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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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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4
    오랜만에 정치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개인적이지도 않은 소소한 잡담들 몇 개.
  2. 2008.06.18
    結意.
  3. 2008.06.15
    마음을 치유하는 정유미 짤방.
  4. 2008.06.15
    명예.
  5. 2008.06.15
    오늘의 한시-屠庶官恩 憫盈譁(도서관은 민영화)
  6. 2008.06.15
    지난 백분토론 간략 감상.
  7. 2008.06.11
    기록:08년 6/10~11 촛불집회
  8. 2008.06.10
    최근 신경 쓰이던 문제 하나가...
  9. 2008.06.10
    어머니랑 다퉜다.
  10. 2008.06.10
    기록:6월 7~8일 촛불시위. 1
  11. 2008.06.08
    시위 다녀옴. 2
  12. 2008.06.07
    국개론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2
  13. 2008.06.04
    오늘은 보궐 선거일이다.
  14. 2008.05.31
    정유미//_// 2
  15. 2008.05.31
    마음에 걸리는 것.
  16. 2008.05.30
    월요일, 광화문. 뒷북 후기. 2
  17. 2008.05.28
    청계광장 집회현장 생중계(아프리카 TV)
  18. 2008.05.27
    이것 저것.
  19. 2008.05.27
    오늘의 짤방.
  20. 2008.05.26
    [펌]촛불문화제, 386, 광기, ...그리고 실망.
  21. 2008.05.26
    집회 참가 요령 몇 가지.
  22. 2008.05.25
    ......
  23. 2008.05.22
    이번 주 토요일(24일), 2
  24. 2008.05.21
    지난 5월 18일 기념식장 영상.
  25. 2008.05.21
    기분전환을 위한, 좋아하는 여배우들 짤방.
1)
이종사촌 동생 녀석이 올해 중학생이 되었다. 난 이미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억년 전이고... 현 정부의 교육 정책도 다른 것들 못잖게 병맛 쩐다는 건 알지만, 아무래도 당장 내 문제가 아니다보니 공기업 민영화와 대운하, 광우병 쇠고기 수입이 가장 신경 쓰이고 교육 정책 관련은 까기 우선 순위가 낮다(....)

초딩 시절 걸핏하면 우리 집에 와서 게임하고 만화책 보던 놈이 새벽같이 등교해 밤 늦게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좀 가슴이 짠했다, 쯧.

중학교 무렵의 애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본다. 그 애가 자라서 뉴라이트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많은 일들을 겪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책들을 읽고, 끝없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 그거라면... 비록 그 방향성에 동의할 수는 없더라도, 난 결코 '니 사고방식은 글러 먹었어'라는 식으로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계속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 그리고 언제든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게, 다른 관점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나 같은 어른들의 의무다. 그 결론이 '어차피 한 세상 잘 먹고 잘 살다 가세'로 귀결되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의 이 세계가 단지 그것만을 지고한 가치로 요구한다고 해도... 그러한 결론이 스스로의 것, 자기 결정의 일환이라면... 아무리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그 녀석과 다투고 사이가 멀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난 '니 사고방식을 뜯어 고쳐라'라는 식의 오만한 설교는 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 한번... 녀석을 불러 밥 한끼 사주며 한 잔 해야겠다.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하는 법이다(....) 녀석도 이제 슬슬 머리가 굵어져 가는 참이니, 좀 더 복잡한 이야기를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2)
어머니와 또 다퉜다, 후우. 1)에서 동생놈에게 신경 좀 써줘야겠다고 썼으면서도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나부터 잘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끙.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별로 노력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이후로 나와 어머니 사이엔 결코 낮지 않은 벽이 가로 놓였고, 어머니도 나도 서로를 가족으로써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서로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었던 적은 언제가 마지막인지 아득하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항상 긴장했고, 감정이 앞섰다.

아아, 난 진정으로 어머니를 이해해 보기 위해 무엇을 했던가.

3)
쿵푸 팬더 보고 옴. 원래는 아임 낫 데어를 보고 싶었지만 내려버린 뒤였다-_- 꼭 영화관에서 봐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씁. 그래도 잭 블랙 횽아가 멋졌으니 괜찮아.

4)
6월도 거의 끝나간다. 며칠만 더 이력서 넣어둔 것들 결과를 기다려 보고 급한 대로 편의점 알바라도 뛰어야겠다 히밤. 20대 중반을 넘어서니... 어머니에게 용돈 달라고 손 벌리는 게 부끄러워지기 시작한다.      
And

의지를 세우면, 마음이 차갑고 단단하게 굳어 가는 게 느껴진다. 내 정신은 냉철하게 가라앉고, 그와 반대로 몸 속의 피는 천천히 뜨거워진다. 자긍심으로 나의 내면을 채우고, 투쟁심으로 나의 외연을 덮는다.    

여러 해 동안, 많은 일들을 겪어왔고... 지금도 겪고 있는 중이다. 그 일들은... 안 좋은 일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난 항상 혼자 고민했고, 혼자 생각했고, 혼자 노력했고, 혼자 극복했고, 혼자 실패해 왔었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은 채로. 그것이 나의 강함이었고, 내 긍지였다.

한 때, 결코 휘지도 꺾이지도 않는 완전한 강함을 꿈꿨을 때. 그 누군가는 내가 강자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그 누군가는, 내가 스스로의 약함을 인정하고 다른 이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건 이제 끝난 이야기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말했었다, 정신은 육체의 장난감에 불과하다고. 그러나 그 정신이, 그 명예가-

단지, 그것만이 내 영혼을 고결하게 하는 것을.

