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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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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트윗을 발견했다.


출판도 집필도 실은 자기랑 비슷한 사람들을 찾기 위한 일이다. 도서 시장이라는 우주에 책이라는 금속판을 보내는 거다. 그리고 그 어두운 공간에 레이더를 맞추고 기다린다.


“휴스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사실 기력도 용기도 떨어져 있었는데, 재개할까.

And

로란, 아리엔, 케인, 세 주인공들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김사장님이 의도적으로 '독자에게 이 캐릭터의 이러이러한 면모를 어필해야겠다'는 계산을 해가면서 썼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든다. 물론 그런 계산을 안 하지는 않으셨겠지만, 그런 티가 거의 안 남. 심리묘사가 세세한 것도 아니고, 상징적인 묘사를 통해 그걸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이런 걸 보며 김사장님이 RPG 오래 한 사람이라는 티가 났다, 마스터링하면서 묘사할 때 상세한 심리 묘사나 의도적으로 배치한 배경 묘사를 길게 하는 사람은 잘 없지).


보통 소설(특히 대중 대상 장르 소설)에서는 초반에 주로 각 인물들의 성향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걸 주된 역할로 하는 자잘한 사건들을 주로 배치해서 독자로 하여금 어느 정도 각 인물들의 이미지를 소화하게 만든 뒤 굵직한 사건을 일으켜서 독자가 '이런 상황이라면 이 인물은 어떻게 반응할 것이다'라고 예상하게 유도하고, 그 예상을 뒤집거나, 비틀거나, 혹은 예상되는 수준 이상으로 강하게 반응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몰입을 시킨다. 그 대신 이 소설에서는 대체로 캐릭터들이 무슨 말과 행동을 하는지 덤덤하게 보여준다. 작위적인 감정적 갈등을 일으키거나 억지로 그걸 봉합하지도 않고. 


취향이 갈릴 만한 서술법인데, 작가의 의도가 날 것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 꽤 세련된 방식이긴 하다. 나도 나름 글 쓰는 사람이지만... 난 명확한 작의를 갖고서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그걸 전달하려고 하는 쪽이다. 너무 노골적이 된 나머지 설명이 지나치게 많아지거나(..사실 지금 쓰는 소설 다시 읽어보니 찔린다) '작가가 주제를 들이댄다'는 느낌을 독자가 받지 않게끔 나름 신경을 쓰긴 하는데... 이렇게 쿨하게 쓰지는 못한다. 


그래도 재미있다.


PS=카시아나 히베리아, 파이디 같은 이전의 메르시아의 별 리플레이에서 나온 지명들이 다시 언급될 때마다 소소하게 즐거웠다.

PS2=악마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안 나온다. 그 설정 마음에 들었었는데 혹시 폐기된 거? 

And

우연히 김보영 작가님을 만났다. 간단히 인사하고, 마침 갖고 있던 책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에 사인을 받았다. 속표지에는, "늘 행복하세요, XX님." 이라는 문장이 적혔다.


이 작품은, 광속 여행이 일반화된 시대를 배경으로 이제 곧 결혼을 앞둔 남자가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연상의 연인은 알파 센타우리에 가 있고, 결혼식 날짜를 잡아 둔 남자는 날짜를 맞추기 위해 그녀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타고 있던 우주선에서 사고가 생기고, 상대성 이론에 의해 두 남녀는 시간의 장벽에 가로 막힌다. 남자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서 끝없이 기다리고, 남자의 시점으로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연인은 수 백년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무척 아름다운 중편이지만,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나는, 결코 그 아름다움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김보영 작가님은, 내게 행복하시라고 적었다. 


나는, 행복한 삶이 아닌 그저 홀로 견딜 수 있는 삶을 바란다.

 


김보영 작가님은, 책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우주를 사랑하는 것이며 한 사람을 위한 일은 우주를 위한 일이고 한 사람을 위한 선물은 우주를 위한 선물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이 책이 당신께도 좋은 선물이 되리라 믿으며."



이 선물은, 내가 아닌 그 누군가에게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And

http://mirrorzine.kr/index.php?mid=w3_nonfiction&document_srl=8410

And

판타지란 무엇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다채로울 수 있다. 요정이 나와야만 할 필요는 없다. 인간이 나오지 않아도 된다. 용이 없어도 된다. 요는 판타지에는 신비가 있다는 것이다. 이 신비성은 딱히 스케일이 커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SF에서도 신기하고 이상한 일은 벌어진다. 그럼 SF와 판타지의 차이는 무엇인가?

 

아서 클라크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는 유명한 언명을 남겼다. 랜달 개릿의 다아시 경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법은 보편적인 논리와 분석, 계측이 가능하다. 슬레이어즈에서는 마법으로 만든 냉장고와 거대 로봇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둘을 구분하는데 의미가 없는가? 그렇지는 않다. 판타지는 환상의 모험담이다. 반면 SF가능성의 세계. 판타지는 뭔가 신기한 일이 일어났을 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신이나 요정이 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F는 그 에 신경을 쓴다. 판타지는 주로 자연의 경이와 신비를 다룬다. 한 발 더 나아가, 판타지는 과학에 있어 모종의 공포심을 갖고 있다. 판타지의 거두인 톨킨과 루이스는 2차 대전 참전 경력자였다. 톨킨과 루이스는 과학의 소산인 폭격기와 잠수함이 무수한 이들을 죽이는 걸 보았고, 톨킨은 그러한 경험을 살려 반지의 제왕에서 과학기술을 부정했다. SF와 판타지를 반드시 구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둘은 각자의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 있어 그를 이해한다면 보다 더 훌륭한 SF와 판타지를 쓸 수 있게 된다.

