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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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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문단을, 그리고 독자를 거부한다-문학적 김예슬 선언
  2. 2011.02.16
    SF 문화 100년의 침체에서 도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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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고독한 시월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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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로봇의 혼> 2차 합평 결과
  5. 2011.01.03
    [리뷰]독재자
  6. 2010.12.30
    자화상
  7. 2010.12.24
    진눈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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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로봇의 혼> 합평 결과+모르고 읽어도 별 상관 없는(게다가 덕후스러운) 관련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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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 시오랑, <절망의 끝에서> 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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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좀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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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겁스:사이버펑크>
  12. 2010.09.15
    모 단편선 투고용 원고 보냄.
  13. 2010.07.03
    마카 족 인디언 기도문.
  14. 2010.05.09
    릴케는 이렇게 말했다,
  15. 2010.04.19
    진달래
  16. 2010.03.28
    [리뷰]<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
  17. 2010.03.25
    배명훈 작가,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
  18. 2010.03.07
    .......
  19. 2010.03.03
    글을 쓴다는 것.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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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읽고 있는(or 조만간 읽어야 할)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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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2010.02.15
    그러고 보니... 7
  23. 2010.01.28
    이런 시
  24. 2010.01.26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25. 2010.01.24
    장마 전선
http://mirror.pe.kr/zboard/zboard.php?id=event&no=211

http://mirror.pe.kr/zboard/zboard.php?id=event&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10


...답은 간단했다. 중요한 건 대의였다. 작가에게는 사소하건 거창하건 간에 자신의 신념이, 대의가 있어야 한다. 작가에게는 반드시 말해야만 하는 중요한 것이 있어야만 하고, 반드시 써야만(I must) 하는 글이 있어야 한다. 유명한 작가가 된다는 것은 그러한 신념을 충실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밀어 붙였을 때 나오는 효과 내지 성과의 일부분이거나, 그러한 신념을 완수하기 위한 전략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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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첫날, 교수님이 나를 연구실로 불렀다. 이전부터 내 소설을 상당히 좋게 평가해 주셨던 분이고, 개인적으로도 존경하고 있던 분이지만 주임 교수와 학부생이라는 관계는 썩 편안한 게 되지 못한다. 약간 긴장한 채 앉아 있는 내게 교수님은 말씀하셨다.

"자네는 매우 특별한 종류의 재능을 가지고 있어. 다듬어 지지 않은 원석 같달까. 그저 마지 못해 학과에 남아 있고, 얼른 졸업해 '평범한' 직장을 잡으려는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과는 달라. 하지만 자네 소설에는 예술성이 부족해. 소설을 쓰면서 '정의'를 이야기해 본 적이 있나? '화합'을 이야기해 본 적이 있나? '관용'을 이야기해 본 적이 있나? (발상의 독창성이나 소재 선택의 특이성은 됐고) 지금 자네에게 필요한 건 그거야."

그 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죄송합니다만 교수님, 지금 제가 쓰고 있는 건 증오와 투쟁과 불신과 절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제 안에서 '쓰라'라고 명령하고 있는 무언가- 제1 원리가 지금 저에게 요구하고 있는 건 그런 소설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네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했지만 나는 그에 따를 마음이 없었다. 일단 나는, 내 안의 그 정언명령을 수행하는 게 먼저였다. 그러나 나는 그 때도 단순히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였을 뿐 저 글에서처럼 '문단에 대한, 그리고 독자에 대한 작가로서의 주체성 확보'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저 글을 쓴 분과는 약간의 인연은 있지만 그렇게 친분이 있다거나, 소설과 관련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 안에서 희미하고 불분명한, 추상적으로만 존재했던 그 무엇인가가 저 글을 읽은 순간 잠깐 그 윤곽을 드러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큰 기대는 걸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지금껏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 개안할 만한 계기가 주어진 것은 사실이다. 저 글에 언급된 책들을 읽어보고 내 나름의 관점을 정리해 두는 건 의미 깊은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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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rrorzine.kr/index.php?document_srl=37252&mid=w2_oversea

