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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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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픽]다키스트 던전 나병환자편

난 대학생이었다. 아침에 뉴스를 보고, 착잡한 심정으로 검은 정장을 꺼내 입고 수업에 들어갔었다. 하루 종일 멍했다. 같은 기숙사에 살며 종종 마주치던 교환학생 하나가 썸 스페셜 데이냐고 묻길래 서툰 영어로 "ex-president was die" "it's suicide" "i admired him" 등의 대답을 힘겹게 꺼내놨다. 

사실 '존경했다'는 표현은 부적절했다. 이라크 파병과 노동 문제 때문에 난 노무현 대통령을 썩 좋아하지 않았고, 그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그를 가장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죽어선 안 될 사람이라고 여겼기에, 살아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극복하기를 바랐기에... 그런데도 그가 그렇게 죽었다는 것 자체에서 배신감을 느꼈기에 난 슬퍼하면서도 교내에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의견에는 반대했었다.

 

그렇게 죽어선 안 될 사람이었다. 그렇게는.

11년이 지난 오늘, 그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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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절망들이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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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레드 갈렝 2020.05.17 03:1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이 블로그에 찾아 올 옛 지인들은 아마도 더 이상 없다는 게 그나마 약간 위안이 된다.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오직, 나만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 정작 그들의 이미지는 오직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있을 뿐이고 현실의 그들은 각자 저마다 자신의 삶을 살고 있을 텐데.

 

그들이 한 없이 그리우면서도, 내 그리움은 그저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이미지들에 대한 것일 뿐이라는 걸 안다. 

 

내가 얼른 죽어서, 가능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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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억난다. 2007년 겨울, 그곳에서 열린 박상준 님의 SF 강의를 들으러 갔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 이후 10년 간 반 쯤 농담 비슷하게 '박상준의 아이들'을 자칭하며 합평 모임을 이어가는 문우들이 되었다. 다 같이 동인지를 찍어서 나눠 가지기도 했고, 모임이 끝나면 술과 소설 이야기와 웃음을 나눴다. 

 

그 10년 동안 모임을 떠난 사람들도 있었고, 결혼한 이후 연락이 닿지 않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항상 대여섯 명 정도는 꾸준히 모임에 남아 왔고, 몇 명 정도는 작가로서 기반을 다졌다(나는 결국 그렇게 되지 못했다).

 

모임이 10년을 넘어서자, 다들 각자의 삶에 바빠졌다. 모임의 성격 자체도 합평 모임보다는 친목 모임에 가깝게 변했고, 그나마도 드문드문해졌다. 단톡방에서도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고작 2개월 정도 같이 강의 들었던 사람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이기 시작한 게 10년 넘게 이어졌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내심 서운했다. 

 

결국 어딜 좀 간다고 둘러대놓고, 덤으로 아무래도 상관 없는 개드립도 좀 치고서 단톡방에서 나와 버렸다.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작가로서든 개인적으로든 다들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난 남들은 다들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데 나만 닻과 같은 과거의 추억에 묶여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아무도 원망하지는 않지만, 난 마치 떠도는 별처럼 그게 그저 끝없이 슬프고 쓸쓸했다. 그 사람들은, 내가 '사람이 싫다'고 생각하게 되기 전에 친분이 쌓였기도 하고.

 

제법 오랫 동안 잘 눌러왔었는데... 죽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다시 자주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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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인연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그립다. 하지만 막상 그 사람들을 만나면 내 그리움은 경계심에 뒤덮여 버리곤 했다. 이제는, 내 그리움과 경계심이 뒤섞인 태도에 그 사람들도 질렸으려니 싶다. 

 

..........

