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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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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2
    고민 2
  2. 2011.10.22
    이것 저것... 4
  3. 2011.10.22
    친구가 결혼한다고 한다. 1
  4. 2011.10.17
    [펌질]유나바머 선언문 읽기
  5. 2011.10.17
    .........
  6. 2011.10.15
    점점 더
  7. 2011.10.12
    이것 저것...
  8. 2011.10.07
    할 일들
  9. 2011.10.06
    오늘로
  10. 2011.09.29
    신념과 의지라는 것
  11. 2011.09.25
    [펌질]가카의_호연지기.jpg
  12. 2011.09.21
    대학생활 마지막 체육대회
  13. 2011.09.14
    이것 저것... 1
  14. 2011.09.04
    Don't be 1
  15. 2011.09.01
    이것 저것...
  16. 2011.08.31
    복귀.
  17. 2011.08.30
    곽노현 교육감 2억 증여 사건을 보고 1
  18. 2011.08.29
    사랑한 분을 만났다. 1
  19. 2011.08.28
    جهاد
  20. 2011.08.26
    외출
  21. 2011.08.17
    그림일기 2
  22. 2011.08.15
    8/15.
  23. 2011.08.13
    緣.
  24. 2011.07.22
    정밀 묘사 1
  25. 2011.07.15
    메모-조갑제에 관해
전에 쓴 단편 <안개 끼는 언덕>을 고쳐서 이번 대산 문학상에 내볼 생각인데... 보내기 전에 한 번 더 평을 듣고 고쳐보고 싶은 참이다. 동호회 쪽 합평은 이미 날짜가 지났고, 타이밍에 맞추려면 거울 쪽 합평에 내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문제는, 그쪽에는 최근 반했던 그 분이 계시다는 거다.

그 분은 곧 결혼하실 모양이고.... 나는 마음을 접어야 한다. 하지만 자주 보면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 그 분도 어느 정도는 내 마음을 눈치채신 모양이고, 아마도 부담스러워 하실 가능성이 높다. 한동안 보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작품 올려놨다가 아차 싶었다. 지금이라도 얼른 내려 버리는 방법도 있긴 한데, 그러면 왜 갑자기 작품이 내려갔는지에 대해 다른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도 있고....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 보일 소지가 크다. 아 젠장, 어쩌지 이걸?

....몰라 젠장, 이번에 올 수 있다는 사람들이 없으면 무산될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내버려두자, 쯧. 난 스스로가 그렇게 머리가 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한번 어느 방향으로 생각의 흐름이 고정되 버리면 거기서 잘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냥 두는 게 낫겠다.
And
1)
시험이 끝났다. 어슬렁 어슬렁 하숙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1학년 남자애가 여자애 하나랑 손 꼭 붙잡고 사진 찍고 있길래 "이 새퀴들 저번에는 사귀는 거 아니라고 펄쩍 뛰더니"하고 농담조로 디스했는데 여자애는 그냥 친구일 뿐이라고 펄쩍 뛰더라. 하지만 남자애 쪽 표정은 좀 안 좋은 게.... 쯔쯔 남녀 사이라고 해서 꼭 연애감정만 드는 건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손 잡고 꼭 붙어서 사진 찍는 건 친구 사이에서는 보통 안 하거든.... ...젊음이란 좋구나.

2)
시험 결과는 그럭저럭 보통. <한국 소설의 탐구>는 내가 중간부터 수업에 들어오는 바람에 듣지 못한 내용 하나가 문제로 출제되는 바람에 못 썼지만 두 개는 그냥저냥 괜찮게 썼다. 하지만 무난할 거라고 예상했던 <현대사회와 범죄>가 의외의 복병이었다...OTL 대학 시험인데 사지선다형 출제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교수양반... 싶기도 한데, 뭐 이걸로 교수 스타일은 파악했으니까 기말 때 때우지 뭐.

3)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과제가 있었는데 어떻게 논지를 전개해야 할지 애매해서 고민하던 중 달력을 확인해 보니 다음 주 일요일까지였다. 한 주 벌었다, 만세! 오늘 내일은 내 소설 쓰자!

4)
몸 상태가 나빴는데 많이 좋아졌다. 마음 상태는 뭐.... 별로 안 좋긴 한데, 그런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곧 나아지려니 싶다.  

5)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RPG 시나리오 짜려고 참고용으로 한 두 편 보기 시작했는데(원래는 CSI 시리즈를 정주행할까 했는데 요즘 분위기가 너무 밝아졌다길래) 정신차려 보니 1시즌을 거의 다 봐 간다. 어느 정도 범죄 심리나 연쇄 살인의 패턴 등에 대해 알고 있으면 익숙한 이름들도 많이 나오고 해서(제프리 다머, 찰스 맨슨, 조디악 킬러... 기타 등등)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트렌디한 미드다 보니까 그렇게 전문용어가 난무한다거나 하진 않는다. 고어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고 관련 도서 한 두 권 정도 읽어본 사람이면 무난하게 볼 듯.

6)
나경원 언플 진짜 좀 쩌는 듯. 어차피 난 서울 시민이 아니라 투표권도 없겠다, 김문수가 다음에 무슨 짓 벌이냐가 훨씬 더 문제긴 한데.... 서울 시장이라는 자리가 자리다 보니까, 아무래도 관심이 생긴다. 이번 투표율도 50% 넘기기 힘들 모양이던데, 이번에 나경원이 된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정말 답이 없는 거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별로 신경 안 쓰겠지만.

7)
다음 주 친구가 결혼한다. Congratulation. 그러고보니 이번 학기엔 한 번도 집에 안 갔는데... 이 김에 서울 쪽 지인들이나 좀 볼까.

8)
소설 쓰는 거 참고자료용으로 도서관에서 책 몇 권을 빌려와 컬러 복사했다. 아놔 늘 느끼는 거지만 컬러 복사는 토나오게 비싸다. 하지만 아즈텍 문명권은 색채 상징이 중요한 요소잖아? 학교에선 컬러 복사가 안 되잖아? (내 지갑은) 아마 안 될 거야.... 머리 자를까 싶었는데 머리 잘랐다고 치지 뭐... ....써놓고 보니 좀 궁상맞은 듯.

9)
괜찮으려니 생각했는데 또 다시 마음이 안 좋다..... 이런 식으로 감정이 널뛰는 건 안 좋은 징조인데. 뭐... 꽤 큰 손실이긴 했으니까. 뭔가 집중할 만한 일거리가 필요하다. 마음 아픈 건 정도가 극단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한은 몸 아픈 것보다 견디기 쉽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견딜 만 하다.

10)
꿈에서 또 다시 사랑했던 그 분을 보았다.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직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처음엔 그런 자신이 약간 한심하다가, 다음 순간엔 허무하고 슬퍼진다.

덧 없다, 이 순간도 곧 지나가겠지.
And
뭐... 그 분도 그렇고, 결혼하는 남자분도 그렇고 몇 년 동안 알아온 사람들인데 갑자기 소식을 들어서 놀랐다. 좋은 사람들이고, 뭐 행복하게 잘 지내시겠지. 바람직한 일이다.

속내를 털어넣을 수 있는 몇 안 남은 친구였는데.... 이제는 한참 바쁘실테고, 뭐.... 전처럼 편하게 대하기는 힘들겠지. 축하드릴 일이긴 한데, 한 편으로는... 조금... 그렇다. 아하하. 그 분이야 뭐 똑같이 편하게 대해달라고 하실테고, 남자분 쪽도 충분히 이해하실테지만....... 쯧. 내 문제 때문에 귀찮게 해드릴 수는 없지.

