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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는 모양이다. 뭐, 이제 와선 아무래도 상관 없는 노릇이긴 한데. 쯧.
내가 상대방을 친구로 여기고, 작은 도움이라도 되 주고 싶었다는 감정은 진실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그렇게 여기지 않았다면 별 의미 없는 거다. 진심과 선의는 중요한 거지만, 한 없이 무력할 때가 있다.
난 내가 받아야했던 상처를 기억한다. 나 역시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되고, 의지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 나도 다르게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깨졌던 그 날을 기억한다. 그 사람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딱히 복수심 같은 것도 들지 않는다. 이젠 시간도 제법 지났고, 그 사람의 입장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아무래도 불편하고 부담스러웠겠지.
하지만 도저히 용서하지는 못할 듯 하다.
그 사람이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바란다. 한 때나마 친구라고 여겼고, 그 덕택에 위안을 받은 적도 있었다. 객관적으로 그렇게 나쁜 사람도 아니고.
그러나 그 날 내가 느껴야 했던 절망은, 그리고 내가 명예를 걸고 한 맹세는 그렇게 하찮지 않다.
....
아 제기랄, 한 잔 할까... 아니다, 오늘 플레이 있지... 쯧. 담배로 참자.
+
결국 잠들지 못한 채 밤을 꼬박 새우면서 담배 한 갑을 거의 다 피워 없앴다. 이런 썅...
그때, 같이 수업 듣는 나이가 60이 넘은 만학도 어르신 한 분이 말씀하셨다. "그거 다 무장공비들입니다."
교수님은 난처한 기색으로 빨치산이 무장공비의 상위 개념이라는 걸 설명하려고 했지만 그 분은 "내가 베트남에도 갔다 왔어요, 걔들이 전부 다.... 블라블라....."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점잖은 분이고 해서, 빨갱이 소리는 안 나왔다 우와(....)
아마도 그 분이 젊은 시절 온 몸으로 겪어왔던 경험들은, 내가 후대에 지식의 차원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절실한 것일 것이다. 경험은 인간을 성장시키지만, 동시에 그 안에 가둬버린다.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넘어서, 수많은 갈등과 대립들 사이에서 진정으로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현자다. 그리고 이 세상에 현자가 그렇게 넘쳐날 리가 만무하다.
어리거나 젊은 시절이었을수록, 그리고 그 경험이 고통스럽고 힘겨운 것일수록 그것은 그의 내면에 새겨져 영혼의 형상을 이룬다. 아마도 그 어르신의 영혼의 형상 역시 내가 '지식'을 통해서 옳다 틀렸다 하기에는 너무나도 확실하게 굳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결코 현자 따위는 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좌파로서의 정체(政體)를 택한 것은 중 고등학교 시절 이후였고, 보다 근본적으로 '결코 부당한 권위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은 어린 시절의 어떤 기억들 때문이다. '옳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결국 아무런 답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내 영혼의 형상이다.
"1인의 좌빨이 도로로 질주하오."
(길은 막다른 골목길이 적당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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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밤마다 그리는
밤의 자화상에 대해
꽃이 있던 자리의 허공에 대해
당신이 나에게
흥미를 잃는다는 것에 대해
하지만 개들은 알아보지 못하는 것들을 향해서 짖고
나는 예측할 수 있는 것들만을 떠올렸다
꿈속에서는 눈을 감고도
아주 무서운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당신이 조금씩
먼 구름을 닮아간다는 것
어느덧 나는 개들의 꿈속을 달려갔다
개들의 꿈속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꼬리를 세우고
최후인 듯 짖어댔다
꽃들의 예언을 위해
무거운 구름을 위해
우리의 발밑에 그려지는 무수한 동심원들
하나하나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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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하지만 견딜 수 있다.
내 명예는 그리움보다 강하다.
행복하기를, 모쪼록.
+
겨울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차가운 소리다.
불합리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이고, 누구에게도 득될 게 없다.
.....
가끔은 그럴 수도 있지 뭐. 몇 년 지나고 또 누군가에게 반할 일이 생기면 그 때는 지금보다야 잘 해낼 수 있겠지.
+
결국은, 예상했던 대로 되었다. 나쁜 결과가 예상된다면 가능한 그 결과를 피하고 좀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상책이다. 그러나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해 두는 게 낫다. 이토록 가슴아픈 것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나의 존재증명이다.
이 고통이 나의 실존이다.
난, 용기를 가지고서 패배했다.
...반한 상대에게 불편을 끼쳐 가면서까지 그렇게 해야 했을까... 싶기도 한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난 해야만 할 일을 했고, 그 분 역시 해야만 할 일을 하셨다. 그렇지, 내가 반한 상대라면 이 정도는 되야지, 핫하.
변명할 마음은 없다. 날 싫어하게 되셔도 어쩔 수 없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행복하시기를.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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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미국식 자유무역협정 모델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2. 자유무역이 세계를 빈곤과 불평등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과연 사실인가요?
3. 노무현-이명박 정부는 왜 한미 FTA를 추진했을까요?
4. 미국 오마바 정부는 왜 한미 FTA를 다시 추진할까요?
5. FTA를 통한 무역 및 금융의 자유화가 한국경제에 끼칠 영향은 무엇일까요?
6. 한미 FTA는 주권과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나요?
7. 한미 FTA 노동 조항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한미 노동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나요?
8. 한미 FTA는 한국의 보건의료부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9. 한EU FTA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10. 이명박 정부의 FTA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에 맞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발간사-우리는왜한미FTA를반대하는가?
한미자유무역협정(이하 한미 FTA) 국회 비준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2006년 이래 뜨겁게 타올랐던 한미 FTA 반대 물결은 한동안 소강 상태입니다. 이대로라면 한미 FTA가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따름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정부는 이미 44개국과 FTA를 체결한 상태이고, 지금도 계속해서 FTA 대상국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FTA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을 ‘FTA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정부와 자유무역론자들은 FTA가 수출 증대, 투자 확대, 통상제도 선진화를 통해 한국 경제에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양국 간 협상에서 이익균형만 잘 맞추면 FTA는 쌍방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논리를 폅니다. 농업 등 일부 부문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므로 대책만 잘 마련하면 된다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FTA의 핵심적 문제점을 감춥니다. FTA는 단순히 국가 간 통상전략이나 부문간 이해득실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시작해서 한미 FTA로 완성된 미국식 FTA는 무역뿐만 아니라 투자의 자유화와 서비스·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을 포괄합니다(질문1). 이에 따라 자본에게는 국경을 오가며 막대한 이윤을 누릴 자유가 보장되지만, 노동자에게는 구조조정과 저임금·장시간·고강도 노동의 굴레가 강요됩니다. 국민경제 차원에서는 자본도피와 국부유출이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점에서 자유무역이 세계를 빈곤과 불평등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또한 FTA가 체결되면 수출경쟁력을 갖춘 재벌에게는 큰 이익이 되지만 경제 전체적인 성장과 고용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질문2, 질문3). 따라서 FTA가 1997년 이후 장기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노무현·이명박 정부의 주장은 아무런 현실적 근거가 없습니다(질문5).
한미 FTA는 비단 경제적 측면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미 FTA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 특히 금융위기와 천안함 사태 이후 동아시아에서 자신의 지배권을 한층 강화하려는 전략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질문4). 또 한미 FTA에 포함된 각종 투자 자유화 조치들은 우리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독소조항들을 다수 내포하고 있습니다(질문6). 이와 관련하여 특히 보건의료 서비스 부문에서는 초국적 제약회사의 독점권이 대폭 강화되고 의료민영화를 촉진하는 조치들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질문8). 얼마 전 국회에서 통과된 한EU FTA도 한미 FTA 못지 않은 파괴적 효과를 낳을 것입니다(질문9).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선 당면한 한미 FTA를 막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임으로써 정부의 ‘FTA 글로벌 네트워크’ 구상을 저지해야 합니다. 동시에 FTA에 대한 민중적·국제적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정부가 무차별적으로 FTA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개별 FTA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질문10, 질문7).