난, 어떤 기억들 때문에 사람을 싫어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이 싫다고 내내 생각하면서도, 일말의 아쉬움이나 그리움 비슷한 감정은 끝까지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다들 잘 지내세요, 그리울 겁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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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식 만화를 보고 삘 받아 쓴 것. 본문에 언급되는 '사막의 나라와의 전쟁'은 당연히 십자군 전쟁. 이 외에도 성전사 역시 이 때 참전했다거나, 중보병 역시 용병으로 고용되어 참전했었다거나, 본문에 언급되는 흑마법사는 핫ㅅ... ...신비학자의 스승이라거나, 괴인은 흑마법사가 관련된 인체실험의 희생양이었다거나, 야만인의 고향에도 다키스트 던전 지하의 '그것'과 비슷한 악마의 전설이 있다거나 뭐 그런 망상을 좀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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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질 않나 보구나, 얘야. 뭐? 또 그 꿈을 꿨다고? 땅 아래, 끝없는 어둠 속에서 끔찍한 악마가 도사리고 있다는 그 꿈? 울지 말거라, 걱정할 필요 없단다. 그렇지, 오늘은 옛날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마. 그 이야기를 듣고 나면 아무 걱정도 들지 않을 거다.

 

 

옛날, 어떤 왕국이 있었단다. 왕국은 한 때는 강성했지만 오랜 기근과 역병으로 점차 쇠락해가고 있었어. 게다가 왕가에는 오랫동안 후사를 이을 왕자가 태어나지 않았었지. 한 때는 강하고 부유한 나라였으니만큼 그럭저럭 꾸려나가고는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끝이 보이고 있었지. 왕과 왕비는 왕국이 느리지만 확실하게 멸망해가고 있다는 걸 짐작하고는 그 운명을 되돌리기 위해 매일 정무가 끝나고 나면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기도실에 틀어박혀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위대한 빛께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 결국 빛조차 그 정성에 감동했는지, 왕자가 태어났어. 어린 왕자는 영리했지만 몸이 무척 약했단다. 그래서 왕과 왕비는 왕자가 잘 자라서 왕위를 이어 받는 그 날을 기다리면서도 혹시 큰 병에 걸려 죽지나 않을까 걱정했단다.

 

 

왕자가 피를 토하며 쓰러져서 의식을 찾지 못한지 열흘째 되던 날, 왕과 왕비는 근심을 억누르다 못해 결국 빛께서 금지한 수단에 손을 대기로 결심했지. 광활한 대사막 건너 동방에 신비한 사막의 나라가 있었는데, 사막의 나라는 빛을 섬기지 않았기에 왕국을 비롯한 서방 대륙의 나라들과는 오래 전부터 적대관계였어. 그 사막의 나라에서 온 흑마법사에게 어떤 대가라도 치르겠으니 왕자를 건강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거야.

 

 

흑마법사가 대가로 무엇을 요구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하지만 왕자는 기적처럼 건강해졌어. 몇 년 뒤 왕과 왕비는 승하했고, 왕자는 젊은 나이로 왕좌에 올랐어. 그 후 수십 년 동안이나 왕자는, 아니 이제는 왕이지. 왕은 현명하고 자비롭게 왕국을 잘 다스렸고, 몇 번 정도 사막의 나라와 전쟁도 벌어졌지만 모두 승리했단다. 모든 이들이 왕의 이름을 칭송했지. 왕국의 역사, 나아가 서방 대륙의 역사를 통틀어 그만큼 만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왕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거야.

 

 

