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쓴 글들 몇 개를 비공개로 돌렸다. 내 문제는 내 문제고, 웹서핑하다 흘러 들어온 생판 모르는 사람의 알량한 동정이나 하찮은 설교질을 상대하고 싶지는 않다. 아는 사람이 그러면 뭐 최소한 나름 그들이 좋은 의도를 갖고 있고, 진심으로 그런다는 건 아니 완전히 무시하지야 않지만. 뭐 검색어 유입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옛 글까지 뒤져보며 오지랖 떨 거 같지야 않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이제 월드컵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 가장 관심이 안 가는 월드컵이 되지 싶다.

http://www.ilwar.com/poli/141022
출처는 일간 워스트(일'베'와는 다르다 일베와는!)
득표율에 따라 채도를 넣어 구분한 게, 온통 빨강 아니면 온통 파랑 뿐인 TV 뉴스 선거방송보다 낫구나.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1&document_srl=11303848
얼마 전 지인 하나가 '동성애 하는 건 좋은데 왜 굳이 옷을 벗어던지는 등의 자극적인 퍼포먼스를 해서 공연히 어그로를 끌어 모으냐' '자신은 동성애 반대하지 않는데 그런 걸 보면 관심병 같아 보인다' '동성애자도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어필하는 게 전략적으로도 더 합리적이지 않냐'고 불평하는 걸 곁귀로 들었다. 나야 뭐 성소수자들이 사회에서 항상 받는 억압과 차별을 감안하면 뭐 그 정도는 이해해줘야 한다고 보긴 하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좀 옹색한 관점이라 굳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는 동성애 차별 금지 서명도 받으러 다녔고.... 스스로가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관심도 있고 나름 행동도 하고 관련 서적도 얼추 읽어서 일반적 평균에 비하면 아는 것도 좀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막상 저런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그런 문제에 계속 관심 갖고 더 알려고 할 뿐 남에게 그를 이해시킬 의지나 능력은 희박하다는 걸 새삼 자각했다.
...하던 참에, 이 글에 달린 댓글보고 아하 싶었다. 그런 거였군.
1)
좀 괴상한 곳에 있어서... 1시간 가깝게 난 어딘가 여긴 누군가 상태가 되서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가(그러다가 먼 발치에서 지인과 닮은 사람을 잠깐 봤던 거 같기도 하고) 겨우 행사장을 찾아 들어갔다. 오랜만에 ida님과 박상준 선생님도 만나 뵈었고, SF/판타지 도서관 부스에서는 초여명의 김성일 님과 박나림 님도 만나 잠시 (RPG)덕담을 나눴다. 저녁 플레이 시간 맞추느라 급히 돌아와야 했지만 잠시나마 즐거웠다.
2)
간 김에 진작부터 살 생각이었던 <아포칼립스 월드>, 분명 샀다고 생각했었는데 집에 없었던 <7인의 집행관>, 지난 와우북 때 사려다가 재고가 없어 못 산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을 사왔다. 생각보다 돈을 좀 많이 쓰긴 했지만 가르바니온이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어 괜찮다.

할 말을 잃은 시간이 자꾸 흘러가고 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한지 한 달, 우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참담한 광경들을 거듭 목격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례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절실히 깨닫는 중입니다. 죽음과 삶에 대한 모든 존엄이 곤두박질치는 참혹한 나날을 겪고 있습니다.
권력은 언제나 우리 편이 아니었습니다. 국민의 생명이 위기에 처한 가장 급박한 순간조차도 정권은 생명보다 자본의 이윤을 먼저 고려했고, 안전보다 정권의 유지에 연연했습니다. 언론을 통제하고 국민을 진압하면서 진실을 가리고 분노를 은폐하기에 급급했습니다. 단 한 사람의 목숨도 구하지 못하고 수많은 의혹과 추문을 남겨둔 채로 대통령은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우리는 그 약속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알 권리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의 항의와 요구를 경찰병력을 동원해 진압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돌아서서는 통제와 억압을 진두지휘하는 두 얼굴의 정부를 어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총리를 바꾸고, 정부 부처를 자르고 기워 개편하는 장막을 치는 것으로 우리가 겪은 참담한 재난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생명보다 이윤이 우선시되고, 경제적 효과를 기준으로 모든 가치를 줄 세우는 세상에서 우리의 삶은 절대로 안전하지 않습니다. 생계를 이유로 국민을 길들이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가리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생명과 존엄을 외치는 국민들의 분노를 진압하고 통제하는 권력을 우리는 더 이상 허용할 수 없습니다. 참사의 책임을 묻는 일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일과 분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참사를 잊지 않고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되찾는 일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우리의 대책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매일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무너진 것은 국가 안전 시스템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슬픔을 공유하고 정당한 분노를 표현하는 일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참담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일의 뜨거움과 생명 가진 것들의 존엄 자체가 냉혹한 이윤과 차가운 권력 앞에서 침몰해 버렸습니다. 말의 질서와 말의 윤리를 믿는 작가들이 더욱 망연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의 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피폐를 응시하고자 합니다. 이미 우리 것이 아닌 국가가 아니라, 함께 사는 이웃들의 박해받는 슬픔이 가진 생명력을 믿고자 합니다. 여전히 말은 무력하고 인간을 위한 세상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 먼 곳이 반드시 가야 할 길임을 알기에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렇습니다. 때로는 미처 말이 되지 못한 분노와 슬픔을 표현하는 일이 작가의 몫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주 오랜 후에도 아물지 않고 남을 이 상처를 우리는 온몸으로 증언하고자 합니다. 상처를 가리고 말을 통제하는, 반성 없는 권력을 향해 끊임없이 맞서고자 합니다.
