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CLOUD

  • Total :
  • Today :  | Yesterday :





학회장인 친구 녀석이 대단히 곤란한 표정으로 과대 일을 관둘 생각 없냐고 물었다. 이야기를 해봤더니, 저번 체육 대회 때 내가 연락을 제 때 하지 않은 문제가 컸고 무엇보다 다른 애들과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난 납득했고, 이번 졸업 여행까지만 일을 맡아 보고서는 그 후 적당한 상대를 찾아 넘기기로 했다.

애초에 내가 이번 학기 과대를 맡겠다고 한 이유 자체가... 친한 녀석들이 몇년 째 계속 임원 일을 맡아가며 고생하는 걸 보기가 좀 그렇다는 거였다. 하지만 나도 이번 학기 동안 과대 일이라는 건 본질적으로 관계 관리라는 걸 절감했고, 그것은 내가 가장 어려워 하는 종류의 일이기도 했다.

도중 하차한 셈이니... 남들 보기에도 좀 부끄럽고, 나 자신도 썩 뒷맛이 좋지 않다. 나도 여러모로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잘 모르겠다. 난 정말로 최선을 다했던 걸까? 노력해야 할 방향은 알지 못한 채 그저 '선의에서 한 일이었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는 자기 만족만을 원했을 뿐일까?

모르겠다. 내가 애초부터 사람이 영 없다면 이번 학기 과대는 내가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더라면, 모든 것이 지금보다는 더 나았을까?

...........

피곤하다. 하지만 여전히 난 3학년 과대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나도 잘 알고 있는 나의 '한계'는, 어쩌면 결코 넘어설 수 없는 성격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포기할까.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