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이하 조영감님)의 주장을 (짜증을 억누르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의외로 논리정연하다. 사람이 아무리 망가져도 평생에 걸쳐 익힌 가락은 어디 안 가는 법이고, 조영감님은 한 때나마 개념 기자의 본좌였다. 지금까지도 그 간명한 논리와 알기 쉬운 문장은 여전하다(국한문 혼용 주장은 논외로 한다). 그러나 문제는, 논리와는 별개로 그 근본적인 사고 방식 자체가 낡은 데다 그 구조 역시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조영감님의 정신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저는 "북한 정권은 사악한 것"이라는 명제다. 이 명제 자체는 말할 것 없이 참이다. 그러나 조영감님은 그 명제가 참이라는 것과는 별도로 존재하는 다른 모든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그 한 가지 사실에 종속시켜 버린다. 북한 김씨 왕조의 악랄함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정도가 좀 덜하고 양상이 달랐을 뿐 무자비한 독재 정권이기는 마찬가지였던 한국의 군사 정권에 대한 비판 역시 그 자체로 온당한 것이다. 그러나 조영감님은 "북한 정권의 사악함"이라는 그 명제 하나에만 매몰되어서는 반대급부로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바치며, 누군가가 그 점을 지적하면 "북한 정권이 악하지 않다는 거냐,이런 빨생이 새퀴"라고 반문한다. 조영감님의 글 여럿을 두고 교차 검증을 해보면 명백히 드러나는 특유의 이중잣대와 흑백논리는 여기서 기인한다. 그리고 그 이중잣대와 흑백논리는 친북은 친일보다 나쁘다는 병맛 넘치는 주장으로 이어지기에 이른다.
조영감님이라는 인물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결코 악인이 아니다. '공화국 대한민국의 청산되지 못한 부정성의 총화'인 이명박에 비하면 순수하기까지 하다. 그의 이상은 뚜렷하고, 신념은 단호하다. 그가 주장하는 북한 정권의 사악함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이 그의 눈을 멀게 한다.
조영감님의 행보를 지켜보자면, 그 어떤 인간도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당시의 입장,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당시의 조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절감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나는 전쟁의 참상을 겪어보지 못했고, 산업화와 근대화를 지켜보지 못했다. 대신 나는 그러한 외형적인 급성장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어둠 속에서 태어났고, 그 그늘 아래서 자랐다. 나는 그렇게 좌파가 되었고, 스스로의 편향성을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결코 그를 고칠 생각은 없다.
스스로를 성찰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나는 내 명예를 위해-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그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조영감님도 자기 성찰과 회의를 거듭한다고 한다, 그래봤자 결론은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로 수렴되긴 하는데-_- 조영감님은 그의 한 저서에서 '기자는 진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자성과 회의를 끝없이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독자의 몫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아마 이 역시도 언론이 통제되고 대부분의 시민들이 진실에 접근할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있던 7~80년대 군사 정권 하에서 가질 만한 기자로서의 엘리티즘의 발로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이들 속에서 나 자신과 비슷한 어떤 면모를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ps=그러고 보니 곶감 정동영 선생이 '노인 분들은 선거날 나오지 말고 쉬시라'소리를 해서 감 까듯이 까일 때도 나는 반사적으로 거기에 공감했다가 다음 순간 그런 자신을 깨닫고 식겁했었지, 젠장-_-
조영감님의 정신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저는 "북한 정권은 사악한 것"이라는 명제다. 이 명제 자체는 말할 것 없이 참이다. 그러나 조영감님은 그 명제가 참이라는 것과는 별도로 존재하는 다른 모든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그 한 가지 사실에 종속시켜 버린다. 북한 김씨 왕조의 악랄함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정도가 좀 덜하고 양상이 달랐을 뿐 무자비한 독재 정권이기는 마찬가지였던 한국의 군사 정권에 대한 비판 역시 그 자체로 온당한 것이다. 그러나 조영감님은 "북한 정권의 사악함"이라는 그 명제 하나에만 매몰되어서는 반대급부로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바치며, 누군가가 그 점을 지적하면 "북한 정권이 악하지 않다는 거냐,
조영감님이라는 인물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결코 악인이 아니다. '공화국 대한민국의 청산되지 못한 부정성의 총화'인 이명박에 비하면 순수하기까지 하다. 그의 이상은 뚜렷하고, 신념은 단호하다. 그가 주장하는 북한 정권의 사악함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이 그의 눈을 멀게 한다.
조영감님의 행보를 지켜보자면, 그 어떤 인간도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당시의 입장,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당시의 조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절감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나는 전쟁의 참상을 겪어보지 못했고, 산업화와 근대화를 지켜보지 못했다. 대신 나는 그러한 외형적인 급성장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어둠 속에서 태어났고, 그 그늘 아래서 자랐다. 나는 그렇게 좌파가 되었고, 스스로의 편향성을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결코 그를 고칠 생각은 없다.
스스로를 성찰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나는 내 명예를 위해-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그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조영감님도 자기 성찰과 회의를 거듭한다고 한다, 그래봤자 결론은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로 수렴되긴 하는데-_- 조영감님은 그의 한 저서에서 '기자는 진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자성과 회의를 끝없이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독자의 몫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아마 이 역시도 언론이 통제되고 대부분의 시민들이 진실에 접근할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있던 7~80년대 군사 정권 하에서 가질 만한 기자로서의 엘리티즘의 발로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이들 속에서 나 자신과 비슷한 어떤 면모를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ps=그러고 보니 곶감 정동영 선생이 '노인 분들은 선거날 나오지 말고 쉬시라'소리를 해서 감 까듯이 까일 때도 나는 반사적으로 거기에 공감했다가 다음 순간 그런 자신을 깨닫고 식겁했었지, 젠장-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