문학은 본래 세상의 모든 약한 것들을 위한 것이고 세상의 가장 위태로운 경계에 대한 증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 기억하고, 그치지 않고 분노하며 끈질기게 싸울 것입니다. 이러한 문학의 언어를 두려워 할 줄 아는 권력을 원합니다. 정권의 안위가 아니라 위임받은 권력의 책임에 민감한 정부를 원합니다. 이 정부를 허용하고 방임한 책임이 우리에게도 있음을 자인하며 그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정부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일에는 무능하고 진실을 억압하는 데는 능란한 정부의 자격을 캐묻겠습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거리의 시민을 감금하고 시인의 입을 틀어막는 데 법이 소용되는 이 나라의 폭력과 야만을 규탄합니다.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이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나서는 오만과 착각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누가 그들에게 그럴 권리를 주었단 말입니까. 위임받은 권력으로 국가를 참칭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우리는 그 착각을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적 가치만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세월호에서 가족과 친구와 연인을 잃은 비통한 슬픔을 디딤돌 삼아 우리는 이렇게 다짐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존을 겁박하는 권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과 일상을 위협하는 모든 부정에 회피하지 않고 맞설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와 사랑을 자본에게 통째로 맡기는 걸 방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희망을 퍼뜨리면서 절망과 싸울 것이며 사랑을 지키면서 억압을 깨뜨릴 것입니다. 정의를 말하면서 협잡을 해체할 것이며 공동체를 껴안으면서 권력의 폭력을 고발할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위해서라면 피 흘리는 걸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문학의 윤리이며 문학이 말하는 자유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현 정부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명령합니다.
1.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유가족과 사회 구성원의 힘으로 밝히는 데 협조할 것.
1. 생명을 죽이는 모든 정책과 제도를 해체할 것.
1. 공공재와 공유지를 정부가 나서서 보호할 것.
1. 정치권력과 관료사회에 누적된 부정과 부패와 거짓을 낱낱이 단죄할 것.
1. 거리와 광장에서 경찰을 모두 철수시킬 것.
1. 그리고 이 명령을 지체 없이 따를 것.
[문학인 시국선언 참여자 명단]
강 민, 강상기, 강은교, 강정연, 강제윤, 강지혜, 강태식, 강형철, 강회진, 강희철, 고광률, 고광식, 고광헌, 고규태, 고명자, 고명철, 고성만, 고 영, 고영민, 고영서, 고영직, 고은규, 고인숙, 고인환, 고재종, 고정국, 고찬규, 고희림, 공광규, 공지영, 곽재구, 구중서, 권민경, 권서각, 권선희, 권성우, 권오영, 권오현, 권위상, 권혁소, 권혁웅, 권혁재, 권현형, 권화빈, 금은돌, 길상호, 김경복, 김경옥, 김경윤, 김경윤, 김경인, 김경일, 김경주, 김경해, 김경후, 김경희, 김광원, 김광철, 김규성, 김 근, 김기선, 김기택, 김기홍, 김나원, 김남극, 김남일, 김대현, 김도언, 김도연, 김동승, 김동환, 김두안, 김 림, 김 명, 김명기, 김명남, 김명선, 김명은, 김명인(평론), 김명지, 김명철, 김명환(시), 김미령, 김미승, 김미애, 김민숙, 김민정, 김민정, 김민휴, 김별아, 김병윤, 김병익, 김병택, 김복순, 김사이, 김사인, 김상욱, 김상혁, 김석주, 김석중, 김석춘, 김석현, 김선우, 김선주, 김선태, 김선향, 김성규, 김성장, 김성중, 김성진, 김성호, 김소연, 김수려, 김수목, 김수우, 김순영, 김승환, 김승희, 김 안, 김연수, 김연숙, 김 영, 김영범, 김영호, 김영희, 김 오, 김옥전, 김요일, 김용길, 김용락, 김용만, 김용태, 김 윤, 김윤곤, 김윤영, 김윤호, 김윤환, 김율도, 김은경, 김은령, 김응교, 김의현, 김이강, 김이구, 김이정, 김이하, 김인순, 김인호, 김일연, 김일영, 김자흔, 김재균, 김재석, 김재호, 김재훈, 김점용, 김정란, 김정애, 김정운, 김정환, 김정희, 김종경, 김종광, 김종성, 김종숙, 김종철(평론), 김종필, 김주대, 김주희, 김준영, 김준태, 김중일, 김중태, 김 진, 김진수, 김진완, 김진희, 김찬정, 김창규, 김창균, 김태수, 김태형, 김필남, 김하경, 김학중, 김해림, 김해원, 김해자, 김해화, 김행숙, 김헌일, 김현영, 김현주, 김형수, 김형식, 김형중, 김형효, 김혜민, 김혜순(김젬마), 김혜정(소설), 김혜정, 김홍신, 김홍주, 김화숙, 김효사, 나병춘, 나여경, 나정이, 나종영, 나해철, 나희덕, 남기택, 남상순, 남효선, 노순자, 