......
이 얼마나 허망한 나르시즘인가, 하핫.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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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로스코, 숙명이란 건 분명히 있다. 인간은 장소, 시대, 환경을 골라서 태어날 수 없어... 때문에 태어난 순간에 각각의 인간들은 살아갈 조건이 다르지. 그것이 숙명이다. 그래서 이 세계가 잔인한 건 당연한 거야. 삶의 시작은 화학반응에 지나지 않고... 인간 존재는 다만 기억 정보의 그림자일 뿐이지. 영혼은 존재하지 않고, 정신은 신경세포의 스파크에 불과해. 신이 없는 무자비한 세계에서 홀로 살아가야 한다 해도... 여전히! 여전히 난 의지의 이름 아래 명하겠다! '살아가라'라고 말이야."
-디스티 노바 교수, <총몽 The last order> 2권 中

어떤 신념도 의지도 없이, 한없이 추하고 너절하게 살아가던 때가 있었다. 그 시간들은 결코 짧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젠 결코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

.......
..........
..............
꿈을 꾸었다. 모든 게 끝이라고, 너의 그 잘난 명예는 철없는 영웅 심리에 불과하다고, 예전처럼- 아니, 예전보다 더 약해지고 어리석어진 채 고통스럽게 남겨진 날들을 살아가게 되리라고, 어떤 목소리가 내게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귀에 익었다.

친구를 위한 신의, 사랑하는 이를 위한 절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울러, 나를 드높이는 유일한 명예.

명예...

그것은 내 영광의 근원이자 고통의 근원...

성취의 순간도 있었다. 좌절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난 지금에야 비로소... '인간됨'은 오욕과 슬픔에 더럽혀져 가면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의지라는 '상태'에 대한 정의임을 알 듯 하다.

난 더 이상 그 때처럼 살고 싶지 않다.
난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날 절망하게 만들지 못한다.

And

屠庶官恩 憫盈譁(도서관은 민영화)

-서민 죽이시는 관의 은혜에 근심이 넘쳐 시끄럽구나-

上狩滔徒 民詠和(상수도도 민영화)

-조정은 넘쳐나는 무리를 사냥하나 민은 모일 것을 노래한다-


拙俗狹商 騷賈技(졸속협상 소고기)

-졸렬한 속인이 좁은 헤아림으로 장사하는 재주를 떠들어대네-

破誥抹理 大運遐(파고말리 대운하)

-경계함을 파하고 도리를 지워버리니 큰 운수는 멀어지는구나-



猥驕何高 傲固鼠(외교하고 오고서)

-외람되이 교만하니 어찌 높아질까 거만하고 완고한 쥐여-

佯剿峠 大亂多(양초산돈 대란다)

-속이고 괴롭히며 혼잡하고 어두우니 큰 난리가 많도다-


潗會自理 可保伍(집회자리 가보오)

-물 끓듯한 집회는 스스로 다스려지니 가히 보호할 만한 대오라오-

時民冒陡 排朽喇(시민모두 배후라)

-때에 민이 험난함을 무릅쓰고 썩은 내를 배척하여 말한다-



末漫何免 失數搖(말만하면 실수요)

-마침내 넘쳤으니 어찌 면할까 제 운수를 잃고 흔들거리며-

卞命何吉 汚解也(변명하길 오해야)

-성급히 명령하니 어찌 길할까 추잡한 해결책이로다-


備武壯漢 掃嘶民(비무장한 소시민)

-병장기를 예비한 힘센 사내들이 흐느끼는 민들을 쓸어낸다네-

暴歷盡壓 歌恨歌(폭력진압 가한가)

-모진 시대에 억압함을 마지않으니 한스러이 노래를 부른다-

출처 : 절대평범지극정상인의 얼음집
http://windxellos.egloos.com/4397107

And
....
김종훈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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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보고 나서는 이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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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길의 악몽이 되살아났다...OTL
And

