 오래 가지도 않을 그리움이나 아쉬움 같은 감정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행복하기를.


 

 
And



전부터 느낀 거지만 이 감독 센스 진짜 좀 쩌는 듯. 낄낄거리면서 보다가도 문득 '나도 사실 저런 사고 방식 아닌가' 싶어서 가슴 한켠이 서늘해진다.

And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재미있었고, 슬펐다.

*알레고리인지 sf인지 잘 모르겠다. 재미있긴 했는데 막판에 너무 관념적이 된 듯.

*초기에 비해 훨씬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된 느낌.

*마지막 부분에서 좀 힘든 듯.

*에바...?

*에바와 차별이 되려면 2번과 소장간의 관계 등이 더 부각이 되야 하는데 그게 부족. 전체적으로 실루엣만 있고 구체화가 잘 되어 있지 않다.

*외계인과 슈퍼로봇의 실체가 뭥미.

*배명훈의 <변신합체 리바이어던>과 상당히 유사. 거대로봇에 탑승한다는 점이나, 주제에 있어서도.

*파일럿이 자기가 타는 슈퍼로봇에 대해 너무 모른다. 구체성이 부족. 사건이 풍부하지 못하다.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사건이 없다는 느낌. 파일럿들이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2번과 3번에 이입하기가 힘들어서, 그냥 1번을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게 좋을 듯.

*문단나눔이 부족해 너무 빡빡하다. 술술 읽히지 않음.

*1번이 가장 공감됨. 3번의 인물상이 궁금.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난해한 꿈 이야기 때문에 거리감이 든다. 파일럿 간에 소통이 부재해 보임.

*후반부에 있어 너무 급격히 마무리가 되는 느낌.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더 상세히 풀어내야 할 것이다. 중반까지는 괜찮은데 후반에 들어 폭주한 기미가 있다.

*3번이 좀 불쌍. 그런데 꿈 이야기와 같이 있으니까 분열되어 있다는 느낌.

*3번에서 정신교육 후기 모음집에서 발췌했다고 하는데 사적인 일기 같다.

*환빠의 향기가 물씬물씬. 작가의 목소리인지 인물의 목소리인지가 불가능하다.

*각 챕터마다 문체가 다르다. 마지막 챕터가 서사 전개 상 가장 힘을 줘야 할 부분인데 너무 진부하고 닳은 표현이 많다.

*챕터 1, 2는 독백 형태인데 3은 3인칭이라서 통일성이 부족하다.

*파일럿 셋이 그 임무의 과중함에 비해 다들 망가져 있다 싶어서 내내 불쌍했다.

*마지막 문장이 볼드 처리까지 해서 강조되어 있는데 그게 잘 와닿지 않는다.

*각 챕터 간의 무게 중심이 불균형함. 전체적으로 구성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전통적인 소설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게 챕터 3인데, 그래서인지 1, 2챕터의 화자들인 1번과 3번이 더욱 쩌리 취급 받는 느낌.

*1번의 말투도 그렇고 은근히 독자를 불쾌하게 하는 데 뭐 있음.

*소장이 2번한테 시킨 일이 대체 뭐냐!!!!!!!!!!!!!!!!!!!!!!!!!!!!!!!!!!!!!!!!

*다양한 메타포들이 많아서 잘 녹여 내면 되게 재미있어질 것 같아 아쉽다.

*1번의 인물상이 제일 흥미롭다. 마초에 재수 없고 찌질한데 불쌍해...

*3번 캐릭터를 좀 더 살려주세요.

*국제 관계의 묘사가 리얼하긴 한데 너무 평이하고 지루하다.

*3챕터의 비중이 너무 크고 그에 비해 1번과 3번 파일럿이 너무 희미하다. 그래서 더 지루한 느낌.

*구성에 제일 큰 문제가 있고, 또 내용이 후반들어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환빠 까기는 빼고(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아니면 아예 비판의 대상 자체에 대해 알지 못한다) 국가주의와 파시즘에 대한 비판으로 대상을 구체화하는 게 나을 듯 하다.