노지영, 도종환, 도정일, 라윤영, 류명선, 류보선, 류수연, 류외향, 류 은, 류재복, 류정환, 마 린, 맹문재, 문계봉, 문대남, 문동만, 문상용, 문숙자, 문순태, 문창갑, 문창길, 문철수, 민 영, 박경원, 박경장, 박관서, 박규견, 박금리, 박남원, 박남준, 박남희, 박대순, 박 도, 박두규, 박몽구, 박문구, 박민규, 박민정, 박범신, 박상건, 박상률, 박서영, 박석준, 박선욱, 박설희, 박성우, 박성한, 박소란, 박소연, 박소영, 박수연, 박순원, 박순호, 박승민, 박승자, 박시교, 박시우, 박신규, 박 영, 박영희, 박예분, 박완섭, 박우담, 박원희, 박윤규, 박이정, 박인혜, 박일환, 박재웅, 박정애, 박정윤, 박종관, 박종국, 박종화, 박종희, 박 준, 박찬세, 박 철, 박철영, 박현숙, 박현우, 박현욱, 박형권, 박형준, 박혜강, 박혜선, 박혜숙, 박혜영, 박호민, 박호재, 박흥순, 박흥식, 방현석, 방현희, 배교윤, 배길남, 배명희, 배봉기, 배수연, 배영옥, 배이유, 배재경, 백가흠, 백낙청, 백상웅, 백정희, 복도훈, 부희령, 서규정, 서동인, 서성란, 서수찬, 서안나, 서영식, 서영인, 서영채, 서유미, 서정아, 서정오, 서정원, 서정화, 서홍관, 서효인, 석여공, 선우영자, 설정환, 성향숙, 소종민, 손 미, 손병걸, 손상열, 손세실리아, 손승휘, 손종업, 손지태, 손택수, 손홍규, 송경동, 송광룡, 송기역, 송명호, 송승환, 송 언, 송유미, 송은숙, 송은일, 송주성, 송 진, 송찬호, 송태웅, 송호필, 신경림, 신남영, 신덕룡, 신동옥, 신동원, 신용목, 신수현, 신 진, 신철규, 신해욱, 신현림, 신현수, 신혜진, 심보선, 심영의, 심은경, 안덕훈, 안도현, 안명옥, 안미옥, 안상학, 안영희, 안오일, 안이희옥, 안주철, 안지숙, 안찬수, 안학수, 안희정, 양경언, 양 곡, 양문규, 양 원, 양일동, 양지안, 양진오, 양혜원, 엄경희, 여성민, 염무웅, 염창권, 오다정, 오미경, 오미옥, 오민석, 오선영, 오수연, 오시은, 오연경, 오인태, 오주리, 오창은, 오철수, 오춘옥, 오태호, 오하룡, 용환신, 우찬제, 원명희, 원무현, 원종국, 원종찬, 유동림, 유병록, 유 순, 유순예, 유시연, 유시춘, 유영진, 유용주, 유은실, 유 종, 유종순, 유채림, 유현아, 유희석, 윤동수, 윤석위, 윤석정, 윤석주, 윤석준, 윤숙희, 윤아린, 윤여설, 윤영전, 윤원일, 윤이주, 윤재걸, 윤정모, 윤중목, 윤지강, 윤지관, 윤천수, 윤혜숙, 은승완, 은희경, 이가을, 이강산, 이경수, 이경자, 이경재, 이경희, 이광호, 이규정, 이근배, 이기인, 이나영, 이덕규, 이도영, 이도윤, 이동재, 이만교, 이명원, 이명한, 이묘신, 이미애, 이미욱, 이민숙, 이민호, 이범근, 이병률, 이병순, 이병초, 이봉환, 이산하, 이상국, 이상권, 이상락, 이상실, 이상훈, 이 선, 이선영, 이선우, 이설야, 이성목, 이성준, 이성혁, 이세기, 이세방, 이소리, 이소암, 이소영, 이수진, 이수풀, 이수행, 이숙현, 이승철, 이승희, 이시백, 이시영, 이신조, 이 안, 이언빈, 이영미, 이영주, 이영희, 이용석, 이용임, 이 원, 이원규, 이원화, 이위발, 이윤하, 이은규, 이은봉, 이은선, 이은주, 이인범, 이 잠, 이재무, 이재연, 이재웅, 이재윤, 이 적, 이정민, 이정섭, 이정숙, 이정임, 이정현, 이정화, 이정훈, 이종수, 이종욱, 이종원, 이종형, 이주형, 이중기, 이지담, 이지호, 이 진, 이진명, 이진욱, 이진희, 이창숙, 이철경, 이철송, 이태형, 이하석, 이한길, 이한주, 이향안, 이현수, 이현옥, 이혜미, 이화경, 이효복, 이후경, 이흔복, 이희중, 이희환, 임경섭, 임규찬, 임동확, 임명진, 임 봄, 임성규, 임성용, 임수랑, 임수생, 임수현, 임영봉, 임영희, 임원혁, 임재정, 임홍배, 임회숙, 임희구, 장대송, 장무령, 장석남, 장성규, 장세현, 장시우, 장용철, 장정희, 장주섭, 장주식, 전다형, 전대환, 전삼혜, 전성욱, 전영관, 전용호, 전정구, 정공량, 정광모, 정규철, 정기복, 정남영, 정대호, 정란희, 정 민, 정병근, 정선호, 정세훈, 정수자, 정승희, 정안나, 정양주, 정연홍, 정용국, 정우련, 정우영, 정원도, 정익진, 정종목, 정종연, 정지아, 정진혁, 정 찬, 정현기, 정혜경, 정홍수, 정화진, 정훈교, 정희일, 조기수, 조대현, 조문경, 조성국, 조성면, 조성웅, 조연호, 조영욱, 조용미, 조용환, 조재도, 조재룡, 조정애, 조정인, 조정환, 조진태, 조태진, 조해일, 조해진, 조향미, 조혁신, 조현옥, 조화자, 주중식, 지요하, 지창영, 진 란, 진보경, 진연주, 진은영, 차노휘, 차옥혜, 차창룡, 채상근, 채상우, 채진홍, 채희윤, 천수호, 천양희, 최강민, 최기종, 최명진, 최성수, 최세운, 최영욱, 최영철, 최영희, 최용탁, 최은미, 최인석, 최일남, 최정란, 최정화, 최종천, 최지인, 최창근, 최현우, 최현주, 최형심, 최형태, 최호빈, 최호일, 태기수, 편혜영, 표광소, 표성배, 하성란, 하승모, 하승무, 하승우, 한도훈, 한상순, 한상준, 한용재, 한인준, 한차현, 한창훈, 함돈균, 함민복, 함성호, 함순례, 허은실, 허종열, 허형만, 현기영, 호인수, 홍관희, 홍광석, 홍기돈, 홍명진, 홍양순, 홍용희, 홍일선, 홍일표, 황구하, 황국명, 황규관, 황병목, 황석영, 황선열, 황시운, 황은덕, 황인산, 황인숙, 황인찬, 황지운, 황재학, 황정산, 황학주, 황현산, 휘 민, 희 정 (이상 75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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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듀게. 익숙한 이름들도 제법 보인다.