23:30
시청역 도착. ㅈㄴ 더움;; 일단 맥주 한 캔 따고 시작.
23:45
조중동 안보기 서명운동을 하고 있길래, '나는 우익을 빙자한 수구 신문 조중동을 평생 다시는 보지 않을 것임을 태극기와 이순신 장군님 앞에 맹세합니다- 배후 시민 1ㅅ'이라고 적었다. 나는 스스로가 결코 애국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민족의식도 희미한 편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내가 태어나고 살아온 나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감은 있고, 그 의무감에 기대어 난 이 맹세를 지킬 것이다.  
24:00
어떤 아저씨 두 분에게 잡혀서 소주. 다른 일행들이 왔다고 구라치고 도주.
01:30
명박산성 등정 준비. 진행자가 청와대로 진격하자는 의미가 아님을 거듭 강변. 아직까지 분위기 양호. 후방에는 경찰들도 몇 명 오감. 수십개의 깃발들이 보인다.
01:45
오마이뉴스 실황 중계 차량 발견. 명박산성 앞으로 스티로폼 계단이 쌓이고, 가느냐 마느냐고 격론.
01:50
어머니에게서 '정의를 위해 수고하는 아들 파이팅'이란 문자가 왔다. 날 움직이게 하는 건.... 정의 같은 보편적인 대의가 아니다, 내 개인적인 명예일 뿐. 그래도, 고마웠다.
02:17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찍으셨다는 분의 커밍아웃. 이야 안경에 습기찬다;ㅁ;
02:37
오마이뉴스 방송 타다. 우왕ㅋ굳ㅋ
02:50
동아일보 화장실 갔다가 '친일신문인 동아일보 화장실을 쓰고 싶냐'고 빈정대는 국개론자와 조우. 듣다 못해 예비군복 입은 아저씨 하나가 '오줌싸는 데도 이념이 필요하냐'고 맞받아침.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 분장을 하고 춤을 추는 분들 옆을 지나침. ....인간의 다양성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03:10
조중동문을 끌어 내리자는 자유발언자 등장. 더이상 문제는 쇠고기가 아니라는 증거들 중 하나다.
03:17
'비폭력' 피켓 명박산성 앞에 등장. 8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면 곤란한데...
03:25
누군가가 명박산성 등정 성공. 사람들이 '내려 와'를 연호하자 버로우. 안심했다. 아직까지는 군중들이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사회자는 청와대로 진격하자는 게 아니라, 아무리 높이 벽을 쌓아도 시민들은 그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라고 거듭 강조. 오늘은 전경들이 대부분 명박산성 뒤에서 대기하여, 시민들과 직접 부딪칠 건덕지가 없었다는 것도 평화로운 분위기 조성에 큰 몫을 한 걸로 보인다.
03:46
내내 오마이 중계보다 지루하던 참, 뒤쪽 해방구(...)에서 NO G8(...노 쥐박)이라는 1인 밴드가 공연하는 걸 발견해 거기로 이동.
04:10
오마이 중계차량 앞으로 복귀. 이명박 깨기까지 20분 남았-_-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전경이 투입될텐데, 끝까지 평화집회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 시민이 개념 발언.
04:20
오마이 중계차량 철수 준비. 살수차 대비용인지 우비를 입고 나온 사람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04:35
동이 터오기 시작한다. 오늘 밤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뜨지 않은 건 아닐테지. <아침이슬>이 저 만치서 들려온다.
04:43
디씨 명까갤이라는 깃발 발견. 그러고 보니 지금쯤 깼겠네-_=
04:47
오마이 중계 종료. 나도 주변 쓰레기나 좀 치우다 슬슬 가볼까,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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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겨레를 사서 보니, 서울 40만 명 가량에 지방 10만 명 가량이 모였다고 실려 있었다. 뭐랄까... 개인적으로 오늘 현장에서 느낀 점은,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직접적인 계기로 해서 촉발된 사람들의 분노는 이제 슬슬 임계점에 이르른 듯 하다는 점이다. 집회 초기에는 단순히 협상 무효 고시 철폐 구호와 이명박 탄핵이라는 외침이 주종을 이루던 자유 발언도, 공기업 민영화나 대운하 착공, 교육 정책 등으로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1페이즈가 정부에 대한 분노 표출과 많은 시민들의 운집이었다면, 1달이 지난 지금은 슬슬 2페이즈로 넘어갈 타이밍이라는 느낌이 든다. 모든 게 잘 진행된다면 2페이즈는, 시민들이 보다 냉철하게 문제를 인식하고서 서로 교류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각 총사퇴 안이 발의됐고... 시민들 중 일부는 이쯤 해뒀으면 됐으려니 하고 그만 직장과 가정,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택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비율의 시민들은 거리에 남아 문제의식을 확장시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깨달아 갈 것이다.
그게, 아직은 버리고 싶지 않은 나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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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되었다.

남은 두통거리들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뒷골이 땡겨오긴 하는데... 뭐 이게 어디냐=_=;;;

후우, 이젠 더 이상 그 문제는 신경쓸 필요 없겠지. ...다행이다, 정말로.


이제 얼릉 나가봐야지-_=
And
...마음이 안 좋다....

난 물론 어머니를 가족으로써 사랑하고, 어머니도 그렇다는 걸 안다. 하지만... 뭐랄까, 여러 가지 일들이 너무 많았다.

아마도.. 하루 이틀로 될 일이 아니겠지, 쯧.

힘들다, 약간은.

ps=당분간 인터넷 안 씁니다. 지인들은 개인적으로 연락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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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늦게 집을 나서는 바람에, 막차를 타고 간신히 시청에 닿았다. 가는 길 중간에 ‘촛불시위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게 보였다. 젊은 나이에 어쩌다 조중동이 떠먹여 주는 것만 먹게 됐을까 싶기도 했지만-_-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서 구경하기도 하고, 몇 명은 도발하기도 하고, 몇 명은 그냥 무시하고 가자고 제안하기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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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배기탑 옆에서 뭉쳐 있는 예비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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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시각이 23시 40분 경. 여기저기서 모여 웃고 떠드는 사람들. '시위'나 '집회'라기 보다는 '축제'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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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이 보고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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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시각이 00시 50분 경. 시민들의 센스에 낄낄거리기도 하고 노래를 흥얼대기도 하면서 돌아다니며 사진 촬영 계속. 혼자 오는 쪽이 운신의 폭이 넓어 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운데 단상 위에서 민중가요를 틀어놓고 '전경들의 폭력 진압이 시작되면 우리를 지켜달라'고 시민들에게 요구하는 카메라맨이 눈에 거슬렸지만... 잠시 뒤 일어날 일은 예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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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시 무렵, 오마이 뉴스 중계를 통해 시위대가 닭장차를 흔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저러다 사고 나겠다 싶어서 촛불을 끄고 이순신 장군상 쪽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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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후로는... 한참 사진을 찍지 못했다. 앞쪽은 이미 혼돈의 도가니가 되어 있었고, 분노한 시위대는 차 위의 전경들에게 물병을 집어 던지고 몇 명은 불꽃을 쏘아 올리기 시작했다. 전경들이 소화기를 쏘아대기 시작했고, 분노한 시위자 몇 명이 사다리를 가져다가 닭장차 위로 올라가려고 했다. 불꽃을 쏘아대던 아저씨를 말리던 중, 난 차 위에서 한 전경이 시위대를 향해 울먹이며 외치는 목소리를 들었다. "미안해요!"

