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irrorzine.kr/index.php?document_srl=7374&mid=w1_dome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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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이런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난산 성지 대교구장 최신학 대주교는 은경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난은 비행기 유목을 할 운명이었을 거고,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고, 황문찬 소장은 전쟁을 일으킬 운명이었을 거고, 문원식 주교는 또 그 나름대로 할 일을 한 것일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삶들이 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하지만 이것은 그토록이나 다양하게 얽혀 있던 많은 이들의 운명을 관찰자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현자의 방식이다. 인간이 어디까지나 눈이 흐리고 귀가 어두울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그래서 전쟁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차라리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위해 모순을 감내해 가면서도 그 전장에 서는 게 평범한 인간의 방식이 아닐까. 그러한 삶들이 쌓이고 쌓인 끝에 큰 변화를 이끌어 내고, 세계를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 그런 것이 ‘우습지 않은 것’의 수준을 넘어서 진정으로 ‘인간다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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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서 쓴 저 구절은, 사실 내 개인적인 관점이다. 인간사에 있어 그토록 많은 대립과 투쟁들, 그 모든 걸 온전히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일종의 해탈의 경지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해탈의 경지는, 저 피안에 있어주는 쪽이 낫다.
나는... 현자나 성자는 결코 되지 못할, 한없이 범속한 인간이다. 그러하다면 그러한 대로, 내가 살고자 하는 방식대로 살 것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쫓을 것이다.
그것은 그렇게까지 고매한 가치는 아니다. 고매하긴 커녕, 좀 더 나이가 들고 나면 스스로도 비웃게 될 시시한 자기만족에 가깝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것'이며, 나 외엔 다른 누구도 이뤄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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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nds of smoke are rising
From the walls of the Bastille
And through the streets of Paris
Runs a sense of the unreal
연기 기둥이 솟구쳐 오르네
바스티유의 벽에서
파리의 거리에는 비현실적인 감각이 쇄도하고 있어
The Kings have all departed
There servants are nowhere
We burned out their mansions
In the name of Robespierre
왕들은 모두 영락했고
신하들은 간 데 없어
우리는 그들의 저택을 불살라 버렸지
로베스피에르의 이름으로
And still we wait
To see the day begin
Our time is wasting in the wind
Wondering why
Wondering why, it echoes
Through the lonely palace of Versailles
그리고 우린 아직 기다리고 있어
하루의 시작을 보는 걸
우리의 시간은 바람 속에 날려가 버렸지
왜
왜, 메아리 울려 퍼지네
고독한 베르사유 궁전에
Inside the midnight councils
The lamps are burning low
On you sit and talk all through the night
But there's just no place to go
한 밤 중의 회의
램프가 낮게 타오르는
너는 앉아 밤새 이야기하고 있지
그러나 갈 곳은 없어
And Bonaparte is coming
With his army from the south
Marat your days are numbered
And we live hand to mouth
그리고 보나파르트가 오고 있어
그의 군대와 함께 남쪽에서
마라, 너의 시절은 갔어
그리고 우리는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빠
While we wait
To see the day begin
Our time is wasting in the wind
Wondering why
Wondering why, it echoes
Through the lonely palace of Versailles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
하루의 시작을 보기를 기다리며
우리의 시간은 바람 속에 날려가 버렸지
왜
왜, 메아리 울려 퍼지네
고독한 베르사유 궁전에
The ghost of revolution
Still prowls the Paris streets
Down all the restless centuries
It wonders incomplete
혁명의 유령은
아직 파리의 거리를 떠돌고 있어
쉼 없는 한 세기
그 경이는 끝나지 않고 있어
It speaks inside the cheap red wine
Of cafe summer nights
Its red and amber voices
Call the cars at traffic lights
여름 밤의 카페와
싸구려 레드 와인 속의 떠들어댐
그 붉고도 호박색의 목소리
혼잡한 교통 속에서 차를 부르고 있어
Why do you wait
To see the day begin
Your time is wasting in the wind
Wondering why
Wondering why, it echoes
Through the lonely palace of Versailles
넌 왜 아직 기다리고 있나
하루의 시작을 보기를 기다리며
너의 시간은 바람 속에 날려가 버렸지
왜
왜, 메아리 울려 퍼지네
고독한 베르사유 궁전에
Wondering why, it echoes
Through the lonely palace of Versailles
왜, 메아리 울려 퍼지네
고독한 베르사유 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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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의지라. 아아, 서울시장 자리를 노리며 언플에 열심이다가 최근 큼직한 병크를 터뜨린 나경원도 자신은 그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겠지.
신념과 의지는 어디까지나 그 자신에게만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아무리 하찮은 수준의 것이라고 해도, 그것은 나 이외엔 그 누구도 이뤄줄 수 없는 거다.
그 신념과 의지가 개인의 만족에서 머무를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선행되야 할 핵심적인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그 신념과 의지를 위해, 일신의 이익과 안락을 희생할 수 있냐는 점이 그것이다. 김대중 정권 때 북쪽으로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들의 경우가 그렇다. 북쪽의 김씨 왕조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개막장 소리 밖에 안 나온다. 이런 소리 하기가 치떨리도록 싫지만 차라리 이명박이 낫지. 그를 추종하는 것은 도저히 좋게 봐줄 수 없다. 그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지키기 위해 수십 년에 걸친 수감 생활을 견뎌냈다. 신념이 신념이기 위해서는, 그 정도 각오는 있어야 한다.
이익과 신념 간의 균형을 잡는 것. 이것은 곧, 이(理)와 의(義)의 균형을 잡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합리적인 거고, 당장 나 역시도 대개의 경우에는 가능한 양쪽을 합치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가장 결정적인 그 한 순간에 이익에 기운다면, 그것은 신념이라고 부를 가치가 없다.
물론 이것은 '기본 사양'일 뿐이다. 2차 세계대전의 끝물, 일본 제국 말기에도 만세일계의 천황가를 지키기 위해 이 한 목숨 기꺼이 바치겠다는 병신들은 숱하게 많았다. 프랑스 혁명 말기 테르미도르 반동으로 몰락하기 전까지 무자비한 공포정치를 펼치며 수 만 명을 단두대로 보낸 막시밀리앵 로베스피에르도 개인적으로는 청렴한 인격자였다. 그래도 신념이 신념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과 안락을 어느 정도까지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제다. 그 선이 어느 정도까지냐... 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그 정도의 희생조차도 거부하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그 가운데 뉴라이트가 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8542.html
"신념은 정신에 속한 생각이 아니라. 정신 자체가 속한 생각이다."
-로버트 옥스턴 볼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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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에 따라서는 <델마와 루이스>의 계보를 잇는(그리고 그것을 훨씬 어둡고 비관적으로 해석한) 일종의 여성주의 영화로도 볼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권력과 계급'의 문제라고 본다. 평화롭고 목가적인 섬마을이라는 낭만적인 배경 너머에 감춰진, 전통과 질서로써 강요되는 압도적인 폭력과 부조리. 폐쇄된 작은 공동체는 정체되고, 거기에 끔찍한 야만이 깃든다.
'오, 그렇지! 이렇게 훈훈하게 진행될 리가 없지! 그럼 그렇지, 바로 저거거든! 흠, 대놓고는 묘사되지 않았지만 난 저게 무슨 의미인지 알 거 같은데. 호오, 아까 대충 지나간 그게 그런 의미였나? 이렇게 연결되는군. 음, 저건? 설마 그런 건가?' ...등등의 생각을 하며 2시간 내내 몰입해서 봤다. 보고 나니.... 미치도록 담배가 땡겼다.
요즘 세상에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 비현실적이다... 라는 이야기도 간간이 들리던데, 그거야말로 비현실적인 관점이다. 바로 얼마 전에도 시골에서 지체장애가 있는 여중생을 마을 남자들이 윤간해 임신시킨 사건이 터졌다. 픽션이라는 점과 그 주제의식으로 인해 별 다른 복잡한 기교도 없이 너무 노골적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추악한 인간'을 병치시켜 보여주긴 하지만, 그와 비슷한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게 현실적인 거다.
본 뒤 리뷰들을 좀 찾아보니 '페미년들이나 좋아할 영화' '하여간 더러운 전라디언 새끼들ㅋㅋㅋ' '님들아 이 영화 노출씬 많나여? 허억허억' 운운하는 소리가 어김없이 있더라. 퉤.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별로 사악하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모님께 잘 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직장 생활 열심히 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일 것이다. 이 영화의 배경인 무도에서, 김복남을 둘러 싼 마을 노인들이 자신들끼리는-그리고 외부에서 잠시 찾아온 경찰에게는- 더없이 훈훈하고 인정많은 사람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악하다는 것은 극히 평범한 것이다. 난 그걸 뼈저리게 안다. 2시간 내내 분노나 슬픔, 혐오감보다는 비웃음에 가까운 감정을 품고서 난 그 영화를 봤다.
편하게 볼 영화는 아니지만 훌륭한 영화고, DVD나 합법 다운로드 등의 방식으로 구매해서 종종 꺼내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용서받지 못한 자>는 도저히 다시 볼 용기가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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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께서는 그 모습을 보시고 조용히 내면의 우주를 들여다보셨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우주보다 더 거대한 기억의 우주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 속에는 우주가 있고, 우주를 향해 날아간 문명이 있고, 그 문명이 만들어낸 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신의 기억 속에는 또다른 기억의 우주가 펼쳐져 있었는데, 그 속에서는 또다른 문명이 우주를 향해 날아갔고, 그 문명을 기억할 또다른 신이 또다른 기억의 우주를 품은 채 우주를 떠돌고 있었다.
그 많은 우주를 통틀어 그의 마음을 가장 강렬하게 사로잡는 기억 하나가 있었다. 나니예 개발계획 고객 운송용 우주선 바이카스 타뮤론에 남아 있던 외롭고 작은 신. 그의 친구, 그의 당직 역사학자. 스스로 악마가 된 가련한 영혼, 히스토리오그라피아 타뮤로니안의 그림자였다. 그 영혼을 가슴에 품는 순간 그는 더이상 무기가 아니었다.
다시 고개를 들어 나니예를 향해 날아오는 종말의 전조들을 바라보았다.
히스톨, 저건 내가 맡을게. 다행히 이번에는 안 늦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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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계속 옛 기억이 떠올라 약간 우울했다. 리뷰 쓰면서 계속 다시 책을 찾아봤는데, 몇몇 부분에서 울컥해서 눈물이 나올 뻔한 걸 간신히 참아 넘겼다. 그리고 저 부분에서, 결국 바보처럼 조금 울어 버렸다. 한심하고 구질구질한 꼴이다.