오늘은 6.4 지방선거 전날이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49재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인터넷 각지에서는 '왜 서해 페리호 침몰과 삼풍 백화점 붕괴 이후, 20년이상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의문이 숱하게 제기됐다. 그리고 그에 대해 사회 구조 상의 문제, 한 발 더 나아가 한국의 정치적 결함에 대한 문제로 답이 소급될 때마다, 커뮤니티를 막론하고 거의 반드시 나오는 소리가 '조용히 추도만 하자, 정치 이야기로 분란 일으키지 말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치가 일상의 모든 문제를 결정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에 대해 입을 다무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세월호 참사와 정치를 별개 영역으로 놓을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해방과 건국, 한국 전쟁, 그 이후로 이어진 개발 독재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 나라 국민들의 의식 기저에 심겨진 성장과 효율의 신화가 그 효용을 다 했다는 것이 상징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승만이 아니라 김구나 심지어 여운형이 초대 대통령이 되었어도, 한국은 미 소 냉전 체제 간의 대리 전장이 되는 운명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소련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이 일본을 거쳐 태평양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줄 훌륭한 교두보였던 이상 김일성이 없었어도 그와 비슷한 인물이 비슷한 역할을 수행해서 한국 전쟁이 일어나 나라가 둘로 갈라졌을 가능성이 높고, 그 이후에 비교적 정상적인 방식으로 정권 교체와 권력 이양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당시의 시대 상황에 비춰봤을 때 급속한 압축 성장은 그대로 진행되었을 테고, 무엇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성찰은 자본주의가 가져다 주는 물질적 쾌락을 따라잡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다면, 그것이 국민들 일반에 있어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대세'로 받아들여질 수는 있어도, 빨갱이들이 온 나라를 집어삼킬 것이라는 식의 공포와 군사 독재 정권에게 엉겨 붙어서라도 나와 내 가족들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탐욕으로 수렴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가장 큰 죄는 다른 게 아니라, 이러한 공포와 욕망을 국민들 일반의 의식 구조를 이루는 두 축으로 고착시키고 그를 끝없이 자극함으로써 한국에서 권력을 손에 넣고 유지하는 왕도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침몰했다. 304명이 죽었다. 선장은 뭐라고 했는지는 몰라도 국정원과 한참 문자를 주고 받다가 속옷 차림으로 탈출했다. 해경 간부는 "해경이 못한 게 뭐가 있냐"라고 큰 소리를 쳤다. 갓 스물 먹은, 정몽청 아들내미는 오열하는 유가족들보고 미개드립을 쳤다. 대전 지법 소속 관료 하나는 유가족들의 한은 스스로 풀어야 하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새누리당 최고 의원은 좌파 단체들이 정부를 전복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피플뉴스인지 피볼뉴스인지의 편집국장은 유가족 중에 종북좌파가 있다면 애도할 필요가 없으며 학생들 죽은 건 자기들 운명이니 관심 없다고 페북에서 선언했다.
파편화된 국민 개개인의 힘으로 그러한 지금의 현실을 바꾸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그러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낫게 만들 수단은 국민들의 손 안에 있다. 정치가들은 자기 권력의 획득과 유지가 최우선 명제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그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정치가들에게 재갈을 물릴 수 있는 것은 국민들 뿐이다. 그러한 현실에서 세월호 참사와 정치를 연관짓지 말라는 것은 그런 참사를 방조하고 사태 수습조차 등한시한 책임자들의 실체를 지워 버리고 모든 것을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개인적인 불운으로 소급하려고 하는, 더 없이 비열한 요구다.
외면한다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와 비슷한 사건은 앞으로도 일어날테고, 그 때는 내가, 내 가족이, 내 친구가, 내 동료가 희생될 수도 있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키워드는 '정치'다.
이전 버젼은 주제 의식 측면에서 아무래도 다소 얄팍한 감이 있다. 이전 버젼의 주제를 한 줄 요약하면 '억압과 공포를 통해 돌아가는 시스템을 확립했다는 부분에 있어 남한이나 북한이나 마찬가지다' 정도가 되겠는데...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양자가 서로 증오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서로 밀접하게 얽혀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다 강조하고, 화자의 고독감과 절망감이 국가주의로 전화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엮으려면 좀 더.... 좀 더 강한 묘사가 필요하다. 대충 어떤 식으로 묘사하면 될지는 감이 오는데... 내 멘탈이 버텨줄까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내내 '카메라'가 화자의 시점에 맞춰짐으로써 독자의 이입을 유도하는 식이었는데... 지금 생각 중인 장면이 나오면 앵글이 바뀌어 버린다는 문제도 있고. 이를 어쩐다.
+
시대 배경이 시대 배경이다 보니 추억돋는다... 내가 오락실에 처음 다닐 무렵에는 파이널 파이트와 캡틴 코만도, 골든 액스가 한참 대세 게임이었고, 연식이 좀 됐지만 서커스나 원더 보이를 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재미를 붙일 무렵 스트리트 파이터2가 동네 오락실을 정ㅋ벅ㅋ했고, 대전 액션 게임이 흥하자 사장님들은 뒤이어 아랑전설과 사무라이 스피리츠를 들여놨다. 다니던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뀔 때 즈음 철권과 킹 오브 파이터즈가 나왔고, 중학교 때였던가 캡콤의 던전스 앤 드래곤즈 2탄이 나왔다. 하지만 합평 모임 쪽도 거울 쪽 합평에 나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여자잖아? 오락하던 이야기는 못 할 거야 아마.....

올해 제 5회 젊은 작가상 우수상을 탔다. 축하할 일이다.
그 친구는 우리 모임이 처음 시작될 당시부터 이미 프로였고, 두드러지게 재주가 뛰어났다. 하지만 나한테 있어 그 친구가... 그 합평 모임의 다른 멤버들보다 약간 더 각별했던 이유는, 그 친구와는 내밀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이 사람은 믿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아직 내가 人間이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기도 하고.
몇 년 전 그 친구는, 우리 모임에 나오던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그 사람과도 친하던 편이었기에 나는 진심으로 축하했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약간의 서운함과 허전함을 떨치기 힘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할 만한 상대가 얼마 없기도 했고... 나 역시도 그 친구가 때때로 비치곤 하던 고독과 슬픔을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의식적으로는 부정하고 있었지만 그 친구에게 약간 연애 감정이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게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지금도 그 친구에게도, 그 친구의 남편에게도 연락하지 않는다.
그 후로 시간이 지났고, 난 이제... 한 때는 더 없이 필사적이었던, 人間이 되고 싶다는 욕구를 거의 포기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남편과, 나날이 커 가는 아이과 더불어 행복할 것이다. 그 친구와 남편이 우리 모임에 나오지 않은 지는 이미 몇 년이나 지났다. 그 친구는 아마도... 작가로서도 합평이라는 절차를 굳이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테고, 인간적으로도 그 자신이 원했던 것들을 충분히 누리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바쁘기도 할 테고.
