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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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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이라는 편견에 기초한 관념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에 의하여, 한 "어린이"의 조심스러운 말이 분서당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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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대충 저 나이였고, 지금은 소설로 분야를 옮겼지만 나 역시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건 시였다. 그 때 생각이 나서...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내 습작 노트를 다시 한 번 꺼내 봤다. 첫 감상은 "아오 슈ㅣ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오글거리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손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었고 두 번째 감상은 "...그래도 이 때 내 나이가 10살, 11살 수준이었던 거 고려하면 제법 괜찮다?" 였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 지금은 오히려 결코 저런, 철저하게 자기 내부로부터만 비롯한- 남의 시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문장을 쓸 자신이 없다. 


아마 12살 때였던가 미술 시간에 선생이 내 그림을 보고서(당시 난 걸어가며 책을 읽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런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다. 옆에 깔려 있는 아스팔트 도로와 주차된 자동차를 검게 칠했었다) "그림에 검정색을 너무 많이 쓴다, 너 머리가 좀 이상한 거 아니냐"라는 소리를 대놓고 했었다. 그 당시 내 정신 상태가 여러모로 불안정했던 건 사실이지만, 애들 다 있는 앞에서 공공연히 그런 소리를 하며 또라이 취급을 하던 그 선생도 존경 받을 만한 자격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검은 자동차와 검은 아스팔트를 그럼 검게 칠하지 너님 같으면 파랗게 칠할래 샹년아?


+


그러고 보니 그로부터 얼마 전 미술 시간에 미래의 풍경을 그리라고 했는데 딴 애들은 죄다 로봇이니 수중도시니 같은 거 그리고 있는데 난 산소가 사라지고 바다도 죄 말라서 시커먼 하늘 아래 해골밭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 핵미사일 떨어져 있는 거 그렸었지. 그리고 그 때도 그 선생은 성의 없다고 개욕했고. 20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기억나니 새삼 ㅈ같다.


ps=장도리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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