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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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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2009.09.13
    기분 전환 겸 오늘의 짤방
결말을 짓자.

+

세상을 지탱하는 줄은 하나가 아니다. 내게 남은 줄들 중 하나는 지켰다. 안도감이 들지만, 언제나처럼 별로 기쁘지는 않다.


............

생각해 보자면... 더욱 더 나쁜 케이스도 몇 번이나 겪어 봤다. 그러나 그 사건이 특히 질이 나빴던 건 내가 익숙해져 왔고 나름 대응책이 세워진 케이스들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혀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서 터졌던 데다가.... 그 이전까지 계속 쌓여 왔던 다른 문제들이 있었고, 그 상태에서 생긴 일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가득 찬 잔을 넘치게 하는 건 단 한 방울의 물방울이듯.

그 단 한 방울은 그대로 독이 되었다. 그리고, 그 독은 지금도 내 혈관 속을 돌고 있다.

이 독은 나를 죽이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나을 것이다.


하지만 고통스럽다. 그 고통을 견뎌 내는 것 외엔 아무 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참으로 독한 겨울이다.

  
And
여전히 몸 상태 개판. 약 먹고 모처럼 살짝 제 정신으로 돌아온 김에 급한 것부터 정리. 어차피 오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휑한 블로그지만 공공에 오픈된 곳에 써 놔야 지키게 될 거 같다orz

1)S출판사에 보낼 소설 리뷰 원고 완성

2)토요일날 지인들과 약속 있을 예정, 스케줄 체크.

3)알바 자리 알아볼 것. 지갑 속이 썰렁하니 마음도 그렇다-_

4)헬스장 끊을... ...까?

5)타로 카드 22제 나온 것 교수님께 보내 드릴 것

6)지난 학기에 못낸 과제 마무리해 메일로 보낼 것. 어차피 이미 성적은 나온 뒤고... 이제 와서는 보내건 말건 의미 없지만 안하면 졌다는 기분이 들 거 같다. 교수님에 대한 예의 문제도 있고.

7)웹진 거울 올해 앤솔로지에 들어갈 단편 시놉시스 완성해 보낼 것

8)합평 모임용 단편 소설 2월까지 완성

9)거울에 보낼 번역 원고 2월까지 완성


...아 토쏠려.... 그 외로는, 내일(목)부터 문지 문화원 사이에서 SF와 사회과학을 주제로 강의 있는 것 들으러 갈 것. 수강료 지참.

정소연 님이 강사라고 한다. 직접 만나뵌 적은 없지만 <우주류>를 감명 깊게 읽은 데다가 이전부터 건너건너 이야기 듣기로+블로그 눈팅 결과 '나와는 완전히 반대 극점'에 있는 분인 듯 하다. 한 때는 그런 사람을 동경했고, 이제는 그 동경과 노력들은 아무 의미도 없어졌다. ...강사와 학생 관계로 만나는 거니까, 거기까지 생각할 필요 없겠지. 배우는 데만 집중하자. 
And
아파

할 거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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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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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구글 미술관.


다들 메리 새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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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이 곧 우주라면 그 어디엔가는 찍혀 나간 틈이 있을 것이다. 반상이 인생이라면 이 상처는 실금으로 남을 것이다. 세상을 버티는 줄은 하나가 아니다....

-정소연 作, <우주류> 中

............

세상을 버티는 줄은 분명 하나가 아니다. 하지만, 내게 남은 줄들은 몇 가닥 없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것도 어쨌든 남은 건 남은 거고, 굳이 내 손으로 끊어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줄들이 얼마나 팽팽한지, 버틴다면 얼마나 더 버틸지, 끊어질 것 같다면 언제쯤일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다. 확인 도중에 끊어져 버릴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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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못된 채로 살아가기로 했다. 살다보면 바뀔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뀌지 않더라도 괜찮다.

난 그를 받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다른 사람들도 그러할까?


해야만 할 일이 있다. 잘 풀려도 딱히 지금보다 나아질 것도 없고, 잘 안 풀릴 경우 최악으로 치닫는다. 여러 모로 손해보는.... 내게 있어서도 리스크가 결코 작지 않은 일이다.

그냥 지금까지 지내왔던 것처럼 지낼 수도 있다. 그러나, 더는 그러고 싶지 않다.

결말을 지어야 한다. 내 운명의 자침이 어디를 향해 있건.



 
And
1)

금요일날 종강했다. 학회장과 다음 학기 과대를 뽑고, 종강 총회 뒤 종강 파티가 있었다. 내년에 국문과와 합쳐지는데...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문창과 쪽에서 등단 작가가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데, 내년 학회장을 맡기로 된 후배가 최근 등단했었다. 그 때문에 그 후배가 속해 있는 동아리 왕고(그래봤자 나보다 1년 후배긴 한데)가 이제 막 등단해서 제대로 소설 쓰려는 애를 학회장 시키면 어떻게 하냐, 차라리 자신이 하겠다고 우겼다.