And
 *개인적으로 접했던 컨텐츠와 소재들이 많이 겹쳐서 스스로가 좀 부끄러웠다. 슈퍼로봇은 부끄럽지 않은데 환빠 이야기가(...)
  *2번은 상당히 주관이 뚜렷한 인물로 보였는데 결말 부분에서 그의 생각이 자신의 것인지 소장의 것인지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중반까지의 서사는 이해가 되는데 2번 파일럿의 심리 흐름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소장을 의심하는 듯하다 긍정하는 걸로 보였다. 중간 과정이 부족함.
  *사건의 부재가 지적됨. 독백의 연속일 뿐인데 사람은 변해 있다. 사람이 그냥 변할 수는 없다.
  *오웰의 <1984>와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그와는 달리 2번이 시스템을 납득하게 되는 과정이 불명확함.
  *2번이 생명에 큰 가치를 두는 인물 같지 않은데, 소장의 협박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그를 받아 들인다는 게 잘 납득되지 않음.
  *생략되선 안 될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특히, 치우천황이 우리를 데려 갈 그 미래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2번이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는 않지만 스스로가 도구적 존재로 전락했음을 인식하고는 있는 듯 하다. 소장이 그리는 세계를 조소하는 듯한 느낌도 있고.
  *소장의 의도에 대해 배달국 관련 언급 때문에 추측은 할 수 있지만 너무 흐릿함. 2번이 소장과 상당히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독자는 그걸 캐치하기 힘들다.
  *3인 이상 집회 금지령 등의 정부 시책 등의 묘사가 배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돌발적으로 튀어나온다. 비상식적인 설정들이 많음. 왜 외계인들이 한국을 노리는가? 기반 논리 자체가 70년대 일본 로봇만화의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쪽 바닥’의 코드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일반 독자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1번 파일럿의 설명 방식이 잘 읽히지 않는다. 계속 동어반복이 되는 느낌.
  *한국의 집단주의적 민족주의를 비꼬기 위한 작품이라는 느낌. 세 파일럿들은 그를 위한 상징으로 보인다. 1번 같은 경우는 자신이 하는 일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갑자기 얻은 큰 힘에 도취된 양아치, 3번은 뒤틀린 이상주의자, 2번은 그나마 제정신이며 지적이고 나름의 논리에 따라 행동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인물이지만 역시 광기에 차 있다. 의도는 이해되지만 비꼼만이 연속되어 강세가 없기에 그것이 썩 잘 와닿지 않는다.
  *이건 장르 문학을 보는 관점, 순문학을 보는 관점, 어느 관점도 적절하지 않다. 이것은 동인지다.
  *세 파일럿들이 세 파트를 각각 맡아 저마다 주체로 받은 구성 방식에 있어서는 호오가 갈렸다.
  *<1984>에서 나타난 극한적인 아이러니에 비해 여기서는 그것이 너무 짧고 거칠게 묘사되어 있다.
  *3번의 캐릭터는 상당히 잘 만든 듯. 1번은 되게 재수 없었다. 마초는 둘째치고 비속어도 많고(작가가 의도적으로 위악적인 인물로 구상한 것으로도 보인다), 어색한 부분이 많다. 비속어 쓰는 문단이 따로 있고 ‘설정 설명’하는 문단이 따로 있다는 건 영 걸린다. 다만 3번의 경우는 그 ‘이상’을 광신적으로 신봉하게 된 계기가 잘 드러났다고 보인다.
  *3번 파일럿의 파트에서 정신교육 후기 모음집이라고 나오는데, 이런 글에서 그런 내밀한 이야기까지 하는가?
  *독자의 폭이 너무 좁다는 감이 있다. 배경 지식이 많이 필요함.
  *전체적으로 1번과 3번 파일럿의 인물상은 대단히 뚜렷한데 정작 가장 중요한 인물인 2번 파일럿이 흐릿하다.
  *퍼즐 조각이 딱딱 맞아떨어진다 싶은 부분이 없다. 치밀함이 부족함. 예를 들어 ‘비밀’을 들은 종업원들이 왜 죽어야 했는가?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배려가 부족함.
  *외계인들의 모습이 계속 바뀌는 건 민족주의의 주적이 계속 달라진다는 의미로 읽혔다.
  *기여도 측정 이유가 이해가 안 된다. 원동력 자체가 파일럿의 정신력인데 카메라로 그걸 찍는다굽쇼?

+

가기 전까지는 이렇게 저렇게 고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합평을 마치고 나니 이건 그냥 묻어 버리고 다른 걸 쓰는 게 낫겠다 싶다. 워낙 오독의 여지가 많은, 그야말로 떡밥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보니 위험한 면이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슈퍼로봇물의 코드, 관련 패러디들을 모르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읽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름 신경 썼는데도 애초에 바탕에 깔린 정서나 전제에 있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언젠가 내키면 다시 쓰거나 하고...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나 써봐야 겠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소설을 쓸 수 있을까.

