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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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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카스파 하우저를 죽였나(나)
  *여기 나오는 카스파 하우저는 원전과는 별 상관없는 듯.
  *처음에 기자가 왜 이렇게 중요한 인물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과거로 넘어간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을만한 장치가 부족함.
  *이 작품을 무대에서 상연했을 때 나와 있는 지문을 통해 재현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좀 있다. 소년이 오줌을 싸는 장면이라거나.
  *인물들의 성격 변화가 너무 빨라서, 배우들 입장에서 이입을 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특히 신사. 고결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행동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수사적인 미학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읽었다. 글이 대단히 현대적.
  *원전이 너무 단편적으로 인용된 듯. 카스파 하우저는 맥거핀이랄까, 소재 내지 대상이라는 느낌이고 핵심 인물은 신사와 기자라고 보인다. 둘의 대화에서도 그렇고, 신사가 기자를 싫어하면서도 휘둘리는 부분이 있는 등. 진실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 등의 주제로도 읽힌다.
  *기자의 인물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듯. 악마적인 달변가. 가장 핵심적인 존재이며, 이 작품에서는 전지전능자에 가깝다. 메피스토펠레스를 보는 느낌.
  *장르에서 보통 이야기하는 기승전결 구조가 결여되어 있다. 핵심 미스터리에 대한 실제 조사보다는, 그 미스터리는 소재일 뿐 실질적으로는 정신적이고 관념적인 논쟁이 주가 된다.
  *신사와 카스파 간의 감정 교류가 좀 더 농도가 강했어야 한다. ‘나를 혼자 두지 말라’라는 대사 하나만으로는 다소 힘이 약하다.
  *카스파의 대사가 다소 부자연스럽다. 말을 너무 잘하는 듯. 형상화가 좀 덜 되어 있다.
  *부분 부분은 괜찮은데 묶어놨을 때 그 조합이 부자연스러움
  *신사가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 카스파를 이용하려는 기미는 있었지만 악의를 가지고 이용한 것은 아니었고. 악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고결한 인물도 아니다. 다소 위선적이고 지조 없는 인물상.
  *남자 1은 ‘고결한 척’하려고 하고, 남자 2는 대놓고 돈돈돈... 하는 듯. 신사와 더불어 셋 다 부르쥬아긴 하지만 셋 다 인물상에 있어 차이가 보이긴 한다. 스토리를 찔러줄만한 조역이며 도구라는 역할에 충실해 보인다.
  *카스파가 맥거핀에 가깝게 쓰였다고 했는데, 거울을 두고서 하는 독백 장면은 꽤 잘 쓰인 듯. 그 독백은 나름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서사의 초점이 명확히 잡히지 않는다. 단편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한 듯. 역시 부분 부분은 괜찮은데 전체적으로 보면 좀....... 으음................................
  *독백이나 방백 등이 인물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조망해주지 못한다. 다만 상황을 정리하고 관객들에게 설명해주는 역할로 그치는 감이 있다.
  *전체적으로 액션이 다소 부족. 지시문이 너무 적다.
  *상연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 인물 수도 적고, 소품도 한정되어 있는 등 어느 정도 생각은 했지만 다소 불충분한 느낌.
  *제목이 ‘무엇이 카스파 하우저를 죽였나’라면 이야기의 초점에 카스파가 있어야 한다고 보인다. 등장인물은 진정한 사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답을 얻지 못해도 관객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식으로 서사의 가능성을 다변화해줄 수 있는 ‘다른 가능성’들이 너무 부족하다. 시장이 직접 등장한다거나 해서 그런 떡밥들이 더 풍부해졌더라면 좋았을텐데.
  *이야기의 초점이 불명확함.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걸 확실히 표현하고 싶었다면 소설로 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희곡에서는 모든 것이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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