개소리다. 국문과와의 힘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등단'이라는 '대외적인 결과물'이 필요하다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 이유를 제끼더라도 학과 일을 맡으면 자기 글 제대로 쓰기 힘들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 후배는 정당한 절차를 통해 학회장에 선출이 되었고, 스스로도 그걸 받아 들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이상 지금 와서 그걸 번복할 수는 없다.

2)

...내가 이번 학기 과대를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더라면, 모든 게 지금보다 좀 더 나았을까.

금요일날, 학회장인 친구놈과 싸웠다. 내가 실무에 있어서-특히 사람 상대하는 데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니, 그 때문에 속으로 좀 쌓여 있었으려니... 생각했는데, 그 놈 이야기는 약간 달랐다. 그 녀석은, 그것보다 좀 더 본질적인 문제- 즉 내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화를 냈다.

"1단계는 '인간'이야. 초월적인 가치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그저 다른 인간들과 관계를 맺고 하루하루 살기 바빠. 2단계는 '좀 더 먼 꿈과 이상을 가지고 노력하는 인간'이야. 시 쓰는 데 모든 걸 걸고 있는 후배 하나가 거기에 해당되고. 3단계는 '그를 이룬 인간'이야. 자기 세계가 완성되고 많은 이들이 스승으로 존경하지,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5단계는 신이야. 그는 완벽해. 무엇도 그의 세계를 바꾸지 못하고 누구도 그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어. 그런데 넌 지금 4단계에 있어. 넌 신도 인간도 되지 못하고 있어 지금. 내가 안타까운 게 그 부분이라고!"

.......

난 그 친구의 목소리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내내 쌓여 있던 안타까움과 우정, 그리고 거리감을 느꼈다. 걷잡을 수 없이 슬퍼졌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3)

일요일에는 웹진 거울 쪽에서 출판 기념 파티 겸 송년회가 있어서 거기 나갔다. 내 글이 실린 책도 받아 왔고, 친구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친분이 있어 온 사람들도 만났고,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도 봤고, 누가 쓰러지거나 취해서 싸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없이 편히 술도 마셨다. 그렇게 밤새 먹고 마시고 떠들다가 아침에 돌아왔다.

그러나, 내 안 깊숙한 곳에서는 모든 게 덧없다는 느낌으로 가득했다.

슬프거나 무력감은 들지 않는다. 그건 이미 겪었다. 잘못된 채로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 느낌은 지워지지 않는다.

4)

그런 생각이 든다.

변하기 위해 노력했고, 여러 일들을 겪었고, 그리고 결국 실패했다. 아직 좀 더 노력하려면 못할 것은 없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그냥 잘못된 채로 살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도 모르게 변하거나, 변할 수 없더라도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게 덧없다는 느낌은 내 안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테지만, 그래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잘못된 채로 살아갈' 생각이라면, 아직 해야만 할 일이 있다.
 


 
And

나는 평소 거의 화를 내지 않는다. 내게는 화를 내야 할 일과 내선 안 될 일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을 넘기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다. 물론 감정은 이성에 종속된 게 아니며, 가끔이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화를 내선 안 될 일'인데도 화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경우에도 가능한 그를 억제하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대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게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이유는, 상대에게 고함을 지르거나 욕설을 퍼붓는 대신-그건 한심하고 어른스럽지 못한 일이다- '지금 화가 났음'을 확실히 표현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완성된 인간은 항상 고요하고 깨끗한 정신을 유지한다. 그렇게 되고 싶었고, 노력했고, 그리고 실패했다. 그리고 난 잘못되었다면 잘못된 대로 살기로 했다.

이제 내가 배워야 할 것은 분노를 억누르는 법이 아니라, '현명하게 분노하는 방법'이다. 오직 그것만이, 내 분노와 명예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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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개월 들어,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되찾았다는 기분이 든다. 인간사에 있어 부침이 없을 수야 없는 법이지만 내게 있어서는 부의 시기보다는 침의 시기가 훨씬 잦았다. 난 이제 인정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함에 있어 어느 정도 불편함을 느낄 만한 이유가 있고, 그것은 합당하다는 걸. 그리고 그와는 별도로 내게 있어서도 그것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는 걸.

몇 번이나 견디다 못해 무너졌고, 그 때마다 오직 나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잘못된 것이라면, 그 잘못됨마저 인정한 채 살아갈 수 있다. 지금에야 비로소 그럴 수 있으리라는 예감이 든다.

난, 강하다.