내게도, 저렇게 말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고 여긴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졌다.
난, 나물처럼은 될 수 없다. 나는 그런 직선은 그릴 수 없다. 나물이 구하는 것은 신이지만, 내가 구하는 것은 지금의 내가 속해 있는 이 지상에서 혼자서 끝까지 싸우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 결말은 히스톨과 가까울 것이다. 다른 건, 내 곁에는 은경도 프리마도 없다는 점이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 난 싸울 수 있다. 결의를 세우고, 투쟁심으로 내 안을 채운다. 그러면 한참 동안은 꺾이지 않을 수 있다. 흔들린다면 그건 결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투지가 약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난 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 분은 행복하시길.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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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출처는 오유 '애이플파이'님. 오오, 패기가 느껴진다!
....다른 일 때문에 좀 슬프던 참인데 이거 보니 슬픔이 확 날아간다, 대신 분노가 끓어오른다. 전투력이 상승하는 느낌. 조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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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시제 그리미 마케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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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서, 나의 聖戰을 수행한다.
결국 패배할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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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학점이 약간 모자란다고 과사에서 연락이 와서... 수강 신청 변경을 하려고 안내 책자를 뒤지다가 어떤 교수 이름을 발견했다. 몇 년 전에 반했던 선배님과 이름이 같았다. 뭐... 흔한 이름이니까. 하지만 당시 갖고 있던 그 감정이 다시 떠올랐다.
"Cry for the moon"이란, '불가능한 일을 바라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잘 지내시겠지. 그 선배님도, 그리고...
그 분도.
철 지난 동화 뒤로 숨어 버리는 짓은 작작 해두자. 난, 나의 현실과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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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 먹고 체육대회 같은 거 가봤자 별 거 없다.... ...고 생각하면서도 발이 저절로 움직였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재작년에 과대표 하면서 애들 학과 행사 참여도가 개판이라고 짜증내며 나는 돈 내라는 거 제 때 내고 행사 안 빠지고 가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던 게 떠올랐다. 의식적으로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무의식적으로는 그 기억이 남아 있던 모양이다.
결과적으로는, 생각했던대로 별 거 없었다. 날 아는 예비역 후배애들이랑 1학년 때부터 봐온 여자애들하고 간단하게 인사 정도나 하고, 작년에 국문과와 합쳐지며 대폭 늘어난 낯선 얼굴들 사이에서 조용히 공기처럼 경기 구경하고 담배 피우고 폰 갖고 놀며 하루를 보냈다. ...써놓고 보니 정말 잉여돋는다.
여자애들 발야구가 마지막 순서였는데... 제법 치열하게 주고받다가 약간 차이로 져서, 뛰었던 여자애 하나가 속상해서 우는 걸 봤다. 몇 년 전 같았으면.... 가서 열심히 했으니 괜찮다, 울지 마라 소리라도 했겠지만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 버렸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굳이 그런 소리 할 이유는 없다. 내가 정말 좋은 의도로 그랬더라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 사람은 뭔가' 싶기만 할 수도 있는 거다. 진심과 선의는 무력하다. 난 그걸 뼈저리게 알고 있다.
어젯밤, 꿈을 꿨다. 그 꿈 속에서 나는 내가 지금 지향하는 대로 '강자'가 되어서 싸우고 있었다. 보이는 건 전부 적 뿐이었고, 내 편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결국 너도 우리와 마찬가지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에는 똑같아 질 거다, 너는 그것 밖에 안 되는 놈이라고 나를 비웃고 있는 듯 했다. 그들 사이에서 혼자 싸우면서 난 힘겹고 우울했지만, 깨고 난 뒤의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가끔은 그런 꿈도 꾼다. 그 꿈 속에서 나는 한 때 간절히 원했던 것을 가지고 있다. 그 꿈 속에서 나는 더 없는 기쁨에 젖어 있다. 그리고 깨고 나면 그 모든 게 분노로 바뀐다. 그것은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미 일어난 일' 외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꿈에서 깨어나면, 내 안에서 무언가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
돌아와서 별 생각 없이 메일을 확인해 봤더니, 반해 있던 그 분께서 연락하신 게 있었다. 내용 자체는 공적인 것이었지만... 보낸 사람 이름을 보고 순간 두근거려 버렸다, 젠장-_- ...좋지 않다. 그 분이 남자친구가 있는 이상, 나는 내가 그 분께 가졌던 감정을 내 안에만 묻어 버려야 한다. 내가 두근거렸다... ...는 건 아직도 속으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공적인 거니까, 답신은 해야겠지, 가능한...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선에서.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추석 쇠고서 집에서 하룻밤 자고 다시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원래 어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하루 늦어져서... 해야 할 일거리들이 좀 쌓여 있다. 일단 보수 쪽 신문들이랑(조중동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이긴 한데... 좀 개념 잡힌 보수언론 없나 시밤), 진보 쪽 신문들(한겨레는 너무 민족주의 쪽에 치우져서 진보라고 하기 좀 미묘하고, 오마이는 기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경향이나 프레시안이 그나마 나은 듯) 중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되 논조가 다른 사설을 찾아서 교차 검증해 스크랩해야 되고, 단편 소설 하나 읽어둬야 하고... 또 뭐 있더라. 아, 인강 들어야 할 거 하나 있쿠나. 그 외에는 거울 비평선 원고 편집안 검토해서 메일로 보내야 되고... 뭐 그 외엔 더 없는 듯. 마지막 학기겠다 시간표는 널럴한데 미묘하게 바쁘다. 뭐... ...요즘 상황에서는 좀 바쁜 게 좋은 거지.
2)
배명훈의 신작 <신의 궤도>를 거의 다 읽어간다. 마지막 한 챕터만을 남겨둔 참. 개인적인 사정과 주인공 나물의 상황이 어느 정도 오버랩되어 약간 우울하면서도 잘 읽고 있다. 거울 쪽에 줄 리뷰 써야 되는데... 부족해 보이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분명 훌륭한 작품인데, 막상 리뷰를 쓰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_- 신학적 성찰 부분? 패스. 난 종교인이고, 방식이 좀 다를 망정 여전히 신을 섬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 자신만을 납득시킬 수 있는 개인적인 성격의 것이며 남들에게 체계화시켜 설명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여지는 많았지만 리뷰의 재료로 쓰기엔 부적절하다. 가축 비행기로 대표되는 남반구 유목민들의 삶과 나니예 관리사무소로 대표되는 북반부 정주민들의 삶에 대한 역사적 접근? 패스. 어느 정도 관심 있는 분야긴 하지만 지식이 부족하다. 밀덕들을 설레게 할 전쟁 묘사 부분? ...어익후.
3)
별 이유도 맥락도 없이...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 보복할 마음은 없지만, 용서할 마음도 없다.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악몽을 꾼다. 그 꿈 속에서 나는 한 때 간절히 바랐던 것을 가지고 있으며, 더 없이 행복해하고 있다. 그리고 깨고 나면, 그 모든 행복과 기쁨이 분노로 바뀐다.
늘 그래왔듯이 혼자서 어떻게든 해봐야 할 것이다. 내 명예를 위해. 그 끝에 있는 게 결국 구원이 아니라 단지 알량하고 얄팍하기 그지없는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해도.
난,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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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는 자리에 앉아, 주머니에서 5전 백동화를 골라 꺼내면서, 비록 한 번도 꿈에 본 일은 없었더라도 역시 그가 자기에게는 유일한 여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여 본다. 자기가 그를, 그 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 것같이 생각하는 것은, 구보가 제 감정을 속인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가 여자를 만나보고 돌아왔을 때, 그는 집에서 아들을 궁금히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에게 '그 여자면' 정도의 뜻을 표시하였었던 것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구보는, 어머니가 색시 집으로 솔직하게 구혼할 것을 금하였다. 그것은 허영만에서 나온 일은 아니다. 그는 여자가 자기 생각을 안하고 있는 경우에 객쩍게스리 여자를 괴롭혀 주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다. 구보는 여자의 의사와 감정을 존중하고 싶었다.
그러나 물론 여자에게서는 아무런 말도 하여 오지 않았다. 구보는 여자가 은근히 자기에게서 무슨 말이 있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나 아닐까, 하고도 생각하여 보았다. 그러나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은 제 자신 우스운 일이다. 그러는 동안에 날은 가고 그리고 그것에 대한 흥미를 구보는 잃기 시작하였다. 혹시 여자에게서라도 먼저 말이 있다면...
그러면 구보는 다시 이 문제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게다. 언젠가 여자의 집과 어떻게 인척 관계가 있는 노마나님이 와서 색시 집에서도 이편의 동정만 살피고 있는 듯 싶더란 말을 들었을 때, 구보는 쓰디쓰게 웃고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희극이라느니보다는, 오히려 한 개의 비극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면서도 구보는 그 비극에서 자기네들을 구하기 위하여 팔을 걷고 나서려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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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해지자. 내가 그 분께 품었던 그 모든 감정, 그 모든 인식들이 어쩌면 단순한 나만의 환상이었을 수도 있다. 박태원은 이 작품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마저도 단지 그런 감정을 느끼는 스스로에 대한 자기애에 불과할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난, 아마도 그런 인간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나 자신의 모습과는 별도로 그것이 정말 제대로 된 '사랑'은 아닐 것이다. 난, 그 분을 사랑할 자격이 없을 지도 모른다. 차라리 지금이 더 잘된 것일지도 모른다. 저 구절을 읽으며, 난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상황을 정리해보자. 1)그 분은 남자친구분이 있고, 곧 결혼하실 모양이다. 2)내가 그 분에게 가졌던 감정이 어떤 것이건 이제는 의미가 없다. 3)그 분은 내 감정을 어느 정도 눈치채셨을 가능성이 높다. 4)현재 상황에서는 그 분도 아무래도 내가 의식이 되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건 부담스러워하실 것이다. 전혀 개의치 않으신다면 그것도 나름 가슴아픈 일이지만 일단 이 가능성은 논외로 한다. 5)반했던 분에게 그런 불편을 끼쳐드리고 싶지는 않다. 내게 있어서도 그 분과 자주 마주치면 마음을 정리하기가 어려워진다. ->결론)당분간 그 분을 보지 않는 게 가장 합리적이고 서로에게 유익한 해결책이다.
.....그래도, 그 분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이번 추석 때 그 분은 어떻게 보내실까, 양가 부모님들 모시고 상견례라도 하시려나.
