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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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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이런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난산 성지 대교구장 최신학 대주교는 은경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난은 비행기 유목을 할 운명이었을 거고,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고, 황문찬 소장은 전쟁을 일으킬 운명이었을 거고, 문원식 주교는 또 그 나름대로 할 일을 한 것일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삶들이 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하지만 이것은 그토록이나 다양하게 얽혀 있던 많은 이들의 운명을 관찰자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현자의 방식이다. 인간이 어디까지나 눈이 흐리고 귀가 어두울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그래서 전쟁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차라리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위해 모순을 감내해 가면서도 그 전장에 서는 게 평범한 인간의 방식이 아닐까. 그러한 삶들이 쌓이고 쌓인 끝에 큰 변화를 이끌어 내고, 세계를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 그런 것이 우습지 않은 것의 수준을 넘어서 진정으로 인간다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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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서 쓴 저 구절은, 사실 내 개인적인 관점이다. 인간사에 있어 그토록 많은 대립과 투쟁들, 그 모든 걸 온전히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일종의 해탈의 경지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해탈의 경지는, 저 피안에 있어주는 쪽이 낫다. 

나는... 현자나 성자는 결코 되지 못할, 한없이 범속한 인간이다. 그러하다면 그러한 대로, 내가 살고자 하는 방식대로 살 것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쫓을 것이다. 

그것은 그렇게까지 고매한 가치는 아니다. 고매하긴 커녕, 좀 더 나이가 들고 나면 스스로도 비웃게 될 시시한 자기만족에 가깝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것'이며, 나 외엔 다른 누구도 이뤄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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