그리고, 오늘은 첫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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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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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가 자신의 본성과 직면하게 된다. 이 카드는 연인 카드와 같은 구도를 하고 있지만, 천사의 자리에는 악마가 앉아 있고, 벌거벗은 두 남녀는 사슬에 묶인다. 사슬은 욕망의 사슬이며, 그들의 사랑이 더 이상 순수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들은 타락했으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

  이 카드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동물적인 본성, 원초적인 욕구, 욕망, 유혹, 어두운 면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강렬한 힘을 의미하며, 원초적인 생명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 영역마저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 본성을 외면하고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가 없다....



........

..........

............



 

  꿈을 꾸었다.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그 분이,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그 꿈속에서 내게 미소 짓고 있었다.


  예전에 독수리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폭풍이 몰아치는 날이면, 모든 길짐승과 날짐승들이 각자 둥우리에 틀어 박혀서는 폭풍이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오직 독수리만은, 절벽 끝에서 그 폭풍이 몰아치는 걸 꼿꼿이 바라본다고 한다. 그리고 때가 되면 날개를 펼치고 몸을 솟구쳐, 난마처럼 뒤엉키는 바람결을 타고 드높이 날아오른다- 거센 바람이 그의 전신을 때리고, 저 아래 지면으로 끌어 내린다. 그러나 독수리는 굴하지 않는다. 비상의 그 순간에, 독수리는 이미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에 이르렀을 때 독수리는 결국 그 난폭한 바람의 끝자락을 박차고 올라, 고요한 저 하늘 높은 곳 가운데서 대지를 할퀴는 그 폭풍을 내려다본다고 한다. 태양을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그 눈동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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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학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집에 와 있다. 오랜만에 어머니도 뵙고 누나도 만나고 서울 쪽 친인들과 약속도 잡고 하면서 잉여잉여 노는 중. 역시 집이 좋구나.

2)
월요일까지 처리해야 할 과제가 3개 있다. 하나는 소설, 하나는 시, 하나는 희곡 관련인데... 서로 전혀 다른 성격의 작품들인데도 묘하게 '실존주의'라는 하나의 테마로 엮이는 느낌이 든다. 이 과제에서 써먹은 문장이나 논지 전개를 다른 과제에서 써먹을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 중이다, 같이 수업 듣는 애들 몇 명은 눈치 채겠지만 점수 주는 거야 교수님이니 상관 없ㅋ엉ㅋ(....) 어쩌면, 본질과 실존의 문제란 건 최근의 나 자신에게도 중요한 화두일지도 모르겠다.

3)
<타로 카드 22제> 편집본이 도착해서 검토 중이다. 크게 고쳐야 할 부분은 없지만-크게 고칠 수도 없고- 몇 가지 소소하게 손대야 할 부분이 있어 보인다. 이제 늦어도 한 달 뒤면 책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한 페이즈 클리어했다는 안도감 같은 감정은 들지만, 여전히 별로 기쁘지는 않다. 그러고 보니 내년 소재별 단편선도 거의 소재가 정해진 분위기로구나, 이번에는 정식 출판도 될 모양인데... 그쪽에 도전해 볼까.

4)
최근 쓰기 시작한 새 단편은 '늑대'가 주인공이다. '아는' 사람이 본다면 '뉨 이건 왠 레드탈론인가효, 왜 레드탈론 트라이브북에나 들어갈 만할 글을 뉨이 쓰고 있음?' 같은 반응이 돌아올 것도 같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어(...) 늑대의 바디 랭귀지에 관해 나와 있는 참고용 사이트 몇 개.

 http://www.timberwolfinformation.org/kidsonly/posture/postures.htm

http://wolfsdenhome.proboards.com/index.cgi?board=pawprints&action=display&thread=60

http://www.joysf.com/4020429

http://www.arsimagica.net/~eccles/roleplaying/werewolf/gifts/

맨 마지막 링크는'바디 랭귀지'라기엔 좀 미묘하긴 한데(...) 뭐랄까 워울프들은 전사들이고 기프트 동원해 싸우는 것도 바디 랭귀지 맞긴 할... 거야 아마도(........)

5)
가끔씩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을 때면 생각이 극단적으로 치닫곤 한다. 어쩌면 내가 '인간성'이라는 것에 지나친 판타지를 갖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실패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견디면서 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6)
슬슬 약속 시간이 되 간다. 나가 봐야지.
And

이번의 소위 ‘홍대녀 루저 발언’에 대해서... 당초에는 ‘볍진이 볍진 같은 소리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신상까지 털리고 있는데 굳이 나까지 뭐라고 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영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몇 자 적는다.

