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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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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mk.co.kr/news/economy/10882309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공기업의 구조 같은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래 공공 인프라는 수익 내는 걸 목표로 운영하는 게 아니다. 나라에서 세금 걷는 이유가 뭔데.  

내가 생각하기에 문제의 핵심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적인 레벨에서 직접 남을 때리거나 가진 걸 빼앗는 것은 범죄일 뿐 아니라 명확히 잘못된 것이라고 인식하지만 합법적, 제도적인 선 안에서 민영화 사업에 직접 뛰어들거나 해당 사업을 벌이는 회사에 투자(주식을 산다거나)하는 것에 대해선 전혀 문제의식이 없다는 점이다. 그 사업이 반공공, 반사회적이라 하더라도.

대중이 공공의 생산수단을 공유한다는 것은 공산주의적 발상이며, 기나긴 레드 컴플렉스의 역사에 갇힌 이 나라에서 그것은 국가 경제를 조지고 북한과 중국을 이롭게 하는 '악'으로 취급된다. 초반엔 잠깐 전기요금을 내려받겠지만 결국 전력망 공급 인프라에 더 많은 투자를 한 기업은 그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할 테고, 기업은 당연히 공공성이나 분배 정의 같은 데에는 관심이 없다. 이번 조치가 본격화되면 결국 요금을 내지 못하는 빈곤층과 서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명확하지만, 정작 그 빈곤층과 서민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숫자가 가진 돈 다 털어넣어서 민영화 관련 주에 '투자'했을 것이며 그를 막는 건 사다리 걷어차기로 여기고 분노할 가능성이 높다. 잔인한 아이러니다.

뭐 물론 그 중에서도 어떻게든 이익을 보는 운 좋은 소수는 있겠지. 그리고 그 사실은 계속해서 욕망을 부채질하며 사람들이 스스로의 목을 조르게 만들 테고.

내가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거 자체를 싫어하다 보니 그간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주식하는 사람들 진짜 엄청나게 많다는 걸 새삼 깨닫고 쓰는 글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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