...처음, 이 집회는 어느 정도 불법적인 성격을 내포하고 있을 망정 정당한 열정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은... 이 사람들을 말리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다리를 밟고 차 위로 올라가려는 사람을 끌어 내리며 필사적으로 외쳤다. 이건 방법이 아니라고. 몇몇 분들이 나와 함께, 올라가려는 사람들을 말렸다. 주변으로 소화기 분말이 자욱하게 내려 앉았고 윗옷을 벗은 아저씨 한 분이 사다리에서 떨어졌다. 나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와 다른 사람들 몇 명이 사다리를 옆으로 끌고 가려던 차에 이제 갓 스물을 넘긴 듯한 청년이 다가와서 내게 물었다. 정말로 올라가면 안 되는 거냐고. 올라가서 이야기만 하면 안 되는 거냐고. 난, 힘겹게 고개를 저었다. 불과 10분 전까지만 해도 주변을 밝히고 있던 가로등은 모두 꺼져 있었다.

콜록거리면서 사다리를 끌고 인파 사이를 헤쳐 나오던 중 의료 봉사하는 분들이 식염수와 생수로 눈을 씻어 주셨다. 수건과 물티슈를 받아 챙긴 채 사다리를 끌고 인도로 올라왔다. 이걸 어딘가 치워둬야 한다, 시위대의 손도 전경들의 손도 닿지 않는 곳으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길 옆의 골목으로 사다리를 끌고 가는데, 어떤 분이 사다리를 돌려달라고 하길래 사람들이 자꾸 차 위로 올라가려고 해서 안된다고 했다.

"당신, 31일날 안 왔었지? 그 날에 비하면 이 정도는 진짜 평화시위야."
"그것까지는 알 바 아니고, 이 사다리는 못 내 드립니다."
"글쎄, 달라니까! 지금 당신은, 누가 또 올라가서 전경들한테 시비걸까봐 그러는 거 아냐? 앞쪽에 안 가져갈테니 돌려줘."
"안돼요."
"진짜 안 가져 간다고! 이 사다리 내가 가져온 거야. 그보다 당신은 분말 뒤집어 쓴 거나 잘 좀 씻어내, 그거 몸에 해로우니."

잠시 실랑이 끝에... 난 사다리를 돌려주고 뒷쪽으로 몸을 피했다. 청계 광장 쪽에서 몸을 추스리면서 생각했다, 오늘은 긴 밤이 될 것 같다고. 가래가 끓던 게 어느 정도 진정되자 의료봉사자 분께 받은 수건을 뒤집어 쓰고 다시 앞쪽으로 갔다. 소화기 분말 좀 뒤집어 썼다고 빠지기엔 분위기가 너무 험악했다.

다시 앞쪽에 가보니 소화기 분말로 사방이 가득했다.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전경에게서 빼앗은 듯한 방패로 몸을 가린 채 욕설을 퍼붓고 있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닭장차 창문의 철망을 뜯어내고 있었다. 차 안에 타고 있던 전경들이 필사적으로 철망을 붙잡았지만 불가항력이었다. 사람들은 뚫린 차 안을 향해 생수병을 던져대기 시작했고, 난 차 앞을 몸으로 막아섰다. 어떤 사람이 각목을 꼬나쥔 채 비키라고 요구했지만 난 거절했고, 그 때 시위대 쪽에서 날아온 생수병에 얼굴을 얻어 맞았다. 내가 비틀거릴 때 시위대 쪽에서 누군가가 달려 나와 나를 붙잡고 인도 쪽으로 끌어냈다. "막으려고 하지마, 저 사람들은 알아서 스스로를 지키고 있으니." 정신을 차렸을 때 난 안경을 잃어버린 채 인파에서 빠져 나와 홀로 걷고 있었다.

화장실에서(동아일보 건물의 화장실이었다, 이런 아이러니컬할 데가!) 머리를 감고 얼굴을 씻어낸 뒤,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흥분한 군중들을 바라보며 한참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과연 이걸로 좋은 걸까, 이걸 뚫고 청와대로 간다고 해도 무엇이 생기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배가 고파졌고, 옆 훼미리마트에서 소세지 3개를 묶어 1200원에 파는 걸 사다 먹었다. 도로 가운데 주저 앉아 담배를 꼬나물고선 오마이뉴스 중계를 보며, 난 생각했다. 따끔 거리는 피부. 목안에서 끓는 가래침. 앞쪽에서 들려오는 욕설과 해산을 종용하는 방송 소리, 그리고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이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소리. 이 가운데서 나는 살아 있으며, 살고자 하고 있구나. 진정으로. 가로등에는 다시 불이 들어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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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경 찍은 촛불. 하늘은 혼탁했고, 별들은 모두 지상에 내려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 빛은 촛농에 가라앉아 사그라 들었다. 다시 불을 붙여 봤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디씨 음식갤에서 지원나온 김밥을 씹으면서, 스스로의 마음이 의외로 고요함을 깨닫고는 약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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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 밖에 안 냈었는데 조금 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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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무렵이 되니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오마이뉴스 중계는 끝났고, 좀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은 불을 쬐고 있었다. 그 불을 쬐며... 이렇게 불을 피우는 건 불법일텐데, 그래도 따뜻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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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을 기점으로, 촛불집회는 일종의 임계점에 달했다는 느낌이 든다. 무력으로라도 전경들을 뚫고 청와대로 가 이명박을 끌어내리자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말리며, 여기서 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는 데 만족하자는 사람들. 뒤쪽에서 촛불 하나를 밝혀둔 채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며 여기 놀러왔냐고 짜증을 내는 사람들. 난 그 모두를 지켜 보았다.