*운동권 관련 설정은 좀 불필요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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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아, 이 정도로 까인 건 정말 오랜만이야(...) 대부분의 평은 충분 납득할 만한 것 이긴 했는데. 아니 그런데 소설 들고 합평에 나간 것 자체가 워낙 오래 전이구나;;;;

최초 구상은 로봇물의 탈을 쓴 본격 환빠 까기 소설. 하지만 쓰다 보니 너무 의미망이 좁혀 지는 듯해, 그것과 그에서 부가적으로 파생되는 파시즘과 국가주의, 전체주의를 까고자 했다. 하지만 환빠와 환까들 간의 논쟁 자체가 인터넷에서나 주로 벌어지는 편이고, 일반인들은 소설이나 반만년을 이어온 단일민족 어쩌구 하는 학교 교육 등을 통해 부분적, 간접적으로 환빠들의 설정(...)을 접할 뿐 상세한 내용이나 그들의 논리 자체는 잘 알지 못한다. 그 부분을 놓친 게 큰 실수다. 꼭 써야 하는데 실수로 누락시킨 부분도 있고. 그 외에 분량 배분이나(이게 제일 큰 문제다, 구성을 짜는 건 늘 어렵다) 호흡 조절 등에 있어서도 문제가 많았던 걸로 보인다. 에바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에반겔리온 같다는 지적이 있어 당황. 하지만 1번 파일럿(인물들 이름은 일부러 안 지었다)의 말투 같은 건 성공한 듯. 의도한 반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And


꽃은 바람에 흔들려 춤추는 듯, 비는 대지를 적시는 듯
이 세계는 서로 기대 살아가는데 왜 인간은 서로 상처 입히나요 왜 이별은 찾아 오나요
당신이 멀리 떠나가도 언제나 이 마음 깊은 곳이 그 상냥한 미소로 채워져 있어요
껴안은 당신의 파편에 아픔을 느껴도 이어져 있기에 믿고 있어요 다시 만날 수 있다고
I'm waiting for your love
I love you, I trust you
당신의 고독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I love you, I trust you
빛이어도 어둠이어도 둘이 함께니 믿을 수 있어요 떠나지 말아요
세상의 끝을 누가 보았나요, 여행의 끝을 누가 알리나요
지금은 답이 보이지 않기에
너무 긴 밤일지라도 자신이 믿는 길을 나아가기를 그 전에 빛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당신이 가르쳐 준 노래는 지금도 이 마음 깊이 그 상냥한 목소리와 함께 울리고 있어요
북받쳐 오르는 마음의 물방울이 따뜻하게 불을 따라 흘러 강해질 거에요 믿어주기 바라요
이어져 있다고
I'm always by your side
I love you, I trust you
당신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
I love you, I trust you
사랑이라는 걸 가르쳐 줬어요 아무리 당신이 길을 잃는다 해도 제가 곁에 있어요
Waiting for your love
Always by your side
You're the only one
I love you, I trust you
당신의 고독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I love you, I trust you
빛이어도 어둠이어도
I love you, I trust you
슬픔이어도 기쁨이어도
I love you, I trust you
당신의 모든 것을 지키고 싶어요 아무리 당신이 길을 잃어도 제가 곁에 있어요
둘이 함께니 믿을 수 있어요 떠나지 말아줘요

-----------------------------------------------------------------------------
......

어떤 이야기들을 했고, 어떤 이야기들을 들었다.

내게 그 이야기를 한 사람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걸 의심하지는 않는다. 감사히 여긴다. 하지만, 예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다른 어떤 사람도 최소한 그 당시에는 나름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제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 되었다.

어느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위로를 싼 값에 구하려고 하면 슬픔도 싸지고, 그러다 보면 삶에 남는 게 없다고. 그리고 나 역시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싼 값에 위로를 구하려고 한 적이 있다. 그것도 여러 번. 그것은, 나약한 자의 방식이다.

