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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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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발하기 전에 사장이 '넌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 '다른 팀 사람들과 이야기하지 마라, 이 바닥에선 사방이 적이고 다들 널 이용의 대상으로만 본다' '다른 팀으로 가거나 하는 식으로 날 배신한 놈 치고 잘 되는 놈 못봤다' 운운하는 이야기를 했다. 일단은 예예 거리긴 했지만.....

이승기가 부릅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나도 누구 못지 않게 신의나 의리를 중시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은 한은 여러 날 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천천히 쌓여 가는 성격의 것이지 일방적인 게 아니다. 난 지금까지 사장을 두번 밖에 못 만나봤고, 이래저래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 본 적도 없다.

사장을 비난할 생각은 아니다. 내가 그 사람을 좋게 볼 근거가 희박하긴 하지만, 나쁘게 볼 근거도 별로 없다. 결정적으로 난 그 사람을 본 게 두번 뿐이다. 짧은 동안이나마 일차적으로 판단한 바에 의하면 사장이 편협하고 강압적이긴 할 망정 그다지 '나쁜 사람'인 것 같지는 않다. 자기 아랫 사람은 잘 챙겨주는 타입 같기도 하고. 하지만 자기만 믿고 와라, 딴 팀 사람들과는 아예 이야기도 하지 마라, 나한테 말대답 하지 마라는 식으로 일방적이고 종속적인 관계만을 요구하는 사람, 다른 종류의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는 사람 밑에서 오래 일해봤자 그다지 좋은 꼴 볼 것 같지는 않다.

신선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이긴 하지만 시간에 비해 급여도 너무 짜고, 탤런트들을 자주 본다는 것도 내게 있어선 그다지 큰 메리트가 아니고... 조금만 더 하다가 접을까 생각 중이다.

2)
마지막 촬영분이라 그런지 좀 격하게 빡셌다. 아앍 비온 뒤 땅바닥에서 짚신 신기 크리;ㅁ;

3)
사장도 껄끄럽고, 같이 온 사람 둘 중 하나도 상대하기 짜증나고, 날씨도 쩔고... 하는 와중에도, 같이 일하는 단역들 중에 정유미를 닮은 귀여운 아가씨가 있어서 눈 하나는 즐거웠다. 이병헌이나 조재현, 전도연 같은 좋아하는 배우들을 지켜보는 느낌이랄까(....)

4)
새벽에 차타고 돌아오며 창 밖을 내다 보는데... 빗줄기 속에서 저만치 '흰 소복을 입은 채 뒤로 걸으면서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할머니'가 보였다. ....자, 잘못 본 거 맞겠지 이거?;;;;  

5)
촬영장 식당에서 노닥거리던 고양이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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