사실 그 여자가 키 180이하 남자는 루저라고 여기건 말건 나는 알 바 아니다. 그 여자가 무슨 대표성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보아 온 바로는 키를 비롯해서 별로 ‘조건’ 안 좋은 사람들도 다들 때 되면 잘만 결혼해서 애 낳고 살더라. 나도 키가 상당히 작지만, 내 키가 문제라고 여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물론 공중파에서 대놓고 저런 개드립을 친 건 충분히 개념 없는 짓이고 까여야 할 일이지만 내가 결정적으로 짜증난 부분은 다른 데 있었다.

이후 올라온 그 여자의 사과문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공중파에서 대놓고 그런 소리를 한 건 죄송하지만 180이하인 남자는 루저라고 여기는 건 제 신념이므로 그에 대해선 사과할 수 없다.’

........니미-_-

‘신념’이라는 건 고귀한 가치다. 그 방향이 설령 잘못된 것이라고 해도, 그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더 없이 힘겹게, 그리고 간절하게 추구하는 것이 아니면 신념이라고 부를 가치가 없다.

비전향 장기수들을 보자. 북한 체제에 충성한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그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전향 서약서 한 장 쓰면 끝날 일을 가지고 수십 년 동안 감옥에서 머무르다 결국 송환됐다. 비록 잘못된 것일망정 그들이 희생해야 했던 것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며, 그렇기에 그에 동조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나는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을 ‘신념’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여자의 발언은 편협함과 무지함으로 가득 찬 덩어리일 뿐이다. 그 여자는, 신념이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없다. 내가 열받는 건 그 부분이다.

다른 한 가지 문제는, 그 여자 싸이 캡처에 적혀 있던 '다름이라고 생각하고 인정해주면 좋겠다'라는 글귀다. 관용은 불관용을 배격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다. '키 180이하 남자들은 싸그리 루저'라는 얄팍함과 천박함으로 가득찬 말을 인정한다면, 진정한 관용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단순히 다른 것'과 '아예 글러먹은 것'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


그 여자 개인에 대해서는 분노할 가치가 없다. 세상에는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진정 분노해야 할 일이 많다(결국 시작되고 만 4대강이라거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념이라는 단어의 무게가 너무 가볍게 쓰인다는 것, 그리고 똘레랑스의 본질에 대한 무지다. 그리고 그 두 가지 문제는 유독 그 여자만이 갖고 있는 게 아니기도 하다.

PS=그 여자 사과문에서는 Luser라고 적었더라. Roser 병시나, 인예대인 나도 안다!(....)

PS2=이번 일에 대해서는 허지웅님 정리가 좀 짱인 듯.  http://ozzyz.egloos.com/4272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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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떠한 조직에 속해서는 안 되는 타입의 인간인 모양이다= =;

요즘 학교에서 총학생회 투표 기간이다. 그러나 이전부터 학생처와 총학(그리고 내부의 후보들) 간에는 불협화음이 있어 왔고, 최근에는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져 나오며 투표가 무효화되었다. 오늘이 재투표였는데... 어차피 총학은 학생들 복지에는 별로 신경 안 쓰고 자기들 권력 싸움에만 여념이 없다고 보고 있었기에 투표를 안할 생각이었다. 오늘 수업 하나는 휴강이고 다른 하나는 교수님이 출장 중이셔서... 기숙사에서 웹서핑하고 있었는데, 학회장놈에게서 투표 참가하라고 문자 돌려달라고 연락이 왔다.

학생들 복지고 나발이고 신경 안쓰고 내부의 파워 게임에만 눈이 벌게져 있는 총학 따위는 내가 신경쓸 바가 아니다... 고 여기고 있었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는 과대다. 투표에 참가하라는 게 학과의 입장이라면, 그에 참가하고 하지 않고는 내가 결정할 문제지만 적어도 전달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학회장놈한테는 별로 안 내킨다고 투덜대면서도 일단 가급적 투표 참여하라고 문자를 돌렸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난 여전히 이번에는 투표를 하지 않는 게 옳다고 여기며, 아직 몇 시간 여유가 남았지만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내 판단이며, 만일 내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 그리고 과대로서 위에서 내려 온 전달을 내 임의로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속으로는 투표 안하기를 바라면서도 일단 전달은 했는데....

뭐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아우슈비츠의 가스실 담당자도,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했다. 다만 자신이 하는 일이 진정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나타난 '악'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나 역시도 내가 3학년 과대라는 의무감 때문에 정작 중요한 걸 놓친 게 아닐까. 물론 이번에 투표를 하느냐 마느냐는 사소한 문제다. 그러나 나 역시도 조직과 집단에 속하게 됨으로써, 한나 아렌트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선량한 개인이며 사악한 조직인', '가장 평범한 악'이 될 소지가 있지 않을까. 이번 일이야 뭐 사소한 것이니 그것까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항상 경계해야 할 일이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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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여 년 전, 고등학생일 무렵에 돌려보다가 세이브 파일을 날리는 바람에 포기했는데.... 다시 해보니 꽤 재미있다. 주인공 파티는 4명 뿐이지만 잡 체인지 시스템을 통해 지루하지 않게 키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듯. FF6 같은 경우에는 워낙 스토리가 좋은데다 캐릭터들도 많고 관련 이벤트도 풍부해서 그 재미로 한 거지, 이래저래 취향껏 파티를 키우는 재미는 없었는데 5는 질리지 않고 한참 플레이할 수 있지 싶다(...님하 과제랑 소설은 어쩌고).