내가 추구하는 건, '강함'이다. 그리고 진정한 강함은 이해와 유대에서 비롯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 人間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를 추구하기에는 너무 지쳐 있다. 그렇기에, '타인에 의존하지 않고서 홀로 이루는 강함'과 같은 비교적 소극적인 형태의 강함이라도 이루고자 했다. 싫건 좋건 나는 거기에 익숙해졌으며, 지금 이대로도 나쁘진 않다고 여긴다. 가끔씩은 견디기 힘들지라도.


난 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And
 

부조리에 대한 정열

 




삶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한계에 도달해보고 나서도 논리, 원인, 결과, 또는 도덕적인 성찰을 운운할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없다. 그때 삶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남는 것은 근거 없는 이유들뿐이다. 절망의 긑에서는 부조리에 대한 정열만이 혼돈을 악마적 광채로 치장한다. 도덕적, 미적, 종교적, 사회적, 그 외 어떤 차원의 이상으로도 삶에 방향이나 목적을 부여할 수 없을 때, 삶을 허무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수 있겠는가? 거기에 도달하려면 부조리와 절대적인 무가치함, 그리고 거짓말로 삶에 대한 환상을 조작하는 본질적으로 내용 없는 그 무엇인가에 매달리는 길밖에 없다.


 산이 웃을 줄 모르고, 벌레가 노래할 줄 모르니깐 나는 살고 있다. 이러한 부조리에 대한 정열은, 모든 것을 깨끗이 청산하고 나서 미래의 몸서리나는 변신을 감수할 능력이 남아 있는 인간한테만 생겨난다. 모든 것을 잃은 인간의 삶에는 그러한 정열만이 남는다. 그 어떤 것이 그를 유혹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정열만이 남는다. 그 어떤 것이 그를 유혹할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인류의 이름으로 혹은 공익의 이름으로 희생하는 것, 미를 숭배하는 것 등등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나는 일시적일지라도 그 모든 것을 체험한 사람들만 사랑한다. 그들만이 절대적으로 살았던 유일한 인간들이고, 삶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 유일한 인간들이다. 우리가 사랑과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무의식이 아니라 영웅적 용기를 통해서다. 강한 광기가 숨어 있지 않은 존재함은 가치가 없다. 그러한 존재함은 돌이나 나무조각, 잡풀의 존재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나 아주 정직하게 단언한다. 인간이 돌이나 나무조각 혹은 잡풀이 되기를 원하려면 강한 광기를 지녀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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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생각을 했다. 어린 시절, 학창 시절, 그리고 군대 생활, 그리고 그 이후로 5년.

제대하고 홀로 집으로 돌아오며, 그런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노력하겠다고. 진정으로 강하고 명예로운 인간이 되겠다고.

...그 맹세에서 비롯된 시도들, 내가 했던 노력들은 대부분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아직도 내게 남은 건 내가 노력했던 시간들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강해져야 한다는 그 맹세 뿐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어리고 한심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여기는 사람들까지 신경쓰고 싶지는 않다. 내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절박한 이유가 있고, 내게 있어 그것들은 아플 정도로 진실하다.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게 남아 있다. 그걸 할 것이다.


And

1)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일은 저곳을 가볼까. 이래저래 생각나는 것들이 있긴 한데, 지나친 의미 부여 같아서 생각하기를 관둬 버렸다.

2)
소설 쓰던 건 그럭저럭 진행 중... ...이라고 하고 싶지만, 좀 쓰던 중 접근 방향이 잘못됐다 싶어서 전부 날려 버리고 새로 구상 중. 참고 삼아 <민족주의 길들이기>를 읽었다.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 가려던 참에 대출 기한이 거의 다 되서 그냥 반납. 어차피 읽은 게 소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 나중에 대규모로 고쳐 쓸 생각하고 일단 써보는 게 나을 것 같다.

3)
쓰던 소설과 연관이 있기도 하고... 소설과는 별개로 마징가Z를 위시한 고전 슈퍼로봇 만화에 관심이 생겼다. SF/판타지 도서관에 만화책 있는 걸 한번 죽 읽고서는 엔하위키 등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SFC로 나온 3차 슈퍼로봇 대전을 후반부까지 진행하고, 요즘은 신 겟타로보 보는 중. 작년 이 맘 때만 해도 "겟타? 그건 왠 듣보잡임?" 했는데 알면 알수록 겟타가 취향이다.