...............
이쯤 해두자. 더 이상 구질구질해지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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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대하는 태도는 보조사를 대했던 태도와 똑같았다. 그의 숭고한 자아 감각으로 볼 때 나 나와 보조사의 차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래도 종교적 광증인 것 같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자신이 신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미소한 차이쯤이야 전지전능한 존재에게는 너무도 하찮은 문제다. 미치광이들이란 이런 식으로 자기 정체를 폭로하고 만다. 진정한 신은 참새 한 마리도 떨어지지 않도록 보살피신다. 하지만 인간의 허영이 창조한 신은 독수리와 참새의 차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 인간이 언제나 정신을 차릴런지!
+
"명령을 받들기 위해 왔습니다, 주인님. 저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충실한 노예에게 상을 내려주십시오. 저는 오랫동안 멀리서 당신을 숭배해왔습니다. 이제 이곳까지 오셨으니, 제가 주인님의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부탁입니다 주인님, 좋은 것을 나눠주실 때 저만 빠뜨리지는 않겠지요?"
그는 이제 이기적인 늙은 거지가 되어 있었다. 그리스도의 현존을 보고 있다고 믿는 중에도 오로지 빵과 물고기 생각 뿐인 것이다. 그의 광증은 참으로 절묘한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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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ght I'm gonna have myself a real good time
I feel alive and the world it's turning inside out Yeah!
I'm floating around in ecstasy
So don't stop me now don't stop me
'Cause I'm having a good time having a good time
I'm a shooting star leaping through the skies
Like a tiger defying the laws of gravity
I'm a racing car passing by like Lady Godiva
I'm gonna go go go
There's no stopping me
I'm burning through the skies Yeah!
Two hundred degrees
That's why they call me Mister Fahrenheit
I'm trav'ling at the speed of light
I wanna make a supersonic man of you
Don't stop me now I'm having such a good time
I'm having a ball don't stop me now
If you wanna have a good time just give me a call
Don't stop me now ('Cause I'm having a good time)
Don't stop me now (Yes I'm having a good time)
I don't want to stop at all
I'm a rocket ship on my way to Mars
On a collision course
I am a satellite I'm out of control
I am a sex machine ready to reload
Like an atom bomb about to
Oh oh oh oh oh explode
I'm burning through the skies Yeah!
Two hundred degrees
That's why they call me Mister Fahrenheit
I'm trav'ling at the speed of light
I wanna make a supersonic woman out of you
Don't stop me don't stop me don't stop me
Hey hey hey!
Don't stop me don't stop me
Ooh ooh ooh (I like it)
Don't stop me have a good time good time
Don't stop me don't stop me
Ooh ooh Alright
I'm burning through the skies Yeah!
Two hundred degrees
That's why they call me Mister Fahrenheit
I'm trav'ling at the speed of light
I wanna make a supersonic woman of you
Don't stop me now I'm having such a good time
I'm having a ball don't stop me now
If you wanna have a good time
Just give me a call
Don't stop me now ('Cause I'm having a good time)
Don't stop me now (Yes I'm having a good time)
I don't wanna stop at all
La la la la laaaa
La la la la
La la laa laa laa laaa
La la laa la la la la la laaa h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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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밤새고-_- 컴퓨터 켜서 구글 접속해 보니 로고가 바뀌어 있길래 확인해 보니 오늘이 프레디 머큐리의 생일이었다. 밤새 꿀꿀한 기분 속에 뒤척대다 이런 곡 들으니 상콤하다-_-
아무런 이유도 맥락도 없이, '오늘 하루 그 분은 잘 지내셨을까, 데이트라도 하셨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가서 좀 뛰고 들어왔다. 땀투성이가 되 돌아와 샤워하고 밥 먹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려니 한결 좀 낫다.
그 분이 이 블로그 보실 일이야 없겠지, 뭐 어느 정도 내 마음을 눈치채셨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다. 인정한다, 아직도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가 잘못 안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래선 안 되는 거다. 누군가에 대한 마음이 지나친 나머지, 오히려 상대방이 자신에게 반했다고 믿어 버리게 되는 바람에 병신짓을 한 사람들 이야기에 대해선 충분히 안다. 나라고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그런 건 나 자신이 받아들이질 못하겠다.
앞으로도 종종 볼 일이야 있겠지만 가능한 떨어져 있고, 필요한 말 외엔 하지 말고, 뒷풀이 같은 거 가지 말고 얼른 돌아오고, 그 분 결혼 소식 들리면 축의금이나 좀 보내 드리고... 해야 할 건 뭐 그 정도인가.
그 분이 행복하길 바란다. 그러나 그 분과 딱히 친한 사이도 아니었거니와, 내가 그 분께 무언가 더 해드릴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내가 그 분에 대해 갖고 있던 마음을 눈치챈 건 그 분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름 남들 앞에선 잘 조절했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른다. 뭐 눈치 없이 'xx님이 xx님 좋아했던 거 같아요'라고 대놓고 이야기할 만한 사람은 없으니 괜찮겠지. 여기서 끝내야 할 일이다.
몇 년 전, 그런 일이 있었다. 진심과 선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상대에게 통한다고 믿고 있던 무렵. 어떤 인간 관계 때문에.... 내심 불안해하고 있던 나는 당시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 분에게 내 속내를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려고 했었다. 이걸 계기로 그 분과도 친구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 때 그 분은 날짜를 착각하셔서 약속 장소에 오지 못하셨고, 난 혼자 시간을 좀 죽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만났을 때 그 분은 내게 사과하고 다음에 시간 내 보자고 하셨었고.... ...그 때는 알지 못했다. 내가 바로 그 분께 반하게 될 줄은. 하지만 어쩌면, 약속이 깨지고 못내 아쉬운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돌아온 그 때부터 결국은 이렇게 될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연이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 때부터 이미.
아마 오늘 밤도, 그리고 앞으로도 한 동안은 더 그 분이 행복하기를 빌며, 그리고 내가 직면해야 할 지루하기 그지 없는 학교 생활과 그게 끝난 후 이어질 침울한 구직 활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잠들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괜찮아 지겠지.
구질구질한 꼴이지만 뭐, 남한테 티내지만 않으면 되겠지. 어차피 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 휑한 블로그지만 아무래도 좀 마음 쓰인다, 여기에 그 분 이야기는 그만 적어야겠다...
침체되는 거야 그럴 수 있다. 그 분에 대한 내 마음은 스스로가 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던 듯 하니. 하지만 그건 이제 끝난 일이고, 거기 휘둘리는 건 참을 수 없다.
곽 교육감 건에 대해 한 줄 추가. 그에 앞서, 우선 약간 옛날 이야기 하나.
공화국 대한민국은 외세에 의존한 해방 속에서 태어나,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이념의 대리전쟁을 치룬 폐허 속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피폐하고 비참한 곳에서는 먹을 수도 없는 대의나 이상보다는 한 그릇의 밥이 훨씬 더 확실하다. 그런 상황 하에서는 너무나도 불의가 자리잡기 쉽다. 그 자체는 지극히 단순하고 명백한 사실이다.
이후 이승만은 온갖 음모와 야합을 통해 정적들을 제거하고서 '반공 국가'의 기틀을 다졌다. 이후 진행된 '근대화'와 동아시아에서의 공산주의 확산을 우려한 미국의 꾸준한 지원, 베트남 파병의 댓가로 한국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그 사이 군사독재와 인권탄압, 그에 항거하는 민주화 운동이 있었지만 공화국 대한민국의 정신 깊숙한 곳에서는 그 시절의 빈곤과 고통이 결코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어 남아 있다. 그리고 그러한 빈곤과 고통은 근대화라는 가치에 대한 눈먼 갈망을 낳았고, 그 갈망은 '도덕이나 윤리 같은 건 당장 먹고 사는 것에 비해 사소한 문제'라는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한 자아를 내면에 품은 괴물을 낳았다.
그 괴물은 '당장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는 윤리나 도덕은 최소한 당분간이라도 외면해야 하는' 절망적인 현실을 겪었다- 그리고 그 "현실"을 '살아남고, 승자가 되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윤리와 도덕 같은 것은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하는 게 올바른 것'이라는 "당위"로 치환시켰다.
한국은 너무나도 빨리 변했다. 그리고 그러한 급변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그늘은 단순히 지나가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성장통으로 간단히 치부할 만한 문제가 아니었다. 너무나도 많은 중요한 것들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논리 앞에 외면당했고 잊혀져 버렸다.
군사정권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무너졌고,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대한민국의 형식적인 민주화는 이뤄졌다. 그러나 이제 막 성년기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내면에서 그 괴물은 죽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강고해졌다. 어쨌든 대한민국에게 있어서 당장이라도 죽어 버릴 것만 같은 그 비참함 속에서 일어나 지금만큼 자랄 수 있게 한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은 당장의 생존을 위해 도덕과 윤리는 내다 버리는 것으로 취급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처절하기까지 한 그 갈망이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 되면 그것은 이미 갈망이라고 할 만한 수준을 넘어, 망집에 가깝다. 멀게는 이승만으로부터 박정희, 전두환을 거쳐 이제 이명박으로 상징되는 공화국 대한민국의 모든 부정성이 그 한 점에 녹아 있다. 그 부정성을 먹고 괴물은 몸집을 불렸다.
그리고 이제, 그 괴물은 국민들에게 말한다. 현실 정치의 엄혹함, '아(我)'와 '타(他)'를 철저히 가르고 상대를 굴복시켜 승리를 거둔다는 그 순수할정도로 명료한 현실 앞에서 보편적인 도덕이나 윤리, 한발 더 나아가 만인에게 공통된 대의나 이상 같은 건 일단 접어둬야 할 문제라고.
자신을 쓰러뜨리고 싶으면 자신과 같은 방식을 취해야 하며, 이것이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게임의 법칙이라고.
그 괴물이 견뎌야만 했던 현실의 절망을 외면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것은 가치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단순한 사실 관계다. 하지만 그 괴물은 그 현실을 자신 안에서 당위로 바꾸었고, 심지어는 "우리는 하루하루 먹고 사는데 만족하는 걸로 그치지 않는, 사람이 사는 나라를 원한다"고 외치면서 그 괴물에게 저항하고자 하는 이들마저도 심정적으로 그 당위-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 '정치판에서 도덕을 논하는 건 웃기는 짓이다' '한나라당의 야비함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선 다른 도리가 없다'라는 식의 논리들을 받아들이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이 사건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도덕 문제로 수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기저에는 저 괴물의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나를 쓰러뜨리고 싶으면 나를 괴물로 키운 방식에 의존해야 한다. 나를 쓰러뜨리기 위해, 너희들 자신도 그토록 믿기 어려워하는 정의와 도덕에 의지할테냐? 아니면 너희들 내면에도 이미 자리하고 있는 그 불신과 증오에 의지할테냐?"