이 소책자는 이상 10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한미 FTA의 문제점을 비판합니다.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각각의 질문 당 4-5쪽 분량으로 짧게 쓰려고 노력했고 사이사이 사진도 넣었습니다. 아무쪼록 이 소책자가 한미 FTA 국회 비준에 반대하는 운동의 물결을 다시 일으키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1년 5월 31일
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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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서울시장 선거 당시, 모 게시판에서 약간 다툼이 벌어졌다. 발단은 한 회원의 '둘 다 그래봤자 보수고, 불공정 FTA와 의료민영화를 찬성하는 신자유주의자고, 비정규직 문제나 인권 문제에는 관심도 없다. 좀 더 나은 상대를 밀어준다고 진보가 그 동안 얼마나 희생해야 했느냐, 1+2의 답은 3인데도 답안지에는 1과 4 뿐이다. 나는 이번 투표를 거부한다'라는 논지의 글이었다. 일단 그 분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일단 나경원은 보수가 아니다. 이명박이 보수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게다가 이미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진보냐 보수냐 하는 이념성은 '승리'라는 단순한 가치를 위해서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그간 진보가 그 놈의 '비판적 지지' 때문에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그저 쩌리 취급 당하며 민주당에 묻어 간다는 인식만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최악만을 피하며 근근히 연명해갈 뿐 큰 틀에서 보자면 신자유주의적 국제 금융질서와 주체로서의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그저 가진 자들이 관대한 마음으로 자비를 베풀어 주기만을 빌어야 하는 알량한 복지제도로 대표되는 구체제의 프레임에 점차 갇혀가고 있다는 지적도 온당하다. 박원순의 도덕성은 협소한 영역에서 머물 뿐,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는 오히려 덮어버리고 개인적 도덕성으로 그를 정당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점도 타당성이 있다. 좀 더 나가자면 정당 중심 대의민주주의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으로도 이어질 수 있긴 한데... 흥미로운 사안이지만 이것까지는 너무 나간 이야기이니 논외.
원론적인 이야기를 약간 하자면, 진보와 보수는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보수가 아니며, 그저 야욕에 눈먼 광인 집단이다. 한나라당에도 상대적으로 도덕적이고 청렴한 인사는 있다. 하지만 정치의 본질은 피아의 구분이며, 아만이 아니라 피에 대해서도 인정받고-그게 마지못한 인정이라 해도- 조직 내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거다. 조직과 체계는 개인보다 강하다. 이 지점에서 인물론은 의미가 없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한나라당에서 특히 두드러질 뿐 정당 정치 하에서는 어디에서나 있을 수 있는 문제다. 그리고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모든 인류가 광범위한 교감 능력과 의사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신시대를 열 수 있는 뉴타입으로 각성하기라도 하지 않는 한 그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대의제는 인간이 인간인 이상 필요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명백한 보수였다. 현재 한미 FTA 초안은 그의 정권 하에서 기틀이 잡혔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입을 전경들을 통해 틀어막았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이었고, 독선과 아집의 덫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가 대통령이던 시기에는 진보 역시도 그나마 숨통을 트고서 그러한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비판만 한다고 해서 뭐가 바뀌냐고? 하지만 비판 자체를 불허하는 것과 그것은 최악과 차악의 차이 정도가 아니다. 양자는 완전히 다르다. 그것이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 펼친 정책 상당 부분을 비판하면서도 그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민주주의는 소통을 통해 이뤄진다.
이 글 앞에 언급한 그 분이 망각하고 있는 점이, 국민의 비판과 견제를 통해 차악을 그나마 차선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초인은 없다. 누구나 모순과 불안정성을 갖고 있으며, 민주주의는 느리고 혼란스러울망정 국민들이 권력자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으며, 그들 자신의 내부에도 존재할 그 수많은 모순과 불안정성을 서툴고 조잡하게나마 조정해 갈 수 있다는 것- 스스로 자신들의 진보를 이뤄낼 수 있는 기회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유일한 체제라는 점이다. 그러한 갈등과 대립들, 단결과 연대들이 오랜 시간을 걸쳐 쌓여가며 처음에는 없었던 수많은 변수들을 낳고, 그러한 변수들이 상호작용하며 인간사를 보다 더 낫게 만든다.
김규항을 비롯한, 몇몇 자칭 진보들은 백마 타고 올 초인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 스스로가 힘겨운 현실 속에서 고민하고 성찰하고 투쟁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진보에게 필요한 것은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할 수 있는 초인에 대한 기다림이 아니라, 부단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차악을 차선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늘려가는 것이다. 김정일 추종하는 종북 세력들을 막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다-그리고 찍어놨으니 알아서 잘 하리라 믿고 나는 내 일 하러 가겠다-는 논리와 이것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한나라당이 광인 집단이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진보 역시도 보다 나은 한국, 좀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스탠스일 뿐이다. 그 자체가 절대적인 가치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보다 나은 한국, 좀 더 좋은 미래'가 빠르게 이뤄질 리도 만무하거니와, 그것이 반드시 진보의 주도 하에 도래해야만 할 이유도 없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오늘 첫 출근을 해서, 제일 먼저 결재한 사안이 초등학교 무상급식이었다. 좋은 시작이다. 시청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말도 했고, 용산참사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에게 환상을 품고 싶지는 않다. 정치판에서 개인의 도덕성에는 너무나도 명백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최소한의 소통 여지는 있는-이명박이 말하는 것 같은 소통을 빙자한 광고가 아닌- 사람이라는 건 믿어볼 수 있을 듯 하다. 비록 서울 시민이 아니라서 그에게 표를 주지는 못했지만, 심정적으로 지지하고 있었고 오늘은 맥주와 꼬깔콘 먹으며 그의 당선을 축하한다. 그리고 김문수 보고 있나?
PS=오늘자 한겨레 1면. 시민들의 투표 인증샷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나희덕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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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친구', 혹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던 사람들'이 그러했던 적이 있다.
고민하다가 결국 그 친구의 남편이 될 분에게 메일을 써 보냈다. 아무래도 바보 같다 싶기도 한데, 어차피 그럴 만한 상대도 얼마 안 남았으니 괜찮겠지. 그래도 날이 밝아오면 조금 후회될 것 같아서, 아침에 확인해 보고 수신 안 됐으면 그냥 발송취소해버릴 생각이다. 2시가 넘은 시간이니 수신 안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ㅋ
...냉정하게 생각하자. 그 친구도, 남편될 분도 딱히 내가 다른 의도를 품었다고 여기시지는 않을 것이다. 남편될 분도 성격이 좋은 편이고, 앞으로도 셋이서 자주 보고 술도 한 잔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자고 말씀하실 가능성이 높다. 친구에게 무언가를 해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쁠 때가 있긴 하다. 그 둘도 역시 날 친구라고는 생각하겠지만.... 부부는 단 둘만이서만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법이고, 제삼자의 호의는 단지 거북할 뿐일 수도 있다. 둘이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그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인간관계도 그렇고 뭘 하든지 간에... 맺고 끊는 건 확실한 게 유익하다. 앞으론 연락할 일도 없겠지.
애초부터 친구가 되지 않았더라면, 처음부터 남은 남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면서 겉으로는 웃음과 농담으로 대하며 마음을 닫아뒀더라면 더 나았을까. 지금 내가 학교에서 후배 애들한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설이나 쓸까. 캔커피나 하나 사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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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와 인간, 그리고 그들이 먹고 마실 식량과 음료를 창조한 후, 신들은 누가 세상을 비출 새로운 태양이 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테오티우아칸의 어둠 속에서 모임을 가졌다. 아직 만물이 어둠 속에 있고, 태양과 새벽이 열리지 않았을 때 신들은 테오티우아칸에 함께 모여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그들은 말했다. “이리로 오시오, 신들이여! 누가 이 짐을 떠맡겠소? 누가 새벽을 가져올 태양이 되고자 하오?”
