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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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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첫눈에 반할 정도의 미인이거나 한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화장기 없는 얼굴에 가는 눈썹과 쌍꺼풀 없는 속눈썹, 아몬드 형의 눈은 얼핏 보기에 약간 쌀쌀 맞아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상을 완화시키는 것은 동그란 얼굴형과, 그 얼굴 주변으로 흘러 내리는 숱 많고 부드러운, 살짝 굽슬거리는 갈색 머리칼, 그리고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생동감이 넘치는 그 눈빛, 목소리, 말투, 그리고 웃음 소리다. 그녀의 눈동자는 울창한 숲 속에 고인 작은 샘을 떠올리게 한다. 조용히 물줄기가 샘솟고, 낙엽 몇 개가 떨어져 작은 파문과 함께 그 위를 떠돌고, 오직 새들과 작은 동물들만이 목을 축이는 샘과 같다. 마냥 맑기만 한 샘은 아니다. 가끔은 흐려지기도 하고, 가끔은 작지만 격렬한 파문이 일기도 한다. 그녀가 미소지으면, 섬세한 윤곽을 지닌 아몬드 형의 그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구부러진다. 그 다갈색 눈동자는 따스하고, 머리칼이 가볍게 얼굴 주변으로 나부낀다. 미간이 살짝 보기 싫지 않을 정도로 찡그려지고 약간 튀어나온 광대뼈 아래 보일락 말락하게 보조개가 파인다. 적당히 보기 좋을 정도의 높이를 가진 콧날 아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중과 그 아래 자리한 그렇게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분홍빛 입술 양쪽 끝이 들려 올라가고 뾰족한 송곳니가 살짝 드러나 보인다. 그녀가 웃는 모습은 물론, 찡그린 표정도, 화내는 표정도, 투덜대는 표정도, 슬퍼하는 표정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 지상에 속해 있으며, 지상에 속한 그 모든 번잡함과 너절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더럽혀지는 법 없이 '그녀 자신'으로 남을 수 있는 인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한 '인간됨'은 누군가가 한때 간절히 추구했던 것이며, 이제는 거의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좋은 쪽으로도 아마 나쁜 쪽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인간다우며, 인간성에 속한 그 모든 것들을 긍정하면서 꺾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누군가가 한 때 동경했던 것이며, 필사적으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는 그 때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 앞에 있다면 한 대 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다. 그것은, 그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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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 버릴 뻔 했다. 그래서는 곤란하다. 연애 문제는 아니었지만, 전에 내가 결국 실패했던 이유는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오직 내 감정에만 충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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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실은 보고 싶다. 고백했다 차이는 건 괜찮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표현조차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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