그러면서도 세월이 흘러, 다시 사막의 나라와 전쟁이 벌어졌어. 이번엔 몇 년이나 이어지는 큰 전쟁이었지. 서방 대륙의 나라들은 연합군을 결성해 동쪽으로 파견했고, 이제는 나이가 든 왕도 그 일원으로서 군대를 이끌고 참전했단다. 하지만 큰 전투에서 패배하고, 왕은 소수의 친위대와 함께 고립되었지. 그 때 전장에 흉측한 악마들이 나타났고, 악마들은 끔찍한 힘으로 양 세력을 모두 공격하기 시작했어. 왕은 지금까지 싸우던 사막의 나라 군대 지휘관에게 특사를 보냈고 급히 악마에 대항하는 임시 동맹이 맺어졌단다. 처절한 싸움 끝에 전장에 남은 건 오직 왕과 우두머리 악마 단 둘 뿐이었지. 우두머리 악마는 결국 왕이 휘두르는 육중한 대검의 칼날 아래 쓰러졌지만, 마지막 순간 왕의 이름을 부르며 비웃었지. 우두머리 악마는 바로, 어린 시절 죽을 뻔한 왕을 살려낸 그 흑마법사가 섬기던 존재였던 거야. 악마는 선왕과 왕비가 치렀던 끔찍한 대가가 무엇이었는지 밝히며 너의 존재 자체가 빛에 대한 끔찍한 죄악이라고 왕을 조롱한 뒤 사라졌단다.

 

 

사막을 헤매던 왕은 그를 찾아 헤매던 정찰병들에게 발견되어 간신히 주둔지로 돌아왔지. 기나긴 전쟁에 양 세력 모두 지쳐 있었고, 곧 휴전조약이 맺어졌지만 ‘성지’는 사막의 나라가 가져갔지. 말이 좋아 휴전일 뿐 사실 패전이나 다름없었어.

 

 

사랑하는 왕국으로 돌아 온 왕은 전처럼 낮에는 국정에 전념하고 밤에는 책을 읽었지만 내심으로는 결코 자신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 왕의 명민하던 눈은 총기를 잃었고, 고뇌와 절망으로 흐려졌어. 게다가 왕의 육체까지 더럽혀지기 시작했단다.

 

 

문둥병, 위대한 빛께서 내린 천벌. 피부의 감각이 없어지는 걸로 시작해 산 채로 몸이 썩어 들어가는 무서운 병. 왕은 그 병에 걸렸어. 요즘은 몇몇 의사들이 문둥병도 그저 병일 뿐 천벌이나 저주 같은 게 아니라고 조심스레 주장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만, 왕은 의심을 떨칠 수 없었어. 이 병은 위대한 빛께서 내린 벌이 아닐까? 아니면 이 역시 선왕 폐하와 비 전하가 치러야 했던 그 대가의 일부일까?

 

 

처음에는 두꺼운 화장과 의복으로 충분히 증세를 숨길 수 있었지만 잠깐 뿐이었어. 외국의 사절과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실수로 나이프에 손을 크게 베었는데도 고통을 느끼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는 것부터 해서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지. 왕은 전쟁터에서 입은 부상이 악화되어 공식석상에 나갈 수 없다고 선포하고는 장막 뒤로 물러나 통치를 계속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단다. 자신의 병이 퍼져나갈 가능성, 권력 불안정으로 인해 신하들 사이에 암투가 생길 가능성을 걱정한 끝에 결국 힘든 결단을 내렸어. 건강이 나빠져 왕위를 친척에게 양위하고는 요양을 위해 먼 곳으로 떠날 것을 선언한 거지.

 

 

아끼던 검을 차고, 붕대를 새로 감고 가면을 고쳐 쓰고, 왕자 시절부터 아끼던 주석 플루트와 즐겨 읽던 시집들 몇 권만을 챙긴 왕이 수도를 떠나는 날이 왔어. 수천, 수만에 달하는 백성들이 거리로 나와 꽃을 뿌리며 눈물을 흘렸단다.

 

 

국경까지 마지막으로 왕을 전송했던 수행원이 왕께 청했지.

 

 

“제가 섬길 분은 한 분 뿐입니다. 어디까지고 함께 가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경의 봉사는 ‘나’라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와 백성에게 바쳐져야 하네. 왕은 그를 위한 도구일 뿐이지. 허락하지 않겠네.”