지금 내가 느끼는 허전함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난 사람을, 무엇보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서 심리학 관련 서적도 한 때 꽤나 읽어댔고, 특히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이나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대학 실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다룬 한나 아렌트의 저서들을 많이 읽었다. 그러한 내 지식들과 어렸을 때의 개인적 경험들에 비춰 봤을 때 난.... 스스로가 정서적으로 꽤나 뒤틀려 있다는 걸 자각한다. 그런 내가, 다시 人間이기를 원한다면 상대에게 엄청난 인내심과 이해심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난, 애초에 직업적으로 나 같은 사람들을 대하는 의사가 아닌 이상 상대에게 그런 요구를 하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찮은 동정심 따위는 구걸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상대방에게도 민폐고, 무엇보다도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미 지금까지 숱하게 접해 온, 하찮은 동정심도 우월감도 아니라 '이해'다. 그리고 난 그러한 내 욕구가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올바르지도 않다는 것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다.
지금 반한 그 분이 남자 친구가 없으셨다고 해도 난 접근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일 모든 일이 잘 풀려서 그 분과 연인이 되었다 해도, 결국 나는 나 자신의 그러한 에고와 너무나도 견고해져 버린 인간불신 때문에 그 분과 나 자신을 모두 상처입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친구도, 내가 사랑하는 그 분도... 행복할 것이다. 그거면... 된 거다. 비록 나는 人間이 되고 싶다는 욕구를 거의 다 포기했고, 이미 절반 정도는 실패한 인생이라고 느끼고 있지만.
난 홀로 살다가 홀로 죽는 것만이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신의도 절조도 갖지 못한다면 최소한, 내 명예만은 지키며 살다 죽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지만, 때로는 그것마저도 어색하게 느껴진다.
문득... 그림자 이론이 생각난다. 평소에 이성적이고 자기 통제가 강한 사람일수록 억눌린 '그림자'가 강하며, 그러한 억제가 한번 통제를 벗어나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것. 블로그를 통해서나마... 그 친구나, 그 친구의 남편에겐 결코 하지 못할 이런 소리를 하는 건 다른 이유도 있지만 내 그림자를 어느 정도 풀어줌으로써 통제를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라다 싶어서 운동도 등록했다. 아직까지는 괜찮고, 앞으로도 한 동안은 더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된다면, 난 다시 한 번 죽으려 들 게 될 거다. 그리고 그 때는 아마도, 저번보다 훨씬 더 신중하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실행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는데, 조만간에 병원에 가봐야겠다. 마침 돈도 들어왔고...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알량한 '사람 간의 유대' 같은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의사와 약이다.
PS=최근 며칠 간 블로그 평균 히트 수가 급증했다. 구원파 관련 포스팅 때문인가 본데... 지금까진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좀 부담된다.

생각지도 못한 데서, 그 분을 연상케 하는 키워드를 발견했다. 닮은 사람을 보거나 한 것도 아니고 간접적인 연관만 있을 뿐인데, 그걸 본 순간 그 분 얼굴이 떠오르며 보이지 않는 뭔가가 가슴에 콱 박히는 느낌이 들었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이 감정도 흐려지다가 완전히 지워질 때가 오리라고 여겼다. 최근엔 다른 신경쓸 것도 많았고 해서... 그 때가 왔다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쓸 데 없다.

나무@namufree·5월 18일
시신탈취에 관해) 군사독재때는 공권력이 죽여놓고 자살이나 사고사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신의 확보가 중요했고 가족과 경찰(정부)간에 시신을 놓고 대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무@namufree·5월 18일
경찰은 시신에대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해야 한다거나, 수사를 해야한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시신을 양도하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 과정에서 유서를 남기고 돌아가신 경우 유족과 노조가 합의해서 장례진행을 합니다
나무@namufree·5월 18일
그것이 장례투쟁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이번 경우도 고인이 유언으로 남긴 문제(노조인정등)를 해결하는게 장례의 선결조건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무@namufree·5월 18일
그럴경우 대개는 유족과 노조가 합의해 장례를 치를수 있도록 회사에 요구조건을 걸고 싸우게됩니다. 그러다 간혹 유족이 노조와 별도로 회사와 합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무@namufree·5월 18일
회사는 대부분 유족을 집중해서 회유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일을 난생처음 당하는 유족들은 지치기도 하고 생계도 있고, 노조에대한 흑색선전 등에도 노출되기때문에 도중에 미안해하면서 멈추기도 합니다.
나무@namufree·5월 18일
그럴경우 노조는 대부분 유족의 뜻에 따릅니다. 이번 삼성서비스지회 염호석님의 경우 어떤 명분으로 시신을 탈취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유족의 합의든 조사든, 어떤 경우도 물리력으로 시신을 탈취하는것은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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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삼성이 노조 탄압 쩌는 거 다들 알지?
*삼성전자 노조 분회장이 동지들의 희생을 더 못보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
*경찰들이 장례식장에 난입해 유골함을 탈취함. 유가족들은 돈받고 용인한 듯
관련 기사들 2개.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243116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7313
최규석 작가 트위터 눈팅하다가 발견. 이미 이틀 지났지만...-_- 이틀이 지났는데, 검색해 보면 프레시안이나 레디앙, 한겨레 같은 진보 성향 매체 외엔 아무데서도 이걸 안 다룬다.
예전에 꽤 친하게 지냈던 사람이 하나 있다. 동시에 그 사람은 삼성 직원이기도 하다. 인간적으로는 나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이고, 개인적으로 빚진 것도 좀 있어서(아마 본인은 그런 생각도 안 하겠지만) 일부러 그 사람과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그 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삼성은 좀 까야겠다. 이건희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백혈병 걸렸는데도 산재 판정도 못 받고 죽은 노동자들한테 보상하라고 지시했다길래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좋은 일 한 번 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럼 그렇지.
최규석 작가의 추가 트윗:
몇 년 전에 많이 좋아했던... 거의 사귀기 직전까지 갔었던 선배가 나왔다. 최근엔 다른 분한테 반해 있기도 했고, 그 분은 남자 친구가 이미 있고, 없었다 해도 내 정서적 문제 때문에 다가가지 못했을 거라고 여기고 있고, 기타 등등 이래저래 정신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있었던 참이라 잘 안 떠올리고 있었는데... 여전히 마음 구석에 감정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활짝 웃으시면서 곧 결혼하니 축하해달라고 하시더라. 같이 학교 다닐 무렵엔 기껏해야 조용히 눈과 입매로 웃는 모습 밖에 보지 못했었는데... 누군지 모를 그 남자에게 질투심이 드는 와중에도, 그 미소는 너무도 밝고 행복해 보였다.