........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선 괴물이 되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일부러 괴물의 피를 마시고 그 거죽을 뒤집어 쓴 채 괴물 놀이를 미리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한국은 <블랙 라군>의 로아나프라가 아니다.
2)
엊그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오늘 일어나 보니 오른 발이 부어 있고 통증이 심하다. 평발인데다, 요즘 체중이 늘어나 그 부하가 심해진 나머지 관절이 말썽을 일으킨 듯 하다. 전에도 한 두번 이런 적이 있다.
1교시 첫 수업은 못 들어갔고, 두 번째 수업에 발을 절며 간신히 들어갔다. 저녁이 되니 상태가 더 심해서 슬리퍼에 발을 집어넣기도 힘들 지경이다. 일주일에 이틀 밖에 수업이 없으니, 내일만 버티면 다음 주 오늘까지는 그럭저럭 가라앉을 것 같기도 한데.... 상황이 안 좋다.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있어야 할텐데 변변한 그릇도 없고, 주인 아줌마는 안 계신 모양이고, 도움을 청할 만한 친구놈들은 다들 애저녁에 졸업해 이 근처를 떠 버렸고, 집에 전화를 해봤자 걱정만 하실테고.... 괜찮아지고 나면 일단 이런 일이 또 안 생기도록 다이어트라도 해야겠다. 조깅 같은 걸 했다간 또 말썽을 부릴테니 수영 같은 게 좋으려나...
.......
그거야 나중 일이고, 지금은 혼자 알아서 하지 뭐.
3)
저녁 나절에 1시간 정도 깜빡 잠들었다가, 반해 있던 그 분을 만났다. 그 꿈 속에서 난 그 분께 내 마음을 전했고, 거절당했다. 이왕 거절당할 거였다면 현실에서 고백하고 거절당하는 쪽이 더 좋았을텐데. 차인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한심하다, 구질구질해질 수는 없다.
......잘 사시겠지, 행복하시길.
부디.
이전에도 몇 번 겪어봤지만,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을 꿈에서 보는 건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이번엔.... 현실에서도 일어날 일이었으니 최소한 그보단 낫다.
그래도, 이왕 차일 거였다면 내가 잠든 도중이 아니라 깨어 있는 도중이었다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은 떨쳐지질 않는다. 고백하기도 전에 차이는 이 감각은 참 오랜만이구나, 에헤라.
행복하시길, 부디.
그 웃음소리를 내가 곁에서 들을 수 없다 해도.
+
다른 일 때문에 쪽지를 보냈다가 감정이 묻어나는 거 같아서 보낸 쪽지를 지우고 댓글로 달았는데 답신이 왔다. 생각해 보니 게시판 쪽지 시스템 특성 상 지운다 해도 '보낸 쪽지가 리스트에서 지워질 뿐' 아예 발송 취소가 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젠장 바보짓 했다ㅠㅠㅠㅠㅠㅠㅠ
...거리를 둬야지, 망할. 간접적으로라도 자꾸 엮이면 감정을 정리하기가 힘들어진다.
.........
잘 지내시겠지.
안녕히.
....심란하다. 그 분은 행복하게 잘 사실 수 있으려니... 하면서도 아직 마음이 복잡하던 참이라, 기분 전환이나 하려고 평소 종종 보던 개그 웹툰을 보고 있었는데, 그 분이 연상되어 버렸다. 그 웹툰 작가야 나라는 독자가 있는 줄도 모를테니 그 작가는 아무 잘못도 없다. 하지만 우울해져 버려서... 맥주 캔 사들고 왔다. 지난 주 일요일날에도 소주 세 병을 들이부었는데, 약빨이 부족한 듯 하다. 알콜에 너무 의존하는 건 썩 좋지 않지만 뭐,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니까.
......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그 분과는 딱히 이렇다할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분은 밝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니, 내게도 호의 정도는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과 연애감정은 명백히 다른 문제다. 그리고 그 분이 남자 친구가 있다는 걸 안 이상, 난 이 지점에서 마음을 접어야만 한다.
그 분은 나와 친구로 지내기를 바라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이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을 할 수 없다. 결혼까지 앞둔 분인데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맴도는 짓거리 따위, 나는 못한다. 방금 전에도 메신저에 그 분 이름이 보이길래 친구 목록에서 지워버렸다. 가능한 거리를 두고서, 내가 해야만 할 다른 일들에 집중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다.
.......후우, 논리적으로 생각하자. 어쩌면 난 그 분에게 반했던 게 아닐 수도 있다. 단지 그 분께 좋은 인상을 받고, 꿈에서 몇 번 나오고, 소설을 쓰다 '그 분이 이 소설을 읽으면 어떻게 여기실까' 무심히 웹서핑을 하다 맛집 정보 같은 게 보이면 '그 분과 같이 갈 기회가 있을까' 뭔가 괜찮아 보이는 물건이 있으면 '그 분께 어울릴까' 생각이 종종 들은... 그게 전부다. 내가 그 분께 갖고 있던 인식 모두가, 어쩌면 단순한 나만의 환상일 뿐일 수도 있는 거다.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내가 그 분께 갖고 있던 그 모든 감정은 아무 의미도 없어졌다. 그리고 그 분은 그 분이 사랑하는 다른 분과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며, 내가 할 일은 다만 그 분의 행복을 바라는 것 뿐이다. 정작 중요한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 감정에 취해 허우적 거리는 짓거리 따위 한심할 뿐이다. 그 분의 결혼식 날이 오면, 계좌로 축의금이나 좀 보낼까. 직접 갈 용기는 아무래도 안 날 것 같으니. 그게 적절할 듯 하다. ......망할, 짝사랑 한 번 거하구만. 꼴 사납게스리. 최소한... 구질구질해지고 싶지는 않다.
냉정해지자. 내게 주어진 현실은 한 없이 단순하다. 난 그 분께.... 음... 호의가 있었고, 그 분은 남자 친구가 있고, 곧 결혼하실 모양이다. 내가 그 분 주변을 맴돌았다간 그 분은 필시 부담스러워 하실 테고, 그런 건 바라지 않는다. 내 행동을 돌이켜 보니, 그 분은 어느 정도 내 마음을 눈치채셨을 가능성에 아무래도 무게게 살린다. 이 이상 불편하게 해 드릴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그 분의 행복을 비는 것, 그리고 이제 내가 가장 확고하게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것- 나의 명예를 추구하는 일만 남았다. 언젠가, 내 의지도 결국 꺾이고 사람 사는 게 원래 다 그런 거라고 자위하면서 내가 그토록 경멸했던 이들과 똑같아지는 그 날까지. 지금 내가 그토록 간절히 추구하는 모든 가치들을 철없던 시절의 몽상이라고 비웃게 될 그 날, 이미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지금이라도 정신차려서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게 될 그 날까지. 가깝든 멀든, 언젠가는 아마도 내게도 올 그 날까지.
난 결코 영웅이 아니다. 나는 한없이 범속한 인간이며, 그 날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분명히 올 그 날까지.
........
................
.......................
보고 싶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곽 교육감의 선의드립은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깨끗한 척 하더니 잘 걸렸다는 식인 검찰의 표적 수사도 짜증나고, 증여 방식도 너무 허술하고 조악해서 도무지 믿기지가 않지만... 그와 별도로 어쨌든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다.
백보 양보해서 그가 주장하는 대로 '선의'에서 나온 행동일지는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 그가 말하는 선의를 인정하자면 자연을 사랑해서 땅투기를 했다거나 아들에게 서민의 삶을 체험시키고 싶어 산업 기능요원으로 보냈다는 헛소리도 인정해야 한다. 진심과 선의는 그 자체로 분명 중요한 것이지만, 별로 쓸모는 없다. 개인적인 레벨에서도 그러할진데, 큰 조직에 속해서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다. 반드시 도덕적 잘못이나 탈법적 행위가 아니어도 '입장 상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게 있다.
어떤 이들은 그렇게도 말한다. 곽노현이라는 '개인'이 진보의 가치이며 진보의 미래라고. 사람만이 희망이며, 사람을 버리는 것은 진보를 버리는 것이라고.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논리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민주주의의 근간은 특정한 뛰어난 개인의 영웅성에 의존하지 않고 범속하고 평범한 이들이 동등한 위치에 서서 시끄럽고 서툴게나마 조금씩 스스로를 향상시켜 가는 것이다. 우상이 아니라 이상을 받드는 것(Serve the Ideal, not Idol), 그것이 민주주의다. 한 개인이 아무리 위대하고 고귀하다 해도, 그 한 가지 사실에 매몰되서는 진영논리에 기울어 비판 받을 짓을 비판하지 않는 것은 진보고 보수고를 떠나 민주주의가 아니다. 곽 교육감이 무상급식이나 학생 복지 등의 이슈에 대해 좋은 정책들을 여럿 내놓은 것은 사실이나 그 사실 하나에 매몰되어 '한나라당은 더 심하게 해먹는 데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으니 곽노현 교육감도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편리한 핑계다. 그런 식으로 해서 곽 교육감의 사퇴를 막을 수 있다 해도 그것은 악마의 거래에 불과하며,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의 탈을 쓴 수구들'이 만들어 낸 게임의 법칙에 굴종하는 짓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충격적이라거나 실망스럽지는 않다. 나는 내 명예를 위해- 주어진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자긍심을 위해 좌파로서의, 진보로서의 정체(政體)를 택했다. 노회찬 씨나 조국 씨, 진중권 씨 같은 이들마저 모두 포기하고 절망한다 해도 나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결코 고결한 인간이 아니다. 난 더 없이 범속한 인간이며, 평범하고 낮은 이의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건 '진보로서의 이상향이 실현된 나라'가 아니라, '나 자신의 명예와 긍지'이기 때문이다. '동지'들이 타락하고, '대의'가 모독당해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나 자신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 것이기에. 바로 위에 쓴 글과 모순되는 내용이지만, 나는 그러한 나 자신의 모순마저도 감내하고 살아가며, 싸워나갈 수 있다.
.........