 

세상사가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느낄 때 사람은 신과 정령의 존재를 상정하고 그에 기원을 올린다. 늑대의 경우, 사람들은 가축을 잡아먹고 가끔 사람도 습격하는 늑대를 두려워했다. 누군가가 자신은 늑대의 힘을 빌릴 수 있다고 여기기 시작했고, 그들은 이후 샤먼이 된다. 그 이후 샤먼은 신정일치 사회의 신왕으로 발전한다(애니미즘에서 토테미즘으로의 전화). 그 이후 다신교 판테온이 성립된다. 다신교 판테온의 신들은 인간보다 강하고 현명하지만 그 욕망이나 성향, 사고방식 등에 있어 근본적으로는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신들의 이야기가 신화가 되었다.

 

하지만 신화는 동시에 인간에게 주는 교훈을 내포하기도 했다. 수메르의 여신이었던 이난나는 저승의 문을 통과하며 갖고 있는 것(광채, 옷가지, 장신구 등)을 하나 씩 빼앗기다가 결국 마지막 문을 통과하고 나자 죽어 버린다. 이는 저승에는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교훈이 반영된 것이다(그래서 고대 수메르와 바빌론 문명의 고분에는 부장품이 없다). 신조차도 어찌할 수 없는 이러한 절대적인 정의의 개념은 교훈으로서의 신화에서 규율로서의 신화로 발전하여 인간의 도덕관념을 규정하고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대원칙- 즉 유일신 신앙이 성립되게 된다.

 

그렇다면 신화에서 판타지로 어떻게 발달했는가? 판타지는 신화에서 비롯했다. 그렇다면 역으로 판타지를 통해 신화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판타지에는 실로 다양한 갈래가 존재한다.

우선 동화(Fairy tale)가 있다. 동화는 신과 정령이 직접 등장하지 않는 신화다. 동화에서 중요한 건 어떻게 나무 인형이 말을 하느냐, 어떻게 평범한 아줌마가 작아지느냐가 아니다. 그로 인해 무슨 사건이 벌어지느냐에 주안점을 둔다.

그 다음은 검과 마법 이야기다. 이것은 신이 존재할 수는 있되 결코 직접 나서지 않는 세계에서 인간이나 그에 준하는 이종족이 펼치는 모험담이다. 검과 마법 이야기가 발달하면 할수록 신의 비중은 줄어든다. 신은 인간사에 직접 간섭하기에는 지나치게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초자연적 픽션(Supernatural Fiction)이다. 이것은 인간의 일상에 초자연적 힘이 개입하고, 인간이 그를 막는 이야기다.

그 다음은 슈퍼 히어로 판타지다. 이것은 평범한 일상을 무대로 신적 존재로부터 힘을 얻은 영웅들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초자연적 픽션의 경우, 그러한 초자연적 존재가 주인공이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드라큘라는 주인공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안타고니스트다.

그 다음은 다크 판타지다. 이것은 기사도 로망이 사라진 버젼의 검과 마법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검과 마법이라는, 인간들 고유의 힘은 남아 있지만 그러한 인간을 둘러싼 세상 자체가 꿈도 희망도 없다.

그 다음은 도시 판타지다. 삶의 공간인 도시에서 펼쳐지는 신비한 이야기다. 일상의 공간인 도시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대단히 친숙하다. 하지만 여전히 비일상적, 초자연적 요소가 있다.

그 다음은 마술적 사실주의다. 이것은 어른만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카프카의 벌레같은 경우,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잠에서 깨고 나자 벌레로 변해 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가 왜 벌레가 되었느냐에 대해선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 대신 그 변화는 주변 사람들의 내면의 추한 욕망과 질시를 자극한다.

그 다음은 역사 판타지다.

그 다음은 신마 이야기/기담이다. 이것은 신화와 전설이 현실과 공존하는 세계의 ’(모험이 아니라)의 이야기다.

그 다음은 차원 이동물이다. 이것은 현실을 떠나 판타지 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로서 주인공에게 신화적 영웅의 성격이 강하게 부여된다. 오즈의 마법사, 나니아 연대기가 이에 해당한다.

 

역사는 전설이 되고, 전설은 신화가 된다. 신화 속의 영웅 전설은, 신명 사상(신의 뜻에 따라 옳고 그름을 결정)에 기반하고 있다. 다른 한 기반은 신은 옳은 자를 수호하기에, 피고와 원고가 결투를 벌여 승리하는 쪽이 옳다는 논리에 입각한 사법 결투다. 왕의 경우, 처음에는 신의 권위에 복종한다. 하지만 지배하다 보면 자신의 욕망을 더 추구하게 되고, 권력의 망자로 타락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권력의 망자(반드시 타락한 왕 자신이 아니라, 그 왕의 타락을 상징하거나 타락의 결과물인 다른 무언가일 때도 있다)를 타도하기 위해 신명을 받드는 영웅이 탄생한다. 그러한 영웅의 여정(일상->경이의 세계->거대한 대결->보상을 얻고 귀환)을 밟는 것이 그리스 신화적 영웅의 삶이다. 조셉 캠벨이 이러한 영웅의 여정의 기본 도식을 정리했고, 그 이후 영웅의 12단계로 세분화된다(평범한 일상->모험에의 소명->소명의 거절->조언자와의 만남->첫 관문 통과->아군과 적과 시험->핵심부로의 접근->시련->보상->귀환->부활->보상과 함께 귀환). ‘호빗이 이에 잘 부합하며, 약간 변형된 형태긴 하지만 마블 히어로 영화 앤트맨도 이러한 영웅 서사의 도식에 대체로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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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추후 업로드 예정. 


강의 내용에 대한 설문도 좀 했는데 '북팔은 너무 멀어요'라고 쓸 걸 그랬다(....)

And

Q:이야기가 지나치게 어둡지 않은가?