이때 테쿠시스테카틀이라고 불리는 오만한 신이 재빨리 자원을 했지만 다른 여러 신들은 겸손하고 병약한 신 나나우아친(생명의 바위를 쪼개고 옥수수를 가져온 신)을 추천한다. 나나우아친은 이 제안을 다른 신들에 대한 의무와 빚으로 생각하고 전사와 같은 냉철함으로 기꺼이 수락한다. 화장용 장작이 준비되는 동안, 테쿠시스테카틀과 나나우아친이 단식과 속죄를 할 두 개의 언덕이 만들어지는데, 이것들은 태양과 달의 피라밋으로 불리며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 테쿠시스테카틀이 단식과 기도를 하면서 바친 봉납물은 대단히 훌륭하고 진귀한 것들이었다. 그는 전나무 가지 대신 케찰새의 깃털을, 풀다발 대신 황금 덩어리를 내어 놓았다. 또한 테쿠시스테카틀은 자신의 피가 묻은 용설란 가지 대신 붉은 산호가 달린 옥송곳을 바쳤다. 그가 피운 향 역시 아주 희귀하고 최고로 질 좋은 것들이었다. 반면 나나우아친의 것들은 형편없이 초라한 것들이었다. 전나무 가지 대신 그는 갈대뭉치를 사용했고, 자신의 피가 묻은 진짜 용설란 가시를 바쳤다. 그가 태운 향 역시 자신의 몸에서 떼어낸 부스럼 딱지였다.
참회의 기도가 끝난 나흘째 자정에 신들은 둘에게 옷을 입도록 하는데, 테쿠시스테카틀은 화려한 옷감으로 치장한 반며 나나우아친은 종이류로 만들어진 간단한 제대포만을 걸쳤다. 그리고 신들은 나흘 동안 타올라 이제는 아주 뜨겁게 달구어진 화장용 장작더미 주위를 둘러싼다. 불꽃의 양편에 늘어선 신들은 먼저 테쿠시스테카틀이 화염 속으로 뛰어들 것을 요구한다. 테쿠시스테카틀은 장작더미를 향해 다가서지만 뜨거운 열과 이글거리는 불꽃에 겁을 먹고 머뭇거린다. 그는 다시 한번 시도하지만 이번에도 멈춰 섰다. 테쿠시스테카틀은 모두 네 번이나 불로 뛰어들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마침내 신들은 나나우이친에게도 같은 것을 요구하고 그는 즉시 불 속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나나우아친은 결의를 다지고 눈을 굳게 감았다. 그는 어떤 공포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는 조금도 머뭇거리거나 물러서지 않은 채 불 속으로 자신의 몸을 던졌다. 결국 그의 몸은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나나우아친의 영웅적 죽음을 본 테쿠시스테카틀은 곧바로 불속에 몸을 던지고, 뒤이어 독수리와 재규어가 뛰어든다. 독수리의 깃털은 검게 그을리고, 재규어의 가죽은 검은 점으로 얼룩진다. 테오티우아칸에서 보여준 용기 덕에 독수리와 재규어는 아즈텍 전사들에게 있어 그들이 지향해야 할 위대한 두 표상이 되었다. 둘의 죽음 후 다른 신들은 그들이 어디서 다시 나타나는지 보기 위해 기다린다. 점차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하자 신들은 목을 길게 빼고 용감한 나나우아친이 처음 나타나는 곳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몇몇 신들은 동쪽을 가리키며 나나우아친이 그쪽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는 옳았다. 그들은 나나우아친의 출현을 본 최초의 목격자가 되었다. 사방으로 빛을 발하는 무서운 태양신 토나티우로 부활한 나나우아친은 이제 더 이상 병약하고 겸손한 신이 아니었다. 그리고는 태양이 떠올랐고, 그가 앞으로 나섰을 때는 붉게 보였다. 그는 좌우로 흔들렸다.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의 빛은 사람들을 눈멀게 했다.
잠시 후 테쿠시스테카틀도 동쪽에서 나타났는데, 그 역시 토나티우만큼 밝은 빛을 내뿜었다. 그 둘은 너무도 비슷해서 신들은 세상이 지나치게 밝아지지 않을까 염려한다. 그러던 중 신들 가운데 하나가 테쿠시스테카틀의 얼굴을 향해 토끼를 집어던지고 이때의 상처로 달의 표면은 태양보다 희믜하게 된다. 보름달이 떠 있는 동안은 달의 정면에 앉아 있는 토끼를 볼 수 있다.
비록 태양과 달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그것들은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었다. 토나티우는 자신의 행로를 따르는 것에 대한 댓가로 다른 신들의 충성과 피를 요구한다. 이러한 오만함에 격분한 샛별과 새벽의 신 틀랄우이스칼판테쿠틀리는 태양을 향해 단창을 던진다. 그러나 단창은 목표를 밋나가고 태양은 다시 새벽의 신을 향해 빛의 단창을 쏘아 그의 머리를 꿰뚫는다. 이 순간 새벽의 신은 돌과 추위의 신 이차틀라콜리우키로 변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새벽녘은 언제나 춥게 된다. 신들은 마침내 자신들을 희생시켜 태양을 움직이게 하는데 동의하고, 케찰코아틀이 제례용 칼로 각 신들의 심장을 차례로 도려낸다. 죽은 신들의 망토와 아름다운 장식품들은 신성한 꾸러미 속에 싸이고, 그러한 형태로 그들은 사람들의 숭배를 받는다. 테오티우아칸에서의 신들에 대한 학살에서 다섯 번째 세계 나누이 올린이 창조된 것이다. 그 후 인간들은 신들이 자신들을 희생해야 했듯이 태양이 계속 정해진 행로를 따르게 하기 위해 심장과 피를 바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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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시작한(정확히는 아직 구상 중인) 새 단편 컨셉을 아즈텍 신화에서 따온 건 내가 생각해도 신의 한 수인 듯. 저 이야기에는 선악의 역전, 그리고 공포와 희생이 있다. 아즈텍 문명을 사악하다고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은유로써 저 이야기는 매우 훌륭한 원천이다. 아즈텍의 공식적인 '건국 신화'는 이와는 또 다른 양상을 가지고 있고, 이 둘의 교차는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만한 건덕지가 많다. ....나만 재미있어선 곤란하긴 한데.
기독교의 경우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인류는 구원받았다, 그러니 인간은 그의 뜻을 기려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비해 아즈텍 신화는 '신들이 우주의 운행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 그러니 인간도 스스로를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라는 것도 흥미롭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인류를 위한 희생 자체가 기독교에서는 신의 아들에게 허용된 일종의 특권이지만(인간으로서의 예수는 자신의 운명 앞에 한 없이 슬퍼하고 두려워했다고 하지만), 아즈텍 신화에서는 모든 이에게 부과된 성스러운 의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은 인간을 위한 것이지만, 아즈텍 신화에서 나타나는 희생은 우주의 법칙을 위한 것이라는 것도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그 분은 곧 결혼하실 모양이고.... 나는 마음을 접어야 한다. 하지만 자주 보면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 그 분도 어느 정도는 내 마음을 눈치채신 모양이고, 아마도 부담스러워 하실 가능성이 높다. 한동안 보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작품 올려놨다가 아차 싶었다. 지금이라도 얼른 내려 버리는 방법도 있긴 한데, 그러면 왜 갑자기 작품이 내려갔는지에 대해 다른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도 있고....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 보일 소지가 크다. 아 젠장, 어쩌지 이걸?
....몰라 젠장, 이번에 올 수 있다는 사람들이 없으면 무산될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내버려두자, 쯧. 난 스스로가 그렇게 머리가 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한번 어느 방향으로 생각의 흐름이 고정되 버리면 거기서 잘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냥 두는 게 낫겠다.
시험이 끝났다. 어슬렁 어슬렁 하숙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1학년 남자애가 여자애 하나랑 손 꼭 붙잡고 사진 찍고 있길래 "이 새퀴들 저번에는 사귀는 거 아니라고 펄쩍 뛰더니"하고 농담조로 디스했는데 여자애는 그냥 친구일 뿐이라고 펄쩍 뛰더라. 하지만 남자애 쪽 표정은 좀 안 좋은 게.... 쯔쯔 남녀 사이라고 해서 꼭 연애감정만 드는 건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손 잡고 꼭 붙어서 사진 찍는 건 친구 사이에서는 보통 안 하거든.... ...젊음이란 좋구나.
2)
시험 결과는 그럭저럭 보통. <한국 소설의 탐구>는 내가 중간부터 수업에 들어오는 바람에 듣지 못한 내용 하나가 문제로 출제되는 바람에 못 썼지만 두 개는 그냥저냥 괜찮게 썼다. 하지만 무난할 거라고 예상했던 <현대사회와 범죄>가 의외의 복병이었다...OTL 대학 시험인데 사지선다형 출제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교수양반... 싶기도 한데, 뭐 이걸로 교수 스타일은 파악했으니까 기말 때 때우지 뭐.