나도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했던 무렵이 있었다. 제대로 교활해지지도 못한 채, 그저 비열하게 살던 때가 있었다. 아무리 어렸을 때라 해도, 그리고 당시 내가 처해 있던 여러 안 좋은 상황들을 고려해봐도 그것은 철이 없어서 그랬던 거라고 대충 넘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내 의지가 현실을 바꾸는 데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할 알량한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해도 좋다.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
나는 열월에의 예조로 폐를 앓는다
하얀 마가레트 꽃을
머리에 꽂은 시골 소녀
맨발로 걸어가는
프랑스의 농부
그대의 눈물,
내 슬픔을 폭사할 듯
소망보다도
앞서 달려나갔던
분노의 창
우리들 머리 위의
순결한 태양...
눈을 감고도
주검의 성채가 보인다
신들린 열월(Thermidor)
흔들리는 성채...
그 속에 강간당한 혁명이
괴물처럼 드러누워 신음하고 있다
울어라,
나의 성처녀 쥬느비에브!
너는 집시처럼
쓸쓸히 점을 치고 있구나
그 옆 얼굴에 입맞추나니...
12황도궁의 마디마디마다 맺힌 함성
동결된 채 흐르는 라 세느
번개불로도 범치 못할 한 자루의 촛불
피빛의 탄식은
동방까지 넘치고
누군가 나직이 외친다
꿈은 아직도 수천년을
인내해야 한다고...
이뤄질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그대와 나
눈물의 이카리아(I'caria)...
아는가
어느 비 내리는 밤...
그대의 처마 밑을 누가 울고 가는지
-김혜린 作, <테르미도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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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오는 카스파 하우저는 원전과는 별 상관없는 듯.
*처음에 기자가 왜 이렇게 중요한 인물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과거로 넘어간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을만한 장치가 부족함.
*이 작품을 무대에서 상연했을 때 나와 있는 지문을 통해 재현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좀 있다. 소년이 오줌을 싸는 장면이라거나.
*인물들의 성격 변화가 너무 빨라서, 배우들 입장에서 이입을 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특히 신사. 고결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행동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수사적인 미학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읽었다. 글이 대단히 현대적.
*원전이 너무 단편적으로 인용된 듯. 카스파 하우저는 맥거핀이랄까, 소재 내지 대상이라는 느낌이고 핵심 인물은 신사와 기자라고 보인다. 둘의 대화에서도 그렇고, 신사가 기자를 싫어하면서도 휘둘리는 부분이 있는 등. 진실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 등의 주제로도 읽힌다.
*기자의 인물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듯. 악마적인 달변가. 가장 핵심적인 존재이며, 이 작품에서는 전지전능자에 가깝다. 메피스토펠레스를 보는 느낌.
*장르에서 보통 이야기하는 기승전결 구조가 결여되어 있다. 핵심 미스터리에 대한 실제 조사보다는, 그 미스터리는 소재일 뿐 실질적으로는 정신적이고 관념적인 논쟁이 주가 된다.
*신사와 카스파 간의 감정 교류가 좀 더 농도가 강했어야 한다. ‘나를 혼자 두지 말라’라는 대사 하나만으로는 다소 힘이 약하다.
*카스파의 대사가 다소 부자연스럽다. 말을 너무 잘하는 듯. 형상화가 좀 덜 되어 있다.
*부분 부분은 괜찮은데 묶어놨을 때 그 조합이 부자연스러움
*신사가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 카스파를 이용하려는 기미는 있었지만 악의를 가지고 이용한 것은 아니었고. 악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고결한 인물도 아니다. 다소 위선적이고 지조 없는 인물상.
*남자 1은 ‘고결한 척’하려고 하고, 남자 2는 대놓고 돈돈돈... 하는 듯. 신사와 더불어 셋 다 부르쥬아긴 하지만 셋 다 인물상에 있어 차이가 보이긴 한다. 스토리를 찔러줄만한 조역이며 도구라는 역할에 충실해 보인다.
*카스파가 맥거핀에 가깝게 쓰였다고 했는데, 거울을 두고서 하는 독백 장면은 꽤 잘 쓰인 듯. 그 독백은 나름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서사의 초점이 명확히 잡히지 않는다. 단편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한 듯. 역시 부분 부분은 괜찮은데 전체적으로 보면 좀....... 으음................................
*독백이나 방백 등이 인물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조망해주지 못한다. 다만 상황을 정리하고 관객들에게 설명해주는 역할로 그치는 감이 있다.
*전체적으로 액션이 다소 부족. 지시문이 너무 적다.
*상연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 인물 수도 적고, 소품도 한정되어 있는 등 어느 정도 생각은 했지만 다소 불충분한 느낌.
*제목이 ‘무엇이 카스파 하우저를 죽였나’라면 이야기의 초점에 카스파가 있어야 한다고 보인다. 등장인물은 진정한 사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답을 얻지 못해도 관객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식으로 서사의 가능성을 다변화해줄 수 있는 ‘다른 가능성’들이 너무 부족하다. 시장이 직접 등장한다거나 해서 그런 떡밥들이 더 풍부해졌더라면 좋았을텐데.
*이야기의 초점이 불명확함.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걸 확실히 표현하고 싶었다면 소설로 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희곡에서는 모든 것이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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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 말씀으로는 이미 남자 친구분이 있고, 조만간 결혼하실 모양이다.
잘된 일이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과 더불어 그 분은 행복하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 가진 감정은 진실하다. 하지만 내 감정보다는 그 분의 감정이 우선하며, 그 분은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안타깝고 괴롭긴 하다.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내가 그 분께 내 마음을 털어놓고, 거절당할 가능성은 상정해 뒀지만 그 분이 이미 사랑하고 있는 다른 사람이 있을 가능성은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 감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분은 이미 사랑하는 다른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거면 됐다.
그 분은 내가 몇 번이고 그 분의 꿈을 꿨다는 것을. 내가 얼마나 그 분을 사랑했는지를 알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나의 그 분에 대한 감정보다는, 그 분의 행복이 훨씬 더 중요하다.
................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난 그 사람에게 반했다. 그건 명백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단순한 남자 친구 정도가 아니라 함께 미래를 약속한 대상이 있다. 나는 고통스럽고, 조금은 질투심이 든다. 하지만 도저히, 내 질투보다 그 분의 행복을 우선하지는 못하겠다.
난 그 사람의 행복을 깨트릴 수 없다.
차라리, 이러한 결말이 잘 된 걸지도 모르겠다.
......
부디, 부디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술을 잔뜩 퍼마시고 들어왔고, 이제 내 앞에는 마지막 대학생활 한 학기가 남아 있다. 그 분에 대한 애정과, 그런 스스로에 대한 낯설음과 당황스러움, 혐오감이 내 안에서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
하지만 내가 그 분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보다는, 그 분의 행복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행복하시길. 부디, 더없이 행복하시길.
잘 지내시기를 빈다.
그거면 됐디.
난, 내 명예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행복하시길.
부디.
더없이 행복하게 절 사시기를.
이젠 꿈에 나타나 마음을 어지럽힐 일도 없겠지.
......................
당신은 끝내 알지 못하겠지만, 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이 덧없는 것이며, 당신께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실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부디 저보다 훨씬 더 당신을 사랑할 수 있고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랄 뿐입니다.
.......
부디,
행복하시길.
부디.
필사적으로.... 내 모든 능력을 동원해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그 분의 행복을 빌고서, 한진 중공업 파업 현장엘 찾아갔다. 내가 몇 번이나 그 분을 꿈에서 봤다는 것, 내가 얼마나 간절히 그 분을 사랑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희망 버스는 끝났고 당직 근무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담배 한 대를 피우면서, 아무 궤적도 남지 않을 보도 블럭 위에 '이 곳에 사람이 있었다'라는 글귀를 적었다. 싸우기도 전에 패배한 병사가 된 기분을 애써 억누르면서.
.....
.......
..........
..............
................
사랑햤던 사람은 그 자신의 행복을 찾았다. 나는 그에 간섭할 수 없다. 부디, 그 분이 행복하게 잘 사시길 기원하는 것 밖에는 할 일이 없다. 그리고, 나는 해야만 할 일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
내내 그리 어엿브소서.
그거면 됐다.
부디, 행복하게 잘 지내시기를.
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압니다.
부디,
행복하시길.
"진보 세력 내의 세다툼이 너무 심각하다. 섞여서는 안 될 요소들이 섞여 버렸다(...민노당과 진보신당이 결국 다시 합쳐진 걸 의미하는 듯. 모두 외쳐, 김정일 개객끼!!!!!!). 그래도 한 때는, 이 기사처럼 나름 순수한 이상과 대의를 우선해서 행동한 적도 있었지만(촛불 정국 때가 마지막이었으려나) 지금은 아니다. 대의가 아니라 권력을 위해, 그것도 대권 같은 게 아니라 고작 당권 정도 수준의 권력을 위해 진보입네 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나름 재주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노회찬 씨 같은 사람들이 있지...) 너무 갈갈이 찢겨져 있어서 앞으로 한참 더 혼미를 거듭할 것이다. 지지하던 사람들도 많이 등을 돌렸고 해서 결코 상황은 희망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스스로는 여전히 자신이 고귀하고 위대한 이상을 위해 싸운다는 나르시즘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한참 동안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진보 정당이 한국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 이상을 계승하는 이들이 언제나 최소 수준은 남을 것이다. 한국의 진보는 길고 가늘게 한참 더 명맥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그 점괘를 듣고서, 난 웃음을 터뜨렸다.
애초부터 희망은 갖고 있지 않았다. 내가 '진보'로서의 정치적 스탠스를 견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통한 무관심과 '그러니까 나도 내가 먹고 사는 문제에만 신경쓰겠다'는 식의 정당화를 거부하고 항상 보다 드높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나 자신의 명예 때문이다. 그것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여겨서가 아니다.
나는 결코 순수하고 고결한 인간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한 순수성과 고결함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대중이 민중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는 신념을 가지고서 소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나는, 한 발 떨어져 선 채 전라디언이 어쩌고 홍어가 저쩌고 뇌무현이 이렇고 슨상님이 저렇고 시시덕대기만 하는 이들이 변화하리라고 믿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경멸한다.
나는 한없이 범속한 인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스로에게 가질 수 있는 긍지가 있다고 한다면, 바로 그 '절망은 내 의지를 꺾지 못한다'는 명예에서 비롯할 것이다. 이게 설령, 알량한 자기만족에 불과한 것이라 해도.