A:딱히 일부러 어둡게쓰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다만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애초에 이 작품의 방향 자체가 특별한 힘을 가진 사람이나 초자연적 존재가 실존하며 역사나 사회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하되, 그 영향력이나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한정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이런 놈들이or 이런 현상이 진짜로 있지 않을까 하는 역설적인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아무튼 그건 차지하고예를 들어 새뮤얼 같은 경우. 그는 나이가 50이 넘도록 반평생 동안 인권운동을 해 왔다. 그에 대해 디테일하게 과거사를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실패나 좌절을 겪은 적이 없을 리가 만무하다. 가끔은 자신이 좋은 의도로 돕고자 하는 사람들끼리도 별 같잖아 보이는 이유로 싸우거나 자신한테 어느 편이냐고 윽박지르는 꼴도 당해봤을 테고, ‘과연 이 고생을 해가며 이 사람들을 도울 가치가 있는지회의도 숱하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이 일을 해왔다. 온갖 한계와 모순에 직면해 가면서도 그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 새뮤얼 재퍼드라는 인간은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해왔을까


숱하게 생각해 본 결과 내린 결론은, ‘새뮤얼은, 이상을 따르던 인간이 변질되거나 타락하는지의 여부와 그 이상 자체가 과연 올바른지의 여부를 엄격히 구분하고 만일 후자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그런 변질이나 타락을 아무리 많이 접하더라도 끝까지 그 이상을 추구하는 인간이라는 것이었다. 현실에서도 사회운동 오래 한 사람들 중에서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의식적으로 어둡게쓸 생각이었다면 후반에 예정되어 있는 총격전과 대규모 사망 이후 그의 신념이 깨지고 좌절한 나머지 타락하는 방향으로 썼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하며 이미 좌절이나 실패 역시 여러 번 겪어 본 사람이고, 그 사건이 그의 신념을 꺾을 정도는 아니라고, 음, 물론 무척이나 슬프고 고통스럽긴 하겠지만 마음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새뮤얼은 최후까지 자신의 그 이상과 신념을 관철하다가 죽을 것이다. 작위적으로 상황을 시궁창으로 이끌어간다고 해서 있을 법한이야기가 되지는 않는다.

 

And

청교도 백인들이 모여 사는 작은 시골 마을. 어느 날 잔인하고 악랄한 인디언들이 쳐들어 와, 말들을 훔쳐가고 주인공 일가의 딸을 납치해 간다. 가장인 아버지는 빼앗긴 말들과 딸을 되찾으려고 하지만 겁쟁이인 마을 사람들은 그냥 포기하기로 결정한다.기병대를 부르자는 말도 나오지만 주둔지까지는 너무 멀기도 하고 알려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거라고 여긴다. 분노한 아버지는 단신으로 인디언들과 교섭하려고 금괴와 함께 만일을 대비해 총을 한 정 챙기고서 해질 무렵 인디언들에게 찾아가고, 집을 지키라는 지시를 거부한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쫓는다. 물론 교섭은 결렬되고 총격전이 벌어진다. 그 와중에서 아버지는 큰 부상을 입고는 남자답게 살아라” “가족들은 이제 네 책임이다운운하는 유언과 함께 아들에게 총을 넘겨준다. 아들은 무쌍을 펼쳐 인디언들을 물리치고 누나와 빼앗긴 말들을 되찾아 동틀 무렵 마을로 돌아오고,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비겁함을 뉘우치며 영웅의 귀환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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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대략적인 이미지에 따라 생각나는 대로 '수정주의 서부극 대두 이전, 전형적인 흑백 무성영화 시절 서부극 스토리'를 구상해 본 결과물. 오글거려서 모니터가 폭발할 것 같다.    

And

남에게 자기 소설의 평을 받고 싶을 때는 가능한 프로한테 돈 주고 맡기는 게 좋다. 제3자라서 객관적으로 봐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제3자이기 때문에 건성으로 보고 대충대충 말해줄 수도 있다. 아니면 '이 사람이라면 제대로 봐주겠다' 싶을 정도로 충분히 신뢰가 쌓인 사람한테 부탁하거나.

And

http://mirrorzine.kr/index.php?mid=w3_nonfiction&document_srl=8403


원래 지난 달에 쓴 거였는데 한 달 늦었다.........

And

...글쓰기는 숲 속에서 홀로 춤을 추는 일이다. 발가락에서 피가 흐르고 관절이 쑤실 지경에 이르도록 춤을 추는 일이다. 신이 내 작품을 지켜본다는 희망밖에 남지 않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춤을 추는 일이다. 신이 존재하며, 우리의 소설이 출간되든 그렇지 못하든 신이 이 작품을 기쁘게 여기리라는 희망에 매달려 춤을 추는 일이다. ...(중략)... 글쓰기란 믿음의 궁극적인 행위이며 우주를 손 안에 움켜쥐기 위한 행위다. 그에 비해 출판은 룰렛 바퀴일 뿐이다. 그래서 난 이런 결론을 얻게 되었다. 완성된 작품 안에서 어떠한 만족을 얻고 싶다면 글쓰기,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내재된 정신적인 면을 해방시켜야 한다. ...(중략)... 글쓰기는 마치 신앙과도 같은 것이다. 여기에는 신과 직접적으로 교류하는 나 자신만이 존재할 뿐이다.그 어떤 블로그 운영도 글쓰기와 나와의 관계에 간섭할 수 없다. 요한이 썼듯이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글쓰기는 단지 신에게 말을 거는 행위가 아니다. 글쓰기 자체가 실로 신인 것이다...


-에릭 스테너 칼슨

And

*소재 자체는 마음에 든다.