4)
파시즘과 관련한 기획 기사. 파시즘의 토대는 민주주의다. 억압적이고 무자비하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일지는 몰라도, 학술적인 견지에서 보자면 그 근본적 개념 상 스탈린 치하의 러시아 같은 체제 내에서는 파시즘이 성립하지 않는다. 씁쓸한 역설이다.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5114.html

5)
지금 소설 쓰는 거 끝내는 대로 <독재자> 읽고 리뷰 써서 보낼 것.

6)
눈이 자꾸 충혈되고 아프다. 쯧... 해야 할 건 많은데. 쉬고 싶지 않다. 지금 쉬어 버리면 무력감과 좌절감에 잡아 먹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7)
예전에 사랑했던 분을 닮은 꼬마애를 봤다. 저대로 20년 쯤 지나면 그 분과 비슷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좀 하다가 그런 스스로가 좀 어이가 없어서 웃어 버렸다.

8)
...춥다, 올 겨울은. 작년도 그랬지만, 올 겨울은 특히나 더. ....그래도 괜찮다, 견딜 수 있다. 애초부터 삶이 쉬웠던 적 따위는 한 번도 없었다. 견딜 수 있는 데까지는 가 봐야지.

하지만, 언제까지?

+

13일의 추가 사항:눈에 뭐 난 게 커져서 기도회 못갔음 ㄳ-_-


 
And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은과 금>을 거의 10년 만에 다시 읽었다. 10년 전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카무이 에피소드를 펑펑 울면서 읽었다. 그리고 지금 그 에피소드를 다시 읽으면서 또 다시 조금 울어 버렸다. 이 나이 먹고, 쯧.

나는 결코 내가 증오하는 자들 아래로 고개 숙이고 들어가지 않겠다고 어렴풋이나마 처음 생각했던 게, 그 무렵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난... 강해져야만 한다. 지금보다 더욱 더. 혼자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소리를 하면, 중2병돋는다는 비웃음 밖에 듣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나도 피식 웃어 버릴 테고. 젠장.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이 블로그에 거의 오지 않아 다행이다.


오늘 밤은 자기 글렀다. 오늘 운동은 새벽에 가야겠다.

And
모 블로그에서 벌어진 논쟁을 지켜보며 한참동안 그런 생각을 했다(그 블로그에서 벌어진 논쟁 자체의 출발점은 다른 지점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나는, 스스로가 이상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여긴다. 내가 중시하는 가치, 그리고 적대-'적대'다, 이해와 관용이 아니라-하는 대상의 설정에 있어서 내 정치적, 사회적 정체성은 이른바 '좌파적' 내지 '진보적'이라고 불릴 수 있을 만한 것이지만 그에 접근하는 사고방식이나 논리에 있어서 나는... ... 힘들게 인정한다, 나는 그러한 도그마나 이데올로기을 떠나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생명이나, 실존 같은 가치들에 대해서는 둔감한 편이다. 내가 가장 혐오하고 증오하는 것들과 나는, 부분적으로라 해도 확실히 닮아 있다.

그렇기에 나는 연평도 포격 소식을 접하고서도 반사적으로 '앞으로 얼어뒈질 퍼런당과 빌어처먹을 ㅈㅈㄷ이 이걸 어떻게 이용하려고 들 것이며 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곧 그걸 부끄러워 하긴 했지만 그 부끄러움은 '희생된 이들에 대한 슬픔과 북한에 대한 분노가 먼저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었지, 그러한 '감정'을 느껴서는 아니었다. ...가끔은, 그런 스스로가 끔찍한 괴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이 없는 이상은 이상이 아니다. 그리고 아마도, 나는 이상주의자는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토록 치열하게 거부해 온 대상에게 굴종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도 진실이다. 몇 년 전, 나는 나도 나이가 들고 좀 더 닳으면 내가 증오했던 자들과 똑같아져서... 그들 밑에서 야비하고 기회주의적인 삶을 살며 그것이 처세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그리고 지금의 난 그에 대해서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끝내 '그들' 밑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명예의 형태다.