희망이 없어도 괜찮다. 결과가 나빠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끝까지 굴복하지 않을 수 있냐, 그리고 마지막에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냐는 거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희망 버스가 있는 날이다. 헤게모니를 가진 자들의 잔치에 불과하다고 여겨서 나갈 생각이 없었지만, 저 점괘를 듣고서 생각이 바뀌었다. 오늘 낮에 가야만 하는 선약이 있어서 불참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카페 마리 같은 곳이라도 들러야겠다.
희망이 없더라도 싸울 수 있다.
이것이 나의 聖戰, 내가 수행하는 Jihad다.
"피빛의 탄식은
동방까지 넘치고
누군가 나직이 외친다.
꿈은 아직도 수천년을
인내해야 한다고..."
ps=...반해 있는 그 분과 함께 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나친 욕심이다, 핫하...
ps2=며칠 전, 지인이 '졸업하고 나면 취직 때문에 고민이 많을텐데 아는 출판사 쪽 몇 군데에 자리를 알아봐 줄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 때는 대답을 얼버무렸지만... 생각해 보니 그렇게 되면, 명절 때 취직한 친척들 앞에서 공연히 위축되지도 않을테고, 어머니 용돈도 드릴 수 있게 되겠지만... 또한 동시에 낙하산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나 때문에 그 자리를 정당하게 잡지 못한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 대한 미안함, 소개해준 사람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언제나 위축되어 있고 불안할 게 확실하다. 당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취직한 사회인, 30대 대졸 백수. 양쪽 다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최소한 나는 나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살고 싶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허세돋는다. 1년이나 갈까ㅋ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이야기하지 않는 쪽이 나을 것 같다. 그 분도 거울 분이고... 누구인지 이야기하면 편집장님도 도와주시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 분의 의사다. 내가 꿈에서까지 그 분을 보건 말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 분이 내게 마음이 없으시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나는 마음을 접어야 한다.
편집장님이 엮어 주셔서... 결국 내가 그 분과 잘된다면 모르겠지만, 그 분이 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는 이상 일단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쪽이 합리적이다. 그 분은 내게 별 감정이 없는 데도 내가 그 분에게 마음이 있다... 는 게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고 사람들 입을 타게 되면, 내가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그 분 입장이 아무래도 거북해질 수밖에 없다. 결론은... ...누구에게 도움 받을 생각하지 말고 나 혼자 어떻게든 해봐야 한다... 인 듯.
.....
잠이나 자야지. 오늘은... ....안 나오시겠지,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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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강 해원(姜 海原) 총CP:700(특성치&보조 특성치&기타260CP, 장점 및 미점 349CP, 단점 및 버릇 -68CP, 기능 166CP) 미사용CP:-1 키:184 체중:76 크기:0
Quote: “왜 다들 나만 남겨두고 그렇게 빨리 가버리는 거지?”
37세 남자, 홈라인 한국 출신. 사자 갈기를 연상케 하는, 등 정도 길이의 거친 흑발과 검은 눈. 약간 지저분한 턱수염. 장신에 잘 균형 잡힌 날렵한 근육질. 미남은 아니지만 선이 굵고 호쾌한 인상의 소유자. 그러나 가끔은 매우 늙고 지쳐 보인다.
ST 13 (30)
DX 15 (100)
IQ 13 (60)
HT 12 (20)
파괴력 찌르기1D, 휘두르기2D-1
기중력 17
HP 15(4)
FP 15(9)
기본속력 7(10)
기본이동력 7
의지력 18(25)
지각력 16(15)
*모든 능동방어에 +1, 공포 판정에 +2
TL8
<장점>
감각 예민 3단계(시각) (6)
건강 (5)
고속 사고 (45)
고유장비(스페셜 컴뱃 슈트 베오볼프, 가우스 라이플, 포펜타인, 광선검의 4가지) (176)
법집행권 3단계 (15)
세부 기억력 (5)
위험 감지(15)
저항력 강함(병+8) (8)
저항력 강함((독+3) (5)
저소비성 1단계 (2)
카리스마 2단계(10)
필사즉생 (15)
행운 (15)
계급(무한경비대 3단계 ‘특별 요원’) (15)
좋은 평판 (10년 넘게 많은 이세계를 넘나들며 경력을 쌓아온 노련한 베테랑. 무한 경비대원 모두-큰 규모의 집단-, +2, 항상) (5)
후견인 (특무부장이며 친구인 오토 스코르체니, 강력한 개인, 특수능력-무한경비대 특무부장- 보유, 꽤 드물게, 최소한의 개입) (5)
연줄(내사과의 동생 강해무. 비밀 지식:무한그룹 18, 완전히 신뢰 가능, 가끔 등장) (4)
연줄(수색구조과의 둘째 동생 강해영, 의료 15, 완전히 신뢰 가능, 가끔 등장) (2)
<단점>
막가는 인생 (15 이하) (-7)
망상 (내게는 죽음의 신이 따라 다닌다) (-5)
악몽 (12 이하) (-5)
의무 (특무부, 15이하, 극도로 위험) (-20)
의무감 (특무부) (-5)
외로움증(경미) (-5)
중독(담배) (-5)
플래시백 (옛 동료들의 죽음) (-5)
나쁜 평판 (같은 팀이 되면 재수 없다. 무한 경비대원 모두-큰 규모의 집단-, -2, 항상) (-5)
*좋은 평판과 나쁜 평판이 상쇄되어 CP값과 반응 수정치는 룰 상으로는 그냥 +- 0의 특기사항이지만 인물상 구체화를 위해 넣었습니다. 상대가 개인적으로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냐에 따라 장면이 달라질 듯.
<버릇>
털털하고 쾌활한 척 (-1):늘 유쾌하고 아무런 상처도 없는 것처럼 행세하려고 한다.
사소한 혐오스런 버릇 (-1):신참인 척 하거나, 아저씨 개그를 하거나, 걸핏하면 드러누워 빈둥대거나 하는 ‘말년 병장’스러운 버릇. 가끔 반응에 -1
무능 (-1):재무
무능 (-1):사회학
‘높으신 분들’에 대한 불신 (-1):UNIC나 무한그룹 본사, 기타 강대국 이차원 관련 정부부서 등의 책상물림 관료들을 싫어한다. “씨X, 누구는 지옥 평행계에서 좀비들과 드잡이질 중인데 누구는 에어컨 바람 쐬며 서류나 만지작 거리냐?”
<기능>
강제침입 DX (1) 14
걷기 HT (2) 12
거리의 법칙 IQ-1 (1) 12
곡예 DX (4) 15
관찰 지각력 (2) 16(감각 예민-시각-으로 +3, 센서 사용시 전대역 시각으로 +3)
교육 IQ-1 (1) 12
군인 TL9 IQ+1 (4) 14
권법 DX+1 (8) 16
단도 DX+2 (4) 17
대검 DX+1 (4) 16
달리기 HT (2) 12
던지기 DX (2) 15
동작 읽기 지각력 (2) 16(감각 예민-시각-으로 +3)
리더십 IQ-1 (1) 12(카리스마로 +2)
방호복 (화생방 방호복) DX (2) 15
방호복 (동력 장갑복) DX (2) 15
빔무기(권총)/TL9 DX+1 (2) 16
빨리 뽑기(단검) DX (1) 15(고속 사고로 +1)
빨리 뽑기(권총) DX (1) 15 (고속 사고로 +1)
생존술(평야) 지각력+1 (4) 17
생존술(사막) 지각력-1 (1) 15
생존술(도시) 지각력-1 (1) 15
심리학 IQ-1 (2) 12
수색 지각력 (2) 16(센서 사용시 전대역 시각으로 +3)
수영 HT (1) 12
연기 IQ (2) 13
오르기 DX (2) 15
운전(승용차)/TL8 DX-1 (1) 14
운전(무한궤도)/TL8 DX-1 (1) 14
역사학 IQ+1 (8) 14
예의범절(군대) IQ (1) 13
위협 의지력 (2) 18
위장 IQ+2 (4) 15
은닉 IQ+2 (8) 15
은밀행동 DX+4 (16) 19(SCS 사용시 스텔스 미채로 +5)
응급처치 TL9 IQ+2 (4) 15
역사동역학 IQ (4) 13
전자기기 수리(이차원)/TL8^ IQ (1) 13(이차원 조작에서 디폴트로 상승)
전자기기 조작(이차원)/TL8^ IQ+1 (4) 14
전자기기 조작(감시)/TL8 IQ+1 (4) 14
조달 지각력 (1) 16
우주복/TL8 DX (2) 15
전술 IQ+3 (20) 17
중화기(기관총)/TL9 DX (1) 15
장대무기(창) DX-1 (1) 14
총기(권총)/TL9 DX+1 (2) 16
총기(라이플)/TL9 DX+5 (16) 20
추적 지각력 (2) 16(센서 사용시 전대역 시각으로 +3)
컴퓨터 조작/TL8 IQ (1) 13
폭발물(폭파)/TL9 IQ+2 (8) 15
<테크닉>
단도(페인트) (2) +2
단도(부위공격 목) (3) +3
한국어(능숙)(모국어)
영어(능숙)(4)
독일어(능숙)(4)
아랍어(능숙)(4)
특성치 및 보조 특성치, 언어 260
장점 367
단점 및 버릇 -95
기능 166
<항상 휴대하는 장비>
최고급 소형단도 2자루 0.25킬로*2
전기레이저 권총 1.1킬로.
SCS 베오볼프 4.5킬로(D셀 1개 포함)
PDA 1.5킬로
은닉형 무전기(무게 무시)
마이크로 네비게이터(무게 무시), 단 손목시계가 없거나 희귀한 곳에선 숨겨 둔다.
약물(크레딜린, 모르파진, 샌드맨, 지우개) 총 20회분(무게 무시). 공압식 주사기.
추적 장치(무게 무시)
전술 네트워크(무게 무시)
초소형 도청기(무게 무시)
<백스토리>
1993년 홈라인 한국, 3남 중 장남으로 출생. 어려서 양친을 잃고 동생들과 친척집을 전전(2살, 1살 터울의 두 남동생 강해무, 강해영이 있음. 현재 강해무는 무한 경비대 안보부 내사과, 강해영은 무한 경비대 탐사부 수색 구조과 소속)
2013년 군 입대. 병역 수행 중 무한 경비대 지원.
2014년 무한 경비대 입대 시험 합격. 훈련학교 입소.
2015년 훈련학교 졸업. 안보부 특작과 배속.
