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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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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아버지도 같이 갔다.

 

가던 도중, 배가 고프다고 하자 아버지가 '네가 사줄 거냐'고 여쭤 보셨다. 알았다고 하고는 휴게소에서 내려 나는 유부 우동, 아버지는 비빔밥을 주문해서 먹었다. 계산한 뒤 옆에 편의점에서 가는 도중 먹을 과자들을 좀 샀다. 아버지는 백수라면서 그렇게 막 사도 되냐고 웃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난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난 아버지와 외모만이 아니라 성격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자존심 강하고, 꿀리는 걸 싫어하고, 약한 소리를 못한다. 내가 그렇게 행동한 건 아버지 앞에서 '나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부족함도 느끼지 않는다'는 걸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허세였을 것이다.

 

12시 쯤 집에 돌아왔고, 아버지는 새벽에 회의가 있다고 바로 출발하셨다. 또 한참 동안 볼 일 없겠지. 여전히 아버지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건 좀 거북하다. 그러나 예전만큼 아버지가 싫지는 않다.

 

내가 아버지에게 거부감을 갖고 있는 부분은, 나 자신도 어느 정도 갖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건 싫건 간에 내가 아버지와 닮은 점이 많다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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