3)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과제가 있었는데 어떻게 논지를 전개해야 할지 애매해서 고민하던 중 달력을 확인해 보니 다음 주 일요일까지였다. 한 주 벌었다, 만세! 오늘 내일은 내 소설 쓰자!
4)
몸 상태가 나빴는데 많이 좋아졌다. 마음 상태는 뭐.... 별로 안 좋긴 한데, 그런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곧 나아지려니 싶다.
5)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RPG 시나리오 짜려고 참고용으로 한 두 편 보기 시작했는데(원래는 CSI 시리즈를 정주행할까 했는데 요즘 분위기가 너무 밝아졌다길래) 정신차려 보니 1시즌을 거의 다 봐 간다. 어느 정도 범죄 심리나 연쇄 살인의 패턴 등에 대해 알고 있으면 익숙한 이름들도 많이 나오고 해서(제프리 다머, 찰스 맨슨, 조디악 킬러... 기타 등등)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트렌디한 미드다 보니까 그렇게 전문용어가 난무한다거나 하진 않는다. 고어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고 관련 도서 한 두 권 정도 읽어본 사람이면 무난하게 볼 듯.
6)
나경원 언플 진짜 좀 쩌는 듯. 어차피 난 서울 시민이 아니라 투표권도 없겠다, 김문수가 다음에 무슨 짓 벌이냐가 훨씬 더 문제긴 한데.... 서울 시장이라는 자리가 자리다 보니까, 아무래도 관심이 생긴다. 이번 투표율도 50% 넘기기 힘들 모양이던데, 이번에 나경원이 된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정말 답이 없는 거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별로 신경 안 쓰겠지만.
7)
다음 주 친구가 결혼한다. Congratulation. 그러고보니 이번 학기엔 한 번도 집에 안 갔는데... 이 김에 서울 쪽 지인들이나 좀 볼까.
8)
소설 쓰는 거 참고자료용으로 도서관에서 책 몇 권을 빌려와 컬러 복사했다. 아놔 늘 느끼는 거지만 컬러 복사는 토나오게 비싸다. 하지만 아즈텍 문명권은 색채 상징이 중요한 요소잖아? 학교에선 컬러 복사가 안 되잖아? (내 지갑은) 아마 안 될 거야.... 머리 자를까 싶었는데 머리 잘랐다고 치지 뭐... ....써놓고 보니 좀 궁상맞은 듯.
9)
괜찮으려니 생각했는데 또 다시 마음이 안 좋다..... 이런 식으로 감정이 널뛰는 건 안 좋은 징조인데. 뭐... 꽤 큰 손실이긴 했으니까. 뭔가 집중할 만한 일거리가 필요하다. 마음 아픈 건 정도가 극단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한은 몸 아픈 것보다 견디기 쉽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견딜 만 하다.
10)
꿈에서 또 다시 사랑했던 그 분을 보았다.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직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처음엔 그런 자신이 약간 한심하다가, 다음 순간엔 허무하고 슬퍼진다.
덧 없다, 이 순간도 곧 지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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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를 털어넣을 수 있는 몇 안 남은 친구였는데.... 이제는 한참 바쁘실테고, 뭐.... 전처럼 편하게 대하기는 힘들겠지. 축하드릴 일이긴 한데, 한 편으로는... 조금... 그렇다. 아하하. 그 분이야 뭐 똑같이 편하게 대해달라고 하실테고, 남자분 쪽도 충분히 이해하실테지만....... 쯧. 내 문제 때문에 귀찮게 해드릴 수는 없지.
간간이 마음이 복잡할 때 연락이나 할까 하다가 관뒀었는데 안 하길 잘 했다. 했다면 결혼할 상대도 있는 그 분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불편해하셨을 것이다. 나로서도 그런 식으로 자꾸 기대려고 하는 나쁜 버릇이 들었을 수도 있고.
뭐 어쩔 수 없지, 축하해주는 게 도리다. 행복하시길.
혼자서 견뎌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
비오네.
+
친구란 동등한 위치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일 것이다. 어느 한쪽이 의존해서는 친구일 수 없다. 그 분도 여러가지 사정들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으셨던 모양이라... 가능한 나도 그 분께 위안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 왔었지만, 어쩌면 마음 속 한 구석에선 반대로 그 분에게 기대고, 위안을 받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아무리 힘겨워도, 친구이기 위해선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지 타로에 물어봤다. "천사가 축복하는, 거의 완벽한 사랑. 피로도 있고 실망도 있지만 잘 컨트롤할 수 있다."
....내가 할 일은 없을 모양이다, 핫하. 뭐... 당사자가 행복하다면 된 거지ㅋ 그 분도 이 블로그 가끔 오시는 모양이지만, 요즘은 바쁘실테니 이 글은 못 보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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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rirang.snu.ac.kr/~saturn/unabomber/una_kr.html
선언문 전문
http://djuna.cine21.com/xe/?_filter=search&mid=board&search_keyword=%EC%9C%A0%EB%82%98%EB%B0%94%EB%A8%B8&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2672037
http://djuna.cine21.com/xe/?_filter=search&mid=board&search_keyword=%EC%9C%A0%EB%82%98%EB%B0%94%EB%A8%B8&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3014575
분석 및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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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 : 신해철 작곡 : 신해철 | |
눈을 뜨면 똑같은 내 방 또 하루가 시작이 되고 숨을 쉴뿐 별 의미도 없이 또 그렇게 지나가겠지 한장 또 한장 벽에 달력은 단 한번도 쉼없이 넘어가는데 초조해진 마음 한 구석에선 멀어져가는 꿈이 안녕을 말하네 나 천천히 혼자 메말라가는 느낌뿐이야 언덕 너머 붉은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올 무렵 아이들은 바삐 집으로 가 T V앞에 모이곤 했었지 매일 저녁 그 만화 안에선 언제나 정의가 이기는 세상과 죽지 않고 비굴하지 않은 나의 영웅이 하늘을 날았지 다시 돌아가고픈 내 기억속의 완전한 세계여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영웅을 맘에 갖고 있어 유치하다고 말하는 건 더 이상의 꿈이 없어졌기 때문이야 그의 말투를 따라하며 그의 행동을 흉내 내보기도 해 그가 가진 생각들과 그의 뒷모습을 맘속에 새겨두고서 보자기를 하나 목에 메고 골목을 뛰며 슈퍼맨이 되던 그 때와 책상과 필통안에 붙은 머리 긴 록스타와 위인들의 사진들 이제는 나도 어른이 되어 그들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내게 가르쳐준 모든 것을 가끔씩은 기억하려고 해 세상에 속한 모든 일은 너 자신을 믿는데서 시작하는거야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완전히 바보같은 일일뿐이야 그대 현실앞에 한없이 작아질 때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 영웅을 만나요 무릎을 꿇느니 죽음을 택하던 그들 언제나 당신안의 깊은 곳에 그 영웅들이 잠들어 있어요 그대를 지키며 그대를 믿으며 --------------------------------------------------------------------------- 신해철의 마초끼나 꼰대기질은 영 마음에 안 들지만 리즈 시절에 썼던 가사들은 지금봐도 꽃힌다.난 한 번도 영웅이었던 적이 없고, 앞으로도 결코 될 수 없을 것이다. 난 냉담하고, 무 관심하고, 결코 특별할 게 없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 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 그것도 결코 거창한 위업은 아니지만, 나 외엔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최근 내 일상은... 무겁다. 딱히 어둡게 지내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무겁긴 하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그것만은 잊지 않고 있다. 난 아직 할 수 있는 일들이 남아 있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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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 1)
주제:평범한 삶 가운데서 맞닥뜨린 ‘세상의 이면’, 평온하고 익숙한 일상에 대한 집착 및 괴물에 대한 공포와 그 일상을 깨뜨리려는 괴물에게 맞설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는 의무감 간의 갈등. “싸우지 않으면 일상을 지킬 수 없고, 싸우면 일상을 누릴 수 없다.”