 

그 분은 고개를 들어 한 때 자신이 왕으로서 다스렸던 나라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말씀하셨단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으로군. 이 풍경을 지키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결심했었고, 이제 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바칠 때가 왔네. 난 행복했었어. 하지만 이제는 떠나야 할 때로군, 마치 기나긴 밤이 끝나고 아침 햇살이 내리쬐면 밤의 어둠과 함께 사라져야 할 새벽이슬처럼."

“어디로 가실 것인지, 그것만이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아직 정하지 않았네. 다만, 전쟁 도중 어떤 영지의 소문을 들었지. 왕이었던 자가 죽어 묻힐 곳이자… 마지막으로 남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곳.”

왕이셨던 분, 또한 여전히 왕이신 분은 슬퍼 흐느끼는 수행원에게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이다’라는 빛의 경전 구절과 더불어 마지막으로 축복을 내리시고는 어둠이 내리는 머나먼 땅으로 홀로 떠나셨단다.

 

 

편히 잠들거라, 얘야. 그 분은 지금도 저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싸우고 계시단다. 우리를 지키기 위해.

 

 

+

 

 

젊은 가주는 집무실에 앉아 눈 밑에 낀 검은 기미를 쓸어내렸다. 눈꺼풀 안쪽에 모래알이 가득 낀 듯했다. 선조의 편지를 받고 이 영지에 도착한지도 어느덧 몇 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 필사적으로 일한 결과 산적 여단이 장악하고 있던 옛 길의 안전은 어느 정도 확보되었고, 그를 통해 외부의 용병 및 상인들도 왕래하기 시작했다. 바로 지난주엔 폐허 깊은 곳에서 시체를 되살리고 있던 사령술사를 쓰러뜨렸다는 낭보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영지를 둘러싼 숲에는 독기가 어려 있었고, 저택 지하에 펼쳐진 광대한 폐허에서는 생명 없는 백골들이 헤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으며, 버려진 사육장으로 이어지는 지하도에서는 악취가 풍겨 나왔고, 굳게 입구가 걸어잠긴 안뜰 너머에서는 요사스런 핏빛 안개가 맴돌았다. 해안을 적시는 파도소리는 불길했고, 반쯤 무너진 방앗간이 버티고 선 황폐한 농장에서는 밤마다 섬뜩한 녹색 광채가 일렁거렸다. 선조가 편지에서 경고했던, 가장 어두운 던전 속의 형언할 수 없는 악마를 상기할 때마다 모골이 송연했지만, 해내야만 했다.

 

 

가주는 책상 맞은편에 앉은 남자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남자는 품위 있는 동작으로 계약서를 집어 꼼꼼하게 읽었다. 문득, 피로한 와중에도 가주는 남자의 말투나 태도가 굉장히 정중하면서도 고풍스럽다고 느꼈다. 용병은 거칠고 상스런 자들이고, 글 같은 건 아예 모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시스터 주니아나 파라켈수스 양처럼 돈만이 아니라 도덕적 대의나 종교적 신념, 희귀한 지식 등을 원해 영지로 온 이들도 가끔 있었지만, 이 남자의 분위기에는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게 독특한 데가 있었다. 이제는 몰락했지만 아직 찬란하던 과거의 잔광이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는- 이 영지의 저 까마귀 문장처럼.

 

 

천천히 저무는 저녁 햇살이 비스듬히 집무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와 남자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남자는 ‘볼드윈’이라는 이름을 계약서 서명 란에 적어 가주에게 돌려주었다. 힘차면서도 유려한, 서명한 자의 지성과 교양이 묻어나는 필체였다.

 

 

“볼드윈 씨라고 부르면 되겠군요. 혹시 예전에 무슨 일을 하셨는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아, 그저 개인적 흥미일 뿐이니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편히 말씀하십시오, 영주님. 전 죽을 곳을 찾아 온 병든 떠돌이일 뿐입니다. 예전에는 어쨌건, 지금의 저는….”

 

 

가주는 순간 가면 너머에서 남자가 빙그레 미소 짓는다고 느꼈다.

 

 

“…아무 것도 아닌 자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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