간간이 마음이 복잡할 때 연락이나 할까 하다가 관뒀었는데 안 하길 잘 했다. 했다면 결혼할 상대도 있는 그 분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불편해하셨을 것이다. 나로서도 그런 식으로 자꾸 기대려고 하는 나쁜 버릇이 들었을 수도 있고.

뭐 어쩔 수 없지, 축하해주는 게 도리다. 행복하시길.


혼자서 견뎌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

비오네.

+

친구란 동등한 위치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일 것이다. 어느 한쪽이 의존해서는 친구일 수 없다. 그 분도 여러가지 사정들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으셨던 모양이라... 가능한 나도 그 분께 위안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 왔었지만, 어쩌면 마음 속 한 구석에선 반대로 그 분에게 기대고, 위안을 받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아무리 힘겨워도, 친구이기 위해선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지 타로에 물어봤다. "천사가 축복하는, 거의 완벽한 사랑. 피로도 있고 실망도 있지만 잘 컨트롤할 수 있다."

....내가 할 일은 없을 모양이다, 핫하. 뭐... 당사자가 행복하다면 된 거지ㅋ 그 분도 이 블로그 가끔 오시는 모양이지만, 요즘은 바쁘실테니 이 글은 못 보시겠지.
And
And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
..............

그립네.

앞으로 한동안은 늦은 시간에 술마시지 말아야겠다. 얼른 결혼이나 해버리시지, 쳇.
And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서 줄어든다는 느낌이다. 뭐, 입맛이야 좀 쓰지만 사람 사는 게 원래 그렇다. 그 사람들도 다들 저마다의 삶이 있는 법이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서 내 곁에 있는 건 아니다. 전부터 늘 그렇게 생각해왔고... 나부터 잘 들어야겠다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그것도 어차피 상대가 나를 믿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으면 별 의미 없는 거다.

얼마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상대방을 믿었더라면, 뭐 한 두번 겪어 보는 것도 아니고... 또다시 상처받지는 않았겠지만... 역시 아무래도 좀 그랬을 것이다. 애초부터 믿지 않기를 잘했다....고 머리 한 구석으로 생각하며 멍하니 돌아왔다.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의 삶과 진실이 있겠지만, 내 진실은 그거다. 고작 중2병 취급이나 받기 위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견디면서 그 시간들을 지내온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아무래도 역시, 내게 있어서는 '타인의 삶과 진실'보다는 '나의 삶과 진실'이 더 절실하다.


동정이나 비웃음이 아니라 이해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해는 그 둘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딱히 그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입장을 바꿔 보면 나 역시도 별로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하고. 아아, 사람 사는 게 뭐 그렇지.
 
이젠 감당하고 살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견디고 살 수 있다.

ps=최근 반했던 그 분이... 이미 남자친구 분이 있고, 약혼까지 했다는 걸 안 게 어쩌면 잘 된 걸지도 모른다. 아니었다면 난 분명히 다시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고, 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욕구에 더 이끌리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같은 일이 반복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미 여러 번 겪어온 그 과정들이, 다시 한번.

...행복하시겠지. 부디, 행복하시길.
And
1)
졸업작품으로 <안개 끼는 언덕> 수정해 제출 완료. 주인공은 쓰레기 같은 인간에서 인간 모양 쓰레기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이거 저거 가필된 부분도 좀 있고 결말도 바뀌었는데, 사족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산문학상에도 내볼까 생각 중인데 분량이 원고지 80매... ....좀 잘라내야 할 듯.

2)
수업 때문에 손창섭의 작품들을 읽어봐야 하는데 도서관에서는 죄다 대여 중이라 그냥 한 권 사버렸다. 오오 이런 꾸질꾸질하고 음울한 분위기 마음에 들어, 개인적으로는 김동인처럼 좀 더 미쳐 있는 분위기가 더 취향이긴 한데(...) 이걸 <김복남...>과 관련지어 분석해가야 되는데 얽을 만한 건덕지가 잘 안 떠오른다, 떠오르는 게 있어도 너무 평범하고. 으음... 좀 더 쌈빡한 관점 없나.

3)
조선 초중기 문학에 대해 다음 주 시험. 강의 이름만 보고 현대 소설 관련인줄 알고 수강 신청했는데 고전문학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교수양반(....) 공부할 양이 문제가 아니라 뭐부터 건드려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orz 강의 시작하고 거의 1달이 지나서 중간에 들어왔더니 심히 압박스러운 느낌. 

4)
<플라네테스> 애니메이션 판을 보고 있다. 원작과는 꽤 다른 부분이 많지만 애니 판도 제법 훌륭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원작에서는 우주 외에는 거의 아무 것도 사랑하지 않는 이기적이고 냉담한, 가끔은 광기어린 인간으로 묘사되던 하치마키가 애니에서는 둔하고 험하지만 꽤나 훈훈하고 인정 많은 츤데레로 묘사된다는 점. 타나베도 1화부터 등장하고, 둘이 툭탁툭탁->알콩달콩으로 이어지는 묘사가 상당히 많다. 

원작의 마지막 부분에서(아직 안 봤지만 아마 애니 판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하치마키는 타나베를 떠올리며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것만은 그만둘 수 없어."

원작 쪽의 하치마키는 나와 꽤 비슷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아마 그렇게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반했던 분은 뭐 포기해야 할 모양이고.... 쯧, 어쩔 수 없지. 몇 년 더 지나면 다시 누군가에게 반할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한데 그거야 모를 일이고...

지금으로서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변화하는' 일 같은 건 내게는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아아, 뭐 그럴 수도 있지.

책 읽던 거나 마저 읽자..... 시밤 담배 거의 다 떨어졌네.

5)
이상한 데 내 폰번이 흘러 들어간 듯. 어제 오늘 걸쳐 뭔 놈의 스팸전화가 이렇게 걸려온다냐-_-
And
1)<안개 끼는 언덕> 수정. 14일까지 졸업 작품으로 제출
2)조선 초기~중기 문학의 경향과 시대적 배경 조사해둘 것. 17일 시험.
3)20일까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비평 손창섭의 작품과 관련지어 작성해 업로드
4)30일까지 손창섭의 <비오는 날> 분석 작성해 업로드
5)현대 사회와 범죄 인강 미리 들어둘 것
6)<전우치 전> 읽어둘 것

6)아즈텍과 마야 신화, 아즈텍 문명 도록 읽어두고 필요한 부분 복사
7)대산문학상 준비(11/9 마감)
8)<도가니> 보러갈것

And
스물 아홉이다.

뭐.... 별 거 있나ㅋ 평소와 다를 것 없다. 그저... 난 앞으로 언제까지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난 앞으로 언제까지 내 '명예'를 추구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수천 번은 고민하고 두려워했던 문제들을 좀 더 자주 곱씹게 됐을 뿐이다. 언젠가는 그 모든 것들이 헛된 게 되 버릴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러니까, 괜찮다.

건너건너 우연히 소설가 박상 님의 소식을 접했다. 소설을 접으실 모양이다. 나 역시 10년 뒤에는 그러할까, 아니 10년 씩이나 갈 수나 있을까. 몇 번의 면식 밖에 없긴 하지만 약간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아직 난 할 수 있는 게 남아 있고, 아직 싸울 수 있다.

그거면 됐다.