*뉴욕 할렘보다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끝까지 쓰면 되게 길어질 듯:Q

*앞 부분은 봤던 거고... ‘아 이게 이런 식으로 풀리는구나’ 하며 봄

*두 가지 문제만 고치면 될 거 같은데 그 두 가지 문제가 작품 전체에 걸쳐 있다독자 입장에서 궁금한 것독자가 빨리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고 있음독자가 궁금하지 않은 것을 자꾸 들이밀고 있다.

*분위기 묘사가 상당히 많은데 구체성이 부족함. ‘형언할 수 없다고 되어 있는데 형언할 수 없다고 넘길 게 아니라 그걸 독자에게 납득을 시켜줘야 한다이런 묘사들이 배경의 분위기만 잡고 있고사건과 갈등이 안 나옴이야기가 핵심으로 직행하지 않고 계속 주변부에서 맴돈다예를 들어가르시아의 첫 등장바이크 설명을 길게 할 게 아니라 10분의 1형으로 옛 부하를 족치는 장면부터 들어가고얘가 어떤 인물인지 슬슬 푸는 게 더 나았을 듯.

*모든 캐가 설명충스러워지고 있다.

*캐릭터들의 어조나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 차별화되어있지 않음전부 동일인물 같다.

*이 긴 분량 동안 죽은 건 쩌리 하나 뿐독자로서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인물들의 숫자도 그렇고 문장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웹소설 포맷과는 거리가 멀다가볍게 읽기가 어려움

*니마 좀 버리고 포기하는 법을 배우셈이거 중요.

*루시엔가르시아록슬리섀넌이 정도가 중요한 인물일 거 같은... ....

*작가가 록슬리를 너무 아낀다’ 싶음출연분량도 아껴서 내보내고캐릭터 자체를 애지중지한다는 느낌도 들고.

*사건 배치나 전개플롯 같은 건 이대로 가도 괜찮을 거다그런데 거기까지 가야 하는 길이 너무 길달까완급 조절에 문제가 크다.

*일반 독자 입장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을 부분은 역시 초반 로보의 10분의 1형 장면인 듯

*뭔가 초자연적인 사건인 거 같긴 한데평범한 살인사건처럼 보인다이 정도 분량까지 왔는데!

*외모 묘사가... ...아무튼 묘사가 좀 많다. ‘선명하지만 투박하지 않은 단정한 이목구비’ 같은 묘사는 모순됨.

*부사를 지나치게 남발한다.

*작가가 작중에 개입하여 이건 이렇고 저건 저런 의도로 썼으니 그대로 읽어라’ 라고 들이댄다는 느낌을 주는 묘사가 많다더 능청스럽고 세련되게.

*한국 작가가 쓴 미국 배경 소설이라는 게 계속 상기됨마피아라는 놈들이 한국 조폭 같고철거민들이 농성하는 것도 그렇고그런 게 너무 적나라하게 한국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왜 굳이 미국을 배경으로 했는가현대 한국의 독자 입장에서는 물리적인 거리감이 너무나 크다그러다 보니 독자 입장에선 누구에게 이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문제가 있음.

*헐리웃 영화나 미드를 봐도 이입을 할 수는 있다주인공들이 미국인인 건 어쩔 수 없는데독자들을 사로잡는 힘이 부족하다.

*독자들은 인내심이 없다더 빨리쭉쭉 달려야 한다.

*자료조사한 걸 일일이 설명하려고 하지 마셈 니마

*서스펜스를 보다 강조해야 흥한다

*요즘 독자들은 예전 독자들처럼 성실하게꼼꼼하게 읽지 않는다다들 먹고 살기가 빡세다 보니 에너지를 써서 정독하지 않으려 함이걸 고려할 필요가 있음

*제목이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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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글씨는 특히 와닿은 지적. 평이 별로 안 좋은 건 괜찮은데, 전부 읽어 온 사람이 1명 밖에 없는 건 좀 기분 상한다, 쯧. 1달도 더 전에 올려놓고 분량 많으니 미리 봐두라고까지 해뒀구만.


확실히 굳이 필요하지 않다 싶은 설명이 너무 많긴 하다. 내가 좀... 공들여서 자료조사한 걸 최대한 써먹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나머지 독자를 지치게 하는 것도 사실이고. 


다만... 애초에 이 작품은 독자를 몰입시켜서 메인 스토리 라인을 쭉쭉 달리는 스타일이 아니고, 디테일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서 견고하게 필연성을 구축하는 스타일이다. 가볍고 빠른 읽을거리를 선호하는 독자가 많고, 그러한 독자들의 필요를 수용해야 흥하는...  요즘 트렌드에 뒤처진 방식이라는 건 인정한다. 그리고 나는 그 방식을 철회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이 작품에 있어서는. 


기본적인 방향성을 관철하되 자잘한 설명을 쳐내고 이야기 전개를 가속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긴 한데 어느 선에서 타협해야 할까?   



아무도 읽지 않는 작품을 끌어안고, 알아주지 않는 세상만을 원망하다가 홀로 죽어 간 작가나 작가 지망생들이 대체 얼마나 많았을까. 나도 그들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억눌러 뒀던 절망이 다시 밀려온다. 단 한 번도 사라진 적 없는, 다만 필사적으로 눌러두기만 해 온 그 절망이.



And

이 글의 가장 근본적인 주제는 "우월한 힘을 가진 입장에서 임의로 선과 악을 규정하고 자신이 선이라고 판단한 이들만 '구원'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것은 오만한 태도이며억압 당하는 약자 편에 서서 함께 싸우는 행위 자체가 고결한 것이다"로 압축할 수 있다. 일단... 작가 입장에선 그렇다. 그러한 현실지향적 주제를 갖고 있는 만큼, 난 이 글을 읽은 사람 100명 중 10명 정도는 '사회적 정의'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고 그 10명 중 1명 정도는 인권이나 연대 같은 가치를 위해 작은 행동이나마 하길 바란다. 