모드: 다크, 호러, 미스테리
파워 레벨:75CP
배경:한국 서울
비고:
*개별적으로 선택한 단점들과는 별도로 전원 ‘평범한 배경’ 단점을 갖고 시작합니다. 초자연적 장점은 가질 수 있되 룰북에서 명시된 바와 같이 캐릭터는 자신에게 그런 장점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능동적으로 사용하지도 못합니다. 세션 1에서 ‘세상의 이면’과 접하고, 괴물들이 실존하며 그들이 위협적이고 두려운 존재들이라는 걸 캐릭터가 확신하게 되는 시점에서 이 단점은 사라집니다.
*핵심 기능의 실력은 14, 보조 기능 및 배경 기능은 10~12 전후로 상한선을 두겠습니다.
*전투 비중 낮습니다. 직접적인 전투보다는 자료 조사와 대화, 약간의 추리가 중심. 중간 중간 소소한 전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무난한 수준. ‘괴물’과의 결전(대략 세션 3정도)에 있어서도 전면전보다는 그간 모아온 정보들과 조잡한 준비물들로 퇴치하거나 봉인하는 방향이 될 듯 합니다.
*캐릭터들이 일반인들인 만큼 ‘괴물’도 약합니다. 자신이 죽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어머니를 찾는 어린 아이의 지박령이나, 죽은 떠돌이 짐승들의 부유령이 합쳐진 존재 등. 아니면 괴물을 강화시키고, 대신 플레이 도중에 캐릭터의 특정 행동에 반응하여 일시적으로 초상능력이 생기는 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주로 정신적 단점의 자제 판정 여부 등).
*파워 레벨 및 캠페인 분위기 상 PC들 역시 민속학을 전공한 대학생, 사회에 불만 많은 예비역 백수, 슬슬 권태기에 들어선 주부, 거칠지만 어리버리한 새끼 조폭 등 ‘민간인’스러운 캐릭터들이 적절합니다. 백스토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각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일상을 소중히 여겨야 할 만한 이유’와(약혼한 남자친구가 있다거나-피보호자-, 외아들인데 최근 간신히 취직했다거나-의무감:가족-) 동시에 ‘괴물들과 싸워야 할 이유’가 확실해야 합니다(친한 친구를 괴물이 노리는 것 같다거나-의무감-, 그런 괴물들의 근원이 너무나 궁금하다거나-호기심-, 몇 년 전 의문사한 동료의 사인을 밝히겠다거나-집착-).
기안 2)
주제:괴물과 사냥꾼을 가르는 선은 어디인가?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사냥꾼 역시 괴물이 아닐까? 사냥꾼이 ‘인간’이기 위해서 해도 될 일과 해선 안 될 일의 기준을 어디까지로 잡아야 할까? 에 대한 고민.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모드:다크, 호러, 액션(PC들의 성향에 따라 암울 추가 가능)
파워 레벨:200CP
배경:미국 뉴욕
비고:
*1)과는 달리, 괴물들을 비롯한 ‘세상의 이면’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을 갖고 있거나, 그런 거 모르고 살아왔지만 상당히 강력하고 유능한 인물이라거나, 한두 번 직접 괴물들과 맞닥뜨려봤고 살아남았다거나 한 입장에서 시작합니다. ‘평범한 배경’은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지만 넣으면 캠페인 끝까지 안 없어집니다(이 점을 고려해 ‘평범한 배경’을 –15CP로 책정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3세션 정도면 끝나겠지만 능동적으로 특수 능력을 쓸 수 있냐 없냐가 상황에 따라선 중요해 질 수도 있어서).
*핵심 기능의 실력은 18, 보조 및 배경 기능의 실력은 12~16 사이로 상한선을 두겠습니다.
*전투 횟수는 세션 당 1번 정도. 한번 한번이 제법 빡셀 듯합니다. 유령이 씌인 노숙자라거나, 마약에 중독된 광신도라거나, PC보다 약간 후달리는 수준의 전투력을 가진 적이 등장할 듯합니다. 자료조사, 대화 등을 통한 정보 수집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를 위한 중간과정으로 폭력이나 도둑질 등이 요구되는 경우가 1)보다 많습니다.
*‘평범한 배경’을 넣지 않은 PC는 캐릭터 메이킹 시 ‘강신’, ‘교령’, ‘고귀한 목표’, ‘영 교감’, ‘참된 신앙심’ 등의 초자연적 장점을 넣을 수 있지만 무기의 달인 따위 비사실적 장점은 불허합니다. 그에 따라 괴물도 1)보다 강해집니다(하기에 따라서는 마지막 ‘결전’의 상대가 괴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PC들 역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일을 시작해 몇 년 동안 살아남은 괴물 사냥꾼, 실전을 겪어본 예비역 군인,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폭력 조직 두목, 문헌 연구 결과 ‘세상의 이면’을 간접적으로 깨닫고 직접 그에 대처하기 위해 환속한 성직자, 강력반 베테랑 형사 등의 캐릭터가 적절합니다. 역시 백스토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각 캐릭터들은 저마다 ‘괴물들과 싸워야 할 이유’와 동시에 ‘자신이 괴물이 되는데 대한 두려움 또는 거부감’이 확실해야 합니다(동료 사냥꾼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켰다거나-평화주의-, 종교적인 신념이라거나-맹세-, 그저 스스로에게 결벽적이라거나-집착 또는 명예원칙-, 다만 무고한 사람들을 지키고 괴물들을 물리치겠다는 초심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거나-동정심 또는 의무감-).
3)유용할 법한 장점 및 기능들:
경찰 계급, 교감, 냉정침착, 면책특권, 법 집행권, 보안 자격, 사제 자격, 세부 기억력, 연줄, 위험감지, 임의소품, 전투 반사신경, 정부 계급, 정직한 인상, 종교 계급, 행복한 우연, 행운 등. 경찰 계급이나 보안 자격은 '괴물들의 영향이 배후에 있을 지도 모르는' 괴사건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쉽고, 사제 자격이나 정부 계급도 나름의 방식을 통해 사전 정보를 얻는데 도움이 됩니다(단 높은 보안자격이나 정부 계급을 획득하려면 일반인들 컨셉인 1)안에서는 CP가 부족해 어려울 테고 잘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뭔가 다른 핑계를 대서 관련자와 면담을 하거나 총질을 하고서 합법적으로 무마하려면 법 집행권이 필요합니다. 괴물과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르는 종교 집단에 잠입해 들어가서 기괴하고 끔찍한 의식을 접한다거나 하면 냉정침착이 도움이 될테고, 괴물과 마주쳤을 때 살아남아 반격을 준비하려면 행복한 우연이나 행운이 필요할 겁니다.
기능 중에서는 1)안으로 갈 경우, 전투 관련 기능보다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얻는데 도움이 될 다양한 사회적 기능(말재주, 거리의 법칙, 예의 범절, 거짓말 탐지, 연기 등등)들과 관련 지식 기능(특히 범죄 심리학이나 사회학, 의료가 쓸모가 많을 듯 합니다), 괴물들에 대한 온갖 뜬소문들 중에서 믿을 만한 것들을 추려낼 만한 자료 조사 및 정보 분석(경우에 따라선 외국어 기능도...)이 중요시될 듯 합니다. 2)안의 경우 전투 비중이 좀 더 커지지만 여전히 정보는 부족하고('진짜' 뱀파이어가 전설이나 픽션처럼 십자가와 마늘을 피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괴물이 사람들을 위협한다는 소리를 공공연하게 하고 다니면 주변에선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므로-그리고 괴물들도 지성이 있는 놈들이라면 그런 소문을 듣고 경계할 것이므로- 배경 기능도 그에 어울리게 넣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전투 난이도는 클라이막스를 제외하고는 별로 높지 않을 것이므로(그리고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괴물을 제압할 수단이 제공될 것이므로) 가능한 균형있게 만드는 쪽이 좋습니다. 신비학이나 비밀지식 같은 기능들은 '특수한 배경' 없이는 10 이상 넣을 수 없다거나, 특정한 정신적 단점(주로 망상이나 집착)이 있어야 허용할 방침입니다.