저녁 때 한 잔 할까.
And
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영역이다. 기독당 창당 반대 1인 시위.... 같은 걸 해볼까 생각했는데, 뭐 코렁탕까지야 안 가겠지만 썩 좋은 꼴은 보기 힘들 듯 하다(이미 타이밍이 늦어버렸기도 하고). 뭐, 난 내 '신념과 의지'를 관철하는 과정에서 가능한 합법적인 절차를 따르고자 노력하겠지만, 만약의 경우 경찰 나리들이 내 신념과 의지를 인정해 줄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신념과 의지라. 아아, 서울시장 자리를 노리며 언플에 열심이다가 최근 큼직한 병크를 터뜨린 나경원도 자신은 그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겠지.

신념과 의지는 어디까지나 그 자신에게만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아무리 하찮은 수준의 것이라고 해도, 그것은 나 이외엔 그 누구도 이뤄줄 수 없는 거다. 결과 조까!!!!!!  결과는 똥이야 똥! 히히히 신념 발싸!


그 신념과 의지가 개인의 만족에서 머무를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선행되야 할 핵심적인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그 신념과 의지를 위해, 일신의 이익과 안락을 희생할 수 있냐는 점이 그것이다. 김대중 정권 때 북쪽으로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들의 경우가 그렇다. 북쪽의 김씨 왕조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개막장 소리 밖에 안 나온다. 이런 소리 하기가 치떨리도록 싫지만 차라리 이명박이 낫지. 그를 추종하는 것은 도저히 좋게 봐줄 수 없다. 그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지키기 위해 수십 년에 걸친 수감 생활을 견뎌냈다. 신념이 신념이기 위해서는, 그 정도 각오는 있어야 한다. 

이익과 신념 간의 균형을 잡는 것. 이것은 곧, 이(理)와 의(義)의 균형을 잡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합리적인 거고, 당장 나 역시도 대개의 경우에는 가능한 양쪽을 합치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가장 결정적인 그 한 순간에 이익에 기운다면, 그것은 신념이라고 부를 가치가 없다.

물론 이것은 '기본 사양'일 뿐이다. 2차 세계대전의 끝물, 일본 제국 말기에도 만세일계의 천황가를 지키기 위해 이 한 목숨 기꺼이 바치겠다는 병신들은 숱하게 많았다. 프랑스 혁명 말기 테르미도르 반동으로 몰락하기 전까지 무자비한 공포정치를 펼치며 수 만 명을 단두대로 보낸  막시밀리앵 로베스피에르도 개인적으로는 청렴한 인격자였다. 그래도 신념이 신념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과 안락을 어느 정도까지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제다. 그 선이 어느 정도까지냐... 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그 정도의 희생조차도 거부하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그 가운데 뉴라이트가 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8542.html

"신념은 정신에 속한 생각이 아니라. 정신 자체가 속한 생각이다."

-로버트 옥스턴 볼튼
 
And


원 출처는 오유 '애이플파이'님. 오오, 패기가 느껴진다!

....다른 일 때문에 좀 슬프던 참인데 이거 보니 슬픔이 확 날아간다, 대신 분노가 끓어오른다. 전투력이 상승하는 느낌. 조쿠나!!!!!!!!!!
And
...를 마치고 돌아왔다. 뭐 내일 모레 단체 줄넘기랑 계주가 진짜 마지막이긴 한데.

이 나이 먹고 체육대회 같은 거 가봤자 별 거 없다.... ...고 생각하면서도 발이 저절로 움직였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재작년에 과대표 하면서 애들 학과 행사 참여도가 개판이라고 짜증내며 나는 돈 내라는 거 제 때 내고 행사 안 빠지고 가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던 게 떠올랐다. 의식적으로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무의식적으로는 그 기억이 남아 있던 모양이다.

결과적으로는, 생각했던대로 별 거 없었다. 날 아는 예비역 후배애들이랑 1학년 때부터 봐온 여자애들하고 간단하게 인사 정도나 하고, 작년에 국문과와 합쳐지며 대폭 늘어난 낯선 얼굴들 사이에서 조용히 공기처럼 경기 구경하고 담배 피우고 폰 갖고 놀며 하루를 보냈다. ...써놓고 보니 정말 잉여돋는다. 

여자애들 발야구가 마지막 순서였는데... 제법 치열하게 주고받다가 약간 차이로 져서, 뛰었던 여자애 하나가 속상해서 우는 걸 봤다. 몇 년 전 같았으면.... 가서 열심히 했으니 괜찮다, 울지 마라 소리라도 했겠지만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 버렸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굳이 그런 소리 할 이유는 없다. 내가 정말 좋은 의도로 그랬더라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 사람은 뭔가' 싶기만 할 수도 있는 거다. 진심과 선의는 무력하다. 난 그걸 뼈저리게 알고 있다. 

어젯밤, 꿈을 꿨다. 그 꿈 속에서 나는 내가 지금 지향하는 대로 '강자'가 되어서 싸우고 있었다. 보이는 건 전부 적 뿐이었고, 내 편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결국 너도 우리와 마찬가지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에는 똑같아 질 거다, 너는 그것 밖에 안 되는 놈이라고 나를 비웃고 있는 듯 했다. 그들 사이에서 혼자 싸우면서 난 힘겹고 우울했지만, 깨고 난 뒤의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가끔은 그런 꿈도 꾼다. 그 꿈 속에서 나는 한 때 간절히 원했던 것을 가지고 있다. 그 꿈 속에서 나는 더 없는 기쁨에 젖어 있다. 그리고 깨고 나면 그 모든 게 분노로 바뀐다. 그것은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미 일어난 일' 외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꿈에서 깨어나면, 내 안에서 무언가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

돌아와서 별 생각 없이 메일을 확인해 봤더니, 반해 있던 그 분께서 연락하신 게 있었다. 내용 자체는 공적인 것이었지만... 보낸 사람 이름을 보고 순간 두근거려 버렸다, 젠장-_- ...좋지 않다. 그 분이 남자친구가 있는 이상, 나는 내가 그 분께 가졌던 감정을 내 안에만 묻어 버려야 한다. 내가 두근거렸다... ...는 건 아직도 속으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공적인 거니까, 답신은 해야겠지, 가능한...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선에서.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And
1)
추석 쇠고서 집에서 하룻밤 자고 다시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원래 어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하루 늦어져서... 해야 할 일거리들이 좀 쌓여 있다. 일단 보수 쪽 신문들이랑(조중동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이긴 한데... 좀 개념 잡힌 보수언론 없나 시밤), 진보 쪽 신문들(한겨레는 너무 민족주의 쪽에 치우져서 진보라고 하기 좀 미묘하고, 오마이는 기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경향이나 프레시안이 그나마 나은 듯) 중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되 논조가 다른 사설을 찾아서 교차 검증해 스크랩해야 되고, 단편 소설 하나 읽어둬야 하고... 또 뭐 있더라. 아, 인강 들어야 할 거 하나 있쿠나. 그 외에는 거울 비평선 원고 편집안 검토해서 메일로 보내야 되고... 뭐 그 외엔 더 없는 듯. 마지막 학기겠다 시간표는 널럴한데 미묘하게 바쁘다. 뭐... ...요즘 상황에서는 좀 바쁜 게 좋은 거지.

2)
배명훈의 신작 <신의 궤도>를 거의 다 읽어간다. 마지막 한 챕터만을 남겨둔 참. 개인적인 사정과 주인공 나물의 상황이 어느 정도 오버랩되어 약간 우울하면서도 잘 읽고 있다. 거울 쪽에 줄 리뷰 써야 되는데... 부족해 보이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분명 훌륭한 작품인데, 막상 리뷰를 쓰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_- 신학적 성찰 부분? 패스. 난 종교인이고, 방식이 좀 다를 망정 여전히 신을 섬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 자신만을 납득시킬 수 있는 개인적인 성격의 것이며 남들에게 체계화시켜 설명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여지는 많았지만 리뷰의 재료로 쓰기엔 부적절하다. 가축 비행기로 대표되는 남반구 유목민들의 삶과 나니예 관리사무소로 대표되는 북반부 정주민들의 삶에 대한 역사적 접근? 패스. 어느 정도 관심 있는 분야긴 하지만 지식이 부족하다. 밀덕들을 설레게 할 전쟁 묘사 부분? ...어익후.