그 선배는 내가 고백했을 때, 마음은 고맙지만 자신이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겁이 난다고 대답했다. 그 후로도 가깝게 지냈었고... 졸업식 때 찾아갔을 때만 해도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잡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았는데, 결국 손가락 틈으로 빠져나가 버렸다. 그 그리움들, 그 안타까움들, 그 엇갈림들을 지금 생각해 보면 결국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때는... 나도 人間으로 살 수 있을 거라고 믿던 무렵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 난, 나 자신의 문제 때문에 아마도 마음을 바쳐 사랑하는 사람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도 결코 갖지 못한 채 홀로 살다가 홀로 죽는 게 내 운명이려니 한다. 내 안에 쌓여 있는 피폐함과 불신, 두려움을 생각해 보면... 차라리 그 때 엇갈려 버렸던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꿈은 꿈일 뿐이다. 하지만 행복하게 잘 지내실 거라는 느낌이 든다. 그거면 된 거다.
....온갖 트라우마와 에고로 가득 차 있는 나보다는 평범하게 밝고 성격 좋은 다른 남자와 함께 하는 게 그 선배를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분명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가 모르겠다ㅋ 부정맥인가(...)
아직 내 안에 남아 있는, 人間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모두 사라지고 나면 이 아픔도 사라질게다.
오늘은 광주 민주항쟁 이틀째다. 저녁 때 국화라도 한 송이 사올까.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촛불이라도 들러 나가보고. 人間이 되는 걸 포기한 채로도, 내 명예를 다하며 살아가려면 그런 것들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대체 언제까지 가능할까?

이 블로그에만 노찾사 버젼, 트럼펫 연주 버젼 2개가 이미 업로드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버젼이 가장 마음에 든다. '노래'는 역시 이렇게 쨍해야지.
그 날로부터 34년이 지났다. 죽어간 이들의 명복을 빈다. 세월호 참사로 죽은 이들도, 그리고 삼성전자 생산라인에서 백혈병에 걸려 죽어간 이들도.
아울러, 학살자 전두환과 이 정부의 무책임하고 오만한 수장과 돈으로써 3대 세습을 이뤄낸 왕국의 주인이 아무리 긴 시간 후에라도 대가를 치르길 빈다.

1)
정신적으로 처져 있었더니 요즘 몸이 급격히 불었다. 내가 갖고 있는 정서적 문제들은 아무래도 잘 해결될 것 같지가 않고... 모르긴 몰라도 평생을 안고 가야 할 것 같다. 언제나 마음 속 한 구석에 그 충동들이 웅크리고 있을테고, 종종 별 이유 없이 그 충동들이 한꺼번에 일어나 몰려오는 날이 있을 테고... 그럴 때는 멘붕해서 아무 것도 못 한채 어버버 하겠지만, 이 상태로는 그 주기가 자주 올 것 같다. 실용적인 이유도 있고 해서... 집 근처 헬스장 겸 수영장에 등록할까 싶어 가보니
한 달에 12만원
석 달에 31만 5천원
........전에 살던 집 근처 수영장은 한 달에 7만원 정도였는데 그건 세금으로 운영하는 시립 수영장이라서 그런 거였구나 싶어 ㅎㄷㄷ.
2)
어젯 밤 꿈에, 1n년 전 고등학교 시절 알고 지냈던 여자애가 나왔다. 큰 키에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무난해서 당시 반에서 인기가 많은 애였고, 나한테도 이거저거 잘 챙겨주면서 친근하게 대했다. 그래서인지 걔가 날 좋아한다는 소문도 돌았는데(물론 본인은 부정했고, 나도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나는 일부러 걔를 피해 다녔었다.
한참 동안 완전히 잊고 있었고... 이젠 뭐 아마도 결혼해서 애까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왜 갑자기 꿈에서 나타났을까 생각해 봤는데... ....지금 반한 분과 좀 닮은 거 같기도 하다 음...
쓸 데 없다. 난 혼자서 살다 혼자서 죽을 거다.
3)
어머니가 요즘 내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시는 모양이다. ....알아차리시는 타이밍이 좀 늦으셨는데요....
죽으려고 했던 것까지는 모르시겠지.

어지간한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다만 기능적인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고, 상대에게도 그 정도만 원하게 된다는 점이다. 애초에 감정적인 유대나 온정에 대한 기대를 할 거 없이. 이젠 왠만한 걸로는 짜증이나 귀찮음 정도라면 몰라도, 화나거나 슬프거나 하는 느낌도 안 든다ㅋ
...원래, 진정 人間다운 삶은 그래서는 안 되는 거라고는 생각한다.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이 나라의 국민들은 해방 이후의 혼란과 한국전쟁 이후의 피폐함을 거치며 '무엇이 옳은 것인가'를 성찰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했다. 이승만 이래로 면면히 이어진 성장중심 개발 독재체제는 파이를 나누려면 우선 크기부터 키워야한다는 일견 그럴싸한 논리로 힘을 키웠고, 그로 인한 압축성장은 무수한 부작용을 낳았다.
지금의 일베충들 대부분은 90년대 후반 IMF 구제금융 체제 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20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의 남성들이다. 재계 20위 권 내의 대기업들도 줄줄이 문을 닫고 중소기업은 하루에 100여 개 씩 도산하며 자살률이 급증하고 그에 반비례해 출산률은 급락하던 게 그 때다. 사회에 만연하던, 질식할 것 같은 공포와 불안은 극도로 그들의 정신을 위축시켰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어떤 수단을 써서든 살아 남는 것만이 최우선이 되고, 뭐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는 하찮은 게 되기 쉽다. 일베충들은 어린 시절의 그 트라우마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그 몇 년간은 향후 한국의 모습을 거의 완전히 결정지었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사회구조가 고착되었고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를 거쳐 사회에 나서며 그들은 자신들이 어린 시절부터 일상적으로 보아오고 겪어 온 '어떻게든 반드시 남을 누르고 승리해야 한다' '밀려나면 죽는 길 뿐이다' 라는 강박을 내면화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승자'는 소수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 대부분은 여전히 주변부의 인생을 강요받는다.