앞으로 이 '움직임'이 어떻게 될지, 역사에 이 움직임이 어떻게 남을 지는... 판단을 유보한다. 그리고 난 보다 더 '알기 위해' 오늘 밤도 광화문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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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상세한 내용은 일단 눈 좀 붙이고, 생각이 좀 정리된 나중에.

여러모로... 생각할 꺼리가 많은 밤이었다, 후우.



ps=목구멍에서 소화기 분말 맛이 느껴진다, 웩.

ps2=멍바긔는 내 안경값을 물어내라ㅅㅂ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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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석 作, <100도c> 中

하여, 난 오늘도 거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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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투표 독려 포스팅... 을 할 생각이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인데다 떠오르는 문구들이 어째 지나치게 선정적이라 GG. 대신 혼란스런 정국에 생각을 정리하는, '나를 위한' 글줄이나 몇 자 적어둔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계속 감소 추세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막장을 달리는 데도 아직 10% 후반 씩이나 된다는 게 속쓰리지만 그거야 내 반 한나라당 성향이 워낙 완강하니 그렇게 느껴지는 거고... 객관적으로 봐도 취임 100일 만에 이 정도의 지지율 감소는 기록적이긴 하다.

이런 상황에서 추론해 봤을 때, 통합민주당의 전략은 뻔하다. 보궐 선거는 대체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데다, 평일이니만큼 더 낮아질 것이다. 이번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병맛 외교를 직접적인 계기로 촉발된, 그간 누적되어 온 현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그에 대한 폭력 진압- 그리고 여당에의 민심 이반은 통합민주당에 있어 결정적인 호재다.

촛불집회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통합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참가자들에게 엄청난 야유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만일 오늘 보궐 선거 결과 통합민주당이 승리한다면 그들은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어부지리를 챙기는 결과가 된다.

'시민 여러분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촛불집회의 순수성에 정치논리를 끼워넣고 싶지 않아 참가를 자제했다+이제 반격의 기틀이 놓인 셈이니 나머지는 우리가 하겠다+시민 여러분들은 그만 가정으로 돌아가 달라',

라는 식의 너무도 뻔뻔한, 하지만 너무도 매끄러운 핑계거리까지 손에 넣은 채로.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승리한다면?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그렇게 된다면 진정으로 막장이 된다. 장관 고시 확정, 대운하 착공, 공공 서비스 민영화. 이미 여대 야소인 원내 상태에서 그들에게 재갈을 물릴 수 있는 세력은 아무 것도 없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수 십년을 퇴보할 테고, 지난 10년 동안 이룬 성취를 되찾기 위해서는 더욱 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다만 모든 걸 포기해 버리고 마는 건 얼마나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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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암울한 현실이라 해도 말이지(담배)

어디까지나 내 느낌이지만... 이 켜켜이 쌓인 어둠은 쉬이 물러가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나 자신을 포함해... 지금까지도 이미 너무 많이 잃어온 사람들이 앞으로도 많은 고통을 겪고,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엄혹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모든 것을 그토록 가벼이 내던져도 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적어도 아직까지 난 살아 있고 앞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들을 견뎌나갈 자신이 있다. 살고자 하는 자는 살 권리가 있다고, 누가 말했던가.

창 밖에서는 지금... 밤의 가장 어두운 시간이 지나고, 서서히 새벽 하늘이 밝아 오는 게 보인다. 난 과연 지금 이 땅에 또아리를 튼 암울이 이 밤의 어둠과 함께 걷혀 나갈 수 있을 지 알지 못한다. 가끔은 느낀다. 나의 투쟁도, 나의 의지도 언젠가는 종막을 고하리라는 걸. 세계는 개인보다 강하며, 끝내는 나 역시도 절망하여 내가 가장 혐오하는 자들과 같아질지도 모른다는 걸.

그리고 이 땅의 새로운 새벽은, 굴복하여 쓰러진 나의 시신 위로 밝아 올지도 모른다는 걸.

기왕 그렇다면 그 때를 조금이라도 늦춰 보기 위해- 가능하다면 내가 나로 남은 채 그 새벽을 보기 위해, 무언가를 더 시도해 보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난, 오늘 투표를 하러 갈 것이다.

저번 총선 때 이미 한번 써먹었지만 여전히 적절한 짤방 하나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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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7분 현재, 광화문으로 출격(...) 준비 중. 마치 마크로스에서 휘가 발키리에 탑승하기 전 민메이의 노래를 듣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이걸 돌려 보고 있다(........야;;).

좀 쑥스러운 소리지만... 이 아가씨 정말 마음에 든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진달까, 마음이 가벼워진달까.

http://1998444634.fanpy.net/VMM/0.0.0.0.0/43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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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연락 안할 생각이었고, 마주칠 수 있는 자리도 가능한 피하려고 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쩌다가 그 사람이 집회에 간다는 걸 알게 됐고... ....더럽게 걱정되기 시작했다, 젠장. 결국 지인을 통해, 이미 한번 지워 버렸던 그 사람의 연락처를 받았고... 오랜만에 연락을 넣어 본 결과 아무 일 없었다는 답을 들었다.