3)
별 이유도 맥락도 없이...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 보복할 마음은 없지만, 용서할 마음도 없다.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악몽을 꾼다. 그 꿈 속에서 나는 한 때 간절히 바랐던 것을 가지고 있으며, 더 없이 행복해하고 있다. 그리고 깨고 나면, 그 모든 행복과 기쁨이 분노로 바뀐다.

 
늘 그래왔듯이 혼자서 어떻게든 해봐야 할 것이다. 내 명예를 위해. 그 끝에 있는 게 결국 구원이 아니라 단지 알량하고 얄팍하기 그지없는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해도.

난,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And
찌질찌질.

아무런 이유도 맥락도 없이, '오늘 하루 그 분은 잘 지내셨을까, 데이트라도 하셨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가서 좀 뛰고 들어왔다. 땀투성이가 되 돌아와 샤워하고 밥 먹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려니 한결 좀 낫다.

그 분이 이 블로그 보실 일이야 없겠지, 뭐 어느 정도 내 마음을 눈치채셨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다. 인정한다, 아직도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가 잘못 안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래선 안 되는 거다. 누군가에 대한 마음이 지나친 나머지, 오히려 상대방이 자신에게 반했다고 믿어 버리게 되는 바람에 병신짓을 한 사람들 이야기에 대해선 충분히 안다. 나라고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그런 건 나 자신이 받아들이질 못하겠다.

앞으로도 종종 볼 일이야 있겠지만 가능한 떨어져 있고, 필요한 말 외엔 하지 말고, 뒷풀이 같은 거 가지 말고 얼른 돌아오고, 그 분 결혼 소식 들리면 축의금이나 좀 보내 드리고... 해야 할 건 뭐 그 정도인가.

그 분이 행복하길 바란다. 그러나 그 분과 딱히 친한 사이도 아니었거니와, 내가 그 분께 무언가 더 해드릴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내가 그 분에 대해 갖고 있던 마음을 눈치챈 건 그 분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름 남들 앞에선 잘 조절했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른다. 뭐 눈치 없이 'xx님이 xx님 좋아했던 거 같아요'라고 대놓고 이야기할 만한 사람은 없으니 괜찮겠지. 여기서 끝내야 할 일이다.

몇 년 전, 그런 일이 있었다. 진심과 선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상대에게 통한다고 믿고 있던 무렵. 어떤 인간 관계 때문에.... 내심 불안해하고 있던 나는 당시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 분에게 내 속내를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려고 했었다. 이걸 계기로 그 분과도 친구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 때 그 분은 날짜를 착각하셔서 약속 장소에 오지 못하셨고, 난 혼자 시간을 좀 죽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만났을 때 그 분은 내게 사과하고 다음에 시간 내 보자고 하셨었고.... ...그 때는 알지 못했다. 내가 바로 그 분께 반하게 될 줄은. 하지만 어쩌면, 약속이 깨지고 못내 아쉬운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돌아온 그 때부터 결국은 이렇게 될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연이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 때부터 이미.


아마 오늘 밤도, 그리고 앞으로도 한 동안은 더 그 분이 행복하기를 빌며, 그리고 내가 직면해야 할 지루하기 그지 없는 학교 생활과 그게 끝난 후 이어질 침울한 구직 활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잠들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괜찮아 지겠지.

구질구질한 꼴이지만 뭐, 남한테 티내지만 않으면 되겠지. 어차피 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 휑한 블로그지만 아무래도 좀 마음 쓰인다, 여기에 그 분 이야기는 그만 적어야겠다...

침체되는 거야 그럴 수 있다. 그 분에 대한 내 마음은 스스로가 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던 듯 하니. 하지만 그건 이제 끝난 일이고, 거기 휘둘리는 건 참을 수 없다.


And
1)
곽 교육감 건에 대해 한 줄 추가. 그에 앞서, 우선 약간 옛날 이야기 하나.

공화국 대한민국은 외세에 의존한 해방 속에서 태어나,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이념의 대리전쟁을 치룬 폐허 속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피폐하고 비참한 곳에서는 먹을 수도 없는 대의나 이상보다는 한 그릇의 밥이 훨씬 더 확실하다. 그런 상황 하에서는 너무나도 불의가 자리잡기 쉽다. 그 자체는 지극히 단순하고 명백한 사실이다.
 
이후 이승만은 온갖 음모와 야합을 통해 정적들을 제거하고서 '반공 국가'의 기틀을 다졌다. 이후 진행된 '근대화'와 동아시아에서의 공산주의 확산을 우려한 미국의 꾸준한 지원, 베트남 파병의 댓가로 한국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그 사이 군사독재와 인권탄압, 그에 항거하는 민주화 운동이 있었지만 공화국 대한민국의 정신 깊숙한 곳에서는 그 시절의 빈곤과 고통이 결코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어 남아 있다. 그리고 그러한 빈곤과 고통은 근대화라는 가치에 대한 눈먼 갈망을 낳았고, 그 갈망은 '도덕이나 윤리 같은 건 당장 먹고 사는 것에 비해 사소한 문제'라는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한 자아를 내면에 품은 괴물을 낳았다.

그 괴물은 '당장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는 윤리나 도덕은 최소한 당분간이라도 외면해야 하는' 절망적인 현실을 겪었다- 그리고 그 "현실"을 '살아남고, 승자가 되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윤리와 도덕 같은 것은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하는 게 올바른 것'이라는 "당위"로 치환시켰다.

한국은 너무나도 빨리 변했다. 그리고 그러한 급변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그늘은 단순히 지나가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성장통으로 간단히 치부할 만한 문제가 아니었다. 너무나도 많은 중요한 것들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논리 앞에 외면당했고 잊혀져 버렸다.

군사정권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무너졌고,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대한민국의 형식적인 민주화는 이뤄졌다. 그러나 이제 막 성년기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내면에서 그 괴물은 죽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강고해졌다. 어쨌든 대한민국에게 있어서 당장이라도 죽어 버릴 것만 같은 그 비참함 속에서 일어나 지금만큼 자랄 수 있게 한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은 당장의 생존을 위해 도덕과 윤리는 내다 버리는 것으로 취급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처절하기까지 한 그 갈망이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 되면 그것은 이미 갈망이라고 할 만한 수준을 넘어, 망집에 가깝다. 멀게는 이승만으로부터 박정희, 전두환을 거쳐 이제 이명박으로 상징되는 공화국 대한민국의 모든 부정성이 그 한 점에 녹아 있다. 그 부정성을 먹고 괴물은 몸집을 불렸다. 

그리고 이제, 그 괴물은 국민들에게 말한다. 현실 정치의 엄혹함, '아(我)'와 '타(他)'를 철저히 가르고 상대를 굴복시켜 승리를 거둔다는 그 순수할정도로 명료한 현실 앞에서 보편적인 도덕이나 윤리, 한발 더 나아가 만인에게 공통된 대의나 이상 같은 건 일단 접어둬야 할 문제라고. 

자신을 쓰러뜨리고 싶으면 자신과 같은 방식을 취해야 하며, 이것이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게임의 법칙이라고.