'남을 누르고 승리해야 한다'고 여전히 마음 속으로는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들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대로 보자면) '패배자'의 입장을 강요받는 그들은 잠재적으로 현실은 시궁창이고 너도 나도 다 똑같은 쓰레기들이라고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사회적 윤리나 도덕관념을 그들에게 들이대면 그들은 '너도 어차피 나랑 별 차이도 없는 쓰레기일텐데 누굴 욕하냐 ㅆ선비 놈아'라고 느끼고, 상대의 신상을 털거나 해서 어떻게든 꼬투리잡을 건덕지를 찾으려고 안달하고 껀수가 잡혔다 싶으면 그 정도나 성격과는 무관하게 그걸 캡처해 돌려보며 '이중잣대 클라스 보소' 하며 안심하는 거다. 자신들이 비난 받으면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내 행동은 정당하다' '그 이유가 정당한지 어떤지 한번 흑백을 가려보자'라고 하는 대신 오유는 어쩌고 클리앙은 저쩌고 엠엘비파크는 이렇고 듀게는 저렇고 하면서 모든 대상을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려 물타기하려는 경향은 이에서 비롯한다.
그렇다고 해서 일베충들이 '너도 나도 다 쓰레기 막장들이고, 도덕군자연 하는 놈들은 다 위선자들이다'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로 도덕이고 윤리고 상식이고 죄다 무시하면서 오직 자신의 이익과 재미만을 위해 악랄해지는 것도 어지간한 멘탈로는 못 한다. 위에서 봤듯이 그들은 보편적인 도덕이나 상식에 대해 반항적이지만, 동시에 그러한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모순적인 욕구를 함께 갖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일베로'와 '민주화'라는 두 버튼으로 대표되는 잣대를 베이스로 해서 '좌파들은 감성팔이나 해대는 좀비지만 우리는 이성적이다' '전라도 홍어 놈들은 핏줄이 그 모양이다, 이는 내 개인적 편견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증명된 객관적 사실이다' 라는 식으로 '적'으로 규정된 상대에 대한 타자화, 악마화를 정당화하려고 함으로써 '비록 우리는 쓰레기들이지만 그래도 좌좀들/홍어들/김치녀들 보다는 낫다'라는 식으로 자위하며 하다못해 일베 안에서나마 승리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거다.
물론 이 두 이유가 전부는 아닐 거다. 국정원에서 일베충들 초대해 특별 강연한 케이스 같은 걸 비롯해 현 정부에서는 정책적으로, 아주 적극적으로 일베를 지원하고 있다. 일베 전 운영자였던 새부가 일베를 판 이후, 그걸 누가 샀는지(신분세탁하고 새부 자신이 되사들였을 가능성도 높다... ...기보다는 개인적으로는 거의 확신한다)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그렇고. 뭐... 그래봤자 서북청년회나 깨스통 영감님들과 같은 차원으로 써먹히겠지.

http://www.djuna.kr/xe/board/11211139
며칠 전에 왜 갑자기 새삼 일베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들었나 싶었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관련 방송을 한 모양. 다시보기로 볼까 했는데 이 글을 보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마침 저 짤방 주인공이 뒤집어 쓰고 있는 거 적절하다(....)
2014년도 새누리당+레이디 가카 드립 어워드 같은 거 한다면 난 이 한 마디를 수상 후보로 밀련다. 졸려서 얼른 자려고 했는데 이건 도저히 그냥 못 넘어가주겠다. 절대 자기 아버지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라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비교할 게 따로 있지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media.daum.net/issue/627/newsview?issueId=627&newsid=20140502183904477
개인적으로 정신 건강이 나쁜 상태기도 하고, 이제 왠만한 드립은 '니들이 그렇지'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얼마 만의 막장뉴스 카테고리 업뎃인지 기억도 안 난다.
한 동안 잠잠하다 싶었더니 또 그 충동이 밀려온다. 이게 가장 나쁜 점은, 딱히 트리거가 될 만한 계기도 없는데 불쑥불쑥 솟아난다는 거다. 그간 내내 스트레스 요인이던 일도 관둬 버렸고,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도 봤고, 하루 종일 별 일 없이 지냈는데도.
난 내 인간불신 경향 때문에 남은 평생 동안 속내를 터 놓을 수 있는 친구도 마음을 바쳐 사랑할 연인도 갖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으며, 또한 동시에 최소한 머리로는 그 경향이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나는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며 인간관계에 있어 겪어 볼 만한 나쁜 일은 거의 다 최소 한 번씩 겪어봤지만, 내가 먼저 잘못한 경우도 있었고... 객관적으로 그 사람들도 그렇게 '악인'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나 이런 저런 모임 등지에서 만나는 사람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화제가 맞으면 잘 떠들고, 웃거나 적당히 농담하거나 하기도 하면서 그냥저냥 적당히 잘 지내려고는 하고, 예전에 노력하면서 공부한 것도 있겠다 깊이 사귀지 않는 선에서는 그럭저럭 별 문제 없는 사람 행세를 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가 심하게 쌓이면 그 경향이 다시 튀어나와, 반쯤 피해망상에 가까운 수준이 된다.
....일찍 자야지, 약간이지만 손이 떨리고, 눈 앞도 어지럽다. 취직한 뒤에도 업무 시간 중에 이러면 곤란한데... 지금 집에 술이 없고, 사러 나가기도 귀찮은 환경이라 다행이다. 하루 이틀 이랬던 것도 아닌데 그 때마다 퍼 마실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상태에 알콜 중독까지 더하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소설을 통해 정치적 주제나 정치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가치'를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송곳>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이 만화가 어필할 수 있는 이유는, 민주주의의 대의라거나 시대적 정의 같은 걸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수인이라는- 그저 평균보다 약간 더 정의감 강하고 올곧은 인물을 통해 누구나 일상적으로 접하는 현실의 불의와, 그를 마주한 인간의 두려움, 무력감, 분노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보다 '큰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내가 특별히 고결하고 영웅적이어서가 아니라, 그 반대로 한 없이 야비하고 비굴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난 두 번 다시 그렇게 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테마들에 감동하고, 스스로 그런 테마들을 그려내고 싶어하는 거다.
최규석 씨는 네이버에 <송곳>을 연재하기로 한 이유로 '어린 독자들이 보고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게끔 하기 좋아서'라고 말했다. 훌륭한 이유다. 하지만, 나는 오직 '두 번 다시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그 이유 뿐이기에- 즉 쓰는 나 자신을 다잡고 채찍질하기 위해서 소설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뿐, 이로서 사람들을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여기지는 않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어필할 만한 설득력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가 없다.
