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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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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믿지 않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 인간 대 인간으로의 우정이나 신뢰 따위는 얼어죽을 개소리라고 여겼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지금 와서는.... 그 때의 내 태도는, 나름의 사연과 타당성은 갖고 있었을망정 지나치게 피해의식에 젖어 있었던 걸로 보인다. 군대에서 보낸 2년과 제대 이후의 지난 몇 년 동안 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고, 그 때의 내 태도는 잘못된 것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난 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강함'을 손에 넣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최근에는 위기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그 때에 비해 온화해졌을 망정, 어느 정도 이기적인 면도 있다. 난 주로, 이성적이고 현명한 사람에게 호감을 갖곤 한다. 그가 나와는 다른 신념을 갖고, 다른 이상을 추구하더라도 그게 나름의 원숙함을 이루었다면 그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 내가 호의를 갖고 친해지고자 하는 사람은 '지적으로건 성격적으로건, 무언가 내가 배울 것이 있는 사람'- 즉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주를 이룬다. 물론 호감 비호감은 그러한 판단보다 선행하는 것이고... 예외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는 그렇다.

꽤나 전부터 호감을 갖고 있던 여자분이 있다. 온라인에서의 교분은 몇 년 째 이어오고 있지만 직접 뵌 적은 별로 없고, 딱히 깊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 그러나 좀 더 가까워졌으면 하는 욕구는 늘 갖고 있었다.

그 분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꽤나 매력적인 사람이긴 하다. 그러나 내가 그 분께 갖고 있는 감정은 연애 감정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게다가 난 이미 반한 상대가 있다). 하지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내 생각인 거고, 섣불리 다가갔다가 이성으로써 접근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그 분이 불편하게 느끼시지 않을까, 그 점이 걱정된다.

이런 문제는 어디까지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 사람마다 다른 법이다. 게다가 내가 그 분께 호감을 갖고 있건 말건, 내가 그 분께 이렇다 할 무례나 잘못을 범한 적이 있건 말건(내 생각에는 없는 것 같다) 그 분이 나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면 끝나는 문제니... 아무래도 조심스러워진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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