2016년 '갈라틴'에서 텍사스 공화국 대통령 조지 부시의 석유 독과점과 그 예산을 통한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관련한 음모 분쇄 작전 성공. 유능한 대원으로 이름을 알림.
2016년 '지구-베타' 한국에서 정치권 배후에서 국토 종단 대운하 건설로 위장한 마법진 구축으로 차원 생물을 소환하려던 카발 마법사들과 교전. 해원 이외의 팀원들은 전멸. '사신 전설' 시작. 사기 고취를 위해 해원 자신은 1계급 진급.
2017년 ‘아이올루스’에서 오토 스코르체니 구출 작전에 참가. 해원 이외의 팀원들은 전멸.
2017년 '지구-베타' 홈라인 중국의 제 3 특무전단과 함께, 중국에서 발생한 소수 민족들의 대규모 소요 진압 작전에 투입. 작전 중 명령을 무시하고 티벳 난민들을 미국으로 도피시키려다 실패. 6개월 간 정직 처분 받음. 이를 계기로 관료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짐(UNIC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진 홈라인 중국과 무한 그룹 간의 거래 때문). 상부에서는 이후 지구-베타에서의 작전에 해원을 배제하기로 합의. 해원은 UNIC와 무한 그룹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비대의 한계 절감.
2018년 '루시퍼-5'에서 현지 러시아의 우주개발을 비밀리에 지원하던 홈라인 러시아의 스페츠나즈와 교전. 해원 이외의 팀원들은 전멸.
2019년 셔틀 사고로 '클라이튼'에 떨어짐. 굶주린 공룡들의 추격을 받다 간신히 수리에 성공해 탈출. 해원 이외의 팀원들은 전멸.
2019년 '라이히-5'에서 아르마넨 결사와 교전. 해원 이외의 팀원들은 전멸.
2020년 '칼리프'에서 이차원 기술 개발 실험 저지. 1계급 진급.
2020년 주식회사 현실교정에 CQC 교관으로 파견.
2022년 '시라노'에 파견되었다 함께 파견된 팀원 루이 당타레스를 잃음. 몇 번이나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도 무사했던 몇 안 되던 동료라 애착을 가지고 있었음(루이 당타레스 대원은 '시라노'의 루이와 교체).
2024년 '뫼비우스'에서 인터월드 독립요원, 통칭 '골드피쉬'와 교전. 크게 엿먹이는 데 성공하나 탈출 중 해원 이외의 팀원들은 전멸. '사신 전설' 정점을 찍음.
2025년 ‘태프트-5’에서의 작전 도중 셔틀 사고로 인해 폐쇄 세계인 '태프트-7'에 떨어짐. '인간이 알아선 안될 것'과 교전. 해원 이외의 팀원들은... ...알지? 이 때부터 '망상'이 생김.
2026년 '로마 아이테르나'에서 골드피쉬와 재대결. 바이오닉 팔을 파손하는 전과를 올리나 중상을 입고 후송. 나노 처치를 받음. 해원 이외의 팀원들은.... ...이하 생략.
2027년 초봄, 특무부에 비공식적으로 배속.
*기록된 것 외에도 10여개의 평행계에서 작전 경력이 있음.
그는 홈라인 한국 태생으로, 어린 시절 양친을 잃고 두 동생들과 함께 친척집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결코 유쾌한 나날은 아니었고, 나이가 들자 장남으로서 동생들을 책임지고 스스로 살 길을 찾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1년 간의 방황으로 인해 졸업이 약간 늦었다- 바로 군대에 입대했고, 무한경비대 한국 지부에서 현역병들을 대상으로 신규 대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걸자 그 자신을 둘러싼 사회의 본질을 꿰뚫어 볼 만한 통찰력도 금전 감각도 없는 자신이 부와 명성을 얻을 길은 이차원으로 나서는 길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는 그에 지원했다. 그렇게 해원은 기본 테스트 통과, 기초 훈련과정 수료 뒤 훈련학교를 졸업하고 안보부 특작과에 배속되어 경력을 시작했다. 현재 특작과의 주적은 인터월드의 요원들로 알려져 있으나, 9년 전 최초로 홈라인과 인터월드 간에 접촉이 이뤄지기 전부터 특작과는 이차원에서의 무력행사를 전담해 왔고, 그는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이며 순조로이 한 명의 완성된 대원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16년 지구-베타의 한국에서, 임호텝의 후예들로 추정되는 카발리스트들과의 교전 이후 혼자서만 살아남아 가까스로 홈라인으로 돌아온 후 무언가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혼자 살아 돌아와서는 진급까지 한 그를 보는 동료들의 시선은 고울 리가 없었고, 상부에서도 해원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그러한 주변과의 마찰 때문에 다루기 어려운 대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것까지는 다행이었다. 그 이후 이어진 작전들에서 함께 파견된 팀원들 전원이 해원만을 남긴 채 사망 혹은 그에 준하는 사고(실종, 광기에 사로잡힘, 기타 등등)를 겪는 사건들이 이어졌고, ‘그에게는 죽음의 신이 붙어 있다’는 꺼림칙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차원 간 무역과 이세계에서 빼돌린 과학 기술로 번영을 구가하던 홈라인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대부분의 홈라인 인들에게는 그러한 ‘미신적’인 사고방식의 잔재가 뿌리 깊게 남아 있었고, 그것은 경비대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두 동생들을 제외하고는 어디에도, 누구에도 마음 붙일 수 없던 유년기의 기억 때문에 그는 늘 쾌활하게 굴며 동료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했으나 그가 가는 곳마다 이어지는 죽음은 그로써는 어쩔 수 없었다. 편견을 갖지 않고 그를 동료로 받아 주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 중에는 사랑했던 여자도 있었으나 역시 오래가지 못하고 죽거나 실종되거나 반쯤 폐인이 되어 경비대를 떠났고, 그의 우울은 점차 짙어졌다. 그는 Z1으로 분류된 위험한 이세계들에서 작전이 펼쳐질 때마다 가장 먼저 지원했고, 목숨의 위험도 몇 차례나 겪었지만 살아 돌아왔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수많은 경험을 쌓은 특작과의 베테랑으로서 우대받는 동시에 꺼림칙하고 불길한 존재로 경원당하기 시작했고, 경비대 근속 경력이 10년을 넘어서면서부터 그러한 양면적인 평판은 경비대 전체로 퍼졌다. 처음에는 다만 운이 나빴기에 그런 결과가 생긴 것이라고 여기던 해원도 상황이 그 정도가 되자 ‘정말로 내겐 죽음의 신이 붙어 있는 게 아닐까’라고 여기기 시작했고, 그것은 2025년 태프트-5에서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그 무언가’와 만나 싸운 이후 확신으로 굳어졌다. 고된 훈련과 수많은 이세계들을 넘나들며 쌓아온 경험들로 다져진 단호한 의지력과, 그러한 존재들에 대해 알고 있는 윌리엄 헤들리 교수 덕택에 완전히 미쳐 버리는 건 면했으나, 그는 자신이 끔찍한 저주를 받았다고 믿게 되었다. 차라리 데스크 워크를 택한다면 ‘자신 때문에’ 동료들이 죽어 나가는 걸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몇 번이나 했지만 그는 서류 작업에 재능이 없다는 걸 스스로도 절감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고민을 알아준 건, 그가 구해냈으며 몇 번이고 함께 사선을 누빈 적이 있는, 그리고 이제는 무한경비대의 사령에 필적하는 위치가 된 친구 오토 스코르체니 뿐이었다. 2026년, 로마 아이테르나에서 골드피쉬와 다시 한 번 싸운 뒤 간신히 목숨만 붙은 채 돌아온 해원을 본 스코르체니는 영향력을 발휘해 해원을 자신의 특무부로 불러 들였다.
*행운과 위험감지 덕택에 객관적으로 보자면 상당히 운이 좋지만 바로 그 때문에 혼자 살아남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가 불운하다고 여기는 게 이 캐릭터의 포인트입니다. 일단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그림은 위험감지로 뭔가 느낌->이제는 혼자 살아남는 게 지겹다는 심정(막가는 인생)으로 돌격->확실히 무모하지만 행운과 필사즉생, 말도 안 되는 장비빨, 높은 기본 실력 덕택에 그럭저럭 버티고는 왜 늘 자신만 살아남는 거냐고 속으로 탄식하는 것 정도(하지만 주변에 누가 있다면 “나의 실력을 보아라” 같은 소리를 하면서 최대한 쾌활하게 굴 듯). 평소에는 넉살 좋고 유들유들한 성격처럼 보이려고 합니다.
*고속 사고와 세부 기억력, 저항력 강함, 저소비성 장점은 나노봇 처치의 결과물입니다. 고속 사고는 뇌내 신경전달 물질 가속, 세부 기억력은 뉴런 활성화, 저항력 강함은 면역 체계 효율 증대, 저소비성은 에너지 효율 최적화를 통한 것.
*역시 무한경비대에서 일하고 있는 두 동생들은 동료로 넣을만 하지만 가끔 나온다고 해도 플레이에는 영향 없는 잡담 정도나 주고받거나 아예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서 설정만 해뒀습니다. 내보내실 생각이 있다면 추가로 CP를 넣어 동료로 추가 예정.
*스코르체니와는 계급과 나이를 넘어선 돈독한 친구. 사석에서는 말을 놓습니다. 옆에서 보자면 나이든 삼촌과 서른이 넘었지만 여전히 버릇없는 조카 같은 관계. 스코르체니는 자신의 입장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원의 뒤를 봐주지는 못하지만 휴가라거나 사소한 선물 등으로 나름 챙겨주는 편. 해원은 특무부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듣고 특무부에는 온갖 이세계에서 모여든 강한 녀석들이 많으니 나보다 먼저 죽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덜 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해 진심으로 기뻐했습니다.
*포펜타인은 골드피쉬에게서 삥 뜯은 것, 광선검은 시라노에 갔을 때 ‘유령’의 공작에 넘어가 타락한 현지 근위대원에게서 약탈한 것, 가우스 라이플은 칼리프에 갔을 때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물건을 탈취해 온 것. 그 자신은 블래스터 라이플이 더 탐났지만 그런 물건은 다른 세계에서는 오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동료들이 만류했고, 아쉽게 돌아오다가 C 31을 보고 저 친구는 헤게모니아 제국 출신 주제에 왜 멀쩡하게 돌아 다니냐고 불평한 적이 있다는 뒷설정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생각 안했지만 무기 덕후 기질이 있을 지도.
*광선검과 가우스 라이플 기능이 없는 것은 컨셉입니다.
