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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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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보수들은 (니가 뭘 몰라서 그런 거라는 눈으로 은근히 비웃으면서)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진정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서만 돌아가는 세상 역시도 '공산주의 유토피아'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보수들이 자본주의의 장점이라고 그렇게 강조하는 자유경쟁과 기회의 평등을 확립하고 돈이 더 많은 돈을 벌어다줌으로써 출발선 위치를 바꿔놓는 걸 막으려면 상속세부터 현행 1000% 정도로 올려야 하는데, 막상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하면 다들 공산주의하자는 거냐고 불탈 걸ㅋ

공산주의도 역사 속에서 온갖 현실적 조건과 한계에 따라 변화가 이뤄지며 맑스가 제시했던 근본적인 초기상과는 멀어졌고, 자본주의가 그에 저항하기 위해 수정자본주의로 변화했다. 그리고 냉전이 끝나며 자본은 더 이상 스스로를 수정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됐다. 지금 당장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자본주의의 병폐에 대해선 침묵한 채, 공산주의의 해악만을 끝없이 강조하며 'XX하면 공산주의해서 다 같이 망하자는 거다'라는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난 금투세 법안 내다버린 이재명을 그래봤자 보수정당 민주당 정치인으로 취급하는 거고(국혐은 보수가 아니라 사람 취급해선 안 될 쓰레기 집단이며, 이번 내란 과정에서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13년 전, 월가 점령 시위가 한참일 무렵 슬라보예 지젝은 이렇게 말했었다:
"오늘날 무엇이 가능하겠습니까? 언론을 봅시다. 기술과 성(性)의 측면에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입니다. 달을 여행할 수 있고, 유전공학으로 영생을 누릴 수도 있으며, 동물이나 그 무엇과의 섹스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회와 경제 영역을 보죠. 거의 모든 것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부자들의 세금을 약간 인상하고자 하면 그들은 경쟁력을 잃을 테니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의료보험료를 인상하고자 하면 그들은 전체주의 국가의 방식이니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영생을 약속하면서 의료보장을 위해선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세상은 잘못됐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더 높은 생활수준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생활수준을 원하는 겁니다.

만약 우리가 공산주의자라면, 그 유일한 이유는 우리가 공공의 것을 염려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에서 공공의 것, 지적 재산에 의해 사유화된 공공의 것, 유전공학의 공공의 것. 이를 위해, 오직 이것만을 위해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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