옛날에 플레이할 때는 대사고 뭐고 대충대충 넘겨 버렸는데... 찬찬히 읽어가며 다시 하는 중이다. 불의 크리스탈 이벤트를 보고 전직할 수 있는 잡 중에 적마도사가 있는데, 회복과 보조 마법에 특화된 백마도사나 공격 마법에 특화된 흑마도사와는 달리 양쪽 모두를 어느 정도(백마나 흑마의 절반 정도) 쓸 수 있고, 무기 전투도 그럭저럭 한다. .....당연히 초반에 반짝 좋다가 중반 이후로는 칼은 칼대로 안 박히고 마법은 마법대로 그슬리기만 하는 개안습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D&D로 치자면 그야말로 바드에 필적하는(.........) 암울하기 그지 없는 위치인데, 폰트가 멋있어서 캐릭터 하나는 버린다는 마인드로 키워볼까 생각 중이다(....)

그러던 차 디씨 고겜갤에서 발견한 적마 까는 글들 모음집. 눈에서 땀이 나온다...;; 적마 불쌍해 적마, 그렇다고 키워 주겠다는 약속은 차마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어쨌든 불쌍해 적마...;ㅁ;

http://gall.dcinside.com/list.php?id=game_classic&no=130147&page=1&search_pos=-126929&k_type=0100&keyword=%EC%A0%81%EB%A7%88%EB%8F%84%EC%82%AC
 
PS=윌스 성은 발더스 게이트2의 아스카틀라에 필적하는 막장지역인 듯 ㅇㅇ. 폐허가 되거나 한 것도 아니고 멀쩡히 사람들 살고 있는 성 지하에 뭐 이렇게 살벌한 몬스터가 우글대냐능... 어떻게 되 먹은 동네가 락샤사에 마플에 리치까지 튀어 나오는 도시 속의 마경이랑 맞먹냐= =;

PS2=그 시절 사춘기 소년의 마음을 불태운 화리스 누님의 아릿다우신 자태는 여전하시고도... ㅎㅇ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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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계속해서 블로그에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곤하다 피곤하다 노래를 부르고는 있었지만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상태가 심각했던 모양이다- -a

어제, '요즘 계속 피곤했으니 좀 일찍 자야지'라고 생각하며 11시 반 쯤 침대에 누웠다.
오늘,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저녁' 6시 반이었다.

.......아니 수업 안 들어간 건 둘째치고, 19시간 동안 혼수상태처럼 자 버렸다!!??

대충 씻고 밥먹고 왔더니... 전신이 찌뿌드드하다, 으으윽-_- 수업 빠진 거야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니 이번엔 계절 학기라도 들어서 땜빵해야지orz

샤워하고... 과제나 마저 하자....;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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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밤 나랑 싸우자 알베르 카뮈.......;ㅁ; <페스트>를 상징학적 관점에 의거해 시지프스 신화와 비교 분석하는 과제를 두 달 가까이 잡고 있다. 페이지가 쓰러지지 않아서 피 토하다가 결국 어떻게든 본 텍스트는 한 차례 정ㅋ벅ㅋ했지만 참고 문헌이 두 권 더 남았다. 똑같은 책 3권을 계속 반납했다가 다시 대출해 가기를 너댓 번 반복하고 나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뭐랄까... RPG를 하면서 대충 3/4 정도 클리어 해서 레벨도 제법 올랐고 템도 어느 정도 맞췄지만 마지막 던젼에 도전하기엔 아직 무리인 그런 상황인데, 갑자기 마왕이 '용사놈들의 싹을 자르겠다'고 선언하고는 중간 난입을 해온 듯한 느낌. 그런 느낌.

2)

제일 스트레스 받던 문제인 졸업 여행 준비는 어떻게든 대충 되 간다. 이제 애들을 닥달해서 돈을 걷는다는 가장 빡센 과제가 남았다(...) 여행 가서 어떻게 즐길 지는 아예 계산 밖이다, 다른 애들은 서로들 친한 편이니 알아서들 놀테지(...) 나는 3학년 과대다. 중요한 건 어떻게 일을 별 문제 없이 잘 처리하느냐지, 내 개인적인 즐거움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다음 주는 학술제구나, 우와 쩔어......