4)기타 조언
1) 2)안 공통으로 '사회적으로는 그런 괴물들을 비롯한 세상의 이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으므로, 주변 사람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고 행동할 수 있을 만한 기반이 필요합니다(역사와 전통의 어쩌구한 퇴마 조직이나 정부의 초현상 전담 비밀 조직 같은 건 캠페인 세계 내에는 있을지 몰라도 PC들이 활동하는 레벨에서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인물들의 직업은 비교적 일하는 시간이 자유로운 프리랜서나 강의 잘 빠지는 날라리 대학생, 간접적으로 괴물 사냥과 관련있는 일(경찰이나 조폭 등)을 하는 캐릭터가 현실적입니다(물론 어차피 단기 캠페인이므로 연쇄 살인범으로 지명수배되는 걸 각오하고 인생을 걸고 괴물 사냥에 나선 퇴직한 회사원 같은 캐릭터도 나쁘진 않습니다). 이러한 사회적인 제약이 1)안에서는 그 자체로 중요한 테마를 가진 장벽이 되어 PC들을 방해할 것이며, 2)안에서도 분위기를 살리는 수준으로는 꾸준히 등장할 듯 합니다.
캐릭터들은 굳이 같은 직장 동료들이거나 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평소에도 생활권이 비슷하고 어느 정도 서로 교류가 있다거나 적어도 안면이 있다거나 해서(경찰과 무죄 방면된 용의자, 학교 교사와 학생 등) 가능한 함께 행동할 이유가 있는 쪽이 개인 세션을 최소화할 수도 있고 여러모로 편리할 것 같습니다.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플레이 상의 편의와 PC들 간의 상호작용 활성화를 위한 지침입니다. 2)안으로 간다면 아예 전원이 몇년 전부터 사회에 정체를 숨기면서 함께 사냥을 해 온 헌터 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5)캐릭터 예시
*경찰
법 집행권과 경찰계급이 있습니다. 총을 휴대할 수 있고 좀 쏠 줄 압니다(물론 섣불리 쏴대면 시말서 쓸 각오를 해야 합니다). 범죄자들의 심리와 행동 방식을 대충 압니다. 건전한 민간인들은 경찰 수첩만 보여줘도 적당히 협력하며, 시시한 불량배들은 얽히고 싶지 않아 합니다. 2)안으로 간다면 계급과 법 집행권이 높아집니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준법정신, 의무감(무고한 사람들), 평화주의(일반인 살상불가) 등이 있습니다.
*폭력배
감각이 뛰어나고 깡이 좋고(대담성이 2~3단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격투나 단도 등의 기능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거리의 법칙이 높아 뒷세계의 생리에 능통합니다. 2)안으로 간다면 뒷세계에서 통용되는 명성이나("별이 4개래.") 조직을 관리하는 능력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카리스마, 리더십 기능 등). 조직의 성격에 따라 밀수한 총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의무감(조직), 다혈질, 적(적대 조직 간부) 등이 있습니다.
*성직자
개척 교회 목사 등이 해당됩니다(스님도 안 될 건 없지만 세속적인 사건에 대해 불교는 잘 나서지 않습니다). 종교 계급과 신도들 사이에서 작용하는 명성이 있습니다. 교리 지식을 통해 괴물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으며 '귀신들림' 같은 현상을 여러번 목격하며 나름의 비밀지식을 체계화해두기도 쉽습니다. 신앙심을 바탕으로 한 의지력도 높습니다. 2)안으로 가면 위력은 좀 약하지만 진짜 초자연적인 권능을 갖고 있거나 종교 계급과는 별도로 사회적 지위, 재산, 연줄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맹세, 광신, 신앙원칙, 의무감(신자들) 등이 있습니다.
*대학교 시간강사
장르 특성 상 주로 민속학이나 경찰학 전공인 경우가 많습니다(러브크래프트의 작품에서는 인류학도 흔합니다). 성직자의 그것과 어느 정도 겹치면서도 나름 특색을 가지고 차별화되어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고, 수입이 적은만큼 개인 시간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므로(반드시 정교수가 되겠다는 야심 같은 게 없다면 특히) 운동 삼아 복싱이나 검도 등을 배운 경우도 많습니다. 학과 특성에 따라서는 도서관보다 현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호기심, 눈치 없음, 의무감(학생들) 등이 있습니다.
*어린이
헐리웃 영화 스타일의 어린이입니다. 현실의 어린이는 개초딩인 경우가 잦지만(...) 전투력이나 지식에 있어서는 별볼 일 없지만, 장르 특성 상 보호본능을 유발하고, 세상의 때가 덜 묻었기 때문에 악마나 그런 존재에 대해 대항하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운이 좋거나, '위험 감지'가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2)안으로 가면 '되바라지고 거칠지만 의외로 순수한 구석이 있는 불량 청소년'이 나옵니다(<레옹>의 마틸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천대 계층(미성년), 순진, 솔직 등이 있습니다.
*폭주족
폭력배와 비슷한 무법자 스타일이지만 조직을 이루고서 대놓고 범죄에 손대기보다는 무리를 지어서는 고성방가를 울리며 심야의 도로를 질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폭력배가 주로 남들을 위험하게 한다면 이들은 자기 자신을 위험하게 합니다). 폭력배와 비슷하게 뒷세계의 생리를 잘 알며, 운전 솜씨(대개 오토바이인 경우가 많지만 드물게는 자기 차도 있습니다)가 뛰어나고 도시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지역 지식, 도시 생존 등이 흔합니다). 2)안으로 가면 폭력배와 비슷해지거나 '낮에는 건실한 회사원이다가 밤에는 미쳐 날뛰는' 유형이 많습니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명예원칙(해적도), 막가는 인생, 중독(알코올) 등이 있습니다.
*정부 요원
국정원이나 검찰청, FBI 같은 '통상적인 경찰 조직보다 한 단계 위'인 국가 조직 소속입니다. 경찰과 비슷하지만 좀 더 권한이 세고(법 집행권 2단계, 면책특권, 보안자격 등) 반대급부로 현장 경찰에 비해 처신 상의 어려움도 많습니다(일선 경찰서라면 현장에서 용의자를 쫓던 중 공포탄 몇 발 쏘고 취조 중 협박 좀 했다 해도 서장한테 욕 먹고 일주일 정도 총 뺏기는 걸로 끝날 수도 있지만 엘리트 조직에서는 아닙니다, 상사가 괴물의 존재를 믿어준다 해도 사회 안정을 위해 입막음을 요구받을 수도 있습니다). CP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1)안으로 간다면 플레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의무감(조직), 혐오스런 버릇(엘리트 행세), 준법 정신 등이 있습니다.
*탐정
1)안이라면 흥신소 직원, 2)안이면 유능하지만 잘 안 팔리는 사립 탐정 같은 인물이 됩니다. 전에 다른 직업을 거쳤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의 세계와 폭력배의 세계 가운데 회색 지대에 속하는 유형입니다. 장단점이나 기능도 양쪽과 비슷하게 분포하고 있고, 대개 단독으로 행동하므로 조직의 도움을 받기는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이며 범죄 심리나 뒷세계의 생리 등에 대해서는 정형화된 교육을 받는 경찰보다 더 잘 알 수도 있습니다. 감각이 뛰어나고 경찰과 폭력배 양쪽에 걸친 연줄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의무감(고객), 탐욕, 질투 등이 있습니다.
*기자
장르의 특성 상 메이저하고 공신력 있는 대중 일간지 기자보다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싸구려 타블로이드 지 등 황색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안으로 가면 개인적인 능력은 더 좋아지지만 탐정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주인공 보정'일 뿐 사회적으로 좋은 인상을 주기는 힘듭니다. 시사지식, 자료 조사, 작문, 예의범절, 언변, 연기 등에 능하고 미남 미녀인 경우도 흔합니다. 험한 일이다 보니 근성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HT와 의지력이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어울리는 단점으로는 집착(진실을 밝힌다), 명예원칙(프로페셔널), 솔직 등이 있습니다.
-------------------------------------------------------------------------데브그루 팀 쪽에서 돌릴 예정인 WOD 헌터 분위기의 퇴마물 캠페인 계획안. 1)안과 2)안 중 어느 쪽으로 갈지는 투표 받아서 결정 예정. 마스터링하는 입장에서 제어도 쉽고 취향에도 맞는 건 1)인데... 생각나는 시나리오 꺼리는 2)다. 어?
시험 기간에는 다른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다는 건 진리인 듯.