+

인원이 적었던 데다 다들 바쁜 모양이라 뒷풀이는 하지 않고 돌아왔다.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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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rror.pe.kr/webzine1/6071

이번에 보낸 리뷰 원고. 다시 읽어보니 너무 미흡한 부분이 많다. 기본적으로 나는 리뷰를 쓸 때, 읽는 사람이 해당 장르에 대해 별 이해가 없거나 특유의 코드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하는 편이다. 따라서 이런저런 부연이 많고, 단편집의 경우에는 작품 하나 하나에 일일이 해설을 달곤 한다. 포맷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번에는 서두만 지나치게 길고, 각 작품에 대한 분량 배분에 있어서도 조절을 실패했다. 특히 <목소리를 드릴게요>가 그런 경향이 특히 심하다. 무척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이고, 나였더라면 정치적 의식이 앞서서 서사 자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데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기에- 즉, 내가 썼더라면 이 정도로 잘 뽑아내기 힘들었을 만한 종류의 작품이기에 높이 평가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감상이지 불특정 다수에게 읽히는 리뷰에서 그를 일일이 강조한 건 적절하지 못했다. 리뷰를 마무리하는 말미 부분이 너무 짧고, 다소 논리가 비약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문제다.

편집장님이 리뷰 포맷을 바꿔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던 것도 있고... 언제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 그러고 보니 필진들이 모여 좌담회를 가진다고 했던 거 같은데 거기서 이야기를 해볼까...

+

그 좌담회가 오늘이었던 모양이다orz 언제로 정해졌다고 공지라도 돌려주실 것이지... 답장 보낸다는 걸 잊어버린 내 잘못이니 할 말이 엄쿠나. 담배 한대 피우고 자고 싶은데 어머니가 깨실 듯 하니 참고 그냥 자야겠다...

And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作

+

오늘의 구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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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진눈깨비 흩날린다

코트 주머니 속에는 딱딱한 손이 들어 있다

저 눈발은 내가 모르는 거리를 저벅거리며

여태껏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내들과 건물들 사이를 헤맬 것이다

눈길 위로 사각의 서류 봉투가 떨어진다, 허리를 나는 굽히다 말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참 많은 각오를 했었다

내린다 진눈깨비, 놀랄 것 없다, 변덕이 심한 다리여

이런 귀가길은 어떤 소설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구두 밑창으로 여러 번 불러낸 추억들이 밟히고

어두운 골목길엔 불켜진 빈 터럭이 정거해 있다

취한 사내들이 쓰러진다, 생각난다 진눈깨비 뿌리던 날

하루종일 버스를 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진눈깨비 쏟아진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나는 불행하다

이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일생 몫의 경험을 다했다, 진눈깨비

-기형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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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재미있었고, 슬펐다.

*알레고리인지 sf인지 잘 모르겠다. 재미있긴 했는데 막판에 너무 관념적이 된 듯.

*초기에 비해 훨씬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된 느낌.

*마지막 부분에서 좀 힘든 듯.

*에바...?

*에바와 차별이 되려면 2번과 소장간의 관계 등이 더 부각이 되야 하는데 그게 부족. 전체적으로 실루엣만 있고 구체화가 잘 되어 있지 않다.

*외계인과 슈퍼로봇의 실체가 뭥미.

*배명훈의 <변신합체 리바이어던>과 상당히 유사. 거대로봇에 탑승한다는 점이나, 주제에 있어서도.

*파일럿이 자기가 타는 슈퍼로봇에 대해 너무 모른다. 구체성이 부족. 사건이 풍부하지 못하다.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사건이 없다는 느낌. 파일럿들이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2번과 3번에 이입하기가 힘들어서, 그냥 1번을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게 좋을 듯.

*문단나눔이 부족해 너무 빡빡하다. 술술 읽히지 않음.

*1번이 가장 공감됨. 3번의 인물상이 궁금.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난해한 꿈 이야기 때문에 거리감이 든다. 파일럿 간에 소통이 부재해 보임.

*후반부에 있어 너무 급격히 마무리가 되는 느낌.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더 상세히 풀어내야 할 것이다. 중반까지는 괜찮은데 후반에 들어 폭주한 기미가 있다.

*3번이 좀 불쌍. 그런데 꿈 이야기와 같이 있으니까 분열되어 있다는 느낌.

*3번에서 정신교육 후기 모음집에서 발췌했다고 하는데 사적인 일기 같다.

*환빠의 향기가 물씬물씬. 작가의 목소리인지 인물의 목소리인지가 불가능하다.

*각 챕터마다 문체가 다르다. 마지막 챕터가 서사 전개 상 가장 힘을 줘야 할 부분인데 너무 진부하고 닳은 표현이 많다.

*챕터 1, 2는 독백 형태인데 3은 3인칭이라서 통일성이 부족하다.

*파일럿 셋이 그 임무의 과중함에 비해 다들 망가져 있다 싶어서 내내 불쌍했다.

*마지막 문장이 볼드 처리까지 해서 강조되어 있는데 그게 잘 와닿지 않는다.

*각 챕터 간의 무게 중심이 불균형함. 전체적으로 구성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전통적인 소설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게 챕터 3인데, 그래서인지 1, 2챕터의 화자들인 1번과 3번이 더욱 쩌리 취급 받는 느낌.

*1번의 말투도 그렇고 은근히 독자를 불쾌하게 하는 데 뭐 있음.

