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CLOUD

  • Total :
  • Today :  | Yesterday :




때때로 느끼는 점은,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상당히 '여성적'이라는 것이다. <화성에서 온...> 류의 서적들을 통해 이제는 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남자는 대체로 목적 지향적인 경향이 있고 여자는 관계 지향적인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남자가 '나 요즘 힘들어, 피곤해' 같은 말을 한다면(물론 한국 남자들은 이런 말 잘 안 한다) 이것은 '그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자가 그런 말을 하면 그것은 '나 힘드니까 위로해줘'라는 목적인 경우가 많다.

나도 비슷하다. 난 자존심이 꽤나 강한 편이고, 왠만해서는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물론 혼자서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럴 때는 그냥 깨놓고 '이러이러한 상황인데 내 생각은 저러저러하다, 조언을 해 달라'라는 식으로 직접 부탁을 한다. 하지만 동성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의 남자들에게 '나 힘들어' 같은 소리를 하면 그들은 남자 특유의 성향상 '넌 이러한 점이 문제다, 저러하게 고쳐라'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고, 난 아니꼬와-_ 한다.

물론 그 녀석들과도 친한 편이고(아무렴 친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이야기도 하지)... 날 무시한다거나 해서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란 건 안다. 하지만 가끔씩 상당히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말할 것도 없이, 내 문제는 어디까지나 내 문제다. 남이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럴  수 없는 것도 많으며, 그럴 때는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것은 나도 잘 알고 있으며, 지금껏 살아오며 대부분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치거나 하지 않는 건 아니고, 그럴 때는 '힘내라' 같은 소소한 위로 한 마디가 아쉬워지곤 한다, 씁...

ps=덤으로 난 오른쪽 왼쪽, 동서남북, 수치화된 거리로 길을 설명해 주면 자주 헤멘다. 그러나 한번 지나간 적 있는 길은 꽤나 잘 기억하는 편이다. 좀 찾아보니 이것도 '여성적'인 특성인 모양.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