그 괴물이 견뎌야만 했던 현실의 절망을 외면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것은 가치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단순한 사실 관계다. 하지만 그 괴물은 그 현실을 자신 안에서 당위로 바꾸었고, 심지어는 "우리는 하루하루 먹고 사는데 만족하는 걸로 그치지 않는, 사람이 사는 나라를 원한다"고 외치면서 그 괴물에게 저항하고자 하는 이들마저도 심정적으로 그 당위-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 '정치판에서 도덕을 논하는 건 웃기는 짓이다' '한나라당의 야비함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선 다른 도리가 없다'라는 식의 논리들을 받아들이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이 사건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도덕 문제로 수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기저에는 저 괴물의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나를 쓰러뜨리고 싶으면 나를 괴물로 키운 방식에 의존해야 한다. 나를 쓰러뜨리기 위해, 너희들 자신도 그토록 믿기 어려워하는 정의와 도덕에 의지할테냐? 아니면 너희들 내면에도 이미 자리하고 있는 그 불신과 증오에 의지할테냐?"


........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선 괴물이 되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일부러 괴물의 피를 마시고 그 거죽을 뒤집어 쓴 채 괴물 놀이를 미리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한국은 <블랙 라군>의 로아나프라가 아니다.

2)
엊그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오늘 일어나 보니 오른 발이 부어 있고 통증이 심하다. 평발인데다, 요즘 체중이 늘어나 그 부하가 심해진 나머지 관절이 말썽을 일으킨 듯 하다. 전에도 한 두번 이런 적이 있다.

1교시 첫 수업은 못 들어갔고, 두 번째 수업에 발을 절며 간신히 들어갔다. 저녁이 되니 상태가 더 심해서 슬리퍼에 발을 집어넣기도 힘들 지경이다. 일주일에 이틀 밖에 수업이 없으니, 내일만 버티면 다음 주 오늘까지는 그럭저럭 가라앉을 것 같기도 한데.... 상황이 안 좋다.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있어야 할텐데 변변한 그릇도 없고, 주인 아줌마는 안 계신 모양이고, 도움을 청할 만한 친구놈들은 다들 애저녁에 졸업해 이 근처를 떠 버렸고, 집에 전화를 해봤자 걱정만 하실테고.... 괜찮아지고 나면 일단 이런 일이 또 안 생기도록 다이어트라도 해야겠다. 조깅 같은 걸 했다간 또 말썽을 부릴테니 수영 같은 게 좋으려나...

.......

그거야 나중 일이고, 지금은 혼자 알아서 하지 뭐.
  
3)
저녁 나절에 1시간 정도 깜빡 잠들었다가, 반해 있던 그 분을 만났다. 그 꿈 속에서 난 그 분께 내 마음을 전했고, 거절당했다. 이왕 거절당할 거였다면 현실에서 고백하고 거절당하는 쪽이 더 좋았을텐데. 차인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한심하다, 구질구질해질 수는 없다.

......잘 사시겠지, 행복하시길. 

부디.


이전에도 몇 번 겪어봤지만,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을 꿈에서 보는 건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이번엔.... 현실에서도 일어날 일이었으니 최소한 그보단 낫다.

그래도, 이왕 차일 거였다면 내가 잠든 도중이 아니라 깨어 있는 도중이었다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은 떨쳐지질 않는다. 고백하기도 전에 차이는 이 감각은 참 오랜만이구나, 에헤라.


행복하시길, 부디.

그 웃음소리를 내가 곁에서 들을 수 없다 해도.

+

다른 일 때문에 쪽지를 보냈다가 감정이 묻어나는 거 같아서 보낸 쪽지를 지우고 댓글로 달았는데 답신이 왔다. 생각해 보니 게시판 쪽지 시스템 특성 상 지운다 해도 '보낸 쪽지가 리스트에서 지워질 뿐' 아예 발송 취소가 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젠장 바보짓 했다ㅠㅠㅠㅠㅠㅠㅠ 

...거리를 둬야지, 망할. 간접적으로라도 자꾸 엮이면 감정을 정리하기가 힘들어진다.

.........

잘 지내시겠지.

안녕히.
And
대학 생활의 마지막 한 학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다시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덥다... 샤워한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심란하다. 그 분은 행복하게 잘 사실 수 있으려니... 하면서도 아직 마음이 복잡하던 참이라, 기분 전환이나 하려고 평소 종종 보던 개그 웹툰을 보고 있었는데, 그 분이 연상되어 버렸다. 그 웹툰 작가야 나라는 독자가 있는 줄도 모를테니 그 작가는 아무 잘못도 없다. 하지만 우울해져 버려서... 맥주 캔 사들고 왔다. 지난 주 일요일날에도 소주 세 병을 들이부었는데, 약빨이 부족한 듯 하다. 알콜에 너무 의존하는 건 썩 좋지 않지만 뭐,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니까.

......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그 분과는 딱히 이렇다할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분은 밝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니, 내게도 호의 정도는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과 연애감정은 명백히 다른 문제다. 그리고 그 분이 남자 친구가 있다는 걸 안 이상, 난 이 지점에서 마음을 접어야만 한다.

그 분은 나와 친구로 지내기를 바라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이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을 할 수 없다. 결혼까지 앞둔 분인데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맴도는 짓거리 따위, 나는 못한다. 방금 전에도 메신저에 그 분 이름이 보이길래 친구 목록에서 지워버렸다. 가능한 거리를 두고서, 내가 해야만 할 다른 일들에 집중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다.

.......후우, 논리적으로 생각하자. 어쩌면 난 그 분에게 반했던 게 아닐 수도 있다. 단지 그 분께 좋은 인상을 받고, 꿈에서 몇 번 나오고, 소설을 쓰다 '그 분이 이 소설을 읽으면 어떻게 여기실까' 무심히 웹서핑을 하다 맛집 정보 같은 게 보이면 '그 분과 같이 갈 기회가 있을까' 뭔가 괜찮아 보이는 물건이 있으면 '그 분께 어울릴까' 생각이 종종 들은... 그게 전부다. 내가 그 분께 갖고 있던 인식 모두가, 어쩌면 단순한 나만의 환상일 뿐일 수도 있는 거다.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내가 그 분께 갖고 있던 그 모든 감정은 아무 의미도 없어졌다. 그리고 그 분은 그 분이 사랑하는 다른 분과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며, 내가 할 일은 다만 그 분의 행복을 바라는 것 뿐이다. 정작 중요한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 감정에 취해 허우적 거리는 짓거리 따위 한심할 뿐이다. 그 분의 결혼식 날이 오면, 계좌로 축의금이나 좀 보낼까. 직접 갈 용기는 아무래도 안 날 것 같으니. 그게 적절할 듯 하다. ......망할, 짝사랑 한 번 거하구만. 꼴 사납게스리. 최소한... 구질구질해지고 싶지는 않다.


냉정해지자. 내게 주어진 현실은 한 없이 단순하다. 난 그 분께.... 음... 호의가 있었고, 그 분은 남자 친구가 있고, 곧 결혼하실 모양이다. 내가 그 분 주변을 맴돌았다간 그 분은 필시 부담스러워 하실 테고, 그런 건 바라지 않는다. 내 행동을 돌이켜 보니, 그 분은 어느 정도 내 마음을 눈치채셨을 가능성에 아무래도 무게게 살린다. 이 이상 불편하게 해 드릴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그 분의 행복을 비는 것, 그리고 이제 내가 가장 확고하게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것- 나의 명예를 추구하는 일만 남았다. 언젠가, 내 의지도 결국 꺾이고 사람 사는 게 원래 다 그런 거라고 자위하면서 내가 그토록 경멸했던 이들과 똑같아지는 그 날까지. 지금 내가 그토록 간절히 추구하는 모든 가치들을 철없던 시절의 몽상이라고 비웃게 될 그 날, 이미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지금이라도 정신차려서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게 될 그 날까지. 가깝든 멀든, 언젠가는 아마도 내게도 올 그 날까지.

