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계미랄까, 해학이랄까.... 그런 게 부족해서, 아마 안 될 거야.... 싶긴 한데 일단 완성해서 보내놓긴 했다.
기본 구상과 주제만은 그럴싸한데 그게 이야기로서 형상화가 잘 안된다거나, 초반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진이 빠져 버려 중반 이후로 급격히 맥아리가 없어진다는 게 내 소설의 고질적인 약점이다. 이번에도 그런 내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듯하다. 심사위원진도 화려하고, 공모 주제도 마음에 들어서... 제법 공들여 썼는데도 불구하고 그렇다-_- 호러 장르를 좋아하긴 하지만 직접 써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너무 모험을 하지 말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객관적으로 이 정도면 충분히 먹히겠다! 까진 아니어도, 나 자신이 현재 수준에서 이르를 수 있는 극한의 역량을 짜내어 썼다는 자각이 드는 소설을 쓴지 너무 오래 지났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소설 따위 관두고... 이번에는 비정규직으로 전전할 생각 말고 제대로 준비해서 번듯한 직장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다시 밀려온다. 약 값도 필요한데...
...3개월이다. 앞으로 3개월만 죽어라 써보고, 그 때까지 뭔가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관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