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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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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SF/판타지 도서관 관장님이 문자 보내주신 것도 있겠다... 해서 거기 갔다 밤을 새고 오늘 돌아왔다. 거기서 누구를 만났다.

 

전에 도서관이 사당에서 이관하기 직전 벼룩시장을 했을 때 그 사람이 추천하길래 산 책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몇 마디, 서로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타인들이 사소한 공통된 관심사를 찾았을 때 나누곤 하는 의례적인 대화를 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 사람, 눈이 참 예쁘구나. 이 사람, 잘 안 웃을 것 같은 인상인데 미소지으니 되게 귀엽구나.

 

예전에 사랑했던 분이 결혼하셨을 때, 앞으로 한참 동안은 누군가에게 반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 시간도 제법 지났고... 그렇긴 한데. 음. 나 혹시 그 사람한테 반한 건가? 음? 음. 음. 어... 그 분이 귀엽긴 하지만 화려하고 눈에 띄는 스타일의 미인이거나 한 것도 아니고, 내 주변엔 더 미인인 여자들도 많은데...

 

예전 그 분 때도 그냥.... 별 이유도 없이 종종 생각나고, 꿈에서도 나오고 그러다 보니 마음이 깊어졌다(그리고 혼자만의 환상도 커졌다). 그리고 그 분이 결혼하셨을 때, 다음 번에는 내가 반한 게 맞다 싶으면 '내가 어떤 계기로 반한 건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느라 시간 보내는 대신 기회 봐서 지르겠다고 결심했다. 음. 어... 뭐.... 좀 더 있어 보고.... 내가 반한 게 맞는 것 같다 싶으면 뭐... 말도 몇 마디 더 걸어보고, 이름도 여쭤보고, 책 이야기 같은 것도 하고.... 해 보지 뭐.... 어.... 음. 지른다고 해서 뭐 그 사람이 받아들인다는 법도 없고... 아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지금 여자에 마음 뺏길 틈이 없구나. 내겐 더 중요한 목적이 있다. 그냥 가벼운 호감 정도일 뿐이겠지, 아무렴. 설마 정말 반한 거겠어?

 

돌아오던 길에, 버스에서 그 사람을 흘낏 본 것 같은 느낌이 몇 번 들어서 다시 돌아봤는데 그 때마다 다른 사람이었다. 어.... 음, 어, 으?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글이 이상하게 써지는 거지? 평소라고 해서 딱히 엄청 공들여 포스팅하는 것도 아니긴 했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시제도 엉망이고, 인칭도 뒤섞여 있고, '음'이니 '어'니 하는 괴상한 의성어들도 섞여 있고, 말줄임표도 쓸데없이 많고.... 몰라 귀찮다 안 고치지 뭐.

 

잠을 안 자서 그런가?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