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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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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한판 싸움이 다가올수록
우리가슴은 처음처럼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듯
처음처럼 뜨겁게

두근거리던 처음의 마음
우리 투쟁으로 희망이 됐고
지금도 처음이라고 아- 여긴다며는
날마다 희망이라오

저들에게 진실을 알게하리라
우리가 지쳤다고 믿는다면 그건
하룻밤의 꿈이라는걸

동지들아 몰아쳐가자
끝이 보일수록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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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집회를 돌아보며 몇 자 적는다.

지난 8일 새벽, 난 시위대의 최전방에 있었다.  전경들이 소화기를 쏘아대기 시작하고, 분노한 시위자 몇 명이 사다리를 가져다가 닭장차 위로 올라가려고 했다. 불꽃을 쏘아대던 아저씨를 말리던 중, 난 차 위에서 한 전경이 시위대를 향해 울먹이며 외치는 목소리를 들었다. "미안해요!"

그런가 하면, 이런 일도 있었다.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전경에게서 빼앗은 듯한 방패로 몸을 가린 채 욕설을 퍼붓고 있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닭장차 창문의 철망을 뜯어내고 있었다. 차 안에 타고 있던 전경들이 필사적으로 철망을 붙잡았지만 불가항력이었다. 사람들은 뚫린 차 안을 향해 생수병을 던져대기 시작했고, 난 차 앞을 몸으로 막아섰다. 어떤 사람이 각목을 꼬나쥔 채 비키라고 요구했지만 난 거절했고, 그 때 시위대 쪽에서 날아온 생수병에 얼굴을 얻어 맞았다.

지난 밤의 현장은... 비폭력으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주장이 슬슬 힘을 받고 있었다. 제대로 된 무장 사수대를 결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오간다. 다음 아고라 쪽을 보면, '뒤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은 동지가 아니다'는 격앙된 목소리까지 보인다.

하지만, 그건 답이 되지 못한다.

난.... 원래 꽤나 감정적이고 격렬한 성격이다. 다만 그로 인해 안 좋은 일들을 여러번 겪었기에, 최대한 그를 억누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난 아직, 그 전경의 울음섞인 목소리를 기억한다. 내게 쏟아지던 시위대의 악의어린 분노를 기억한다. 하지만 어젯밤 같은 경우, 난 8일날 새벽에 했던 것처럼 단신으로 군중들 앞을 막아 서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많지 않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난 계속 현장으로 갈 것이다. 무력감이 들어도, 양쪽 모두로부터 욕을 먹어도, 견디기 힘들더라도. 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처럼.

ps=
http://ozzyz.egloos.com/3804097
전부터 자주 들어가 보던 허지웅 기자의 블로그. 이번 글은... ....후우.

"입으로 손으로 떠드는 게 쿨해 보여도 쿨하지 않다. 그건 객관화가 아니라 냉철함을 가장한 무책임이다. 물론 그 또한 역할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참여하는 게 시민이다. 참여할 때 어렴풋한 국민이나 집단이 아닌 ‘시민’이 생긴다." 다른 글이지만, 이 문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디씨 촛불갤 같은데 넘쳐나는 ㅆㅂ 얼어뒈질 쿨게이들 따위는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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