좀 더 강화할까... 하다가 잘 생각해 보니 이 정도로도 충분히 할 거 다하겠다 싶어서 관뒀다.
近來安否問如何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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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립네.
앞으로 한동안은 늦은 시간에 술마시지 말아야겠다. 얼른 결혼이나 해버리시지, 쳇.

....중학교 시절의 S는 싸우지 않고는 억울해서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무슨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술을 안 먹고는 배길 수 없는 심정과 유사했다.
"야이, 이 새끼 내 눈깔 좀 봐. 난 부모두 형제두 집두 없는 사람이다."
이것이 중학생인 S가 누구와나 도전할 때 던지는 공식적인 첫 마디였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자포적인 심리를 완전무결하게 표시한 것은 아니다. 속으로는 다음과 같이 몇 마디를 더 덧붙여야 했던 것이다.
"야이, 이 새끼 내 눈깔 좀 똑똑히 봐. 난 부모두 형제두 집두 없는, 전도가 암담한 오줌싸개다."
이것이 S가 적을 향해서, 아니 세상을 향해서, 혹은 하늘을 향해서 과시적으로 쏘아붙이는 부르짖음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이래서 싸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그의 공식적인 선전포고사는 부연하면, 가슴이 서늘해지는 한 마디로 귀착해 버리는 것이었다. 즉,
"난 너 같은 거 한두 마리쯤 죽이구 죽어두 그만야. 내 죽음을 애석해하구 슬퍼해줄 사람은 세상에 단 한 사람두 없으니까."...
----------------------------------------------------------------------------
이 작품에서 묘사되는 S와 어렸을 때의 나는, 큰 차이점도 있지만 대단히 닮은 점도 있다.
.......
한 잔 할까. 요즘 들어서 옛 생각이 자주 든다. 뭐... 나도 그 때보다는 훨씬 강해졌고, 그 기억 때문에 침울해져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되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괜찮다. 견디고 살 수 있다.
이젠 남들이 이해해줄 거라는 기대만 완전히 접을 수 있게 되면 절반은 성공한 삶이다.
얼마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상대방을 믿었더라면, 뭐 한 두번 겪어 보는 것도 아니고... 또다시 상처받지는 않았겠지만... 역시 아무래도 좀 그랬을 것이다. 애초부터 믿지 않기를 잘했다....고 머리 한 구석으로 생각하며 멍하니 돌아왔다.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의 삶과 진실이 있겠지만, 내 진실은 그거다. 고작 중2병 취급이나 받기 위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견디면서 그 시간들을 지내온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아무래도 역시, 내게 있어서는 '타인의 삶과 진실'보다는 '나의 삶과 진실'이 더 절실하다.
동정이나 비웃음이 아니라 이해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해는 그 둘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딱히 그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입장을 바꿔 보면 나 역시도 별로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하고. 아아, 사람 사는 게 뭐 그렇지.
이젠 감당하고 살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견디고 살 수 있다.
ps=최근 반했던 그 분이... 이미 남자친구 분이 있고, 약혼까지 했다는 걸 안 게 어쩌면 잘 된 걸지도 모른다. 아니었다면 난 분명히 다시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고, 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욕구에 더 이끌리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같은 일이 반복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미 여러 번 겪어온 그 과정들이, 다시 한번.
...행복하시겠지. 부디, 행복하시길.
졸업작품으로 <안개 끼는 언덕> 수정해 제출 완료. 주인공은 쓰레기 같은 인간에서 인간 모양 쓰레기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이거 저거 가필된 부분도 좀 있고 결말도 바뀌었는데, 사족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산문학상에도 내볼까 생각 중인데 분량이 원고지 80매... ....좀 잘라내야 할 듯.
2)
수업 때문에 손창섭의 작품들을 읽어봐야 하는데 도서관에서는 죄다 대여 중이라 그냥 한 권 사버렸다. 오오 이런 꾸질꾸질하고 음울한 분위기 마음에 들어, 개인적으로는 김동인처럼 좀 더 미쳐 있는 분위기가 더 취향이긴 한데(...) 이걸 <김복남...>과 관련지어 분석해가야 되는데 얽을 만한 건덕지가 잘 안 떠오른다, 떠오르는 게 있어도 너무 평범하고. 으음... 좀 더 쌈빡한 관점 없나.
3)
조선 초중기 문학에 대해 다음 주 시험. 강의 이름만 보고 현대 소설 관련인줄 알고 수강 신청했는데 고전문학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교수양반(....) 공부할 양이 문제가 아니라 뭐부터 건드려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orz 강의 시작하고 거의 1달이 지나서 중간에 들어왔더니 심히 압박스러운 느낌.
4)
<플라네테스> 애니메이션 판을 보고 있다. 원작과는 꽤 다른 부분이 많지만 애니 판도 제법 훌륭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원작에서는 우주 외에는 거의 아무 것도 사랑하지 않는 이기적이고 냉담한, 가끔은 광기어린 인간으로 묘사되던 하치마키가 애니에서는 둔하고 험하지만 꽤나 훈훈하고 인정 많은 츤데레로 묘사된다는 점. 타나베도 1화부터 등장하고, 둘이 툭탁툭탁->알콩달콩으로 이어지는 묘사가 상당히 많다.
원작의 마지막 부분에서(아직 안 봤지만 아마 애니 판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하치마키는 타나베를 떠올리며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것만은 그만둘 수 없어."
원작 쪽의 하치마키는 나와 꽤 비슷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아마 그렇게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반했던 분은 뭐 포기해야 할 모양이고.... 쯧, 어쩔 수 없지. 몇 년 더 지나면 다시 누군가에게 반할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한데 그거야 모를 일이고...
지금으로서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변화하는' 일 같은 건 내게는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아아, 뭐 그럴 수도 있지.
책 읽던 거나 마저 읽자..... 시밤 담배 거의 다 떨어졌네.
5)
이상한 데 내 폰번이 흘러 들어간 듯. 어제 오늘 걸쳐 뭔 놈의 스팸전화가 이렇게 걸려온다냐-_-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처음 와 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어떤 날은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
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
안개의 군단(軍團)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
출근 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
긴 어둠에서 풀려 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 나오는 것이다.
안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 얼마 동안
보행의 경계심을 늦추는 법이 없지만, 곧 남들처럼
안개 속을 이리저리 뚫고 다닌다. 습관이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쉽게 안개와 식구가 되고
멀리 송전탑이 희미한 동체를 드러낼 때까지
그들은 미친 듯이 흘러 다닌다.
가끔씩 안개가 끼지 않는 날이면
방죽 위로 걸어가는 얼굴들은 모두 낯설다. 서로를 경계하며
바쁘게 지나가고, 맑고 쓸쓸한 아침들은 그러나
아주 드물다. 이곳은 안개의 성역(聖域)이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안개는 샛강 위에
한 겹씩 그의 빠른 옷을 벗어 놓는다. 순식간에 공기는
희고 딱딱한 액체로 가득 찬다. 그 속으로
식물들, 공장들이 빨려 들어가고
서너 걸음 앞선 한 사내의 반쪽이 안개에 잘린다.
몇 가지 사소한 사건도 있었다.
한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당했다.
기숙사와 가까운 곳이었으나 그녀의 입이 막히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겨울엔
방죽 위에서 취객(醉客) 하나가 얼어 죽었다.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 그것이
쓰레기 더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안개가 걷히고 정오 가까이
공장의 검은 굴뚝들은 일제히 하늘을 향해
젖은 총신(銃身)을 겨눈다. 상처 입은 몇몇 사내들은
험악한 욕설을 해대며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
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났다. 그 누구도
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3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간다
-기형도 作
'아카데믹'한 측면에서 보자면, 영화에 있어서는 문외한에 가까운 내가 보기에도 썩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다. 선한 사람은 선하고, 악한 사람은 악하다. 진정으로 선하거나 악한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다만 평범하다가 '악해질 수 있는 순간'에 설 경우가 많을 뿐이라는 내 관점에 비춰보자면 이 영화의 인물 묘사는 지나치게 단순하다. 구성도 단선적이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은 감독도 자각하고 있었을테고, 대신 감독은 그러한 문제점마저도 떠안고 강하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밀고 나간 것으로 보인다. 모델이 된 광주 인화학교를 폐쇄하고 '도가니 법'을 제정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보자면 그 시도는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애초부터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체제를 정비하기 보다는 이미 일어난 일을 가지고 분노할 뿐이며 이러한 일들은 바로 지금도 여전히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원작과는 차이가 많은 결말 부분도 억지스럽고. 그래도 뭐, 이것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긴 하니까.
