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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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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별이 쏟아진다.
부끄러운 나의 심장위로,
날마다 뜨거운 별이 쏟아진다.
미친 듯이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잎 마른 풀 뿌리를 씹으며
나는 죽은 시인들의 시를 읽는다
마음의 혓바닥이 마르고
슬픈 용기마저 꺾이어 버릴 때까지
바람은 계속하여 불어 올 것이다.
눈을 감은 나의 비탈,
무서운 폐허가 놓여 있다.
무서운 종이돈의 마른 나뭇잎마다
눈 뜬 폐허의 폐허가 놓여 있다.
깨어진 나의 창문과
부끄러운 나의 더러운 심장 앞에
바다가 출렁인다.
거울 속의 바다, 비참한 진리.
싸움에 진 달밤이 밤의 금밭에 뒹굴고 있다.
뒹굴 수밖에 없는 달밤의 어버이들이여,
왜 물을 퍼붓든가, 불을 뿜지 않는가.
이미 죽은 시인들의 시를 읽기 위하여
학자들의 새빨간 거짓말을 소리내어 읽기 위하여
새벽은 새벽마다 눈을 뜨지만
부끄러운 심장은 나의 심장이다.
고독한 심장은 나의 심장이다.
이웃집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주변에서
사약을 마시는 부스럼 같은 시인들.
꽃은 더 이상 피지 않을 것인가.
씨는 더 이상 거둘 수 없을 것인가.
누가 금밭을 갈고 어여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가.
썩어 자빠진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아, 푸르지 못한 재화의 구덩이에서
어깨춤 추는 딱정벌레들.
사람이 사람의 이마에 못을 박는다.
하늘이 슬픈 땅을 그지없이 경멸하고 있다.
하늘이 술을 마시고
비틀거린다, 비틀거린다.
가난한 달밤의 어버이들처럼
심하게 비틀거리지만
그러나 하늘은 붕괴하지 않는다.
별이 쏟아진다.
부끄러운 나의 심장 위로
날마다 어제 죽은 별이 쏟아진다.




-김철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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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1주년이 어제였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개안했고, 어떤 이들은 절망했고, 어떤 이들은 냉소했고, 훨씬 더 많은 이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날의 불꽃은 아직도 적지 않은 이들의 마음 속에서 타오르고 있다. 그 불꽃은 아직도 현재형이다.

잠수 중이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잠시 부상. 다시 꾸륵꾸륵.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