그러면 됐다, 무슨 어린애도 아니니 자기 한 몸 정도는 알아서 챙길테고, 더 이상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

....
.....
.......
..........
라고 어제 아침까지는 생각했는데, 예의 그 닭장차가 집회 참가자를 덮쳤다는 뉴스를 본 이후로 또 다시 걱정되기 시작했다, 썩을.

....아무래도 상관 없는 남인데, 왜지, 망할.

'남'일 것을 요구한 건 그 사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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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앞에서 촬영. 원래 7시 집결 예정이었지만 조금 늦게 도착했다. 지상으로 올라서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닭장차들과 전경들. 그들도... 보통 때는 적당히 선량하고 적당히 비겁한, 평범한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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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장군상. 여기서 전투복 차림의 아저씨들 몇 명을 만났다. 다음 아고라에서 '군인은 나라를 지키는 사람이다, 전경들로부터 어린애들과 여자들을 지키겠다는 의미에서 전투복을 입고 가겠다'고 하는 예비역 분들의 글을 봤는데, 그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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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면세점 앞에서. 세번째 사진은 MBC 기자분.

당초에는 입구만 봉쇄하면 참가자들을 막을 수 있는 청계광장보다 사방이 트인 광화문 쪽이 참가자들에게 유리하리라고 예상했는데, 전경들 측에서도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인지 블럭 별로 병력을 축차 투입해서 참가자들을 둘러 싸 고립시키는 전술을 썼다. 그 때문에 동화 면세점 앞에 모인 인원은 수 백여 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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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경, 문화제가 끝난 뒤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배후'가 없이 시민들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참가한 집회의 특성 상 집행부의 목소리가 미약했고, 이것은 조직적이고 통제된 행동을 취할 수 없다는 약점으로 이어졌다. 이 뒤에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거냐고 사람들은 저마다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한 채 서로에게 물었고, 저마다 청계 광장으로 가자 명동으로 가자 종로 3가로 가자 말들은 많았지만 통일된 움직임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난 길 건너 청계 광장에 천여 명 가량이 모여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쪽으로 가려 했으나 한 참가자 분이 '사복경찰들이 시민들 틈에 섞여 감시하는 모양이니 돌아서 가라'라고 귀띔해 주셨다. 여자분 2분과 함께 시청 쪽으로 우회하여 청계 광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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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에서 온 손님들. 난 내가 한국인임을 구체적으로 자각하고 자랑스러워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단지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먼 곳에서 온 방문객들의 시선을 살피며, 난 왠지 참기 힘든 부끄러움을 느꼈다.

청계 광장에서는 종로 3가에서 가두 행진 중 전경들과 대치하고 있는 사람들과 합류할 것이냐, 이 자리를 지킬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사람은 머릿수가 늘어날 수록 충동적이 된다고 보는 나는 동화 면세점 쪽에서 같이 온 여자분들에게 가급적 이곳에 남는 게 안전하다고 설득하려고 했지만 그 두 분은 우리가 가서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속으로 답답하기도 하고 걱정도 됐지만... 한 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다. 이처럼 의견이 갈린다는 것 자체가, 통일된 움직임이 어렵다는 것 자체가 배후 따위는 없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난 그 여자 분들을 설득하려고 했으나 그 분들은 계속 합류 의사를 밝히셨고... 난 마지못해 두 분을 따라가 무사히 합류하시는 걸 보고 돌아가겠다고 했다. 분위기 험악한 곳에 여자 둘만 떨렁 보내자니 마음에 걸렸다=..=

11시 반 경, 종로 3가 도착. 도로에는 수 만명이 발디딜 틈 없이 들어차 있고, 방송국 차량도 군데군데 보였다. 당장 충돌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 난 인파에 섞여 들어, 시민들 선두에서 어떻게든 사람들을 막아 보려고 노력했으나 무리였다. 옆에 계시던 스님 한 분에게 군중들을 진정시켜 주실 수 있냐고 부탁해 봤지만 그 분도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셨다.

앞으로는 방패를 앞세우고 도열한 전경들, 뒤로는 분노한 군중들을 두고 그 사이에서... 난 깨달았다.

나는, 이명박의 퇴진보다도 시위 참가자들의 안전을 훨씬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것은 전자만큼이나 이뤄지기 어려운 바람이라는 걸.

지금... 술 마시면서, 아프리카 방송 생중계를 보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음이 복잡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집회에 배후 따위는 없다. 그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사람들을 조직화하고, 체계화시켜 그들의 의지를 한 곳으로 모을 지도부가 필요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 그리고 난 그렇게 생긴 지도부가,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휘둘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없던 '배후'가 생길 때 정부는 탄압의 확실한 빌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난 그게 걱정된다, 너무도.

ps=그 여자분들 2명은 과연 그 날 무사히 돌아가셨을까, 그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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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freeca.com/opentv/opentv_pop.asp?szStr=5051010f5e174d13564940114c135646115a5f1f&nWidth=640&nHeight=480&isAutoPlay=1

현장에 있을 수 없다면 있을 수 없는 대로, 매일 최소 1시간은 생중계 봐야지... 에휴. 며칠 쉬었으니 내일은 다시 나가 봐야겠다.