난 결코 영웅이 아니다. 나는 한없이 범속한 인간이며, 그 날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분명히 올 그 날까지.

 


인간이여, 존엄하여라.
 
........

................

.......................


보고 싶다
And
평소 눈팅하던 인터넷 게시판 몇몇 곳에선 '충격적이다' '배신감 느껴진다' '진보진영 전체에 똥을 줬다' '너님만 좋은 의도였으면 뭐하냐'라는 여론이 대부분이다. 그런가 하면 실드도 간간이 보이고.

내 관점에서 보자면, 곽 교육감의 선의드립은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깨끗한 척 하더니 잘 걸렸다는 식인 검찰의 표적 수사도 짜증나고, 증여 방식도 너무 허술하고 조악해서 도무지 믿기지가 않지만... 그와 별도로 어쨌든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다.

백보 양보해서 그가 주장하는 대로 '선의'에서 나온 행동일지는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 그가 말하는 선의를 인정하자면 자연을 사랑해서 땅투기를 했다거나 아들에게 서민의 삶을 체험시키고 싶어 산업 기능요원으로 보냈다는 헛소리도 인정해야 한다. 진심과 선의는 그 자체로 분명 중요한 것이지만, 별로 쓸모는 없다. 개인적인 레벨에서도 그러할진데, 큰 조직에 속해서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다. 반드시 도덕적 잘못이나 탈법적 행위가 아니어도 '입장 상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게 있다.

어떤 이들은 그렇게도 말한다. 곽노현이라는 '개인'이 진보의 가치이며 진보의 미래라고. 사람만이 희망이며, 사람을 버리는 것은 진보를 버리는 것이라고.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논리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민주주의의 근간은 특정한 뛰어난 개인의 영웅성에 의존하지 않고 범속하고 평범한 이들이 동등한 위치에 서서 시끄럽고 서툴게나마 조금씩 스스로를 향상시켜 가는 것이다. 우상이 아니라 이상을 받드는 것(Serve the Ideal, not Idol), 그것이 민주주의다. 한 개인이 아무리 위대하고 고귀하다 해도, 그 한 가지 사실에 매몰되서는 진영논리에 기울어 비판 받을 짓을 비판하지 않는 것은 진보고 보수고를 떠나 민주주의가 아니다. 곽 교육감이 무상급식이나 학생 복지 등의 이슈에 대해 좋은 정책들을 여럿 내놓은 것은 사실이나 그 사실 하나에 매몰되어 '한나라당은 더 심하게 해먹는 데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으니 곽노현 교육감도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편리한 핑계다. 그런 식으로 해서 곽 교육감의 사퇴를 막을 수 있다 해도 그것은 악마의 거래에 불과하며,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의 탈을 쓴 수구들'이 만들어 낸 게임의 법칙에 굴종하는 짓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충격적이라거나 실망스럽지는 않다. 나는 내 명예를 위해- 주어진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자긍심을 위해 좌파로서의, 진보로서의 정체(政體)를 택했다. 노회찬 씨나 조국 씨, 진중권 씨 같은 이들마저 모두 포기하고 절망한다 해도 나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결코 고결한 인간이 아니다. 난 더 없이 범속한 인간이며, 평범하고 낮은 이의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건 '진보로서의 이상향이 실현된 나라'가 아니라, '나 자신의 명예와 긍지'이기 때문이다. '동지'들이 타락하고, '대의'가 모독당해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나 자신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 것이기에. 바로 위에 쓴 글과 모순되는 내용이지만, 나는 그러한 나 자신의 모순마저도 감내하고 살아가며, 싸워나갈 수 있다.


.........

나도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했던 무렵이 있었다. 제대로 교활해지지도 못한 채, 그저 비열하게 살던 때가 있었다. 아무리 어렸을 때라 해도, 그리고 당시 내가 처해 있던 여러 안 좋은 상황들을 고려해봐도 그것은 철이 없어서 그랬던 거라고 대충 넘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내 의지가 현실을 바꾸는 데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할 알량한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해도 좋다.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
 

 
And

그 분 말씀으로는 이미 남자 친구분이 있고, 조만간 결혼하실 모양이다.

잘된 일이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과 더불어 그 분은 행복하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 가진 감정은 진실하다. 하지만 내 감정보다는 그 분의 감정이 우선하며, 그 분은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안타깝고 괴롭긴 하다.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내가 그 분께 내 마음을 털어놓고, 거절당할 가능성은 상정해 뒀지만 그 분이 이미 사랑하고 있는 다른 사람이 있을 가능성은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 감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분은 이미 사랑하는 다른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거면 됐다.


그 분은 내가 몇 번이고 그 분의 꿈을 꿨다는 것을. 내가 얼마나 그 분을 사랑했는지를 알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나의 그 분에 대한 감정보다는, 그 분의 행복이 훨씬 더 중요하다.

................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난 그 사람에게 반했다. 그건 명백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단순한 남자 친구 정도가 아니라 함께 미래를 약속한 대상이 있다. 나는 고통스럽고, 조금은 질투심이 든다. 하지만 도저히, 내 질투보다 그 분의 행복을 우선하지는 못하겠다.

난 그 사람의 행복을 깨트릴 수 없다.


차라리, 이러한 결말이 잘 된 걸지도 모르겠다.

......


부디, 부디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술을 잔뜩 퍼마시고 들어왔고, 이제 내 앞에는 마지막 대학생활 한 학기가 남아 있다. 그 분에 대한 애정과, 그런 스스로에 대한 낯설음과 당황스러움, 혐오감이 내 안에서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


하지만 내가 그 분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보다는, 그 분의 행복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행복하시길. 부디, 더없이 행복하시길.

 

잘 지내시기를 빈다.




그거면 됐디.

난, 내 명예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행복하시길.

부디.

더없이 행복하게 절 사시기를.

이젠 꿈에 나타나 마음을 어지럽힐 일도 없겠지.




......................


당신은 끝내 알지 못하겠지만, 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이 덧없는 것이며, 당신께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실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부디 저보다 훨씬 더 당신을 사랑할 수 있고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랄 뿐입니다.

.......

부디,

행복하시길.



부디.














필사적으로.... 내 모든 능력을 동원해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그 분의 행복을 빌고서, 한진 중공업 파업 현장엘 찾아갔다. 내가 몇 번이나 그 분을 꿈에서 봤다는 것, 내가 얼마나 간절히 그 분을 사랑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희망 버스는 끝났고 당직 근무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담배 한 대를 피우면서, 아무 궤적도 남지 않을 보도 블럭 위에 '이 곳에 사람이 있었다'라는 글귀를 적었다. 싸우기도 전에 패배한 병사가 된 기분을 애써 억누르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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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햤던 사람은 그 자신의 행복을 찾았다. 나는 그에 간섭할 수 없다. 부디, 그 분이 행복하게 잘 사시길 기원하는 것 밖에는 할 일이 없다. 그리고, 나는 해야만 할 일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


부디,

내내 그리 어엿브소서.














그거면 됐다.



부디, 행복하게 잘 지내시기를.




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압니다.



부디,

행복하시길.



And
얼마 전, 타로를 볼 줄 아는 친인에게 부탁해 "시간이 얼마나 걸리건 상관 없다, 한국의 진보가 집권해서는 정치 싸움에 물들지 않고 '사람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 봐달라"고 부탁했었다( 타로 보면서 그런 거 질문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그 분은 웃었다). 돌아온 답을 대강 요약해 보자면(괄호 안은 개인적인 추측)....

