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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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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만약 당신이, 좀 더 일찍 들을 수 있었다면."
귀가 이상하게 울렸다. 이상한 것이 머릿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이 도시의 평화라는 것이 얼마나 거짓된 것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유도 없이 잡혀가고, 또 이유도 없이 사라지고 있는지 알았을 텐데요.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살려 달라고 애원하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 군화발 소리, 통금 시간이 지난 밤, 어둠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사람들의 귀는 막혀 있고, 잠이 든 사람들은 벽 너머에서 무슨 일이 일어 나는지 알지 못해요."...(후략)

...(전략)..."하지만,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은 살아남았죠. 청각을 회복한 사람들도 생겨났어요. 하지만 교육과 사회적 압력 때문에, 또 다른 감각을 깨닫지 못하고 살고 있어요. 사람은 누구나 '들을 수 있어요.' 당신이나 나처럼."
 나는 피식 웃었다.
 "정말로 사이비 종교 같은 이야기군요."
 "나는 그런 꿈을 꾸어요."
 그는 계속 써 내려갔다.
 "모든 사람들이 일상처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어디에서나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 모여 앉기만 하면 노래를 부르며 즐길 수 있는 세상. 숨어서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되고, 경찰에 쫓기거나 잡혀가는 일도 없는, <소리>가 온 세상에 가득하게 되는 세상을요."...(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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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a님 자신은 전혀 정치적인 함의를 두지 않고 쓰셨겠지만... 이 부분이 자꾸 눈에 밟힌다.

세상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고,

소리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


언제쯤 그걸 깨달을 수 있을까.
과연 언제쯤에야 그걸 깨달을 수 있을까, 모두가.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