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숲 속에서 홀로 춤을 추는 일이다. 발가락에서 피가 흐르고 관절이 쑤실 지경에 이르도록 춤을 추는 일이다. 신이 내 작품을 지켜본다는 희망밖에 남지 않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춤을 추는 일이다. 신이 존재하며, 우리의 소설이 출간되든 그렇지 못하든 신이 이 작품을 기쁘게 여기리라는 희망에 매달려 춤을 추는 일이다. ...(중략)... 글쓰기란 믿음의 궁극적인 행위이며 우주를 손 안에 움켜쥐기 위한 행위다. 그에 비해 출판은 룰렛 바퀴일 뿐이다. 그래서 난 이런 결론을 얻게 되었다. 완성된 작품 안에서 어떠한 만족을 얻고 싶다면 글쓰기,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내재된 정신적인 면을 해방시켜야 한다. ...(중략)... 글쓰기는 마치 신앙과도 같은 것이다. 여기에는 신과 직접적으로 교류하는 나 자신만이 존재할 뿐이다.그 어떤 ‘블로그 운영’도 글쓰기와 나와의 관계에 간섭할 수 없다. 요한이 썼듯이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글쓰기는 단지 신에게 말을 거는 행위가 아니다. 글쓰기 자체가 실로 신인 것이다...
-에릭 스테너 칼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