"진보 세력 내의 세다툼이 너무 심각하다. 섞여서는 안 될 요소들이 섞여 버렸다(...민노당과 진보신당이 결국 다시 합쳐진 걸 의미하는 듯. 모두 외쳐, 김정일 개객끼!!!!!!). 그래도 한 때는, 이 기사처럼 나름 순수한 이상과 대의를 우선해서 행동한 적도 있었지만(촛불 정국 때가 마지막이었으려나) 지금은 아니다. 대의가 아니라 권력을 위해, 그것도 대권 같은 게 아니라 고작 당권 정도 수준의 권력을 위해 진보입네 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나름 재주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노회찬 씨 같은 사람들이 있지...) 너무 갈갈이 찢겨져 있어서 앞으로 한참 더 혼미를 거듭할 것이다. 지지하던 사람들도 많이 등을 돌렸고 해서 결코 상황은 희망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스스로는 여전히 자신이 고귀하고 위대한 이상을 위해 싸운다는 나르시즘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한참 동안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진보 정당이 한국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 이상을 계승하는 이들이 언제나 최소 수준은 남을 것이다. 한국의 진보는 길고 가늘게 한참 더 명맥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그 점괘를 듣고서, 난 웃음을 터뜨렸다.

애초부터 희망은 갖고 있지 않았다. 내가 '진보'로서의 정치적 스탠스를 견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통한 무관심과 '그러니까 나도 내가 먹고 사는 문제에만 신경쓰겠다'는 식의 정당화를 거부하고 항상 보다 드높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나 자신의 명예 때문이다. 그것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여겨서가 아니다.

나는 결코 순수하고 고결한 인간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한 순수성과 고결함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대중이 민중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는 신념을 가지고서 소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나는, 한 발 떨어져 선 채 전라디언이 어쩌고 홍어가 저쩌고 뇌무현이 이렇고 슨상님이 저렇고 시시덕대기만 하는 이들이 변화하리라고 믿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경멸한다.


나는 한없이 범속한 인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스로에게 가질 수 있는 긍지가 있다고 한다면, 바로 그 '절망은 내 의지를 꺾지 못한다'는 명예에서 비롯할 것이다. 이게 설령, 알량한 자기만족에 불과한 것이라 해도.

희망이 없어도 괜찮다. 결과가 나빠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끝까지 굴복하지 않을 수 있냐, 그리고 마지막에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냐는 거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희망 버스가 있는 날이다. 헤게모니를 가진 자들의 잔치에 불과하다고 여겨서 나갈 생각이 없었지만, 저 점괘를 듣고서 생각이 바뀌었다. 오늘 낮에 가야만 하는 선약이 있어서 불참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카페 마리 같은 곳이라도 들러야겠다.


희망이 없더라도 싸울 수 있다.

이것이 나의 聖戰, 내가 수행하는 Jihad다.


  "피빛의 탄식은
  동방까지 넘치고
  누군가 나직이 외친다.
  꿈은 아직도 수천년을
  인내해야 한다고..."


ps=...반해 있는 그 분과 함께 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나친 욕심이다, 핫하...

ps2=며칠 전, 지인이 '졸업하고 나면 취직 때문에 고민이 많을텐데 아는 출판사 쪽 몇 군데에 자리를 알아봐 줄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 때는 대답을 얼버무렸지만... 생각해 보니 그렇게 되면, 명절 때 취직한 친척들 앞에서 공연히 위축되지도 않을테고, 어머니 용돈도 드릴 수 있게 되겠지만... 또한 동시에 낙하산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나 때문에 그 자리를 정당하게 잡지 못한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 대한 미안함, 소개해준 사람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언제나 위축되어 있고 불안할 게 확실하다. 당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취직한 사회인, 30대 대졸 백수. 양쪽 다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최소한 나는 나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살고 싶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허세돋는다. 1년이나 갈까ㅋ

 
And
거울 쪽에서 회의가 있어서 나갔다 왔다. 돌아오던 길 편집장님과 사담을 나누다가... 최근 반한 분 화제가 나왔다... ...라기 보다는 편집장님은 아무 생각 없이 말씀하셨는데 내가 낚였다-_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이야기하지 않는 쪽이 나을 것 같다. 그 분도 거울 분이고... 누구인지 이야기하면 편집장님도 도와주시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 분의 의사다. 내가 꿈에서까지 그 분을 보건 말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 분이 내게 마음이 없으시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나는 마음을 접어야 한다.

편집장님이 엮어 주셔서... 결국 내가 그 분과 잘된다면 모르겠지만, 그 분이 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는 이상 일단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쪽이 합리적이다. 그 분은 내게 별 감정이 없는 데도 내가 그 분에게 마음이 있다... 는 게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고 사람들 입을 타게 되면, 내가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그 분 입장이 아무래도 거북해질 수밖에 없다. 결론은... ...누구에게 도움 받을 생각하지 말고 나 혼자 어떻게든 해봐야 한다... 인 듯. 

.....

잠이나 자야지. 오늘은... ....안 나오시겠지,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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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약속이 있어 저녁 때 홍대에 나갔다 왔다. 이후 신촌에서 약속이 있다시길래 금방 헤어졌는데... 잘한 듯. 머리가 띵하고 미열이 있는 게,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다. 얼른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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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광복절이다. 되도 않는 건국절이 아니라!

사실 개인적으로는 광복절에 대해 커다란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독립군의 희생이 덧없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해방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덕택에 이뤄진 것이었으며 조선인들이 스스로 이뤄낸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스스로가 역사의 주체인 민중으로 거듭날 기회를 갖지 못한 이 나라의 국민들은 미소로 대표되는 두 이념 간의 대리전을 수행하기 위한 일종의 용병으로서 분열을 요구당했다. 그 이후로 6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남쪽은 탐욕과 천박함으로 얼룩졌고, 북쪽은 공포와 무자비함으로 뒤덮였다.

외세에 의존한 해방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 이후 수십년간 공화국 대한민국을 지배한 근대화라는 이름의 개발독재의 기틀이 놓였다는 점에서 마냥 오늘의 의미를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민중의 것이어야 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독점하고서 친미 독재자 하나의 위업으로 종속시키려고 하는 짓거리는 못 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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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가 있어서, 내 주변에 '친구' 내지 '친인' '지인'이 얼마나 있는지 머릿속으로 정리를 좀 해봤다.

군대를 갔다 오자마자 알바 자리보다 먼저 구한 게 trpg팀이었고, 거기서 알게 된 형들과 6년 째 교분을 이어오고 있다. 완전히 터놓고 격의 없이 지내는 건 아니지만, 꽤 친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터놓는 건... ....하고 싶지 않다. 안 좋았던 일을 이야기했다가 중2병 취급 당했고, 그 이후로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싫어졌다. 딱히 실망했다거나 한 건 아니다. 객관적으로 그렇게 보일 만한 여지가 있기도 했고, 꼭 자신의 치부라거나 트라우마 같은 걸 드러낼 수 있어야만이 친구가 되는 것도 아니다. 난 그걸 깨닫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다.

하지만, 두번 다시 그 형들한테 내가 진정으로 절실하게 고민하는 것이나 두려워하는 것, 갈구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내가 견뎌야 했던 시간들은, 중2병이라는 단어 하나로 그렇게 간단히 소급될 수 있을 정도로 하찮은 게 아니었다.

