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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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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거북함 때문에 잠을 자기 힘들다. 엊그제는 새벽녘에야 간신히 잠들었다가 의사가 상처 부위에 소독하고 붕대 새로 감으러 와서 깼다. 이미 몇 번이나 본 거지만 무릎 위쪽을 반원형으로 도려낸 걸 와이어로 봉합해 놓은 상처 자리는 볼 때마다 기묘한 기분이 든다. 오른 팔에 이어서 이제는 왼 다리에도 평생 갈 흉터가 생겼다. 오토 메일은 아니지만 이건 뭐 에드워드 엘릭도 아니고. 무릎 안쪽에 피가 고여 있다고 해서 관을 꽂아 빼냈다.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고 했지만 잇새로 신음이 새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원래 연골 조직이 완전히 재생되기 전에는 계속 피가 고이게 되니 앞으로 한 두 번은 더 빼야 할 거라고 했다. 안에 아직 염증이 좀 있다고도 했고....

물리 치료도 잘 되가고 있고, 이제는 진통제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꾸 조급한 기분이 든다. 초조하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어제 입원하셨다. 계속 초조하고 불안한 기분이 든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아 샹 미치겠네....... 환자는 한 집에 하나로 충분한데...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정신적 충격이 크셔서 일주일은 입원하셔야 할 것 같다. 예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러신 와중에도 회사 일 걱정과 내 걱정을 하시는 걸 보니 시큰했다. 하지만 사고 낸 당사자까지 걱정해 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나는 이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중요한 건 어머니다.

진료비 중간 청구서가 나왔다. 액수 자체는 토나올 지경이었지만 보험 적용하고 이거저거 빼보니 환자 부담금은 40% 정도로 줄어 들었다(그래도 적은 돈은 아니긴 한데). 한국 의료 보험 제도 만세. 공보험 사수하라!

어머니와 내가 나란히 입원해 있는 상태라서.... 아버지가 자주 얼굴을 비친다. 이성적으로는 그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래라 저래라 할 때마다 속에서 짜증이 치솟는 건 어쩔 수 없다. 짜증이 가라앉고 나면 온갖 생각이 밀려든다, 후우....

지금 상황에서 역시 제일 애를 많이 쓰는 사람은 누나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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