*소장이 2번한테 시킨 일이 대체 뭐냐!!!!!!!!!!!!!!!!!!!!!!!!!!!!!!!!!!!!!!!!

*다양한 메타포들이 많아서 잘 녹여 내면 되게 재미있어질 것 같아 아쉽다.

*1번의 인물상이 제일 흥미롭다. 마초에 재수 없고 찌질한데 불쌍해...

*3번 캐릭터를 좀 더 살려주세요.

*국제 관계의 묘사가 리얼하긴 한데 너무 평이하고 지루하다.

*3챕터의 비중이 너무 크고 그에 비해 1번과 3번 파일럿이 너무 희미하다. 그래서 더 지루한 느낌.

*구성에 제일 큰 문제가 있고, 또 내용이 후반들어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환빠 까기는 빼고(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아니면 아예 비판의 대상 자체에 대해 알지 못한다) 국가주의와 파시즘에 대한 비판으로 대상을 구체화하는 게 나을 듯 하다.

*운동권 관련 설정은 좀 불필요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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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아, 이 정도로 까인 건 정말 오랜만이야(...) 대부분의 평은 충분 납득할 만한 것 이긴 했는데. 아니 그런데 소설 들고 합평에 나간 것 자체가 워낙 오래 전이구나;;;;

최초 구상은 로봇물의 탈을 쓴 본격 환빠 까기 소설. 하지만 쓰다 보니 너무 의미망이 좁혀 지는 듯해, 그것과 그에서 부가적으로 파생되는 파시즘과 국가주의, 전체주의를 까고자 했다. 하지만 환빠와 환까들 간의 논쟁 자체가 인터넷에서나 주로 벌어지는 편이고, 일반인들은 소설이나 반만년을 이어온 단일민족 어쩌구 하는 학교 교육 등을 통해 부분적, 간접적으로 환빠들의 설정(...)을 접할 뿐 상세한 내용이나 그들의 논리 자체는 잘 알지 못한다. 그 부분을 놓친 게 큰 실수다. 꼭 써야 하는데 실수로 누락시킨 부분도 있고. 그 외에 분량 배분이나(이게 제일 큰 문제다, 구성을 짜는 건 늘 어렵다) 호흡 조절 등에 있어서도 문제가 많았던 걸로 보인다. 에바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에반겔리온 같다는 지적이 있어 당황. 하지만 1번 파일럿(인물들 이름은 일부러 안 지었다)의 말투 같은 건 성공한 듯. 의도한 반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And
 

부조리에 대한 정열

 




삶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한계에 도달해보고 나서도 논리, 원인, 결과, 또는 도덕적인 성찰을 운운할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없다. 그때 삶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남는 것은 근거 없는 이유들뿐이다. 절망의 긑에서는 부조리에 대한 정열만이 혼돈을 악마적 광채로 치장한다. 도덕적, 미적, 종교적, 사회적, 그 외 어떤 차원의 이상으로도 삶에 방향이나 목적을 부여할 수 없을 때, 삶을 허무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수 있겠는가? 거기에 도달하려면 부조리와 절대적인 무가치함, 그리고 거짓말로 삶에 대한 환상을 조작하는 본질적으로 내용 없는 그 무엇인가에 매달리는 길밖에 없다.


 산이 웃을 줄 모르고, 벌레가 노래할 줄 모르니깐 나는 살고 있다. 이러한 부조리에 대한 정열은, 모든 것을 깨끗이 청산하고 나서 미래의 몸서리나는 변신을 감수할 능력이 남아 있는 인간한테만 생겨난다. 모든 것을 잃은 인간의 삶에는 그러한 정열만이 남는다. 그 어떤 것이 그를 유혹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정열만이 남는다. 그 어떤 것이 그를 유혹할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인류의 이름으로 혹은 공익의 이름으로 희생하는 것, 미를 숭배하는 것 등등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나는 일시적일지라도 그 모든 것을 체험한 사람들만 사랑한다. 그들만이 절대적으로 살았던 유일한 인간들이고, 삶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 유일한 인간들이다. 우리가 사랑과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무의식이 아니라 영웅적 용기를 통해서다. 강한 광기가 숨어 있지 않은 존재함은 가치가 없다. 그러한 존재함은 돌이나 나무조각, 잡풀의 존재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나 아주 정직하게 단언한다. 인간이 돌이나 나무조각 혹은 잡풀이 되기를 원하려면 강한 광기를 지녀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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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생각을 했다. 어린 시절, 학창 시절, 그리고 군대 생활, 그리고 그 이후로 5년.

제대하고 홀로 집으로 돌아오며, 그런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노력하겠다고. 진정으로 강하고 명예로운 인간이 되겠다고.