3)

본격 2차 세계대전 만화 완독. 놀랄 만큼 뛰어난 에피소드가 있는가 하면 덕후 개그도 실제 전쟁사의 전달도 제대로 못하고 메롱이 된 에피소드도 있다. 미국이 세계 경찰입네 하며 거들먹 거리는 게 고삐리 시절부터 재수 없었는데, 그러한 행동의 배후에는 일종의 공포와 불안이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언제 강의 시간에 뒷자리에 앉아서(...) 감상이나 써볼까.

4)

원래 20일까지 소설 내야 하는 게 있었는데 이틀 당겨져 18일까지 내야 한다. 우왕ㅋ썅ㅋ

5)

매주 일요일 저녁 겁스로 OR을 하며 좀비물 캠페인을 뛰고 있다. 일단은 생존물이긴 한데... 요즘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긴 했나 보다. 패고 쏘고 썰고 던지고 굴리고 박살내는 걸 하고 싶어, 룰은 D&D4판이 좋을 거 같아

6)

인간 관계 관련해서... 별 생각 없이 행동했다가 지나고 생각해 보니 바보짓 같았다고 여겨지는 일이 있어서 기분이 뷁끼. 아 젠장.... 애초부터 친해 지리라는 기대도 별로 안하긴 했지만 배우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는데, 가능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방식을 생각해 두긴 했지만 영 찜찜하다. 상대가 남자라면 걍 까놓고 내 딴에는 이러이러해서 저러저러하게 행동한 건데 오해의 여지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결례가 되었다면 미안하고 앞으로 주의하겠다.... 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겠지만 여자인데다가 기혼자이니 애매하다.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하는 걸까. '관계'라는 건 늘 어렵다.

7)

오전 수업 밖에 없는 수요일은 좋은 날. 밥 먹고... 희곡 분석 과제 하나 대충 마쳐 놓고는 저녁 때 영화나 보고 올까, 디스트릭트9가 재미있어 보이던데.

8)

내일 예비군 훈련이다. 으;ㅁㄴ허;ㅁ겋ㅎ;ㅓ허;ㅠ노ㅓ도ㅜㅇ;니루ㅠㅅ; 이하는 배명훈님의 <예비군 로봇>의 한 구절.

"동네를 지키란 말입니까? 도대체 이 동네에 뭐가 있다고!!"
"잠들면 안 돼! 정신차려!"
"이 옷만 입으면 이상하게 졸음이 와요."
"정신 바짝 차리고 견뎌내란 말이야!"
"추워요."
"안돼. 정신차려!"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어요."
"넌 할 수 있어! 할 수 있단 말이야!"
"빵이 먹고 싶어요. 우유도."

....슬퍼! 매년 겪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슬퍼;ㅁ;!!!!!!!

+

신종 플루로 인해 훈련이 연기됐다고 한다. 걍 앗싸리 취소를 해 줄 것이지 연기는 또 뭐야-_-

9)

여전히 아픈 상태.

10)

오늘의 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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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평균보다 머리가 나쁘다고는 생각한 적 없었는데, 요즘 들어 상식이 부족하다거나 뭔가 미묘하게 나사가 빠져 있다는 게 자각이 되기 시작했다(...)

예시1)졸업 여행 관련해 회의가 있었다. 회의 중에 결정된 사항은 머릿속에 넣어 뒀지만 회의가 끝나자 마자 내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지 확인해 봐야겠다 싶어서 전화로 다시 물어봤다, 무슨 생각하고 있던 거냐고 무려 5학번이나 차이나는 후배샛퀴한테 핀잔 들었다. 화낼까 생각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이거 좀 굴욕인 듯-_-

예시2)그동안 거울 책은 늘 현지 직거래로 사느라 온라인 주문은 한 적이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이번에도 느긋이 학기가 끝난 다음에야 샀겠지만... 교수님께 드리려면 좀 빨리 사둬야겠다 싶어서 처음으로 온라인 주문을 시도했다.

1차 시도:집전화 번호가 비었뜸
........-_- 편집장님께 메신저로 물어봤더니 걍 폰번호 두번 입력하라고 대답해 주셨다, 왠지 창피했다(......)
2차 시도:우편 번호 넣으셈
네이뷁한테 물어봐서 해결.
3차 시도:비밀 번호 치쇼
슈ㅣ발 페이지 넘어갈 때 마다 초기화 되지 좀 마...
4차 시도:이제야 제대로 됐다... 싶어서 다시 보니 1권만 주문한 걸로 되어 있길래 처음부터 다시= =;;;

그래서 결국 주문 완료.