그를 위해서는, 독자가 '이런 일이 세상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현실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토 나오게 자료 조사한 것도 이것 때문이고, 새벽 4시가 되도록 컴퓨터 앞에 멍하니 앉아 어떻게 해야 다음 페이지를 쓸 수 있을지 고민한 것도 이것 때문이고, 그러다가 게임과 웹서핑으로 샌 것도 이것 때문이고, 조금만 눈 붙이려고 누웠다가 꿈 속에서도 글을 쓰는 것도 이것 때문이고, 그런 꿈 속에서조차 '아 시발 현실에선 나 다음 연재분 못 썼는데' 같은 생각을 떠올리고 가위에 눌리는 것도 이것 때문이고, 가능한 파워 레벨을 낮추고 현실감 있는 서술을 하려고 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이 글은 결국 비극에 가깝게 끝날 것이다. 주인공들은 작은 승리를 거둘 테지만 그를 위해 큰 희생을 치루게 될 것이며, 많은 이들이 죽게 될 것이다. 여전히 현실은 시궁창이고 극적으로 나아지는 것 따윈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고구마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주제가 저러한 이상 모든 게 잘 해결되어서 해피 엔딩으로 끝나 버리면 이야기의 진실성이 없어지게 되고, 결국 독자는 그러한 주제를 잊어 버리고 그냥 '현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허구의 이야기'로만 이 글을 받아 들이게 될 것이다. 이 글의 엔딩은,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독자로 하여금 행동을 촉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야기의 방향성을 확고히 하는 차원에서 정리해 둔다.


나는, 사람이 싫다. 하지만 사람들끼리 모여 이루는 연대는 그렇게까지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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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제:호러물에서 공포감을 유발하는 핵심 요소는 '공포의 대상과 교감할 수 없을 것' '공포의 대상을 이해할 수 없을 것' 그리고 '공포의 대상에 대해 저항할 수 없을 것' 이 3가지다. 그런데 대체로 중세 판타지 물에서는.... 대상이 오크나 오거, 트롤 같은 비교적 흔한 몬스터가 됐건 마법이 됐건 거기에 관한 설명이 세계 속에서 너무 많고, 또 주인공들이 그걸 알아낼 수 있을 만한 루트도 너무 많다. 현자가 설명충 짓을 해주건, 마법대학 도서관을 뒤지건, 다른 모험가들에게 이야기를 듣건.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은 무섭지가 않음. 물론 그 대상이 존내 강할 수도 있고, 그 스펙을 통한 두려움도 어느 정도는 줄 수 있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그 대상은 그 세계 내부에서 객관적인 분석과 연구가 가능한 구체적인 실체로서 존재하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이런 건 너무 빨리 익숙해지게 됨.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가?
 
1)'오크' '오거' '레이쓰' '스펙터' '뱀파이어' 같은 잘 알려진... 이 바닥에선 일반명사 취급되는 이름을 쓰지 말 것. 대신 외모와 행동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그냥 주인공들이 임의로 가칭을 붙여서 부르게 할 것.
 
2)몬스터의 경우, 디테일을 바꿀 것. 예를 들어서 뱀파이어 같은 경우... 햇빛을 받으면 재가 된다는 설정이 워낙 유명하고, 여기저기서 마르고 닳도록 쓰였지만 정작 가장 대중적인 뱀파이어 이미지의 원천인 브람 스토커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드라큘라 백작은 햇빛 받아도 안 죽었다. 낮에는 그저 관에서 자고 있으며, 자는 중에도 주변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묘사 뿐이고. 머리를 굴리면 해당 개념의 핵심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음.
 
3)마법의 경우, 모든 마법 주문이 뭔가 희생 의식이 필요하다거나 주문의 효과 자체가 흑마법 삘이 난다거나하게 설정할 것.그리고 모든 주문에 대해 완전히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을 붙일 것. 이 부작용은 뭔가 음산하고 섬뜩하고 기분 나쁠수록 좋다(주문을 쓸 때마다 검은 개나 까마귀가 어디선가 나타나 기분 나쁘게 마법사를 쳐다보다 어느새 사라진다거나, 쓰고 나면 그날 밤 반드시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거나, 점점 외모가 추하게 변한다거나). D&D 식으로 표현하자면, 모든 와일드 서지가 뭔가 칙칙하고 공포 분위기가 나도록 바뀐 와일드 메이지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중세 판타지 세상인 이상 마법사가 한 둘이 아닐테고, 그런 부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왜 그런 부작용이 생기는지, 어떻게 하면 부작용을 없애거나 완화할 수 있는지 연구한 사람들도 한 둘이 아닐테지만 아무도 그걸 확실히 밝혀내지 못했다고 해둘 것. 그리고 이런 요소들을 통하여 마법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그 진정한 근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 누구도 완전히 알 수 없다고 못 박아둘 것. 마법은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힘이고, 원래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종류의 힘이라는 걸 명확히 할 것. D&D 기반이라면 아케인 스펠이 거의 다 이 분류에 들어갈 듯?
 
4)신의 힘을 빌리는 성직자의 신성 마법 같은 경우, 저런 종류의 부작용은 없다고 해도 됨. 대신 그 어떤 훌륭한 성직자도 지금 자신이 사용하는 주문이 정말로 자신이 섬기는 신의 은총인지 아니면 대악마나 악신이 일시적으로 힘을 빌려주며 자신을 조종하려고 하는 것인지 결코 완전히 확신할 수 없다고 못 박아둘 것. 기도 등을 통해 신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거나 하는 종류의 마법 주문은 전부 금지.
 