...그 맹세에서 비롯된 시도들, 내가 했던 노력들은 대부분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아직도 내게 남은 건 내가 노력했던 시간들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강해져야 한다는 그 맹세 뿐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어리고 한심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여기는 사람들까지 신경쓰고 싶지는 않다. 내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절박한 이유가 있고, 내게 있어 그것들은 아플 정도로 진실하다.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게 남아 있다. 그걸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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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rror.pe.kr/webzine3/29819

...그러고 보니 스티'브' 잭슨 게임즈인데 '븐'이라고 쓴 부분이 있구나;;; 아마존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 캡처를 쓴 게 몇 장 있는데 저작권 크리 맞진 않으려나 몰라(...)

And

여러모로 미진하긴 한데, 계속 고치고 있자니 마감 못 지키겠다 싶어서 일단 질러놓고 봤다. 1차 마감일 뿐이니, 미흡하다 싶으면 첨삭해주겠지(...)

편집장님께 원고 보내놓고, 컨셉을 따 온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다시 읽어보고 있는 중이다. ㅅㅂ 김승옥이 존잘은 존잘이구나 확실히, 학교 다닐 무렵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었는데 여전히 새로운 데가 있으니. 내가 저거 초안 쓴 1년 전에는 대체 무슨 배짱으로 오마쥬를 쓰겠다고 했나 몰라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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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를 마오.

그곳에 난 없다오. 그곳에서 난 잠든게 아니라오.

나는 끝없이 부는 한 조각 바람이라오.

눈 위에 번쩍이는 다이아몬드 섬광이라오.

영글은 곡식 위에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이라오.

보슬보슬 내리는 촉촉한 가을 비라오.

고요한 아침에 그대가 눈을 뜨면 소리 없이

하늘에 원을 그리며

자유로이 노니는 한가로운 새들의 물결이라오.

밤이면 쏟아지는 보드라운 별빛이라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를 마오.

그곳에 난 없다오. 그곳에서 난 잠든게 아니라오.
And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자신의 고독 속으로 파고 들어 스스로가 글을 쓰게끔 하는 제일 원리를 찾으라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시간과 피로 속에서 한번 찾은 답은 마모되고, 두려워질 때도 있다. 그래도, 힘겹게 돌이켜 보면 그 하나의 답은 여전히 내 안에서 빛나고 있다. 나 자신보다도 훨씬 밝게.

그것은, 영원무상할 '진리'는 아닐 것이다. 흔들리는 진리는 진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내게는 그 답으로도 충분할 성 싶다.


........

알고 있다. 그래도 결국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잃어버린 것들은 여전히 너무나도 많다는 것.먼지는, 너무 많다... 너무나도.

하지만, 그래도 하지 않으면 '나'가 아니게 된다.


다시, 열이 난다. 감기가 덜 나았던 모양이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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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묏등마다
그 날 쓰러져 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련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이영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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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승만 정권 당시 고(故) 김주열 열사의 죽음을 해명하라고 외치며 수많은 이들이 이기붕 부통령의 자택으로 향하다가 강경 진압으로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부상입은-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 있던 날이다.

난 그 시대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알고 있는', 현대 한국의 부정성이 그 기틀을 잡아 가고있던 무렵, 많은 이들이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피를 흘린 날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 날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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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할 일이다. 배명훈 님과는 개인적으로 알기도 하지만, 사적인 관계를 떠나서 '순수문학과 장르문학 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지' 를 생각하던 내게도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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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거울의 '날개'님이 정리해 주신 심사평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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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가들의 가장 혁명적인 임무는 글을 잘 쓰는데 있고, 이상적인 소설이란 그 소설 속에 담긴 정치, 사회적인 내용이 아니라 현실 속으로 독자들을 침투,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을 통해서 독자들을 감동시키는 데에 있다." -가브리엘 마르케스

다음 주 중으로 완성해야 할 단편 구성 짜던 중 떠올라 몇 자 적는다.