.........젠장 이 나이 먹고 뭐야 이거orz 설마 나 진짜로 머리가 나쁜 건가;;;;;
   
+

보궐 선거다. 부재자 투표 신청을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학과 일이다 뭐다 해서 바쁘던 참이라 잊어 버렸다-_- 스스로에게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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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졸업 여행 기안 작성해 클럽에 업로드, 전체 문자 돌릴 것(일요일 25일)
2)의사소통과 인간관계 조원들 성향 작성(일요일 25일)
3)신현림 시 분석(다음주 월요일 26일)
4)논픽션과 경험의 재구성 자신을 나타내는 사진 5장과 짧은 글(다음주 화요일 27일)
5)페스트 시지프스 신화와 비교분석(다다음주 화요일 3일)
6)문화예술 교육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시 준비(오늘 중으로)
7)논픽션과 경험의 재구성 지금까지 발표자료를 모아 책으로 제작(다다음 주 화요일 3일)
8)현대 극작가와 작품론 희곡 분석(다다음 주 수요일 4일)
9)다음 주 수요일 초청 강연회 준비
10)초청 강연회 끝나고 3학년들 모아서 졸업 여행 관련 토의. 교수님께 연락 드릴 것.
11)31일 모의 토익
12)11월 5일 예비군 훈련


아프고 바쁘다

바쁘면 안 아플 거 같았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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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초부터, 누군가의 칭찬이나 인정을 원해서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끔씩, 왜 이런 기분이 들까. 누군가와 부딪치고 나면 유독 더 하다.

이번 주면 시험도 끝나고 하니... 주말에 한잔 하러 갈까.

ps=카뮈의 <페스트>를 읽으며 '페이지가 쓰러지지 않아ㅣ므;서흠ㄷㄱ서ㅑㅎ;ㅡ;샤ㅓ슈ㅣ발'을 연발하다 결국 눕히는데 성공. ...제기랄, 이걸 비교분석할 생각을 하자니 기쁘지 않아ㅠㅠㅠㅠㅠㅠㅠ

And


Ooh youre a holiday , such a holiday
Ooh youre a holiday , such a holiday

Its something I thinks worthwhile
If the puppet makes you smile
If not then youre throwing stones
Throwing stones, throwing stones

Ooh its a funny game
Dont believe that its all the same
Cant think what Ive just said
Put the soft pillow on my head

Millions of eys can see
Yet why am I so blind
When the someone else is me
Its unkind, its unkind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Yet millions of eyes can see
Yet why am I so blind
When the someone else is me
Its unkind, its unkind

Ooh youre a holiday , evry day , such a holiday
Now its my turn to say , and I say youre a holiday
Its something I thinks worthwhile
If the puppet makes you smile
If now then youre throwing stones
Throwing stones , throwing stones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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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한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과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니 아니나 다를까 충격과 공포라는 반응을 보이더라. 친하던 선배라서...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즐거웠다.

선배:왜 전화했냐
나:오랜만에 목소리나 들을까 해서
선배:징그러 임마
나:아놔 형 저라고 남자한테 전화하고 싶었겠음?
선배:그럼 왜 전화했는데
나:....음, 그냥 뭐, 딱히 이유는 없고...
선배:징그러 임마

다른 이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할 저런 대화가 부담없이 오간다는 게.

난... 기쁨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제는 대부분의 기대를 접었다. 내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며 노력했음에도 그 끝에 이룬 건 단지 '강함'뿐이며, '강함'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선배는 '기쁨'을 알고 있는 사람이며, 나와는 다르다.

그 선배를 알게 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오늘 밤도 허허로이 간다. 요즘들어 쓸 데 없는 꿈은 왜 이리 자주 꾸는 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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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과제 중에는 '자신에 대해 쓰는 글'이 유달리 많다. 그리고 난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남들 앞에서 하는 것에 대해 저항감이 강한 편이다(읽는 이들 대부분이 나를 모르기 때문에 블로그에 쓰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저항감이 덜하다). 그게 영 껄끄럽기도 했고, 귀찮기도 해서... 써야 할 것 하나를 미뤄놓고 있다가 뒤늦게 써서 교수님 메일로 보냈는데, 답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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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을 정서적으로 쓸 수도 있을 텐데

개념적이고 설명적이야.


그렇더라도 XX이의 내면을 보여줘서 고마워.


XX아, 그대의 감정과 정서를 되살리렴.

그대는 아직 젊은데 못할 이유가 없잖아.

사람은 이성의 동물이지만

또한 감성의 동물이야.

그 감성을 충족시키는 게 행복의 관건이란다.


가을처럼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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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스스로가 '강하다'는 것을,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절대로 절망하는 법이 없으리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 사실은 내게 어떤 종류의 기쁨이나 충족감도 주지 못한다.