지금도 그 형들과 친하다고는 생각한다. '먼저 마음을 열고 타인에게 다가가는 것'을 여러 번 시도해봤었고, 대개 실패했고, 그 중 몇 번은 매우 나쁘게 끝났다. 하지만 성공한 경우도 있었고, 그 형들과의 관계는 제법 성공적인 축에 든다. 

그러니 괜찮다. 이 정도 관계만 유지할 수 있어도,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발전한 거다. 그리고 이 정도 관계만으로도, '만나서 딱히 뭔가를 하지 않은 채 농담하고 잡담하면서 적당히 노닥대기만 하더라도 즐거운' 정도는 된다.


......... 

문득 지금 반한 상대가 떠오른다. 그 분이 받아들인다면, 난 다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고민을 거듭하고, 주의깊게 거리를 재고, 이해받고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와 상대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이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 모든 것들이 다시 반복될 것이다. 나는 또 다시 갓 제대했을 무렵, 6년 전 당시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거절한다면, 나는 최소한 인간 관계 같은 것에 있어서만큼은 결코 고민하지도 우울해 하지도 슬퍼하지도 않는, 타인에 대한 인정이나 배려 같은 것은 거의 신경쓰지 않은 채 오직 나 자신의 충동에만 이끌리며 나 자신의 만족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인간이 될 것이다.


...내가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반한다는 건 별로 특별한 일도 아니고,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는 그런 경우가 비교적 적은 편이었지만, 어쨌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것 하나로 사람이 송두리째 바뀌는 일 같은 건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분에 대한 이 감정이 결국 어떤 방향으로 흐르냐가 내게 있어 결코 작지 않은 하나의 '계기'가 될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

+

...라고 생각하고 잠들었는데 이날 밤 오랜만에 그 분의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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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첫눈에 반할 정도의 미인이거나 한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화장기 없는 얼굴에 가는 눈썹과 쌍꺼풀 없는 속눈썹, 아몬드 형의 눈은 얼핏 보기에 약간 쌀쌀 맞아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상을 완화시키는 것은 동그란 얼굴형과, 그 얼굴 주변으로 흘러 내리는 숱 많고 부드러운, 살짝 굽슬거리는 갈색 머리칼, 그리고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생동감이 넘치는 그 눈빛, 목소리, 말투, 그리고 웃음 소리다. 그녀의 눈동자는 울창한 숲 속에 고인 작은 샘을 떠올리게 한다. 조용히 물줄기가 샘솟고, 낙엽 몇 개가 떨어져 작은 파문과 함께 그 위를 떠돌고, 오직 새들과 작은 동물들만이 목을 축이는 샘과 같다. 마냥 맑기만 한 샘은 아니다. 가끔은 흐려지기도 하고, 가끔은 작지만 격렬한 파문이 일기도 한다. 그녀가 미소지으면, 섬세한 윤곽을 지닌 아몬드 형의 그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구부러진다. 그 다갈색 눈동자는 따스하고, 머리칼이 가볍게 얼굴 주변으로 나부낀다. 미간이 살짝 보기 싫지 않을 정도로 찡그려지고 약간 튀어나온 광대뼈 아래 보일락 말락하게 보조개가 파인다. 적당히 보기 좋을 정도의 높이를 가진 콧날 아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중과 그 아래 자리한 그렇게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분홍빛 입술 양쪽 끝이 들려 올라가고 뾰족한 송곳니가 살짝 드러나 보인다. 그녀가 웃는 모습은 물론, 찡그린 표정도, 화내는 표정도, 투덜대는 표정도, 슬퍼하는 표정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 지상에 속해 있으며, 지상에 속한 그 모든 번잡함과 너절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더럽혀지는 법 없이 '그녀 자신'으로 남을 수 있는 인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한 '인간됨'은 누군가가 한때 간절히 추구했던 것이며, 이제는 거의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좋은 쪽으로도 아마 나쁜 쪽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인간다우며, 인간성에 속한 그 모든 것들을 긍정하면서 꺾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누군가가 한 때 동경했던 것이며, 필사적으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는 그 때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 앞에 있다면 한 대 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다. 그것은, 그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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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 버릴 뻔 했다. 그래서는 곤란하다. 연애 문제는 아니었지만, 전에 내가 결국 실패했던 이유는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오직 내 감정에만 충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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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실은 보고 싶다. 고백했다 차이는 건 괜찮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표현조차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And
조갑제(이하 조영감님)의 주장을 (짜증을 억누르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의외로 논리정연하다. 사람이 아무리 망가져도 평생에 걸쳐 익힌 가락은 어디 안 가는 법이고, 조영감님은 한 때나마 개념 기자의 본좌였다. 지금까지도 그 간명한 논리와 알기 쉬운 문장은 여전하다(국한문 혼용 주장은 논외로 한다). 그러나 문제는, 논리와는 별개로 그 근본적인 사고 방식 자체가 낡은 데다 그 구조 역시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조영감님의 정신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저는 "북한 정권은 사악한 것"이라는 명제다. 이 명제 자체는 말할 것 없이 참이다. 그러나 조영감님은 그 명제가 참이라는 것과는 별도로 존재하는 다른 모든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그 한 가지 사실에 종속시켜 버린다. 북한 김씨 왕조의 악랄함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정도가 좀 덜하고 양상이 달랐을 뿐 무자비한 독재 정권이기는 마찬가지였던 한국의 군사 정권에 대한 비판 역시 그 자체로 온당한 것이다. 그러나 조영감님은 "북한 정권의 사악함"이라는 그 명제 하나에만 매몰되어서는 반대급부로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바치며, 누군가가 그 점을 지적하면 "북한 정권이 악하지 않다는 거냐, 이런 빨생이 새퀴"라고 반문한다. 조영감님의 글 여럿을 두고 교차 검증을 해보면 명백히 드러나는 특유의 이중잣대와 흑백논리는 여기서 기인한다. 그리고 그 이중잣대와 흑백논리는 친북은 친일보다 나쁘다는 병맛 넘치는 주장으로 이어지기에 이른다. 

조영감님이라는 인물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결코 악인이 아니다. '공화국 대한민국의 청산되지 못한 부정성의 총화'인 이명박에 비하면 순수하기까지 하다. 그의 이상은 뚜렷하고, 신념은 단호하다. 그가 주장하는 북한 정권의 사악함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이 그의 눈을 멀게 한다.


조영감님의 행보를 지켜보자면, 그 어떤 인간도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당시의 입장,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당시의 조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절감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나는 전쟁의 참상을 겪어보지 못했고, 산업화와 근대화를 지켜보지 못했다. 대신 나는 그러한 외형적인 급성장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어둠 속에서 태어났고, 그 그늘 아래서 자랐다. 나는 그렇게 좌파가 되었고, 스스로의 편향성을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결코 그를 고칠 생각은 없다.

스스로를 성찰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나는 내 명예를 위해-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그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조영감님도 자기 성찰과 회의를 거듭한다고 한다, 그래봤자 결론은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로 수렴되긴 하는데-_- 조영감님은 그의 한 저서에서 '기자는 진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자성과 회의를 끝없이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독자의 몫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아마 이 역시도 언론이 통제되고 대부분의 시민들이 진실에 접근할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있던 7~80년대 군사 정권 하에서 가질 만한 기자로서의 엘리티즘의 발로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이들 속에서 나 자신과 비슷한 어떤 면모를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ps=그러고 보니 곶감 정동영 선생이 '노인 분들은 선거날 나오지 말고 쉬시라'소리를 해서 감 까듯이 까일 때도 나는 반사적으로 거기에 공감했다가 다음 순간 그런 자신을 깨닫고 식겁했었지, 젠장-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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