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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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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광화문 집회를 마치고 집에 와서 한 잔 하고 딴 짓 좀 하다가 새벽 무렵에 자려던 참이었는데, 트위터 쪽을 보니 남태령 쪽에서 분위기가 굉장히 안 좋았다. 아주 굉장히. 

 

대강 간략히 상황을 정리하자면

 

1)전국 농민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양곡법 관련 문제로 인해 항의 차원에서 집회에 참가하려고 트랙터 17대를 몰고 서울로 올라옴

2)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집회 신고가 되어 있었고, 경기도까지만 해도 경찰들이 협조함

3)그런데 서울로 들어오기 직전, 남태령-사당 구간에서 갑자기 경찰들이 차벽으로 길을 막고 트랙터를 파손함

4)트위터와 인스타 등을 통해 상황이 전파되고 시민들이 모여듦

5)경찰들이 트랙터 행렬 앞쪽 차를 빼더니 우회해서 뒤쪽으로 돌아가 행렬을 앞뒤로 봉쇄하고, 농민들과 시민들이 고립됨

 

그런 상황에서 아는 사람 몇 명이 현장에 나가 있었다. 그 사람들이 마음에 걸려서 첫 차를 타고 다시 나갔다. 남태령까지 가는 동안 졸리고 피곤하고 술기운도 올라와서, 술은 마시지 말 걸 그랬다고 한 50번 쯤 후회했다-_-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 7시 경이었다. 사람이 많아지면서 험악하던 분위기가 많이 완화되어 있었고, 핫팩이나 커피, 김밥 등을 나눠주고 있었다. 방송 차량도 와 있었고, 다행히 신경 쓰이던 지인들도 다들 무사히 귀가했다길래 머릿수 좀 채우다가 도저히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어 되돌아왔다.

광화문에서 바로 남태령으로 와서 밤샌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마침 어제는 동지기도 했다. 이들은, 기나긴 밤을 서로에 기대어 견뎠다.
근처에 주차되어 있던 괴이한 차. 저게 그 이타샤라는 거구나...

 저 잠 좀 자자라는 문구가 깊이 공감됐다. 그리고 술 마시지 말 걸 그랬다고 새삼 또 후회했다.

이건 그냥 깃발이 웃겨서 찍었다(...)

 

 물품 나눔하는 곳에서 하나 남았던 깔개를 양보해 주신 여성분 감사합니다, 좋은 일 있으시길 바랍니다. 사실은 밤 새고 술까지 마신 상태로 왔더니만 그 때 이미 쓰러질 거 같았어요(...) 

 

사실 남태령 소식 처음 접했을 때 콜택시 부를까 했는데.... 기다리는 시간 가는 시간 하면 그냥 지하철 타고 가는 것과 별 차이도 없겠다 싶어서 관뒀다. 콜비 아낀 걸로 책 사야지. 초여명에서 나온 크툴루의 교단들 읽으면서 지난 2년 반 동안 까인 이성치를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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