<김복남...>을 봤을 때도 느낀 거지만, 이런 작품을 접하면 스스로가 남자라는 것, 그리고 당장 나 역시도 성욕을 느낄 때가 많다는 것 자체가 한없이 불편하게 느껴지곤 한다. 관건은 그걸 어떻게 통제하느냐인만큼, 불합리한 사고긴 한데, 씁.
PS=영화의 말미에 나온 대사,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에 의해 변하지 않기 위해서에요."라는 대사는 영화에서와는 다른 의미로 내게 무겁게 다가왔다. 나의 이상, 나의 명예, 그 모든 것들은 결국 나의 자기만족만을 위해서일 뿐이다. 나 역시도, 결국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행하는 그 모든 것들'에는 결국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왔다. 괜찮다,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약간은 허무하다.
PS2=졸업작품 용으로 제출하려고, 전에 쓴 단편 <안개 끼는 언덕>을 수정 중이다. 그 작품도 김승옥의 <무진기행>에 대한 오마쥬로 시작된 거였고... 이 영화에서도 실제 사건의 배경인 광주 대신 무진이라는 안개 자욱한 가상 도시를 차용해 왔다. 기묘한 인연이다.
PS3=정유미는.... ...여전히 귀엽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PS4=네이뷁에서 누가 실로 병맛이 넘쳐나는 논리로 이 영화를 깐 거 보고 한 순간 열받았다가 순식간에 식었다. 볍진한테 일일이 빡칠 수야 없지, 그저 재미삼아서 호성드립치며 전라디언 운운하는 쓰레기들이 널린 게 인터넷인데. 아아, 그런 놈들도 일상에 있어서는 극히 평범하고 멀쩡하겠지.
어머니가 개신교로 개종하신지도 1년이 넘었다. 누나도 같이 다닌다. 천주교이실때도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개종하신 후에도 종종 나를 설득해서 함께 나가지 않겠냐고 말씀하시곤 한다. 일부 극단적인 성향의 개신교도들이 종종 벌리는 문제도 있거니와(워낙 눈에 띄기도 하고, 아무도 문제에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다 보니 이미 '일부'라고 하기도 힘들지만), '종교 조직' 자체에 대한 내 회의 때문에 늘 거절하고는 있지만.... 곁귀로나마 어머니가 들으시는 설교 내용을 좀 들어보니 정치성이 강한 대형 교회에 대한 비판 등 제법 옳은 말을 하기도 하고, 약간 조사를 해보니 그 교회 목사가 뭔가 문제가 될 만한 일을 저지른 적도 없길래... 나도 어머니나 누나한테 별 말을 하지 않는 편이다. 원론적으로 보자면 부패 가능성이 좀 더 낮을 뿐 천주교라고 해서 개신교보다 딱히 더 완성된 종교라고 할 수도 없고.
그 꿈 속에서, 난 어머니의 설득에 응해 교회에 나가 있었다. 의외로 설교도 들을 만하고, 분위기도 밝고 개방적인 편이라서 경계가 약간 느슨해져 있었는데, 예배가 끝날 때 쯤 해서 어머니가 오시더니 약간 주저하며 나한테 '교회 측에서 크고 신비로운 비밀을 알려주는 대신 후원금을 요구했는데 액수가 약간 많긴 하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셨다.
확 정신이 드는 느낌을 받고는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정말로 그렇게 중요한 비밀이라면 돈으로 그걸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고 화를 내며 그대로 돌아나오던 중 잠에서 깼다.
어차피 꿈일 뿐이니 별 의미는 없지만....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뭐, 실제로 어머니가 나가는 교회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꿈은 그냥 꿈이다. 하지만 나 자신이 그런 종류의 부패(특히 종교 조직의 부패)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지는 새삼 되새기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나는 그다지 정의롭거나 고결한 인간이 못 된다. 나는 많은 결점을 갖고 있으며, 일상에 있어서도 여러 사소한 잘못들을 저지른다. 하지만 권력의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난 물러나고 싶지 않다. 난 이미 그렇게 살아본 적이 있고,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여전히 스스로가 신을 섬긴다고 생각하면서도, 종교 조직에 속하지 않으려고 하는 데는 그런 이유도 있다.
뭐.... 꿈에서 아무리 잘해봤자 의미 없는 거고,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 있으려나. 기독당 창당 건이 최근 들어 영 눈에 거슬리는데, 안전한 모니터 뒤에서 키보드로 까는 건 동네 초딩도 한다. 뭔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으음, 생각날 때까지 딴 일이나 할까.
PS=서울에선 불꽃놀이 축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 분은... 뭐, 약혼자 분과 다녀오셨으려나ㅎ 뭐.... 행복하시겠지.
PS2=감기 걸리신 모양. 빨리 나으시라고 문자나 한 통 보낼까 잠깐 고민하다가... 불편하실 듯하고, 약혼자 분이 보게 되면 상황이 나빠질 듯해 관둬버렸다. 보냈다간 분명 다음 순간 후회했을 듯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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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11007172855§ion=01&t1=n
'신념과 의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던 중에 흥미로워 보이는 책 발견. 살 돈은 없고... 도서관에 비치 요청이라도 해둘까.
PS=그런데 댓글에 왠 병신들이 저렇게 많냐.
PS2=그런데 기자가 제목 뽑은 센스는 확실히 에러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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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특성 상 저마다 돌아가면서 최소 한 번씩 자기 캠페인을 가지고 마스터링을 하게 되 있는데... 퇴마물 캠페인이 하고 싶었는데, 오늘 플레이 끝나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해야겠다 싶은 걸 미리 내부적으로 정해놓고 겉으로만 다른 사람들도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행동한 게 아닐까?'
RPG는 여럿이 하는 놀이고, 나 혼자 재미있어봤자 별로 의미가 없다. 주변의 반응이 전부 썰렁하다면 당장 나부터도 영 흥이 나질 않는다. '저만 재미있으면 뭐하나요'라고 푸념조로 투덜대자 다른 분들은 플레이어들이 맞출테니까 그냥 하고 싶은 걸 해보라고 하시던데... 당장 나부터가 RPG를 하는데 있어서 '남 신경 안쓰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이 얼마나 큰 폐해를 가져오는지 절실하게 겪어봤다. 그때 내가 처해 있던, '아무리 노력해도 마스터가 준비해 놓은 모범답안에 맞추지 않으면 배드엔딩'이라는 상황에서 어떤 무력감을 느꼈는지, 당시 마스터가 '전 관대한 마스터기 때문에 굳이 제가 준비해놓은 것에 맞추지 않아도 괜찮아요' 소리를 할 때마다 '하지만 안 맞추면 배드엔딩인데 어쩌라고요'라고 항변하고 싶은 욕구가 얼마나 간절했는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억지로 해봤자 아무도 재미가 없을 것 같으니 그냥 안 한다... 라는 방법도 있긴 한데, 이왕 하겠다고 한 거니까.... 일단은 내 생각대로 가되 가능한 짧게, 2~3세션이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짜고 파워 레벨도 낮게 잡아서 되도록 컴팩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듯 하다. RPG는 모두가 즐겁자고 하는 거다. 내가 희생해야 할 이유도 없지만, 남들의 취향을 굳이 무시해가면서까지 나 혼자만 재미있는 걸 밀어붙여야 할 이유도 없다.
+
난 꽤나 고집스러운 편이다. 하지만 그게 문제라는 점도 알고 있고, 나름 자제하려고도 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남들과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가능한 양보하려고는 하되 상대는 양보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설령 그게 오해라 해도) 상대를 설득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짜증부터 내고 보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쩝. 어른스럽지 못한 꼴이다.
2)조선 초기~중기 문학의 경향과 시대적 배경 조사해둘 것. 17일 시험.
3)20일까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비평 손창섭의 작품과 관련지어 작성해 업로드
5)현대 사회와 범죄 인강 미리 들어둘 것
6)<전우치 전> 읽어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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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 마음이 병들어 있어서 그런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내겐 상관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