5)세상의 전반적인 파워 레벨 자체를 낮게 잡을 것. 이해하게 쉽게 D&D 기반으로 쓴다고 가정할 경우... 주인공들은 그래도 유능해야 쓰기도 쉽고 보는 입장에서도 답답하지 않으니 대략 3레벨 정도. 3레벨이면 D&D의 표준 배경세계 세팅인 그레이호크 기준으로 상당한 경험과 훈련과정을 거친 베테랑들이다. 전사라면 혼자서 칼 한 자루 들고 오거와도 맞장뜰 수 있고, 도둑이라면 도둑 길드의 하급 간부로서 시골 마을 하나 정도는 관리할 수 있고.... 등등. 그 대신, 상한선을 낮출 것. 너님이 지금 쓰고 있는 건 호러물이지 에픽 히어로물이 아닙니다.  

6)캐릭터들이 속해 살아가는 세상의 묘사도 어둡고 침울하고 질척질척해야 분위기가 산다. 왕궁에서는 한 때는 현명하고 자비롭게 나라를 다스렸지만 이젠 늙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왕이 있고, 그 왕을 둘러싸고 신료들이 수군수군하며 파워게임 벌이고 있고, 귀족 가문에서는 작위와 영지를 계승해야 할 첫째 아들이 전신에 털이 자라나며 성격이 난폭해지는 기묘한 병에 걸리는 바람에 그 소식이 가문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도시 광장에서는 이단심문관들이 마녀를 화형하고 있고, 그걸 지켜보는 평민들은 내일은 또 누가 잡혀갈까 혹시 이웃이 날 밀고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뒷골목에선 재수 없는 행인이 칼침 맞아 죽어가도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시골에서는 역병과 기근이 돌고.... 등등.  
 
7)주인공들도 정통적인 영웅이 아니라, 어딘가 엇나갔거나 뒤틀린, 병적인 부분이 있는 부분이 있는 캐릭터들인 쪽이 배경과도 자연스럽게 섞이고 스토리 속에서 움직이기도 좋음. 고결하고 이타적인 기사지만 미녀의 유혹에 극도로 약하다거나, 오랜 세월 전쟁터를 전전한 베테랑 전사지만 검으로는 벨 수 없는 유령 같은 존재를 무척 두려워한다거나, 강력한 마법사지만 더욱 강한 마력을 얻기 위해 몰래 악마와 계약을 맺었다거나, 경건하고 신실한 사제지만 독선적이고 오만한 면이 강하다거나, 쾌활하고 놀기 좋아하는 한량이지만 저주를 받아서 한 번 화가 나면 주체할 수 없어질 정도로 난폭해진다거나, 기타 등등. 
 

8)적으로 나오는 몬스터의 경우... 대전제에서 언급한 대로 '교감 불능' '이해 불능' '저항 불능'이라는 3대 요소를 극한까지 살리려면 2)에서 제시한대로 평범한 오크나 고블린 같은 놈들을 더 강하고 살벌하고 이질적으로 묘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역시 '이 세계에 속한, 비교적 평범한 생물체'라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가장 좋은 놈들은 역시 유령을 비롯한 언데드와 애초에 다른 세계 출신인 요정, 악마, 그리고 만든 마법사의 역량에 따라 유니크한 결과물이 나올 여지가 많은 골렘 및 키메라 종류. 역시 다른 세계 출신인 애버레이션 계열 몬스터들도 가능성이 높다. 성격을 좀 꼬아서 인간이 자기 기준의 선과 정의에 철저히 부합하지 않으면 대량학살도 거리끼지 않는 식의 극도로 독선적이고 오만하며 두려운 존재로 설정한다면 천사도 호러물의 몬스터로 등장시킬 만하다(그렇다고 해서 자기 입으로 "하찮고 천박한 인간" 운운하는 대사를 치면 깬다. 크툴루 신화의 고대신들이 "우매한 인간들 전부 죽어 버려라 크하하" 같은 소리를 하면 그 파워와는 별개로 얼마나 병신 같아 보이겠음? 어떤 의도도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만 한다거나, 자기 할 말만 할 뿐 유의미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고 처리할 것. '나름 자기 기준의 선과 정의에 따라 이런 짓을 하는 것 같긴 한데 하는 짓이 존내 끔찍한 데다가 인간 입장에선 그 기준이 뭔지 영 이해할 수 없다' 정도의 느낌을 받게 하는 걸로 충분함).


*참고할 만한 작품:블러드본(게임, 초반 한정), 더 위처(게임), 다키스트 던전(게임), 디아블로1(게임), 적사병의 가면(소설), 오트란토 성(소설), 슬리피 할로우(소설), 베르세르크(만화, 초반~중반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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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쓰는 장편인 <도심환경>에는 세 주인공들이 나온다. 그 중 한 명은 가르시아 '로보'라는, 전직 마피아 조직원이다. 그가 몸 담았던 조직은 해산됐고 충성을 바치던 대부는 감옥에 있으며, 그는 여전히 자신의 폭력으로 가득한 삶을 후회하는 법 없이 살아왔던 대로 살고 있다.


오늘치 연재분을 쓰면서 내내 고민했다. 작가로서 가르시아라는 캐릭터에게 부여한 속성은, '냉정하고 잔혹한, 하지만 나름의 의리와 명예를 알고 있는 배드애스'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미국적인 마초라기보다는, 홍콩 느와르 영화나 무협지의 '협객'에 가깝다. 마피아 출신 폭력배를 미화하는 건 내 도덕 관념이 허락하지 않고... 결국 그는 자신의 낭만이 무의미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끔 내 안에서 예정되어 있다.


