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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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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이 좀 삐뚤어졌지만 드리즈트 엉아는 관대하니 용서해주실거야(.....)

 

컴퓨터 모니터에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통칭 '최애캐') 이미지 띄워놓고 생일 축하하거나 장례식 치르는 짤방들을 볼 때마다 "우와 덕후들 무서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존 인물도 아닌데 저렇게까지 하고 싶을까" 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는데.... 뭐랄까, 내가 존내 파릇파릇하던 1n년 전 중삐리 시절 처음으로 TRPG를 접하고, D&D를 접했던 그 무렵 알게 된 최초의 네임드였던 캐릭터가 오피셜로 '넵 죽었습니다' 확인을 받고 나니 그 덕후들에게 엄청난 동질감이 든다(...)

 

난 드리즈트의 엄청난 팬은 아니었다. 군대를 갔다 온 이후로는 D&D 라인은 3.5 캠페인 한 번을 제하고는 거의 손을 놓기도 했고 했고, 드리즈트가 나오는 소설도 기껏해야 정발된 초기 시리즈 정도만 좀 읽고 말아 버렸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흔해진 '사악한 동족들을 떠나서 홀로 선과 정의를 추구하는, 그러나 타인들의 편견으로 인해 영원히 소외받는 영웅'이라는 이미지는 어리던 내 마음을 잡아 끌었고, 플레이하면서 그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굳세게 잘 살고 있구나' 싶어서 흐뭇해했다. 내게 있어 드리즈트 도어덴이라는 이름은, 엘민스터라는 이름 이상으로 친근하고 강하게 포가튼 렐름이라는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끈이었다. 그리고 그 끈은, 이제 끊어져 버렸다.

 

 

저 세상에서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옛 친구들과 재회할 수 있기를. 안녕, 드리즈트 도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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