이하는 디씨 외수갤에 올라온 외수횽의 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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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매운탕이 먹고 싶으냐

낚시의 달인처럼 행세하던 놈이
막상 강에 나가니까
베스와 쏘가리도 구분하지 못한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도
어떤  멍청이들은
그 놈이 월척을 낚아 올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못한 채
매운탕을 끓일 준비를 한다
아놔, 매운탕은 뭐
자갈에 고추장 풀어서 끓이는 거냐
냄비에 물 끓는 소리가 공허하면서도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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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성할 일 하나. 월요일 저녁 광화문 집회에 나갔다 늦게 온 뒤, 아프리카 방송으로 현장 생중계를 보고 있다가 저런 일들을 방송 3사에서 어떤 논조로 다루는 지 기가 막힌 나머지 최근 방송국에 취직한 후배에게 문자로 '안 가본 사람은 모른다'고 찌질댔다. ...내가 뭐한 거지 도대체orz

정-경-언의 유착은 세계 어디에나 있고, 한국은 그 정도가 좀 더 심할 뿐이다. 불과 50년 만에 모든 것이 변했고, 그 부작용은 이미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굳어져 있다. 그걸 두고서 한 개인에게, 그것도 이제 막 취직해 말단 스탭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찌질댄 건 어른스럽지 못했다. 인x아 미안 선배가 잘못했어-_-

2)
일요일에 있었던 거울 합평회에서 부당한 평을 들었다. 글에 대한 비판은 물론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를 작가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하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하는 말은 아니라고 느껴졌기에 일단은 잠자코 있었지만, 불편하니 조심해 달라고 요구해야겠다.
 
3)
얼른 집회 후기 올려야 되는데;; ....일단 PD수첩 좀 보고난 다음에.

4)
슈퍼에서 주스 사려다가 외국인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지난 학기에 외래 교수 한명도 혹시 일본인 교환학생이냐고 물어 봤었지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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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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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ydhoney.egloos.com/3757835

주인장 분께서 남긴 댓글:
제가 말하려는 바 자체가 그렇게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내용은 아니예요.
일단 조 위에 푸랭EJ님이 말씀해 주신 내용이 제 글의 주요 핵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른 부분은 이야기할 것이 없습니다. 386 그룹들이 어떠한 식으로든지 선동을 하기 시작했다면 그에 걸맞는 대책이나 제어가 되어야하는데 선동만 하고 사람을 풀어버리고 마는 그 모습을 보고나면 그 누구도 실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과연 이 상황에서 우리가 얻는게 무엇일까요? 몇몇 분들은 17회의 집회에도 바뀌는게 없으니 움직여보자 라고 말씀하십니다만, 그렇게 하면 한발짝 앞으로 나가는게 아니라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겁니다. 그동안 순수한 이미지, 좋은 이미지를 굳혀나가던 촛불 문화제가 이번 이로 결국 촛불 집회가 되어버리고 가족이 내 자식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가서 "저 어른이 나쁜 짓을 해서 우리가 그걸 막으려고 오는거야" 라고 내 아이에게 말을 해 줄수 있는, 그런 모든것들이 깨진겁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아닙니다. 이건 우리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동안 쌓여왔던 인원을 늘릴 수 있는 이미지를 이용한 좋은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지요. 답답합니다.

그리고 제가 말하는 "정신줄을 놓은" 분들에 대한것은, 단순히 그냥 참가한 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것이 아님을 제 글과 댓글들을 통해서 충분히 표현되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광기에 다름 아닙니다. 분명히 말합니다. 물론 전부 다 그런것은 아니고 일부만 그랬겠습니다만, 제가 겪은 그 사람들은 그냥 미친개와 다를게 없었습니다. 같은 편과 멱살을 잡고 싸우고 주먹질과 발길질을 날리고 욕지거리를 하는 그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좋습니까? 이걸 그냥 단순하게 흥분했으니까 그럴수도 있지 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렵더군요.

그리고 저는 아직 촛불집회가 가야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MB가 나라를 너무 빨리 망치니 빨리 어떻게 해야 안되겠나 라고 생각하시는데 저같은 경우는, 그리고 촛불 문화제를 처음 생각했던 분들은, 가장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5년 내내 촛불 집회를 할 것을 감안하고 시작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빨리 이 틀을 깨버리니 솔직히 저희는, 집행부는, 처음 기획했던 입장에서는 상당히 안타깝기만 합니다. 지금의 틀을 깬것은 한발짝 나아간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깨질지도 모를, 모든 일들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극단적 선택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글에도 말했지만 많은 분들이 이러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는 집회에 대한 경험이 없기때문에 많이 미숙한 점이 있고 그 점이 24일 집회에서의 충돌에서부터 드러났습니다. 당연하지요. 일반 시민들이 나섰으니까요. 그래서 깨졌고..오늘도 깨졌지요. 다음에도 이렇게 간다면 다음에도 깨질겁니다.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모르니까 바뀌는게 없는 것이지요.

불법 집회는 특정 집행부가 집회를 집행하는것이 어렵습니다. 어제 오늘같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반드시 중앙 집행부가 잡혀갑니다. 그 사람들이 잡혀가는게 두려워서 안하는게 아닙니다. 한번 하고 잡혀가면 그 다음에 이어서 할 수가 업습니다. 하루 하고 말거 아니지 않습니까? 오래 할거잖습니까?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고 다음주도 하고 다음달에도 하고..계속 할건데 그걸 누가 어떻게 커버할겁니까? 가능합니까? 안됩니다.

제발 길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과 같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집회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합리화도 불가능하고 우리가 지속적으로 할 수도 없습니다. 말했듯이 일단 누가 선두에 나서서 해주기를 바라는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것이 첫째요, 일반인들끼리 지속하기에도 이런 부분들은 실제로 어느정도 충분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진행을 하는것이 좋은데, 그렇게 하더라도 일회성이지 오래 할 수 있는 집회 형식은 절대 아니라는것이 문제이지요. 그렇다고 오늘처럼 끼리끼리 하면? 그냥 공멸이죠. 사람도 여기저기 다 찢어지고..답이 없습니다.