이번 소설은 애초부터 현실의 구체적인 대상을 비판한다는 명확한 목적 의식 하에 쓰여지는 알레고리다.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예술가도 여전히 인간이며, 인간이 인간인 이상 자신을 둘러 싼 사회나 문화와 같은 큰 틀에 속해 있을 수 밖에 없다. 예술가, 그 중에서도 특히 소설가의 본령은 허위를 통하여 역설적으로 단편적 현실을 벗어나 총체적인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현실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이번 소설의 주제는 대단히 단순한 것이며,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A4지 10매를 약간 넘는 분량으로 그칠 단편이다. 이런 짧은 분량 속에서 단순한 서사 구조가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확고한-다소 단순화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기반 위에서 뜨겁고 강렬한 문장으로 쓰여지거나, 아니면 아예 정 반대 방향에서 접근해 작품 내의 대상물과 그것이 풍자하고자 하는 현실의 대상물을 1대 1로 단순 대입하는 낮은 차원에서의 은유를 벗어나 독자가 텍스트 내에서 스스로 다양한 의미망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처음 이번 소설을 구상할 때에는 '적어도 이 책을 사 읽을 만한 독자라면 누구나 다 알 만한 뻔한 이야기를 당연하게 한다'라는, 이 소설의 벗어나기 힘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작품 내에서 보다 구체적인 서사적 장치를 여럿 심어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단편으로는 그런 떡밥들을 모두 안고 갈 수 없다. 그것들을 전부 소화하려면 최소한 중편 분량은 되야만 한다. 분량에 걸맞는 서사 형태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자잘한 잔가지들 없이, 그저 자신히 하고자 하는 단순한 이야기를 쉽고 명료하게 잘 전달할 수 있는 것도 물론 작가가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재능이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재능은 없는 듯 하다. 항상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하고, 지나치게 앞서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런 대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살릴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해도, 항상 생각이 너무 많다는 내 약점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강해야 할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시간과 더불어 나의 지혜가 보다 더 성숙해지고, 그를 작품 내에서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기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종류의 소설이라는 예감이 든다.

PS=집 근처 도서관에 흡연실이 없어져 버렸다. 아오 샹......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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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모난 세상에 갇혀 사는 사람이 둥근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게 꼭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뜨끔할 만큼 날카롭고 생생한 언어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포착해 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낚시꾼 같은 말투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변절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세상 어딘가에서 참혹한 전쟁이 벌어지려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기후 변화 추이를 지켜봐야 했고, 또 누군가는 밤새 지진계를 들여다 봐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누군가가 하필 K일 필요는 없었다...


  -배명훈, 『타워』 中


  .....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단지 그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기에’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는, 오로지 ‘과거’만을 본다. 늘 그랬다. 나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내일은 무엇을 할지, 내일은 누구를 만날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밤이나 술을 마시고 돌아온 날은 난 거의 항상 지나간 일들, 옛 추억들, 내가 견뎌 온 모든 일들만을 끝없이 반복해서 떠올리곤 했다.


  아직 객관적으로는 젊은 나이인데도 늘 지난 일만을 생각한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글을 쓴다면, 미래는 볼 수 없더라도 최소한... ‘현재’와는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나는 과거만을 보는 인간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지금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를 알아가고, 공부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그를 써내려가다 보면 적어도 현재와는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과거와 현재를 같이 볼 수 있다면, ‘미래’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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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84(조지 오웰)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의 고전 오브 클래식. 이미 몇 번 읽은 적 있는 소설이지만... 최근 쓰기 시작한 단편에 참고하려고 최근 다시 잡고 있다.

2)우리들(예프게니 자마찐)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의 고전 오브 클래식2222222

3)전갈의 아이(낸시 파머)
SF와 마이너리티 강의 때문에 산, 장기 이식용 클론을 소재로 한 소설. 지갑 상태가 안 좋아서 책을 사기 힘든 참이었는데 집 근처 도서관에도 없고 사당 SF/판타지 도서관에도 없는 것 같길래 사 버렸다. 난감. 그런데 당장 내일 강의 전까지 저 두꺼운 걸 읽어가야 하는데 읽을 틈이 안 난다. 더욱 난감.

4)타워(배명훈)
SF와 마이너리티 다음 주 강의용. 이미 읽었지만 충분히 살 가치가 있는 좋은 책이기도 하고 해서 전갈의 아이와 같이 사 버렸다. 그러고 보니 다음 주 강의에는 배명훈님이 온다고 하셨지... 오랜만에 뵙겠구나.

5)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그가 배신자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 해도 별로 상관 없다). 삼성이라는 이름은 급격한 민주화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기형적으로 성장한 재벌 중심적 자본주의 체제가 지배하는 현대 한국의 그림자 중 가장 짙은 그림자 한 줄기이도 하며, 그의 폭로는 그러한 문제의식에 불을 붙였다.

6)종교가 사악해질 때(찰스 킴볼)
최근 쓰기 시작한 단편 참고용으로 재독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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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하게 올려 보는 <타로 카드 22제> 사진.

설을 강원도에서 보냈다. 제사를 지내고 난 뒤 지인들에게 설 잘 쇠라는 문자를 보내고서 넷북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폰이 울렸다.

....교수님이다!?

교수님:여, 자네 요즘 어떻게 지내나?
나:예, 별래무강하셨습니까! 지금 강원도에 와 있습니다!(당황했다)
교수님:강원도? 너 집이 경기도라고 하지 않았냐?
나:설을 쇠러 와 있는 참입니다.
교수님:그래? 설 잘 보내고, 학교로 책 보내온 것 잘 받았다. 이번 소설은 잘 썼더라?
나:가, 감사합니다!
교수님:혼자서 낸 책은 아니지만 축하하고... 다른 소설들도 읽어 봤는데 네 것이 가장 낫더라. 수고했어, 앞으로도 글 잘 쓰고!
나:옛!