*전투에 있어서는 베오볼프의 고속 이동 능력으로 전장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수류탄을 까고 가우스 라이플을 난사하는 기동전이 특기. 현대 군사무기로 치자면 ‘공격 헬기’ 같은 포지션이 될 듯.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초자연적 능력 같은 건 쥐뿔도 없는 일반인이기 때문에 상성을 크게 탈 것으로 보입니다. 플레이어 개인적으로는 다른 PC 1명 정도나 NPC가 ‘전차’ 포지션을 맡아주지 않을까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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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장비 일람
‘베오볼프(Beowulf)’ 스페셜 컴뱃 슈트(Special Combat Suit), 히스포 커스텀 타입(Hispo Custom type)
베오볼프는 최근 이차원 연구소에서 칼리프를 비롯한 고 TL 이세계에서 얻은 신소재와 관련 기술력을 열화 복원하여 만들어낸 나노머신 재질의 급속재생성 유기 금속(Rapid Regenerative Organic metal)으로 구성된 ‘초과학’ 반동력 전투복이다(완전 밀폐를 비롯한 최소한의 보호 능력은 동력이 없어도 유효하나 센서를 비롯한 주요 장비는 동력을 필요로 한다). 베오볼프는 방호력보다는 은밀성과 다양한 위험 환경으로부터의 보호 능력, 사용 편의성에 초점을 두고 개발되었기에, 전투 상황을 상정하고 제작된 글라브로 타입과 크리노스 타입을 제외하고는 방호 능력은 빈약한 편이다-대개 방탄복을 외부에 겹쳐 입음으로써 추가 방호력을 얻으나 이 경우 스텔스 미채가 제공하는 은신 능력은 반감된다-. 베오볼프의 진정한 능력은 나노테크를 통한 자체 손상 수복 능력, 향상된 스텔스 미채 능력, 그리고 이세계에서는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기능이 정지되는 경우가 많은 다른 ‘초과학’ 장비들과는 달리 거의 항상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 있다-베오볼프는 다양한 양자 레벨에 존재하는 최소 15개의 이세계에서의 현장 실험을 마쳤다-. 그러나 프로토 타입 특유의 여러 한계(제작 상의 기술적 난점들, 높은 단가, 수리 부품의 과부족, 나쁜 에너지 효율, 여타 표준장비들과의 낮은 호환성 등) 때문에 특무부와 안보부 특작과의 극소수 최고참 대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지급되어 실험 운용 중이다.
전체적으로 베오볼프는 늑대의 두상을 이미지한 투구와(버튼 하나로 접혀서 목 뒤로 수납된다), 어두운 은회색 내지 검은색으로 보이는 레이싱 슈트와 비슷한 전신 밀폐복으로 구성되어 있다-유연하고 가볍기 때문에 다른 옷이나 갑옷과 겹쳐 입을 수 있다-. 벨트와 가슴, 허벅지의 홀스터들에는 베오볼프 시스템의 핵심인 급속 재생 능력과 스텔스 미채, 투구 파트의 색적 설비에 동력을 공급하는 D셀과 기타 작은 개인 장비들이 수납된다(D셀 1개 당 최대 24시간 동안 연속으로 가동 가능하다). 베오볼프는 사용자의 임무 특성에 따라 기본적으로 5가지의 배리에이션이 존재하며, 공통적으로 유기 금속의 방호 능력에 더해 스텔스 미채, 색적 장비가 장비되어 있다. 호미드(Homid) 타입은 경보병용으로, 폭넓은 적응성과 범용성을 중시해 기존 장비와의 호환 능력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특유의 저호환성 때문에 아직 개발 단계에 있다). 글라브로(Glabro) 타입은 지원 보병용으로, 보다 향상된 방호력과 파워 어시스트가 장비되어 있다. 크리노스(Crinos) 타입은 중보병용으로, 차원 생물이나 이세계의 괴물과의 전투를 상정해 높은 방호력과 강력한 파워 어시스트, 다양한 내장 화기를 갖추고 있다(화생방 방호복 기능으로 사용하는 다른 타입과 달리 크리노스 타입은 동력 장갑복 기능으로 사용한다). 히스포(Hispo) 타입은 타격용으로, 높은 기동력을 갖추고 있다. 루퍼스(Lupus) 타입은 잠입 및 특수 임무용으로 가장 뛰어난 은밀성과 높은 색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추가로 다양한 커스텀이 존재한다. 지휘관 사양은 보안성 높은 통신 기능을 가지고 있다거나, 초능력자들을 주로 상대해야 한다면 정신 방어막이 투구 안에 설치된다거나).
다음 능력 중 *표가 붙은 능력은 별도의 동력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전신 DR 10(반휘발성) 40CP
투구를 쓰고 잠금 장치를 가동하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커버 가능. 동력 OFF 상태에서는 반휘발성 및 DR재생 효과가 작동하지 않는다.
재생성 금속(초고속 재생, DR 한정) 60CP
베오볼프를 구성하는 나노머신은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급속도로 분해되었다가 초고속으로 재구성된다.
*밀폐 15CP
투구를 쓰고 잠금 장치를 가동하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 커버 가능.
멀티채널 스텔스 미채(감각둔화 5단계, 경계 은폐, 자기 면제, 거리 단축 절반, 일반 시각에 추가로 적외선, 레이더 확장) 27CP
*감각 보호(시각, 청각) 10CP
전대역 시각 25CP
투구 파트에 설치되어 있다. 무기 및 기타 장비와 링크되어 HUD역할도 수행한다.
정신 방어막 3단계 12CP
투구 파트 내부에 설치되어 있다.
고속 이동 2단계 40CP
다리 부분에 설치된 매니퓰레이터와 보조 노즐을 통해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초도약 1단계 10CP
정강이와 발바닥 부분에 설치된 어시스트와 부스터를 통해 높이 뛸 수 있다.
*호흡 필터 5CP
도난 가능(강제 제거, 즉시 사용 불가), 크기(0 이상) 적용해 총 158CP. 전신복. 방호복 기능으로 사용. 무게 4. DX 페널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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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스 라이플(캐릭터북 279P)
TL10 파괴력:6D+2(3)/뚫기- 정확도:7+2 사거리:1,200/4800 무게:4.2/0.7 연사율:12 장탄수:60(3) ST:10(양손) 덩치:-4 반동:2 가격:7,100 적법성:2 비고:스마트건 장치 포함
6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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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4 포펜타인(무한세계 201P)
TL:9 파괴력:7D+2뚫기++ 정확도:2 사거리:260/780 무게:10/0.4 연사율:1 장탄수:9+1(3) ST:4(양손) 덩치:-6 반동:5 가격:4,200 적법성:1 비고:발당전력 19, 2C/9 e발
4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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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선검(캐릭터북 271P)
TL:^ 파괴력:8D(5) 리치:1, 2 받아내기:0 가격:10,000 무게:1 ST:3 비고:에너지 블레이드. 켜고 끄는데 준비 행동 필요. 받아내기 시 모든 무기 또는 신체부위에 피해. 에너지 전지의 가격은 100, 무게는 0.25kg. 300초 지속.
8CP
대략 5개월 동안 진행된 무한경비대 특무부 캠페인에서의 캐릭터. 캠페인 자체는 무한경비대의 기본 컨셉과는 거리가 있는, '서로 완전히 다른 배경과 능력의 캐릭터들이 함께 행동할 최소한의 개연성만 갖고서 적당히 비슷한 목적을 위해 협력하는' 성격의 하이 파워 캠페인이었다. 나는 '무한 경비대 소속의 특무부 캠페인'이라는 전제 하에 스케일이 통상적인 무한경비대 캠페인보다 훨씬 더 커졌을 뿐 근본적으로는 기본 세팅에서 나타난 바대로 차원 땅따먹기가 캠페인의 주류가 되리라고 예상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라서 초반엔 심히 당황했다. 게다가 다른 플레이어 분들은 대체로 '특무부? 그거야 마음대로 노는 걸 정당화하기 위해 있는 설정 아님?'이라는 반응이라서... 내가 팀을 나가야 하나 하고 초반엔 꽤 고민했지만 막상 플레이에 들어가 보니 의외로 그럭저럭 할 만 했다.
합의의 불충분이라거나, 마스터가 미리 정해둔 설정에 휘둘려 PC들이 수동적이 된다거나, 캠페인 내적으로 다양한 초능력과 마법과 초과학이 공존하고 있는데 초상능력의 위계가 불분명했다거나... 그런 문제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두드러지긴 했지만 뭐 나쁘지는 않게 무난히 엔딩을 봤다.
캐릭터 컨셉은, '초상 능력 없는, 평범하지만 뛰어나고 폭넓은 기능과 수많은 경험을 보유한 퍼펙트 솔저.' 거기에 전쟁물 등에서 자주 나오는 '작전에 투입되면 자신만 살아 돌아오는' 징크스 때문에 고민하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덧붙였다. 오토 스코르체니와 교섭하는 장면이라거나, 탈취한 포펜타인을 쏴대며 휘파람을 부는 장면, 다른 PC와의 갈등 연출+또 다른 PC와의 연애 이벤트 연출 등 초기에 구상했던 장면들은 대부분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잘 뽑혀 나온 듯 하다. 내 캐릭터라서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여러모로 주인공스러운 느낌의 캐릭터가 된 듯. '개그 뒤에 고뇌를 숨긴,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훈훈하고 사려 깊은 아저씨'라는 컨셉은 잘 어필된 듯 하다. 천승민님의 무한경비대 캠페인 당시의 설정과 연계되는 부분(특작과장이 된 김성일님의 캐릭터라거나, 후배 대원과 미묘한 관계가 되어 가고 있는 둘째 동생 강해영이라거나... 컥)을 슬그머니 집어 넣은 건 소소한 재밋거리. 그러나 문제는 역시 필요 이상으로 장면을 혼자 많이 잡아 먹는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었고, 다른 PC를 띄워줄 만한 장면을 잘 만들지 못했다는 것.
캐릭터 입장에서야 트라우마도 상당부분 극복하고 연하의 미녀 애인까지 챙긴 인생의 승리자로서 엔딩을 맞았지만, 플레이어 입장으로서는 반성할 점이 많은 캠페인이었다.
지인과 약속이 있어 저녁 때 홍대에 나갔다 왔다. 이후 신촌에서 약속이 있다시길래 금방 헤어졌는데... 잘한 듯. 머리가 띵하고 미열이 있는 게,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다. 얼른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