하지만 그들의 배하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처럼 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그것만은 두렵다. 그리고 그 조짐은 이미 보이고 있다.

......최소한 그들 아래로 들어가 적극적으로 사냥개 노릇을 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남은 길은? 두 가지 길이 있다. 그 길의 한쪽 끝에는 냉소와 무기력에 둘러 싸여서는 더 이상 분노하지도 알고자 하지도 않는 자신이 있다. 그리고 다른 한 끝에는 승리욕과 진영 논리에 눈이 멀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을 잃어 버린 자신이 있다. 전자는 경멸스럽고, 후자는 끔찍하다.


하지만... 아무리 내키지 않는다 해도, 그 두 모습 다 가능성 있는 나의 모습이며 받아 들여야 할 내 일부의 반영이다. 뒤틀리고 타락한 모습이라고 해도 그것들은 여전히 나다. 하지만 둘 다 싫다고 해서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예 내가 아니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항상 정확하거나 옳을 수는 없다. 분명히 때로는 치우쳐져서 적절한 판단을 내리지 못할 테고, 가끔은 너무 치우쳤다는 걸 자각하면서도 상황 상, 입장 상, 기타 다른 이유 때문에 그 편향됨에 스스로를 맡기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나고 나면 후회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틀리는 것은 괜찮다. 그럴 수도 있다. 나는 결코 위대하거나 현명한 인간이 아니다. 나는 한없이 범속한 우자에 불과하며, 착오를 겪는 건 필연일 것이다. 그것이 자명한 사실인 이상, 틀릴 것을 두려워하여 아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노릇이다. 무엇보다도,

'틀린 나'는 최소한, 여전히 '나'다.


혼자서 해야 할 것이다, 늘 그래왔듯.

PS=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4대강 공사가 합법 판정을 받았다는 기사 링크+너무 꿀꿀해지는 걸 막기 위해 짤방 하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2032150455&code=940301

......
사용자 삽입 이미지
 
 
And

 

The sky of steel

Is heavy telling everything
Causing the pure white to become sluggish
Tearing the sun apart.
Making the ringing in my ears sharp

Namari no Sora
Omoku tarekomi
Mashiro ni yodonda
Taiyou ga kudakete
Mimiari wo togaraseru


Spinning spinning
The soft voiced swallows
Form a puzzling 8 letters
As they fly over this valley of buildings
Soon a downpour will be coming.

Hyururi hyururi
hikui TSUBAME ga
Hachi no ji nasotte
Biru no tani wo kakeru
Moujiki ni yuudachi ga kuru


The road of cloudy weather
Forgetting her umbrella
She walks forward.
Fearing the rain.
As for me
I'm a coward underneath
The blue sky I stare upwards at.

Donten no Michi wo
Kasa wo wasurete
Aruku kanojo wa
Ame ni obieteru
Node Boku mo
Yowamushi burasagete
Sora wo Aogu

Here and there
Running about skillfully
Ending up at last at a coffee shop
Dawdling too long on a break
I can't return, I just can't return

achira kochira
anyo wa jouzu
kouhii-ya ni yotte
hitoyasumi kimetara
kaerenai kaeranai

The road of cloudy weather,
Swaying to and fro
The two walk
Like common soilders
Who love a thrill
Someone's at a disadvantage
Since they too are cowards

donten no michi wo
burari burabura
aruku futari wa
ashigaru no gotoku
kiken zuki no
dareka no furi wo suru
shoushin monodomo

The road of cloudy weather
Forgetting her umbrella
She walks forward.
Fearing the rain.
As for me
I'm a coward underneath
The blue sky I stare upwards at.

Donten no Michi wo
Kasa wo wasurete
Aruku kanojo wa
Ame ni obieteru
Node Boku mo
Yowamushi burasagete
Sora wo Aogu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