글을 괜찮게 쓴다는 이야기는 학교에서도 교수님이나 애들한테 여러 번 들었다. 그러나 교수님이 직접 연락하실 줄은 예상 못했다.

한 페이즈 클리어했다는 실감이 나서 약간 안도했다. 그러나 아직 긴장을 늦출 때는 아니다. 다음 페이즈로 이행할 차례다. 당장 이 달 말까지 써야 하는 단편이 1개 있고, 4월 말까지 써 보내야 할 단편이 또 1개 있다. 이번에 <타로카드 22제>에 들어간 소설은 오랫동안 공들여 쓴 데다가 나 지신을 위해 반드시 써야할 필요가 있었던 종류의 글이기도 했기에... 일종의 안도감은 들지만, 여전히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글을 쓰는 것도 내게 '기쁨'을 주지는 못하는구나.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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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사진은 이런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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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발더스 게이트2의 TOB 파트 일부를 소설로 쓰려고 구상해 둔 게 있었다. 한참 잊어 버리고 있다가 모 이웃분이 그 이야기를 꺼내셔서 옛날에 써 놓은 설정을 다시 꺼내 봤다. 뭐 당초 구상에서 크게 고쳐야 할 부분은 없을 것 같지만... 아직 자료가 좀 부족하다.

1)
발타자라는 인물의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몽크들의 철학 체계는 뭐 설렁 설렁 넘어간다고 쳐도... 바알 스폰 사가의 행간을 이루는 각 나라와 조직들, 교단들의 정치적인 대립 관계에 대해서는 보다 더 상세한 고증이 필요할 듯 하다. X활님과 알X미스님 블로그를 비롯해서 한글로 되어 있는 웹 상의 자료들은 거의 다 흝었는데 약간 부족하다. 영어 자료에도 손을 대봐야 할 듯. AD&D 포가튼 렐름 세팅이라도 구해봐야 하려나=_

2)
주인공 파티 6명에 대해서는 대충 구상 끗.
사레복:사레복의 역할은 '위험한 동료'다. 주인공은 사레복과 이미 두 차례 싸워서 한 번은 그를 죽였고, 한 번은 그에 대한 우위를 확고히 했다. 객관적으로 주인공은 사레복보다 확실히 강하다. 그러나 주인공은 여전히 사레복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으며, 사레복은 주인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투 시에도 자코 상대에 한해서는 사레복이 주인공을 능가하는 포스를 보여줄 예정(그래도 이야기 중심에 있는 건 어디까지나 주인공 압델 아드리안이겠지만). 사레복의 가치관 변경 이벤트는 반영하지 않을 예정. 변치 않는 악당 간지를 보여줘 레복횽!(...)

이모엔:이모엔의 역할은 '이제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어색해진 친구'다. 그녀는 발더스2에서 이레니쿠스의 고문을 거치며 상당히 어두워지고 신경질적인 성격이 되었다고 가정한다. 평소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그리고 옛날처럼- 명랑하게 행동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과거와 미래 모두에 대한 불안감과 의구심이 깔려 있다. 아직은 내 작가로서의 역량이 미숙해서 그녀의 복잡한 면모를 잘 표현하기 어려울 듯 하다. 이모엔 모드를 깔아서 참고해볼까-_-

자헤이라:자헤이라의 역할은 '누님'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발더스 1에서는 나이도 많고 주인공보다 경험도 풍부하며 결단력과 지혜를 갖춘 그녀가 파티의 리더 역할을 했으며, 사레복을 쓰러 뜨리고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성장하며 그에게 리더 자리를 물려 줬지만 여전히 주인공을 약간 불안하게 지켜본다는 것이 발더스 2 시점 자헤이라에 대한 가장 논리적인 해석일 것이다. 주인공의 연인이라기보다는 '누님'에 가까운 위치(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하지만 바알 스폰으로서의 운명이 종착점에 이르는 TOB에서는 어떨까?

헤어달리스:헤어달리스의 역할은 '조언자'이다. 그는 티플링이며, 차원 도시 시길이 고향이다. 물질계 촌구석 출신의 인남캐인 주인공보다 훨씬 더 차원들과 신들의 본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입장으로서, 주인공의 운명을 통찰하고 조언을 건네는 역할이 그의 일이다. 플레인스케이프:토먼트도 단편적으로 언급이 될 듯(그런데 바알 스폰 사가와 네임리스 원 활동기가 겹치나?;;) 게임 원작보다 전투력도 향상되고 여러모로 훨씬 간지캐가 될 듯. 그리고 숨겨진 역할은 주인공과의 BL떡밥 살포용이다(...야임마)