그 순간이 임팩트가 있기 위해선 하드보일드한, 거칠면서도 기사도 정신에 투철하다는 가르시아의 행동 원리가 독자에게 설득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서 지금까지 가르시아가 작품 내에서 묘사된 모습을 보자면 설명이 지나치게 많다. 독자가 설득되기 전에 나 자신이 작가로서 설명해 버리는 느낌이랄까.


이미 써서 업로드해 버린 부분은 어쩔 수 없긴 한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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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완전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지 않는다 해도, '카메라'가 특정 인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면 어느 정도 캐릭터의 속 생각을 묘사해줘야 장면의 긴장도를 높이기가 좋은 듯. 총기나 무술 관련 설명을 자연스럽게 하기도 쉽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심리 묘사를 하되 부분적으로만 하고 특정 부분에 대해선 보여주기로 일관해서 독자를 낚는 수법도 있을 수 있겠다.


2)이야기의 구성이 조밀하지 못해서 고민 중. A라는 인물의 시점에서 주어진 떡밥을 B라는 인물이 캐치해 간다거나 하는 요소가 더 필요한데 지금까지 쓴 걸 다시 읽어보니 각 부분들이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건 그 때 그 때의 흐름에 맡기면 안 되고 사전 설계 단계에서 철저하게 준비를 해둬야 하는데 내가 이 나이가 되도록 장편을 쓴 경험이 없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게 느겨짐.

3)총기 좋아 무술 좋아 액션 씬 좋아 헉헉헉. 특히 총. 전에 합평 모임에서 '내가 이번 작품 배경을 미국으로 한 이유는 마음껏 총질을 하고 싶어서다'라고 한 적 있는데 보람이 느껴진다. 한국 배경이면 총질을 정당화하기 위한 부가 설정이 너무 많아져서 도저히 이렇게 못할 듯. ...나는 재미있게 쓰고 있긴 한데 너무 설명이 많은 거 아닌가 싶어서 좀 그렇긴 함.

4)'사냥꾼' '경찰' '마피아' 세 주인공 중 경찰을... 상업적 고려 때문에 한국계 혼혈이라는 설정으로 바꿨는데 머리 속의 이미지와 따로 놀고 있는 상태. 지금이라도 원래 설정대로 라틴계 혼혈로 고칠까 싶음. 

5)배경이 미국이라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 가능한 등장 인물들의 인종을 다변화하고 있는 중. 에스키모부터 마오리 족까지 최대한 폭넓게... 가능하면 단역으로라도 다종다양하게 인종 분포를 한다는 게 소소한 목표. 

6)12월 5일에 광화문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규탄 집회를 한 번 더 한다고 한다. 지난 주 토요일엔 못 갔었는데 이번에 가려면 열심히 써서 어느 정도 비축분을 모아 둬야 할 듯. ...조회수 보면 탈력감이 들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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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rrorzine.kr/index.php?mid=w3_nonfiction&document_srl=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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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차이로 마감에 맞췄다. 


만일 이게 뽑히면 상금으로 어머니 선물 사드려야지.... 맛사지 기계가 좋겠다.... 나머지는 저금해둘까... 뭐 그런 생각하고 있다가 살짝 현타가 왔다. 뽑히면 엄청 좋기야 하겠지만... 경험적으로 봤을 때 내 놓고 잊어 버리고 있는 게 바람직하다. 취업할 때 이력서랑 자소서 보내놓고 잊어 버리고 있는 게 마음 편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취업은 만일 비정규직이어도 몇 달은 따박따박 돈이 들어오지만 공모전은 쟌넨 한 번 받고 끝이라 유감이랄찌ㅇ.<


몇 번 쯤이나 더 공모전에서 떨어지면 성과가 있을까 아오 젠장-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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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접수는 된 모양이다. ....아아번뇌가밀려온다아제아제바라아제바라승아제모지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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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나 곧 생일이구나. 생일 선물로 이거 어떻게 좀 안 될까 시벌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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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 웹진 거울에 장편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현재 프롤로그와 1회차를 올린 상태.





http://mirror.pe.kr/novel2/104320


http://mirror.pe.kr/novel2/104576



원래 이 장편은, TRPG 시나리오 용으로 구상한 거였다. 작중 시점과 동일한 2011년 초겨울에 플레이를 시작했었고, 마침 그 때는 월가 점령 시위가 한참 이슈가 되고 있었다. 플레이는 도중에 파토가 났지만 아이디어가 아까워서 계속 묵혀 놓고 있다가... 소설용으로 고쳐서 재시동을 건 게 재작년이었다. 조회수 올라가봤자 돈은 쥐톨도 안 들어오지만 기왕 올리기 시작한 거 홍보도 좀 해야겠다 싶...긴.... 한데.... 어..... 어디다 하지.... 내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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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트레이닝을 겸해서 같은 배경으로 가볍게 쓰던 소품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진도가 안 나가서 한 달 정도 방치해 놨었는데, 어떻게든 쓰다 보니까 이 뒤에 어떻게 쓰면 좋을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씨풋 역시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면 처박아 놓고 잘 나신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그냥 쓰고 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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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rror.pe.kr/novel3/27182


<솔스티스 월드>를 만드는 계기가 된... 정확히는 RPG 팀에서 "냉전 배경으로 크툴루 신화의 고대신과 싸우는 엘리트 인간 조직 플레이를 해보자"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단편 소설. 냉전의 쌔한 분위기와 코스믹 호러가 잘 어우러져 있다. 이 번역에서는 인류가 대피하는 XK-마사다가 은하계 중심으로부터 600만 광년 가까이 있다고 오역이 되어 있는 게 옥의 티. 은하계 지름은 10만 광년 좀 넘지 않나... 싶어 원문을 찾아 봤었는데 그럼 그렇지, 원문은 six hundred light years라고 되 있었다.

