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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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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지속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왔다.

 

결론은... 다음 달까지는 현행 대로 넷째 주 금요일 저녁에 모임을 갖고, 그 이후로는 분기 단위로 모임을 전환하여 내년 1월, 그리고 4월에 만나는 걸로 정해졌다.

 

마음이 복잡하다. 이제 나에게는 변변한 인간 관계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남지 않았고, 그 모임은 나에게 있어 아직까지 내 안에 남아 있는 '人間이 되고 싶다'는 욕구를 미약하게나마 채워줄 수 있는 끈이었다. 하지만, 이제 내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一者'-오직 홀로 기뻐하고, 슬퍼하고, 충족하고, 절망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 끈마저도 놓아 버려야 했던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몇 년 전의 나였다면, 一者가 되고 싶다는 욕구 따위는 터무니 없는 것이며, 사람은 결국 항상 다른 누군가와 함께 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가야만 한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러한 몇 년 전의 나에게, 네가 진정으로 간절히 원하는 것은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웃어주고 싶은 참이다.

 

 

그 끈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다행스러우면서도 다행이라고 여기는 스스로가 약간 한심하기도 하다. 그런 꼴을 겪었으면 완전히 정 떨어질 만도 한데.

 

냉정하게 생각하자. 유예되었을 뿐이다. 아직 그 끈이 남을지 사라질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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