난 남들과 공감하고 정서적인 교류를 나누는 것에 극단적으로 서툴다. 그렇기에 내가 '기쁨'을 알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여겼고, 또한 그게 내 결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패했고, 나의 그 노력들이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된 지금 나는... '강함' 이외에는 그 무엇도 이루지 못했으며 '강함' 이외의 다른 무엇도 알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교수님은 그 감성을 충족시키는 것이 행복의 관건이라고 하셨지만... 난 다른 방법은 알지 못한다.

내가 그 모든 실패와 상처들에도 불구하고 대의와 이상을 여전히 꿈꾸는 것은-  작년 여름, 광화문에서 그러했듯이 타자들과의 '연대'에 여전히 가치를 두고자 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 아닐까.

타인에게 공감하는 것에 그토록이나 무디면서, 거기에 무슨 '연대'가 있고 '공의로움'이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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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일 도와 줄 게 있어서 다른 친구놈이랑 9시에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전화가 와 깨어 보니 9시 20분이라 식겁해서 옷 챙겨 입고는 세수만 대충 하고 나갔다. 토스트 2개를 사 친구놈과 나눠 먹고는 기다리고 있는데 늦을 거 같다고 연락이 왔다. 대충 피시방에 박혀서 게임하며 기다리고 있다가.... 일정이 늦어져 오늘은 안 될 거 같다고 연락이 왔다-_- 다시 올라와 보니 오후 3시, 뭐야 이거.... ....늦게 일어나서는 잉여짓하다가 이 시간 됐다고 치지 뭐orz

헤어진 뒤 학교로 올라와서 세수하다가 갑자기 코피가 흘러나와 움찔했다. 왜 이래 이거;; 피곤해서 그럴 리는 없을 텐데. 요새 지나치게 잘 먹고 잘 자서 뱃살 쌓이는 게 슬슬 의식이 될 지경이구만;;

물론 정신적으로는 이래저래 부담이 걸려 있는 참이긴 한데... 물론 정신과 육체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법이지만 그렇게까지 큰 부담 같지는 않다. 역시 몸 상태가 어디 안 좋은 건가;; ....코도 후빈 적 없는데.

+

....라고 생각했는데 저녁 먹고 7시에 올라와 바로 뻗어서 잠든  뒤 눈 떠 보니 10시 반;;;;;;;; 모르는 새에 조금씩 피로가 쌓였던 모양이다-_- 생활 리듬이 개판이 된 듯. 차라리 9시 쯤에 잠들어 새벽 4시 쯤에 깨는  게 훨씬 바람직한데, 우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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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심정이다 요즘.

과대 일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작게는 과 행사 참가 여부를 파악하는 것부터, 크게는 졸업 여행 일정을 짜고 그에 맞춰 돈을 걷는 일에 이르기까지 인간 관계의 조율과는 무관한 게 하나도 없다.

만일 회사였다면 내 입장이 훨씬 더 편했을 것이다. 부처의 장으로서 아랫 사람들을 움직이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지시하고, 불응할 경우 그에 합당한 불이익을 부과하면 된다. 그러나 이곳은 회사가 아니라 학교이며, 모든 학생들에게 '과 행사에 충실히 참여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수 있을 권력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임원 일을 하면서 만사가 원활히 돌아가게끔 하기 위해서는 다른 애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에 의존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타인과 정서적인 교류를 나누거나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것에 극단적으로 서툴다.

애초에 내가 과대를 맡겠다고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친한 애들이 몇 년 째 계속 임원을 해 오며 고생하는데 옆에서 보고만 있기가 껄끄럽다'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이유였다. 나 자신의 약점에 대해서도 충분하고 남을 만큼 자각하고 있었지만, 당시의 난 '어디까지나 일이니만큼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도로 합리성에 기반해 큰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임원이 되고 나서 보니, 실제적인 업무 능력과 정치 능력이 별도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하나로 얽혀 있다는 걸 절실히 알았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가진 가장 큰 약점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도.

만일 이것이 기업이거나 정치 조직이었더라면 그런 식으로 개인적인 친분 여부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조직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내적인 기준을 세우고 체제를 확립하려는 움직임이 진작부터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찌됐건 그것이 옳은 것이며, 나도 그를 정비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학교 학과이며, 졸업하고 나면 끝인 이상 그러한 체제를 마련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학기 동안 남은 행사는 많다. 앞으로도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고, 그것들이 모두 잘 처리될 리는 만무하다.

난, 이번 학기의 경험이 나 자신을 보다 더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결코 '성공적으로' 과대 업무를 수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잘 해봤자 보통 수준이겠지. 그렇다 해도 난 감정적으로 움츠러 들거나 좌절하지는 않을 테지만, 바로 그 사실이 약간은 허무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게 있다는 것. 그것이 딱히 위대한 이상 같은 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것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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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은 <길너스의 탄생>. 제작 년도 2009년. 화가는 태호로 보티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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