솔라우페인:솔라우페인의 역할은 '친구'다. 그는 다크엘프다. 공포와 혐오의 대상인 종족 출신이면서 또한 선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은 바알스폰이면서 선을 지향하는 영웅인 주인공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물론 크나큰 차이점도 있다-. 헤어달리스가 '우매한 물질계 출신 미물들'보다 한 차원 위에서 지켜보는 입장이라면 솔라우페인은 보다 주인공 압델과 동등한 위치에서 고뇌하고 적극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 포지션이다. 역시 선한 다크엘프 영웅인 드리즈트와의 차별화가 필요한데... 드리즈트의 중요한 정체성이 '레인저'인데 비해 솔라우페인은 '파이터/위저드 멀티'라는 게 중요한 정체성이 될 듯 하다. 솔라우페인 모드에서 등장하는 이클립스 파티는 좀 변형되서 등장할 듯. 그리고 숨겨진 역할은 주인공과의 BL떡밥 살포용 2다(...작작해)

3)
전체적인 흐름은 그롬니어 격파 이후를 시작점으로 해 멜리산과의 만남->앰케스란으로 이동해 발타자와의 만남->센다이 격파->아바지갈 격파->발타자와의 대결로 이어지며(야가슈라는 뺄까 넣을까 생각 중. 역시 넣는 게 나을까?) 중간 중간 솔라의 테스트와 발타자 시점에서의 과거 회상이 들어가는 식이 될 듯.

4)
게임 상에서는 상당한 시간을 차지하는 던젼 뒤지고 템 챙기는 등의 과정은 대부분 생략. 소설에서는 일일이 그런 게이밍적인 과정을 설명할 필요가 없ㅋ엉ㅋ

5)
와처스킵? 그딴 건 없다. 그 따위 억지 설정은 소설적 리얼리티를 위해서도 인정 못한다.

6)
그런데 정말로 이거 어느 천년에 쓰게 될까, 지금 당장 써야 될 것도 여럿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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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다녀왔더니 피곤하다... 일찍 잘까.
   
PS=요즘 은혼을 열심히 봤더니 꿈에서도 나왔다. 그러쿠나 이것은 나보고 SS를 쓰라는 친절인 것이쿠나 어떤 내용으로 써볼까 ㅎㅇㅎㅇ...?
...내가 미쳤지. 다른 써야 할 것들도 잔뜩 쌓여 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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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하노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 내어놓고 보니
도무지 어디서인가 본 듯한 생각이 들게 모양이 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것을 메고 나가더니 어디다 갖다 버리고 온 모양이길래
쫓아나가 보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큰 길가더라.

그날 밤에 한 소나기 하였으니 필시 그 돌이 깨끗이 씻겼을 터인데
그 이튿 날 가 보니까 변괴로다 간데온데 없더라.
어떤 돌이 와서 그 돌을 없어갔을까
나는 참 이런 처량한 생각에서 아래와 같은 작문을 지었도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어떤 돌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 보는 것만 같아서
이런 시는 그만 찢어 버리고 싶더라.

-이상 作


그래도,
사랑했던 그 분은 잘 지내시나 보다.

시간도 제법 지났고... 감정의 농도는 희석됐을 망정 여전히 좋아하는 정도의 마음은 남아 있고.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그거면 된 거다.


........

방학이 반 이상 지나도록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미뤄둔 일들도 쌓여 있고, 마음도 여전히 복잡하다.

그 독은 쉬이 빠지지 않는다. 그것은 앞으로도 한참 나를 괴롭힐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홀로 견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분은 잘 지내시는 모양이니... 그것만은, 다행이다.

그러니... 나도 조금은 다시 힘내볼까.

다시 한번 더, '강함'을 이루기 위해.



나 혼자서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예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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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오규원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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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뒤척인다.


어떤 기억이 있다. 마치 이 겨울처럼, 더 없이 독한 기억이다.

이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여겼다. 사랑하던 이에게 바친 절조도 잃었고, 친구라고 여긴 이에게 보낸 신의도 잃었다. 내게는 오직 나를 위한 명예만이 남았다. 그 명예를 걸고 맹세한 바가 있건만, 흔들린다.


잘못된 채로도 살 수 있다고 여기던 참인데.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다. 내 다른 문제들도 감당하기 힘든 참이기도 하고. 아직은 아닐지라도,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나면.... 잊지는 않더라도 감정은 흐려지고, 그 독도 약해질 것이다. 그 독은 나를 죽이지 못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왜, 이토록 가슴이 무거울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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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

흐린 날
누군가의 영혼이
내 관절 속에 들어와 울고 있다
내게서 버림받은 모든 것들은
내게서 아픔으로 못박히나니
이 세상 그늘 진 어디쯤에서
누가 나를 이토록 사랑하는가
저린 뼈로 저린 뼈로 울고 있는가
대숲 가득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


-이외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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