이런걸 일일이 적을 생각은 없었는데 워낙 댓글 방어가 빡세서 댓글방어용으로 하나 달아둡니다. 글만 보고 댓글 달지 말고, 댓글들도 좀 보고 글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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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저항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 그러나... 역시 현장에 나가 보고서 내 눈으로 보고, 내 머리로 생각해 판단해야 할 일이다.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링크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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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다음 아고라와 이글루스(...)

사복 체포조 구분 요령
1. 좀 무서운 아저씨 티가 납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 제가 살펴보니 모두 그렇지 않더군요. 복장 역시 신경 써서 경찰 티를 안내려고 하고 있으므로 이것으로 구분하기 힘듭니다.

2.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습니다.

일반 이어폰은 아니고요, 마이크 달린 핸드 프리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양쪽 경우에 따라서 한쪽만 달린 핸드프리를 쓰더군요. 보통 경찰이 쓰는 데롱데롱 감긴 줄을 안씁니다. 티나잖아요?

3. 허리춤이 불룩합니다.

총은 아니고 사각형 상자로 보일 겁니다. 뭐냐고요? 경찰 무전기죠. 무전 상황을 듣다가 확 나꿔채는 겁니다.

4. 시위대에 섞여있습니다.

새벽 4시 경 한 무더기의 사복 경찰이 나타났으며, 한 명씩 한 명씩 군중 사이로 스며듭니다. 심지어는 군중들과 친한 척 이야기도 하고 담화도 나눕니다. 이번 경우 촛불도 들더군요. 스크럼 사이에도 섞이고요. 하지만 티 납니다. 1~3을 보면요.


저는 같이 왔던 분 들을 안내해 주느랴 이 사복 형사들에 의한 체포 장면을 못 봤습니다. 몸이 안좋으신 분이 계셔서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하다보니까요. 하지만 정확하게 새벽 4시에 나타나고 그 뒤 경찰청장이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특히 그 중 한 형사(체포전담조로 추정)가 촛불을 키며 군중 속으로 사라질 땐 오싹 했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만.

앞으로 집회 현장에 자주 출몰할 겁니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http://studioxga.egloos.com/3756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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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진압 대응법
1. 운동화, 마스크 필수. 안에는 얇은 옷, 겉에는 두툼한 옷을 입으세요.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움직이면 춥거나 덥습니다.

2. 아이들은 데리고 오지 마세요.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다치거나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3. 지휘부는 지휘부대로, 조 구성은 5인 1조(남자3, 여자2) 가명으로 연락처를 주고 받으세요.
위급할 때는 전번을 지우거나 핸드폰을 폐기합니다.

4. 경찰 진입시 전방엔 남자가 2열로 스크럼을 짜고, 여자들은 남자들의 뒤를 받쳐 줍니다.

5. 기동력 있는 교동수단으로 경찰의 이동상황과, 군중의 이동경로 그리고 탈출로를 알아내야 합니다.

6. 가능하다면 공공운수노조 등과 공조를 해서 시위 군중의 전방에 서서 이동을 합니다.

7. 부득이하게 경찰에게 연행됐을 때는 반항하지 마세요.
부상을 입을 수 있고, 대오가 흐트러집니다.

8. 무리가 흩어졌을 때에는 조별로 연락을 해서 재집결합니다.

다음 아고라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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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잘 지내시고 아프지 마세요. 꼭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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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그 분께 연락하지 않기로 했다.

포기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 아니다.
지금 보다 더,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을 때 다시 손을 내밀기 위해서다.

부디 그 때까지 잘 지내시길.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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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백지화를 위한 종교간 합동 환경 회의 소속의 신부님 및 목사님, 스님들이 지난 100여 일 간의 4대 강변 순례 캠페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다. 지금 1일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 거기 갔다가 저녁 때 지인들과의 약속 자리에 나갈 생각이다.

http://xwaterwa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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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걸으면서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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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길게 쓰려다가.... 너무 뻔하고 상식적인 소리라서 관뒀다.

이게 2008년 한국의, 50년만에 민주화를 성취한 국가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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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국내 배우들은 거의 다 남자 배우들이다. 송강호, 최민식, 조재현, 류승범 등(그에 비해 좋아하는 외국 배우들은 여배우들이 더 많다). 그러나 칙칙한-_- 남우들의 행렬 가운데 끼어있는, 몇 안 되는 좋아하는 국내 여배우들이 있으니... 전도연과 정유미가 거기에 들어간다.

전도연은 안정적이고 절제된, 어느 배역을 맡겨놔도 제 역할을 하는- 그러다가도 가끔씩 폭발적으로 빛나는 연기력 때문에 좋아한다. 미인은 아니지만 볼수록 은근히 매력적인 외모기도 하고. <밀양>에서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정유미는... ....고백한다, 그저 콩깍지다orz 어째서 좋은지 남에게는 잘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사, 사... ....아낀다//_// 나와 동갑인데 저런 감수성이라니;ㅁ;

흠흠, 고등학교 졸업 사진을 보면 나이가 들어서 더 매력이 늘어난 케이스인 듯. 뭐 졸업 사진은 '엄숙하게 찍어야 하는' 종류의 사진인데다 머리 모양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유미 짤 하나 추가. 긴 머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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