그 간극이 끔찍하리만큼 먹먹하다.

토요일 팀 쪽에서 비중이 크던 캐릭터의 플레이어 분이 개인 사정으로 당분간 플레이를 쉬게 되셔서... 플레이 진도도 얼마 안 나갔겠다, 캠페인을 초기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이 났다. 다른 팀원들도 다들 새 캐릭터 만들어 와 플레이하기로 한 분위기.
그 쪽 팀에서 플레이하던 캐릭터인 돌로레스의 경우... 어느 정도는 나 자신이 모델이었다. RPG라는 유희의 필터링을 통해, 나 자신은 아마도 결코 갖지 못할 것을 대신 가지게 함으로써 대리만족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차라리 잘 된 걸지도 모른다. 나도 새 캐릭터 만들지 뭐.
금요일 팀도 비중이 크던 분 한 분이 영국으로 떠나면서 빠지게 됐고... 토요일 팀도 그렇고, 요즘 RPG 라이프에 애로사항이 많구나 쩝.

그 쪽 일을 관두니 속이 시원하다. 그리고 지갑 속은 그 2배 정도로 시원하다.
..........아오 십장생........................
전에도 이 일 저 일 많이 해봤었다. 힘든 일도 있었고, 지저분한 일도 있었다. 돈은 돈대로 안 벌렸다. 하지만 부끄럽지는 않았다.
친구도 가질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가질 수 없으려니 한다. 어차피 그렇게 살 거, 명예만은 지키고서 살았으면 하는데.
명예라는 단어조차도 어색해져 간다.
1)
어젯 밤에는 너무 아파서 한 잠도 못 잤다. 해가 뜨자마자 시내로 나가 약 처방 받아왔다. 항생제를 들이 마시니까 고통은 많이 가라 앉았고 붓기도 빠졌는데... ....정작 제일 아픈 부분에 쓸 돈은 또 줄어들었구나. 하루 이틀 지속된 문제도 아니고 쉽게 해결될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안 했겠다... 니가 나약해서 그렇다거나 교회 나가자거나 하는 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의사 상담과 약이 있어야 쓰겠는데.
2)
일은 역시 그만두는 게 나을 것 같다. 아놔 이 새퀴들은 메일도 씹고 입금도 제대로 안 되고 뭔 놈의 일처리를 이 따위로 하냐?
3)
공안예술 대상에 냈다가 미끄러진 소설을 좀 더 고쳐 보려다가 GG. 어디가 문제인지는 알겠는데, 수정안 1은 처음부터 끝까지 죄다 갈아 엎어야 할 판이라 너무 품이 많이 들고 수정안 2는 파편화된 부분 부분의 장면들만 떠오를 뿐 그것들이 유기적으로 잘 엮이지가 않는다. 6월까지만 각잡고 소설 써볼 생각이었는데... 나이도 나이고, 초조해진다.
4)
<독재자의 핸드북> 읽는 중. 한 줄 요약하면 '현대적인 사례들을 위주로 해서, 읽기 쉽도록 다시 쓰여진 군주론' 같은 느낌이다.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이렇게 총체적으로 막장인데 왜 레이디 가카가 인기 있나'에 대한 이유들이, 이 책을 읽으며 더 구체적으로 정리되고 있는 중. 상당히 영양가가 많다. 장문석의 <파시즘>과 병행해 읽는 중인데, 이 쪽은 나치 독일이나 제국주의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듣보잡 취급 당하는 파시스트 이탈리아 이야기가 많아서... 파시즘을 이해하려면 역시 본토의 정치적, 역사적 맥락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저자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잘 안 읽힌다.

출처는 오유.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57237&s_no=157237&page=1
글이 삭제될지도 모르니 본문 내용도 복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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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찍은 사진인데 제대로 안나왔습니다 지금 피곤하신지 쳐자는 중인 국무총리입니다)

빨간색 괴물(나)
*동화인 줄 알았는데.... ....속였구나!
*풍자로 읽어야할지, 진지한 사회 소설로 읽어야 할지, 어떤 식의 독법을 적용해야 할지가 불분명하다.
*시대상이 불명확함.
*작가의 ‘계몽적 의도’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이 좀 있어서 읽으며 약간 불편했다
*독자층을 명확하게 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종종 10살 먹은 소년이라는 서술자의 시점에 맞지 않는 문장이나 표현이 있다.
*~~했어요 식의 종결 어미가 좀 부자연스럽다.
*철수의 시선에 일관되게 이야기의 ‘시점’이 맞춰져 있어야만 철수의 변화가 의미가 있을 듯
*서술자가 10살 아이답지 않다. 어른들의 행동을 전부 꿰고 있잖아! 병원에서 스피커폰으로 간호사를 부른다거나 하는 것도 ‘어른’의 행동방식이지 ‘아이’의 행동방식이 아니다.
*철수가 선생님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과정이 너무 길다. 초반 설명이 너무 긺. 독자는 이런 거 충분히 알 수 있으니 진도를 좀 더 빨리 빼줬으면 싶다.
*선생님에게 엄마의 이미지를 전치시켜 철수의 외로움을 부각하는 과정이 그렇게 절실히 필요한 것 같지 않다
*선생님이 철수에게 밥상을 차려 주는데 미역국이라도 끓여 주지! 그냥 택시만 떨렁 잡아 철수를 태워 보낸다는 것도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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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 예술대상에 이거 완성해서 보냈는데 떨어짐. 아슬아슬하게 검열 기준에 걸릴까 말까 하는 작품을 뽑는다는 취지에 비해, 이 글은 불온한 블랙 유머가 없어서 아마 안 될 거야... 싶긴 했다. 최소한 겉으로는 일단 메르헨의 외피를 뒤집어 쓰고 있는데, 동화답지 않은 어법이 너무 많기도 하고. 영 부족했다 싶은 부분을 증보해서 쓰고 있는 중이긴 한데 이야기가 저 혼자서 너무 침울해지고 있다(....) 내 잘못이 아니야, 이 글은 그렇게 쓰여질 운명이었을 뿐이야(..........)
부활절인데 정작 나는 죽어나는 기분이다. 날씨 더럽게 좋네 시부엉...
PS=공룡이 안 나와서 문제였던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