And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6&document_srl=12378338


어린이"이라는 편견에 기초한 관념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에 의하여, 한 "어린이"의 조심스러운 말이 분서당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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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대충 저 나이였고, 지금은 소설로 분야를 옮겼지만 나 역시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건 시였다. 그 때 생각이 나서...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내 습작 노트를 다시 한 번 꺼내 봤다. 첫 감상은 "아오 슈ㅣ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오글거리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손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었고 두 번째 감상은 "...그래도 이 때 내 나이가 10살, 11살 수준이었던 거 고려하면 제법 괜찮다?" 였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 지금은 오히려 결코 저런, 철저하게 자기 내부로부터만 비롯한- 남의 시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문장을 쓸 자신이 없다. 


아마 12살 때였던가 미술 시간에 선생이 내 그림을 보고서(당시 난 걸어가며 책을 읽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런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다. 옆에 깔려 있는 아스팔트 도로와 주차된 자동차를 검게 칠했었다) "그림에 검정색을 너무 많이 쓴다, 너 머리가 좀 이상한 거 아니냐"라는 소리를 대놓고 했었다. 그 당시 내 정신 상태가 여러모로 불안정했던 건 사실이지만, 애들 다 있는 앞에서 공공연히 그런 소리를 하며 또라이 취급을 하던 그 선생도 존경 받을 만한 자격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검은 자동차와 검은 아스팔트를 그럼 검게 칠하지 너님 같으면 파랗게 칠할래 샹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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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그로부터 얼마 전 미술 시간에 미래의 풍경을 그리라고 했는데 딴 애들은 죄다 로봇이니 수중도시니 같은 거 그리고 있는데 난 산소가 사라지고 바다도 죄 말라서 시커먼 하늘 아래 해골밭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 핵미사일 떨어져 있는 거 그렸었지. 그리고 그 때도 그 선생은 성의 없다고 개욕했고. 20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기억나니 새삼 ㅈ같다.


ps=장도리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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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환경()

*전체적으로 기대되는 수작. 배경은 미국인데, 작가와 독자가 모두 한국인이라는 데서 오는 이질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관건

*괴물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과거 시점과 현재 시점이 만나는 지점이 불명확함. 왜 하필 그것이 인디언들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현재 재개발 와중에 정체를 드러내게 되는가, 그런 부분이 좀 임팩트가 더 있었으면 한다.

*인디언들이라는 존재의 등장이 어떠한 경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당위성 측면에서 약간 의문이 있다. 왜 굳이 지금 그 괴물이 깨어나는가?

*01이 이어지는 부분이... 독자를 이야기 내에 몰입시키지 못하고 소외시키는 느낌. 좀 더 자연스럽게 이어줬으면 싶음

*주연이 셋인데, 독자가 셋 중 하나에게는 몰입해야 한다. 록슬리는 비인간이니 논외, 가르시아나 루시엔이 그 역할을 해 줘야 한다. 루시엔의 경우는 캐릭터가 찌질해 보일 수 있음. 초반 몰입은 중요하다.

*묘사가 수려하긴 한데 진도가 잘 안 나간다. 읽다가 빡세:Q

*대화(특히 록슬리가 블라블라 하는 부분)가 재미있긴 한데, ‘한국적 표현이 종종 튀어나온다. 보가트 경사의 개이득!(Profit)"이라거나.

*헌트 시장의 인물상 묘사가 마음에 든다.

*이야기 흐름에 있어서 묘사에 리듬 조절? 강약 조절? 그런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록슬리가 나오는 부분.

*마지막에 록슬리가 돌아오는데, 마치 투자자가 너무 결말이 암울하니 희망적인 걸 보여줘라고 요구해서 나온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이야기의 주제가 흐려진다는 느낌. 시장부터 시작해 선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사람들도 전부 죽고. 그런 판인데. 이 결말은 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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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rrorzine.kr/index.php?mid=w1_domestic&document_srl=7465

And

....일단 죽으면 어디에 묻혀 있는지가 중요할까? 더러운 구정물 웅덩이든, 높은 언덕 꼭대기의 대리석 탑이든 그게 중요한 문제일까? 당신이 죽어 깊은 잠에 들게 되었을 때, 그러한 일에는 신경쓰지 않게 된다. 기름과 물은 당신에게 있어 바람이나 공기와 같다. 죽어버린 방식이나 쓰러진 곳의 비천함에는 신경쓰지 않고 당신은 깊은 잠에 들게 되는 것뿐이다. 나도, 이제는 그러한 비천함의 일부가 되었다. 러스티 리건이 그랬던 것보다도 훨씬 깊숙이 빠져들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노인까지 그럴 필요는 없었다. 그는 핏기 없는 이불 위에 올려놓고 차일을 친 침대 위에서 조용히 누워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심장은 짧고 불확실한 중얼거림과 같았다. 그의 사고는 타 버린 재처럼 회색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면 그 또한, 러스티 리건처럼 깊은 잠에 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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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타이틀을 바꿨다. 이전의 타이틀은, '지옥에서 너 자신을 구하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이제 나는, 어딜 가더라도 그곳은 내게 있어 저마다 다른 종류의 지옥에 불과할 것이며 내 유일한 운명은 오직 그 색채 없는 불길 속에서 홀로 견뎌내는 것 뿐이라는 예감이 든다. 허수아비의 주머니 속에서, 별들 사이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언제까지 가능할까? 가끔은 형언할 수 없이 두렵다.

And

http://mirrorzine.kr/index.php?mid=w2_oversea&document_srl=37415

 

사회주의적 관점에 입각한 리뷰. ...내가 사상적으로는 사회주의자에 가까운 주제에 정작 개인적 레벨에 있어서는 타인과의 소통과 이해를 거부한다는 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약간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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